逸話傳---人物傳記

[비하인드 스토리] 장자 편-제3회: 무위이치의 이야기

一字師 2024.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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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스토리] 장자 편-제3회: 무위이치의 이야기

(사진설명: 장자의 석상)

3회 무위이치의 이야기

장자는 두문불출하고 집에서 글을 쓰느라 밖에서 어떤 큰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사실 그 때 초(楚)나라가 송(宋)나라를 멸하려 출병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때 혜시가 찾아와 물었다.

“최근 어떤 재미나는 이야기를 쓰고 있는가?”

장자가 대답했다.

“<천지(天地)>편을 금방 다 썼네. 이 편에 나오는 몇몇 이야기들을 자네 이 벼슬아치에게 들려줄 터이니 들어보게.”

그러면서 장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한 번은 공자(孔子)의 제자 자공(子貢)이 한 곳에 이르니 한 노인이 채소밭에 물을 대기 위해 우물가까지 물길을 파고 두레박으로 우물의 물을 길어서 물길에 붓는 것이었다. 그러자 물은 물길을 따라 채소밭에 흘러 들었다. 이 방법은 물을 길어 채소밭까지 가져다 관개하는 것에 비해 훨씬 편리하고 힘도 적게 들었다. 자공이 입을 열었다.

“저에게 하루에 아주 많은 땅에 물을 댈 수 있는 기계가 있습니다. 지금처럼 고생스러운 관개에 비하면 힘은 적게 들이고 효과는 배가 되는 기계입니다. 한 번 사용해 보지 않으시겠습니까?”

노인은 자공을 힐끗 쳐다보더니 물었다.

“무슨 기계인데 그렇게 많은 힘을 줄일 수 있다는 말이오?”

“나무로 만든 기계입니다. 앞쪽이 무겁고 뒤 부분이 가벼워 아주 쉽게 물을 퍼낼 수 있습니다. 우물에서 물을 퍼내는 속도가 아주 빨라서 물방울이 사방으로 튕기는 이 기계는 길고(桔槔)라고 하는 방아두레박입니다.”

채소밭에 물을 대던 노인은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으나 금방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의 스승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네. 기계를 들이면 반드시 그 기계에 관한 여러 가지 일이 딸려오고 여러 가지 기계에 관한 일이 있으면 사람은 어떻게 하면 기계를 잘 사용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되고 그런 얄팍한 생각이 있게 되면 마음의 깨끗함을 유지하기 힘들어진다고 말이네. 매일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고 안절부절 못하면 도를 깨치지 못하게 되네. 그러기 때문에 나는 그 기계가 좋은 것임을 알지만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네.”

그 말에 자공은 부끄러운 얼굴로 머리를 숙이고 깊은 생각을 하며 한참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야기를 다 들은 혜시가 미소를 띠며 장자에게 물었다.

“벼슬을 함에 있어서 얄팍한 마음을 가지지 말고 청명함을 유지하라는 말인가?”

혜시의 그 물음에 장자는 직접 대답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나는 또 <응제왕(應帝王)>을 썼는데 거기에 나오는 이야기를 들려주면 자네 아마 나의 정치적 주장을 알 수 있을 것이네.”

그리고 나서 장자는 또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무근(無根)이라 불리는 한 사람이 은산(殷山)을 여행하다가 요하(廖河) 강기슭에서 무명(無名)이라는 사람을 만나 이렇게 물었다.

“천하를 어떻게 다스려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러자 무명이 대답했다.

“그대는 그야말로 비루한 소인이네 그려. 어이하여 나에게 이런 불쾌한 질문을 던지는가? 나는 지금 조물주를 동반해서 노닐며 짜증이 나면 새처럼 훨훨 천지밖으로 날아 가 텅 빈 허무의 세상을 노닐고 끝없이 넓은 곳에서 자유를 누리는데 왜 하필 천하를 다스린다는 이런 잠꼬대 같은 말로 내 마음의 고요를 흔드는가?”

무근이 또 입을 열려고 하는 것을 보고 무명이 말을 이었다.

“마음을 비우고 기운이 교란을 받지 않으며 자연에 순응하고 주관적인 편견을 가지지 않는다면 천하는 스스로 다스려지네.”

장자의 이야기를 들은 혜시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이 무위이치(無爲而治)가 바로 자네의 정치적 주장인가? 혹은 생각을 하고 쓸모가 있는 것이 장점이 없이 단점만 있다는 말인가?”

장자가 또 동문서답했다.

“이야기 하나 더 들려주고 판단은 자네에게 맡기겠네.”

그러면서 장자는 또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남해(南海)의 제왕은 숙(倏)이라 부르고 북해(北海)의 제왕은 홀(忽)이라 불렀으며 중앙의 제왕은 혼돈(混沌)이라 불렀다. 숙과 홀은 늘 혼돈을 찾아갔고 그 때마다 혼돈은 아주 열정적으로 접대했다.

숙과 홀은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혼돈은 우리가 놀러 갈때마다 맛 좋은 음식으로 우리를 대접하여 잘 먹고 잘 놀게 하는데 우리가 어떻게 하면 혼돈에게 보답할 수 있겠는가?”

논의 끝에 두 사람은 이렇게 합의했다.

“사람마다 모두 보고, 듣고, 먹고, 숨 쉬는 등 일곱 개의 구멍을 가지고 있는데 유독 혼돈만은 둥근 뭉치로 아무 구멍도 없으니 무슨 사는 재미가 있겠는가! 우리 그에게도 일곱 개의 구멍을 내줘서 우리처럼 즐겁게 살도록 하지.”

숙과 홀은 마음을 합쳐 매일 혼돈에게 구멍을 하나씩 파주었다. 그렇게 7일이 지나자 혼돈도 다른 사람들처럼 일곱 개의 구멍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혼돈은 오히려 죽고 말았다.

혜시가 입을 열었다.

“이제 알겠네. 자네는 무언가를 하면 해를 끼치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스스로 다스려지기에 무언가를 하는 유위(有爲)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무위(無爲)보다 못하다고 인정하는 거지? 맞지? 에이, 그것은 자네가 정치와 사회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일세. 만약 군주와 다른 관원들이 모두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천하를 다스리려고 한다면 그건 참으로 황당하지 않는가?”

장자가 대답했다.

“내가 말하는 무위(無爲)는 자네들과 같은 벼슬아치들이 너무 많이 개입하지 말라는 의미이네. 이 세상의 많은 일들은 모두 자네들이 너무 많이 개입했기 때문에 일어나고 그로 인해 세상 사람들은 자유를 잃었네. 자유 없는 삶은 죽는 것보다 못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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