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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영감이 필요한 ‘인간의 일’일까[박경일 기자의 인생풍경]
여행은 영감이 필요한 ‘인간의 일’일까[박경일 기자의 인생풍경]
독일관광청이 지난달 흥미로운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디지털 홍보전략의 일환으로, SNS를 통해 인공지능(AI) 여행인플루언서 ‘엠마(Emma)’를 선보인 겁니다. 관광홍보를 위해 영향력이 큰 인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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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kakaocdn.net/dn/bBgQnv/btsKJ8T5kVC/1GkQsKjQKKdNR5U7ISKny1/img.jpg)
독일관광청은 ‘엠마가 흥미로운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독일의 아름다운 구석구석으로 당신을 데려갈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금발의 미인 엠마도 웃으며 ‘함께 여행을 떠나자’고 유혹합니다만, 실재 인물이 아닌 엠마는 누구를 만날 수도, 여행을 갈 수도 없습니다.
AI 인플루언서의 장점은 하나둘이 아닐 듯합니다. 우선 진짜 인플루언서를 동원하려면 적잖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사이버 인플루언서는 기술비용만 있으면 됩니다. 가십이나 추문은 물론이고, 사건 사고도 뒤따를 리 없습니다. 개인의 작업이 아니라 집단 창작의 형태로 운영한다면, 콘텐츠의 품질도 높일 수 있겠지요.
흥미 있었던 건 사람들의 평가였습니다. 엠마가 등장시킨 독일관광청 게시물에 달린 댓글은 부정적 반응 일색이었습니다. 커피잔을 든 엄지를 뺀 손가락이 3개로 보인다든지 하는 영상 결함이나 실수를 지적하는 글들이 줄을 이었고, 뒤이어 ‘가짜 장소에 있는 가짜 사람이 어떻게 실제 인간에게 영감을 줄 수 있겠냐’는 항의에 가까운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댓글은 ‘(엠마가) AI 달러를 가진 AI 관광객을 끌어들일 것’이란 것이었습니다. 격한 반대 의견도 있었습니다. 한 크리에이터는 댓글에서 ‘사이버 인플루언서의 ‘AI 학습’은 곧 진짜 인플루언서의 콘텐츠를 훔치는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과연 AI 인플루언서 논쟁은 어떻게 이어질까요. 바둑도 ‘기계의 일’로 넘어가 버린 AI 세상에서도, 여행은 영감이 필요한 ‘인간의 일’로 남아있을까요. 미래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그렇다’는 게 답인 것 같습니다. 대중의 엠마에 대한 비판 일색의 반응에 독일관광청은 ‘AI 인플루언서는 기존의 인플루언서를 대체하거나 경쟁하기보다는 협력하고 보완하는 것’이라는 한발 물러선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면서 ‘진정한 인플루언서는 기술만으로는 복제할 수 없는 진실되고 감성적인 연결을 만들어낸다’는 이야기를 덧붙였으니까요.
여행은 영감이 필요한 ‘인간의 일’일까[박경일 기자의 인생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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