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스토리] 이사 편-제4회: 자업자득으로 비운의 삶을 마감하다
(사진설명: 진승과 오광의 봉기군 석상)
제4회 자업자득으로 비운의 삶을 마감하다
진승(陳勝)과 오광(吳廣)이 대택향(大澤鄕)에서 농민들을 주도해 봉기를 일으켰다. 이에 산동(山東)의 호걸들이 너도나도 그들의 호소를 따라 진나라 반대의 물결이 점점 세차지고 진나라는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태로웠다. 진이세(秦二世) 호해는 보위에 오른 후 조고를 중용했으며 가혹한 법으로 16명의 형을 제거하고 많은 대신을 살해했으며 전국의 백성을 노역에 시달리게 했다. 진나라 조정 안팎에서 사람마다 불안에 빠지고 성읍과 시골 곳곳에서 원성이 자자했다.
이 때 조고는 세상에 드러나면 안 되는 비밀을 아는 이사를 죽이고 자신이 그의 자리를 차지하고자 진이세에게 이렇게 말했다.
“삼천군수인 승상의 아들 이유가 도적무리와 서신왕래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도적무리가 삼천군을 지날 때 군사는 공격할 생각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승상의 권세가 폐하를 초과하니 후에 역모를 꾸밀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이세는 조고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판단해 사람을 파견해 이유가 도적무리와 내통한 사건을 조사하게 했다.
이 소식을 들은 이사는 조고가 자신을 제거하려 한다는 것을 알고 황제에게 소(疏)를 올려 조고의 악행을 밝혔다. 조고의 말이라면 무엇이든 다 듣는 진이세가 이사의 상소문을 조고에게 넘겨주었다.
조고가 입을 열었다.
“조정의 모든 문무대신 중 승상은 저 한 사람만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이제 제가 죽으면 승상은 제(齊)나라의 전상(田常)을 본받아 폐하를 시해하고 보위를 찬탈할 것입니다.”
조고의 말을 들은 이세는 당장에서 어명을 내렸다.
“이사를 하옥시키라!”
옥에 갇힌 이사는 조고의 간교함에 굴복해 돌이킬 수 없는 큰 잘못을 저지른 자신을 반성했다. 그렇다고 앉아서 죽기만을 기다릴 수 없다고 생각한 이사는 감방에서 황제에게 올리는 글을 썼다. 그는 자신의 7대 죄상을 열거하며 역설적으로 자신을 위해 변명했다.
죄 하나, 성군을 위해 계획을 냄으로써 6개국을 병탄하고 천하를 통일했습니다.
죄 둘, 북쪽으로 흉노를 추격하고 남쪽으로 백월(百越)을 평정하여 국토를 넓히고 진 왕조의 강대함을 보여주었습니다.
죄 셋, 대신을 존중하고 그들에게 상을 내리고 작위를 줌으로써 성군을 위해 신하들의 마음을 화합시켰습니다.
죄 넷, 조정의 기강을 세우고 종묘를 지어 황제의 현명함을 보여주었습니다.
죄 다섯, 문자와 도량형을 통일하여 진 왕조의 명성을 확립했습니다.
죄 여섯, 치도(馳道)를 기획하고 황제의 순시에 동참하면서 황제의 덕행을 널리 알렸습니다.
죄 일곱, 형벌을 관대하게 수정하고 세금을 줄여 성군을 위해 민심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조고는 이사의 상소문을 황제에게 전하기는 고사하고 당장에서 찢어 버리며 이렇게 말했다.
“죄인이 무슨 상소문을 올릴 수 있다는 말이냐?”
그리고 조고는 이사에게 모진 고문을 들이대서 억지로 자백을 받아 낸 후 형법에 의해 요참(腰斬)형을 내리고 삼족을 멸한다고 판결했다.
이사는 차남과 같이 함양의 형장으로 압송되었다. 저 멀리 동쪽을 바라보며 고향의 산과 벌을 머리 속에 떠올린 이사의 마음은 그리움으로 넘쳤다.
그는 머리를 돌려 아들에게 말했다.
“예전처럼 너랑 함께 누렁개를 데리고 매를 거느리고 상채의 동문 밖에서 산토끼를 잡고 싶구나! 하지만 아쉽게도 그런 아름다운 시절은 이제 더는 오지 않겠구나.”
재능이 뛰어난 이사는 자신의 사사로운 이익을 챙기기 위해 양심을 저버려 다른 사람도 해치고 자신도 해침으로써 피로 함양을 적시는 비운의 말로를 맞이했다.
번역/편집: 이선옥 Korean@cri.com.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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