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분월(嫦娥奔月)에 대한 여러 가지 설(說)
후예(后羿)가 9개의 태양을 쏘아 떨어뜨렸다는 이야기는 ‘산해경(山海經)’과 ‘회남자(淮南子)’에서 볼 수 있다. 전설에 따르면 요(堯)임금 시대에 하늘에 10개의 태양이 나타나 강과 바다가 마르고 풀과 나무가 메말랐으며 각종 괴수(怪獸)들이 나타나 사람을 잡아먹었다고 한다.
이 10개의 태양은 본래 모습은 모두 삼족오[三足烏 다리가 세 개 달린 신조(神鳥)]로 천제(天帝)의 아들이었다. 천제는 하계(下界) 중생들이 도탄에 빠진 것을 보고 후예를 세상에 내려 보냈다. 예가 활을 이용해 9개의 태양을 쏘아 떨어뜨리고 또 사람을 잡아먹는 각종 괴수들을 죽이자 대지는 다시 생기를 되찾고 백성들도 편안히 생업(生業)에 종사할 수 있었다.
천제는 원래 예를 보내 자신의 아들들에게 교훈(敎訓)을 주려 했으나 예는 오히려 10명의 아들 중 9명을 쏘아 죽였다. 비록 만백성을 구원하긴 했지만 방법이 적당하지 못했기 때문에 천제는 후예의 선적(仙籍)을 박탈하고, 아내 항아와 함께 인간세상으로 쫓아냈다.
후예의 아내 항아(嫦娥)는 세속에서 살면서도 늘 천상의 생활을 동경(憧憬)했다. 후예 또한 모든 인간의 운명인 죽음을 피하고 사랑하는 아내와 천상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마침내 후예는 천신만고 끝에 서왕모(西王母)를 찾아가 선약(仙藥)을 구해왔다. 서왕모는 후예에게 약을 주면서 두 사람이 나눠먹으면 불로장생할 수 있고 한 사람이 혼자 먹으면 하늘을 날아올라 신선이 될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항아는 혼자 선약을 먹고는 월궁(月宮)으로 날아갔지만 그곳에서 줄곧 고독하게 살아야 했다. 후예는 속세에 남았다.
고대 신화와 전설의 시대, 요임금 무렵에 하늘에는 열 개의 태양이 나타나 대지를 뜨겁게 했다. 그때 예라는 하늘의 궁사(弓師)가 나타나 아홉 개의 태양을 활로 쏘아 떨어뜨렸다. 이렇게 해서 하늘은 본래대로 한 개의 태양만 남게 되었다. 그런데 태양은 본래 천제의 아들이다. 예가 천제의 아들 아홉을 죽였으니 천제는 크게 분노했다. 그래서 지상으로 내려간 예와 그 부인 항아(姮娥)에게 천상에서 살 수 있는 권리와 불로장생(不老長生)하는 수명을 박탈하였다. 그러자 예와 항아는 다시는 하늘나라로 돌아갈 수 없었다. 하루는 항아가 천상이 그리워 예에게 말했다.
"곤륜산에 사는 신들의 여왕이라는 서왕모에게 묘약(妙藥)이 있다고 합니다. 그걸 먹으면 불로장생하고 다시 하늘로 올라갈 수 있다고 하니 당신이 가서 구해오세요." 다음 날 예는 높고 험한 산을 수십 개나 넘어 서왕모가 사는 곤륜산에 도착했다.
"묘약을 얻고자 이 먼 곳까지 찾아왔습니다. 부디 자비(慈悲)를 베푸시기 바랍니다." 그러자 서왕모가 대답했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묘약은 두 알뿐입니다. 이 약은 한 알을 먹으면 불로장생하고 두 알을 먹으면 하늘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예가 묘약을 받아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항아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묘약이 두 알뿐이오. 우린 하늘에 올라가는 건 그만두고 한 알씩 먹어 불로장생합시다. 지금 너무 피곤하니 잠시 눈 좀 붙이겠소. 저녁에 묘약을 먹읍시다." 항아는 알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품고 있었다.
‘내가 하늘나라로 돌아가지 못하는 이유는 이 남자 때문이야. 난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다고. 땅에서 영생불사(永生不死)해서 무엇하겠어. 나는 천상으로 돌아가야 해.’ 항아는 예가 잠든 틈을 타 묘약 두 알을 혼자 꿀꺽 삼켜버렸다. 그러자 항아의 온몸이 떨리면서 점점 몸이 가벼워지더니 천천히 하늘로 날아올랐다. 높이 올라 중천(中天)에 걸린 달을 보게 되었다.
"아, 이상하게 마음이 편치 않네. 만일 천제께서 이를 아시면 분명 나를 꾸짖을 거야. 그러면 천상에 있는 이들이 모두 나를 험담하겠지. 잠시 생각 좀 해봐야겠어. 저 달에는 아무도 살지 않으니 쉬면서 말이야." 그렇게 그녀는 달에 걸터앉았다. 주변을 둘러보자 토끼 한 마리와 계수나무 한 그루가 보였다. 그리고 사방은 모두 벌거숭이 암석(巖石)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항아는 자신의 몸이 이상해지는 걸 느꼈다. 배가 점점 불러오고 목이 안으로 움츠러들었다. 입은 옆으로 길게 찢어지고 두 눈이 밖으로 튀어나왔다. 전신의 피부가 점점 검게 변하더니 우툴두툴한 돌기가 마구 돋아나기 시작했다.
항아는 그런 자신의 몸을 보자 그만 소스라치게 놀랐다. 어느새 그녀는 두꺼비로 변하고 말았다. 지금도 달에는 불행한 두꺼비가 살고 있다고 한다. 이는 ‘회남자(淮南子)’에 있는 고사이다.
항아분월(嫦娥奔月)이란 항아가 남편을 버리고 달로 도망갔다는 뜻이다. 현대에 와서는 욕심 많은 여자가 남편을 버리고 달아나 결국은 망하고 만다는 의미로 쓰인다. 어리석은 여자는 망하고 나서야 이전에 작은 행복을 추억(追憶)한다. 지혜로운 여자는 지금의 작은 행복을 소중히 여겨 인생을 더 아름답게 만든다.
중추절이야기, 상아 분월의 전설
중국에서 달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숭배의 대상이 되었을까? 이와 관련된 이야기와 전설(傳說)이 있으나, 그중 항아 분월(嫦娥奔月)의 전설이 가장 유명하다. 항아분월의 전설 또한 여러 버젼이 존재한다.
항아(嫦娥)는 후예(后羿)의 부인이다. 항아는 달의 신이었고, 후예는 용맹한 군신으로 명궁(名弓)이었다.
후예는 상제의 명으로 인간세상에서 괴물(怪物)들을 소멸하던 중, 하늘에 10개의 태양이 떠올라, 인간세상에 재난을 일으켰다.
후예는 백성들을 위해 9개 태양을 떨어뜨렸다. 원래 10개의 태양은 상제(上帝)의 아들이었기에 화가 난 상제는 벌을 내려 후예와 항아가 인간세상에 남게 하였다.
후예는 승천(升天)할 수 있다는 신약(神藥)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서왕모를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왕모랑랑(王母娘娘)이 후예에게 신약 한 봉지를 주었으나 1인분뿐이었기에, 후예는 항아와 헤어지기 싫어서 신약을 먹지 않고 항아에게 보관하도록 하였다.
후예의 제자 중에 방몽(逄蒙)이 있었는데, 그의 활 솜씨가 나쁘지 않았으나, 마음 씀씀이가 좋지 않았다. 방몽은 후예의 신약에 대해 알게 된 후에, 약에 대한 욕심(慾心)을 가지고 후예가 집을 비운 사이 상아에게서 신약을 빼앗으려 했다. 상아는 약을 방몽에게 주지 않기위해 결국 자신이 먹었는데, 먹자마자 신선이 되어 곧 달을 향해 날아갔다.
후예가 집에 도착해 사태를 파악(把握)한 후에, 상심에 빠지고 부인을 그리워했다. 후예는 종을 시켜 제삿상을 차렸는데, 항아가 평소 좋아하던 과일을 차려놓았다. 매번 8월 15일이 되면, 후예는 공품을 차리고 월병(月餠)을 만들어 달에게 아내가 돌아오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한편, 항아가 먹은 신약은 원래 후예에게 준 것이기에, 왕모낭낭은 노하여 항아를 두꺼비로 만들고 약을 찧도록 하였다.
후에 진나라시기에 이르러 두꺼비의 형상(形象)이 옥토끼로 대체가 되었고, 달과 옥토끼의 이미지가 형성되었다.
항아분월(嫦娥奔月)의 궁극적인 원인
글/조수화
항아(嫦娥)와 대예(大羿)[하(夏)왕조 시기의 후예(後羿)가 아님]는 요순(堯舜)시대 사람이다. 그들은 아주 선량한 부부인데, 늘 백성들을 도와 많은 일을 했다.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태양이 10개로 늘어났다. 대지는 단번에 마치 곧 불탈 것만 같았다. 사람들은 농사일도, 생활도 할 수가 없었다. 모든 농작물(農作物)과 초목은 누렇게 타버렸고 강물도 타서 말라버렸다. 산속과 물속의 괴수, 요괴, 귀신과 마(魔)들이 모두 뛰쳐나와 사람을 해쳤다.
백성들이 이렇게 큰 고통을 당하는 것을 보고 대예의 마음은 참을 수가 없었다. 계속 대지가 타면 사람들은 전부 굶어 죽고 목말라 죽을 것이다. 그는 전력(全力)을 다해 백성들을 돕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대예는 사랑하는 아내 항아와 이별하고, 신선으로부터 신궁(神弓)과 신(神)활을 하사 받으려 산 넘고 물 건너 신선을 찾아 나섰다. 그는 구구팔십일 개의 높은 산을 넘고, 구구팔십일 개의 큰 강을 건너고, 또 구구팔십일 개의 협곡을 지났다. 온갖 고생을 겪고 마침내 선산(仙山)에서 신선을 찾았다. 대예는 무릎을 꿇고 신선이 그에게 하사한 붉은 색 신궁(神弓) 하나와 흰색의 은(銀)화살 한 주머니를 받았다.
대예는 신선에게 절을 올리며 감사를 드리고 신궁과 신화살을 갖고 곤륜(昆侖)산 정상으로 올라갔다. 그는 신력(神力)를 다해 신궁을 당겨 화살 하나 하나를 쏴서 아홉 개 태양을 떨어뜨렸다.
이로부터 대지에는 또 다시 생기가 넘쳤고 산림은 푸르름과 무성함을 되찾았으며, 쌀과 농작물은 또 다시 풍년이 들었다. 백성들의 행복하고 즐거운 생활도 다시 회복됐다.
대예는 자신의 안위를 고려하지 않고 온갖 고생 끝에 마침내 백성을 구원하고 하늘 높이 공을 세워 서왕모는 이로서 그에게 장생불로(長生不老)의 약을 하사했다.
대예는 집으로 돌아와서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아내를 보자 매우 기뻤다. 그래서 청산유수(靑山流水)로 아내에게 자신이 겪었던 구사일생(九死一生) 과정을 말해주고, 서왕모으로부터 장생불로의 약을 선물 받을 일을 말해주었다.
“이 약을 마시면 우리부부는 영원히 세상에서 같이 살고 영원히 사랑할 수 있소!” 대예는 기뻐서 아내에게 말했다.
항아는 말없이 미소로만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부군(夫君)을 바라보면서 부군이 이전과 좀 달라졌다고 느꼈다.
“당신은 빨리 이 보배 술을 반절 마시고 나머지 반절을 나에게 주시오.” 대예는 아내를 독촉했다.
항아는 술병을 열고 반 병을 마셨다. 그녀는 술을 마신 후 이상한 감각(感覺)이 느껴지면서 몸이 아주 불편했다. 술을 대예에게 건네 줄 때 엉겁결에 실수로 술을 엎질렀다.
대에는 장생불로의 약이 바닥에 엎질러 진 것을 보고 한바탕 화를 내고는 뒤돌아 사냥하러 문을 나섰다. 하지만 그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여기저기를 찾아보아도 항아가 보이지 않았다. 그는 밖에서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찾다가 월계수(月桂樹) 아래에서 막 쉬고 있을 때 고개를 들자 갑자기 아내 항아가 서서히 하늘로 떠올라 크고 밝은 달을 향해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
대예는 항아를 쫓아갔지만 항아는 오히려 갈수록 더 멀리 날아가고, 더 높이 날아가 월궁(月宮)까지 날아 올라갔다.
대예는 무척 후회했다. 자신이 구사일생으로 어렵게 공을 세워 집으로 돌아와 사랑하는 아내와 같이 있게 되고, 지극히 보귀한 불사약(不死藥)을 얻었는데 바꿔온 것은 영원한 사랑이 아니라 오히려 생이별(生離別)이었다.
장생불로약(長生不老藥)을 얻게 된 것이 도대체 복인가 화인가?
하지만 사람의 운명은 하늘에서 정한 것이다. 서왕모(西王母)가 대예에게 불사약(不死藥)을 하사한 것도 역시 하늘의 뜻에 따라 행한 것이다.
항아(嫦娥)는 본래 천상의 선녀였는데 천상에서 신(神) 궁사인 대예를 보고 마음속에서 애정(愛情)이 생겼다. 속세의 마음을 움직였기에 인간세상으로 떨어져 고생을 하게 된 것이었다. 그녀는 대예와 부부가 됐는데, 첫 번째는 이 정(情)의 인연을 마무리 지으려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대예를 도와 세상을 구원하는 위대한 업적(業績)을 완성하는 데 있었다. 인간세상의 정(情)의 인연을 마무리 지은 후, 두 사람은 천상으로 돌아 갈 수 있다.
하지만 천상에서 잘 안배(按配)한 일이 오히려 사람 마음의 변화로 인해 일부 개변(改變)이 생겼다. 항아가 실수로 신선(神仙) 술을 엎지른 것도 결코 우연한 것이 아니다.
항아는 대예가 집을 떠난 동안 비록 외롭고 적막(寂寞)한 고생을 겪었지만 그녀는 일말의 원망도 없이 오히려 더 열심히 마을 사람들을 도와 태양이 10개 있는 이글거리는 나날을 보냈다. 이 기간 그녀는 많은 고생을 다 겪으면서 천상에서 속세(俗世)의 마음을 움직였던 이 일념의 죄업을 전부 갚았다.
하지만 대예는 원래 천상에서 인간세상으로 파견되어 그에게 이번 큰 재난 중에서 창생(蒼生)을 구원하라고 한 것이기 때문에 이미 그에게 신(神) 궁사의 능력과 신력(神力)을 준비 해주었다. 그 또한 확실히 백성을 구원하기 위해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생사를 따지지 않고 신궁(神弓)과 신화살을 찾았다. 게다가 신력으로 9개 태양을 활로 쏴서 떨어뜨렸다. 이렇게 대예는 이미 공덕이 무량하여 선계(仙界)로 돌아가기에는 충분했다. 그래서 서왕모는 비로소 그에게 장생불로약을 하사했던 것이다.
하지만 대예는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줄곧 백성들의 사랑과 존경 그리고 추앙(推仰)을 받았다. 사람들은 그를 생명을 구해준 은인으로 간주했을 뿐만 아니라 그야말로 신처럼 그을 숭배했다. 대예는 부지불식간에 교만(驕慢)해지기 시작했다. 그는 이것이 바로 처음부터 자신이 지고 있는 사명(使命)이라서 원래 반드시 완성해야 했다는 것을 몰랐다. 겪은 그런 고난은 단지 그에게 천상으로 돌아오도록 준비해놓은 일부 고험(考驗)에 불과했다는 것도 몰랐다. 그는 오히려 이 일체의 공로를 모두 자신에게 돌리고 스스로를 대단하다고 여겼다.
천제(天帝)는 그의 이 마음을 보고 한숨 쉬며 말했다. “인간 세상의 것을 그렇게 중하게 보는데 설사 간신히 천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 해도 짊어진 것이 너무 무거워서 떨어질 것이 다.” 그래서 최후에는 업을 다 갚은 항아만이 천상으로 돌아오게 했고 대예는 계속 인간 세상에서 생로병사(生老病死)의 일생을 다 걷도록 했다. - (『유덕쌍월간(維德雙月刊)』으로부터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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