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思想文化術語詞典 6-육의六義
육의六義
한나라 때 학자들은 국가 통치와 사회 교화의 관점에서 《시경》이 가진 6가지 의의를 정리했다. 풍風은 성현의 사상이 백성의 풍속에 끼치는 교화 작용을 밝히는 것이고, 부賦는 정치의 선악을 직접적으로 서술하는 것이고, 비比 비유의 방식으로 완곡하게 정치의 부족함을 비판하는 것이고, 흥興은 다른 아름다운 사물을 빌려 선행을 고취하는 것이고, 아雅는 왕도를 선양해 후대의 준칙으로 삼는 것이고, 송頌은 미덕을 찬송하고 널리 알리는 것이라고 했다. ‘육의’는 본래 유가가 《시경》의 창작 수법을 밝히기 위해 사용한 용어인데 훗날 그것으로 시의 모든 창작 방식과 문학 비평의 기본 원칙을 설명하게 되었다.
예) 풍은 백성의 풍속에 남아 있는 성현의 치국의 도를 알려준다. 부는 자세히 말한다는 뜻인데 정치의 득실이 반영된 일들을 직접적으로 진술한다. 비는 정치의 폐단을 보았을 때 감히 직접적으로 비판하지 않고 비슷한 사물에 비유해 완곡하게 지적하는 것이다. 흥은 당시의 훌륭한 정치를 보았을 때 직접적으로 찬미하면 아부로 비칠까봐 다른 좋은 사물을 빌려 암시하고 격려하는 것이다. 아는 ‘바르다’는 의미인데 지금의 옳은 행위를 이야기해 후대가 따라야 할 준칙으로 삼는 것이다. 송은 ‘찬송’과 ‘자태’를 뜻하는데, 자태를 찬송함으로써 지금 군주의 덕을 찬미하고 그 아름다운 덕을 널리 알리는 것이다. 風言賢聖治道之遺化也. 賦之言鋪, 直鋪陳今之政敎善惡. 比, 見今之失, 不敢斥言, 取比類以言之. 興, 見今之美, 嫌於媚諛, 取善事以喩勸之. 雅, 正也, 言今之正者, 以爲後世法. 頌之言誦也, 容也, 誦今之德, 廣以美之. (《주례周禮·춘관春官·대사大師》 정현 주鄭玄注)
미자美刺
찬미와 풍자. 문예 영역에서 사용되며 시로 통치자의 인품과 덕, 정책에 대해 찬미나 풍자를 하는 것을 주로 가리킨다. 공자는 가장 먼저 “시로 원망할 수 있다”(詩可以怨)고 하여 《시경》에 불만의 정서를 토로하는 용도가 있음을 강조하고 시 창작의 기본 기능을 확정하였다. 그리고 한나라의 시학은 통치자의 필요에 영합해 시의 가공송덕歌功頌德의 기능을 부각시켰다. 한대의 시학 작품인 《모시서毛詩序》와 정현의 《시보서詩譜序》는 ‘미자’를 시 비평의 기본 원칙 중 하나로 확립하고 그것을 후대 시인과 작가들이 의식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그들이 정치에 참여하고 사회생활에 관여하는 방식으로 봄으로써 중국 문학의 기본 용도와 주요 특색을 구성했다.
예) 시로 조정의 공덕을 노래하는 것은 그들이 잘 한 것은 계속 잘 하게 찬미하고 못한 것은 풍자하고 비판해 바로잡게 만들기 위해서이다. 論功頌德, 所以將順其美; 譏刺過失, 所以匡救其惡. (정현, 《시보서詩譜序》)
한대의 유가는 찬미와 풍자, 두 가지에 관해서만 시를 논했다. 漢儒言詩, 不過美刺兩端. (정정조程廷祚, 《청계집淸溪集·시론십삼詩論十三·재론자시再論刺詩》
백성이 나라의 근본이다民惟邦本
백성이 국가의 근본 혹은 기초라는 뜻이다. 백성이 편안히 생업에 종사하고 생활이 평안해야 국가가 안정될 수 있다. 이것은 가장 먼저 위僞 《고문상서古文尙書》에 실린 대우大禹의 훈시에 나타났다. 전국시대 맹자가 제시한 “백성이 귀하고 사직이 그 다음이며 군주는 가볍다”(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와, 순자가 제시한 “물은 배를 띄울 수 있지만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水能載舟, 亦能復舟)는 사상과 일맥상통하며 이로부터 유가가 추종하는 ‘민본’의 사상이 형성되었다.
예) 선조이신 대우가 훈계해 말씀하시길, “백성은 가까이해도 되지만 비천하게 봐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며 근본이 튼튼해야 나라가 평안하다. 皇祖有訓: 民可近, 不可下. 民惟邦本, 本固邦寧. (《상서·오자지가 오자지가》)
기氣
주관적 의식 밖에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물질적 실체로서 형체를 가진 모든 사물을 구성하는 원초적 물질 재료인 동시에 생명과 정신이 발생하고 존재할 수 있는 기초이다. 이밖에 몇몇 사상가는 ‘기’에 도덕적 속성을 부여하기도 했다. ‘기’는 구체적인 형상이 없고 영원히 운동과 변화 속에 존재한다. 그리고 ‘기’의 응집은 사물의 생성을, ‘기’의 흩어짐은 사물의 소멸을 의미한다. 이처럼 ‘기’는 형체를 가진 모든 사물의 안팎을 관통한다. 철학적 의미에서의 ‘기’는 상식적인 ‘기체’ 개념과는 다르다. ‘기체’는 각종 비액체, 비고체의 존재를 가리키기 때문이다. 철학적 차원에서 보면 액체, 고체는 형체를 가진 사물이고 그 생성과 존재 역시 ‘기’가 응집된 결과이다.
예) 천하 만물을 관통하는 것은 하나의 ‘기’일 따름이다. 通天下一氣耳. (《장자·지북유知北遊》)
천지의 기가 합쳐져 만물이 자연적으로 생겨났다. 天地合氣, 萬物自生. (왕충王充, 《논형論衡·자연自然》)
정情
‘정’은 3가지 서로 다른 함의가 있다. 첫째, 인간의 감정과 욕망을 두루 가리킨다. ‘정’은 외부 사물에 자극을 받아 일어나는 인간의 자연적인 본능으로 후천적으로 습득되는 것이 아니다. 둘째, 인간의 특정 감정과 욕망을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좋아함(好), 싫어함(惡), 기쁨(喜), 분노(怒), 슬픔(哀), 즐거움(樂) 이 6가지나, 즐거움, 분노, 슬픔, 두려움(懼), 사랑(愛), 미움(惡), 욕망(慾) 이 7가지로 규정된다. 전자를 ‘육지六志’ 혹은 ‘육정六情’이라 부르며 후자는 ‘칠정七情’이라 부른다. 셋째, 실제 사정이나 상황을 가리킨다. 앞의 두 가지 의미에 해당되는 ‘정’에 대해 역대 학자들은 다양한 태도를 보였다. 누구는 ‘정’을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또 누구는 ‘정’의 합리성과 잘 이끌어야 할 필요성을 인정했다.
예) 사람의 정이란 무엇인가? 기쁨, 분노, 슬픔, 두려움, 사랑, 증오, 욕망이니 이 7가지는 배워서 생기는 게 아니다. 何謂人情? 喜, 怒, 哀, 懼, 愛, 惡, 慾, 七者弗學而能. (《예기·예운》)
지위가 높은 사람이 신의를 중시하면 백성은 감히 실제 사정으로 대하지 않을 수 없다. 上好信, 則民莫敢不用情. (《논어·자로子路》)
정경情景
문학 작품에서 경물景物 묘사와 감정 표현이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되는 것을 뜻한다. ‘정’은 작가의 마음속 감정을, ‘경’은 외부의 경물을 가리킨다. 정경 이론은 양자의 융합을 강조한다. 정이 없으면 경이 서지 못하고 경이 없으면 정이 아름답지 못하다. 송대 이후 출현한 문학 용어로서 그 전의 정물情物 관념과 비교해 정경 이론은 한층 더 경물 묘사와 감정 표현, 창작과 감상 과정의 상호 의존과 일체화를 중시하였다.
예) 경물은 감정이 주입되지 않으면 시 속에 나타날 리 없으며 감정은 경물이 배경으로 없으면 생겨나지 않는다. 景無情不發, 情無景不生. (범희문范晞文, 《대상야어對床夜語》 2권)
정과 경은 이름이 둘이지만 실제로는 분리할 수 없다. 시를 잘 짓는 사람은 둘을 잘 융합해 경계가 보이지 않는다. 구상이 정교하면 정 속에 경이, 경 속에 정이 있다. 情景名爲二, 而實不可離. 神於詩者, 妙合無垠. 巧者卽有情中景, 景中情. (왕부지王夫之, 《강재시화姜齋詩話》 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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