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里眼---名作評論

홍루몽(紅樓夢) 한자원(漢字源)

一字師 2023.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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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紅樓夢) 한자원(漢字源)

 

 

홍루몽(紅樓夢)은 청나라 건륭제 시기의 작가인 조설근이 쓴 고전소설이다. 등장인물만 721명에 달하며 등장인물들의 세밀한 묘사로 청나라 시대의 대표적인 걸작소설로 칭송받고 있으며 100여 차례 간행되었고 30여 종의 후속편들이 나왔을 만큼 중국에서 크게 인기를 끈 국민적인 고전이 되었다.

 

붉을 홍(紅)자는 ‘붉다’나 ‘번창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紅'자는 糸(가는 실 사)자와 工(장인 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工자는 ‘장인’이나 ‘만들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紅'자는 붉은색으로 염색한 실을 뜻하는 글자이다. 고대에는 실을 염색해 다양한 무늬와 색을 입힌 옷을 입었다. '紅'자는 그중에서도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인 ‘붉은색’을 입힌 실을 뜻한다. '紅'자에 쓰인 '工'자는 ‘공→홍’으로의 발음역할을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공(加工)’이라는 의미도 함께 전달하고 있다. 왜냐하면, 실에 색을 입히기 위해서는 장인의 기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형성문자이며 뜻을 나타내는 실사(糸 ☞ 실타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工(공)으로 이루어짐. 옷감, 천의 적색(赤色). 전(轉)하여, 그 색을 물들이는 풀의 이름 또는 단순(單純)히 적색(赤色)의 뜻이다.

 

다락 루(樓)자는 형부인 나무(木)와 성부인 ‘겹칠 루(婁)'로 된 형성자(形聲字)이다. 그러니 루(樓)자는 나무(木)가 성글게(婁) 이어져 만들어진 ‘다락(樓)'을 뜻한다. 성부인 루(婁)자는 ‘다락 루(樓)'자의 본의를 담고 있다. 루(婁)자는 본디 해(日)와 두 손(→) 및 여자(女)를 그렸다. 그래서 루(婁)자는 태양신을 향해 두 손을 모아 간곡하게 비는 무당을 연상시킨다. 그러니 두 손을 모아서 빌다라는 의미에서 ‘겹치다, 모으다, 빌다(婁)’라는 뜻이 생겼을 것이다. 따라서 두 손을 중첩시켜 빌듯이 만든 나무 구조물을 나타내는 루(樓)자는 나무(木)가 겹쳐서(婁) 중첩으로 지어진 ‘다락, 망루(樓)'를 뜻한다. 나무(木)가 겹쳐져(婁) 만들어진 다락(樓)은 목적에 따라 서재로 쓸거나 책을 넣어둘 양으로 지은 서루(書樓), 곡식을 넣어서 보관하려는 곡루(穀樓) 등이 있다. 또한 종을 달아두는 종루(鐘樓), 적이나 주위의 동태나 동정을 살피느라 망을 보는 망루(望樓), 성곽의 성루(城樓) 등은 일반적인 다락보다 상당히 높은 고루(高樓)들이다. 나무(木)가 겹쳐져(婁) 만들어진 다락(樓)의 모양이 훌륭하게 지어진 보루(寶樓)는 옥황상제의 궁전인 백옥루(白玉樓)를 비롯하여 임금과 신하가 모여 잔치를 할 양으로 경복궁 안에 연못 한복판에 세워진 경회루(慶會樓), 전북 남원에 춘향의 사당이 있는 광한루(廣寒樓) 등은 웅장(雄壯)한 모양을 하고 있다. 이들 누각(樓閣)은 본디 태양을 향해 기원(祈願)하는 춤을 추던 장소였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높은 집에서 가무를 즐기는 오락 장소(場所)로 바뀐 일면을 볼 수 있다.

 

꿈 몽(夢)의 구성(構成)은 눈썹을 뜻하는 ‘艹’와 눈 목(目) 그리고 덮을 멱(冖)과 저녁 석(夕)으로 짜여 있다. 갑골문(甲骨文)의 자형(字形)을 보면 눈썹(艹)과 눈(目)이 강조(强調)된 누워있는 사람과 함께 침상(寢牀)을 뜻하는 장(爿)이 그려져 있었으나 현재(現在) 자형(字形)에서는 빠지고 대신 멱(冖)과 저녁 시간(時間)임을 알리는 석(夕)이 첨가(添加) 되었다. 꿈의 의미(意味)를 보다 구체화(具體化)시켰다고 볼 수 있다. 즉 저녁(夕)에 이불을 덮고(冖) 잠을 자면서 눈썹(艹)을 움직이며 눈(目)으로 무언가를 본다는 의미(意味)를 담았다. 분명(分明) 눈을 감고 자면서 일상(日常)에서처럼 무언가를 눈으로 보는 것을 회화적(繪畫的)으로 그려냈다고 볼 수 있다.

 

《홍루몽》(紅樓夢)은 18세기 중반 청나라 중기 건륭제 때 쓰인, 구어체 중국 장편소설의 최고 걸작이다. 작가는 조설근(曹雪芹)이라는 것이 정설이지만, 다른 사람이 쓴 소설이라는 설도 있다. 《삼국연의》(삼국지), 《수호전》, 《서유기》와 동시에 중국 4대 명저 중 하나로 꼽힌다. 청나라 말기 홍루몽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학문을 홍학이라고 하고, 이 말은 현대에도 사용된다. 마오쩌둥도 홍루몽을 애독하였고, 1950년대의 중국에서 홍루몽 논쟁도 있었다.

 

줄거리

조상의 공적에 의해 대대로 고관을 지내고, 황실의 인척이기도 한 상류 계급 가씨 가문의 귀공자 가보옥이 주인공이며, 같이 지내는 임대옥이 여주인공이 된다. 등장 인물만 500명이 등장하며, 주인공인 귀공자 가보옥은 학문은 등한시하고, 풍류는 즐겨하는 한량이다. 가보옥은 병약한 임대옥을 사랑하지만, 인연은 이어지지 못하고 결국은 설보채와 결혼을 하게 되며, 연애의 삼각 관계를 축으로 한다.

 

구성

≪홍루몽≫은 전후 대칭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회와 제120회는 처음과 끝부분의 포장과 같은 역할을 하면서 진사은(甄士隱)과 가우촌(賈雨村)을 등장시켜 진실과 거짓이 뒤섞인 인생사의 진면목을 보여 준다. 소설 속에서 이들은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제2회에서 가보옥을 중심으로 하는 영국부의 상세한 소개, 제3회에서 임대옥의 상경, 제4회에서 설보채의 상경, 제5회에서 가보옥의 태허환경 유람 등으로 방대한 이 소설의 전반적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제116회에서 다시 가보옥이 태허환경을 찾아가 깨달음의 기회로 삼는 일이나 제119회에 보옥이 과거 시험을 치르고 스스로 실종되어 출가하는 대목이 전반적으로 명확한 대조를 이루고 있어 치밀한 구성으로 재미를 더한다. 이 책은 젊은 주인공들의 사랑과 이별을 중심으로 4회의 이야기를 정선하고 상세한 해설을 곁들였다. 전체의 구성을 살피기에는 부족하지만, 중국 대표 소설 ≪홍루몽≫의 진면목을 맛볼 수 있으며 작품을 이해하는 데 기초로 삼을 수 있다.

 

평가

당시 사람들이 “≪홍루몽≫이 나오자마자 ≪삼국지≫의 인기를 뛰어넘어 집집마다 이 책을 사들여 놓고 읽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고 했을 만큼 뜨거운 인기를 누렸던 ≪홍루몽≫은 이를 반영하듯 ≪석두기(石頭記)≫, ≪금옥연(金玉緣)≫, ≪금릉십이차(金陵十二釵)≫, ≪정승록(情僧錄)≫, ≪풍월보감(風月寶鑑)≫ 등 다양한 제목으로 불렸다. 남주인공 가보옥을 중심으로 임대옥과 설보채라는 세 젊은 남녀 주인공의 애틋한 사랑과 슬픈 이별의 이야기, 그리고 젊은 아씨마님 왕희봉의 전횡을 중심으로 하는 가씨 가문의 흥망성쇠 과정을 담고 있는 이 소설은 80회본과 120회본이 전할 만큼 분량이 방대하다.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홍루몽≫은 저자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지만, 후스(胡適)에 의해 조설근의 창작으로 정리되었다. 조씨 가문이 청나라 황실의 비호를 받기도 했으며, 가문의 흥망성쇠 과정을 치밀하게 그려내고 있는 소설의 내용이 작자의 자전적 내용이라는 평가다. 500명이 넘는 등장인물과 그들의 복잡다단한 삶 속에서 드러나는 인생의 깨달음은 ≪홍루몽≫의 매력이다. 120회본이 복간된 이래 30종 이상의 속작이 나왔을 정도로 두루 읽혔던 이 소설은 작품에 대한 평론도 속출하여 ‘홍학(紅學)’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판본

홍루몽의 복사본은 당초 약 110회가 존재했다고 추정되지만, 초고가 유출되고 80회 이후는 어떤 원인으로 흩어지고 보충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자인 조설근이 사망했고, 그 후 30년 후에 약 40회가 첨삭되어 활자 인쇄판의 120회본이 세상에 나온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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