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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의 최적거리

一字師 2024.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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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의 최적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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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아포리아

[이재호 칼럼] 인간관계의 최적거리 이재호 (회사원)

 

1. 우리는 인간관계를 맺을 때 어디까지 가까워지고 싶어할까? 사람마다 그 거리는 무척 다를 것 같다. 어떤 이는 한없이 가깝기를 원하고 어떤 이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싶어한다. 연애 중인 남녀 사이라면 그 관계에 조금의 빈틈도 없기를 바라며, 채무자라면 채권자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싶어할 것이다. 사춘기 청소년들은 부모의 바램과는 달리 일정한 거리를 두길 원하고, 황혼의 나이에 접어든 노인들은 누군가가 가까이 다가오길 바란다. 인간관계에 있어 최적의 거리는 어디까지일까? 막상 물어보면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우문현답 중 하나로 아이에게 “너는 아빠가 좋니, 엄마가 좋니?”라고 물어보면 아이는 무감각하게 “둘 다” 혹은 “몰라”하고 대답한다. 이 질문도 아이와 엄마와 아빠간의 심리적 거리에 관한 질문이 될 수 있다. 이 질문을 나 자신에게 던져보면 나의 인간관계도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이다.

 

2. 인간관계의 최적거리는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해관계라는 것이 꼭 물질적이거나 금전적인 것 뿐아니라 심리적인 것도 있을 것이다. 저 사람은 나랑 코드가 잘 맞아서 같이 얘기하기가 편해. 저 사람에게는 배울게 많고 이것 저것 물어봐도 잘 알려줘. 저 사람은 별로 마음에는 안들지만 나를 늘 칭찬해줘 등등. 그 이유야 무엇이든 그 누군가와의 거리에는 늘 합당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그런데 이러한 최적의 거리가 존재하는 것이 자연계의 물리적 법칙이라는 것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Lennard-Jones Potential”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두 입자간 거리에 따른 에너지 정도를 나타내는 것인데, 두 입자간에는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최적의 거리가 존재한다. 일정 거리 이상에서는 인력이 작용하여 끌어 당기는 힘이 생기고 너무 가까이 있으면 오히려 척력이 생겨 서로 밀어내게 된다. 사람들 간에도 초기에는 호기심이 생겨 서로 끌리게 되지만 너무 가까이 하려는 욕구가 강해지면 집착과 질투를 느끼게 되고 결국 서로의 관계가 단절되거나 멀어지게 되는 것과 유사하다. 인간관계는 사실은 너무 복잡해서 이렇게 단순한 방정식 하나로 해석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최적의 거리가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그 최적의 거리에 도달하려는 노력을 한다면 그 관계는 오랜 기간 지속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혹자는 인간관계가 무조건 가까운 것이 좋다고 말한다. 그러나 부부간에도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지켜야 할 예의 혹은 지켜주어야 할 비밀 같은 것이 있을 수 있듯이 모든 인간관계는 최소한의 거리를 필요로 한다. 그렇다고 상대에게 이런 것을 직접 물어 볼 수도 없고 물어본들 그 대답도 못 들을 것이다. 다만 다양한 관계의 축적 속에서 체험적으로 알게 될 뿐이다. 물론 앞서 물리적 법칙에서 언급하였지만 최적거리 보다 더 가까운 혹은 깊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할 것이다.

 

한편 전 인류가 인터넷 그물을 통해 소통하는 시대가 된 오늘날 인간관계의 최적거리는 그 이전보다 더 가까워졌을까? 정보가 광랜을 통해 빛의 속도로 소통이 되는 세상이 되었고, 수많은 소통중독자들을 양산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바로 옆에 누가 사는지를 잊은 지는 이미 오래되었고, 지하철이나 버스의 바로 옆자리에 누가 앉아있는지도 모른 채 조그만 기계를 들여다보고 가상세계 속에서 세상과 소통을 하고 산다. 가상의 세계에서 인간관계의 거리는 많이 줄어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레알의 세계에서는 그 거리의 실종을 느낀다. 아찔한 순간이다. 인간관계의 최적거리를 논하기도 전에 인간관계의 실종을 논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보면 자신과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과는 레알 세계의 관계를 위해 가상의 소통공간을 잘 활용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인간관계의 최적거리에 대해 좀 더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3. 인간관계의 최적거리를 하나의 공식으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서로에 대한 사랑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아닐까 싶다. 사랑은 허물을 덮어주고 서로를 신뢰하며, 동시에 서로를 구속한다. 사랑은 서로를 믿고 의지하게 하며, 서로의 성장과 발전을 기원하는 좋은 관계로 발전시켜 줌으로써 오랫동안 선한 인간관계를 유지시켜 준다. 이러한 관계가 최적의 거리에 도달한 관계라고 볼 수 있다.

 

인간관계의 최적거리는 또한 삶의 균형에 의해 유지된다고 본다. 자신의 삶이 다양한 측면에서 건강할 때만 유지가 된다는 것이다. 육체적, 정신적 건강뿐 아니라 영적 건강도 중요한 부분이다. 한때 직장생활로 너무 바쁘고 힘든 시기에 영적 소진을 느낀 적이 있다. 내면을 충족하지 못하는 공허감이 밀려오고 세상의 모든 인간관계가 다 허물어져 버릴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세상으로부터 도피하고 싶은 마음이 불끈 솟아 올랐다. 다행히도 하나님이 나를 세상에 빚어 내 놓은 이유가 뭘까를 생각하면서 많이 진정되었다. 세상으로부터의 도피는 인간관계의 단절이며, 불균형의 소산이다. 이처럼 균형 잡힌 삶이 되어야만 인간관계가 적절히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속의 두 장면은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사물을 다른 관점에서 찍어 본 것이다. 인간관계의 거리도 관점을 다르게 하면 가까워 질 수도 있고 멀어질 수도 있다. 저 사람은 이런 점이 나쁘고 이런 점이 틀리고 이런 점이 어렵다는 관점보다는 저 사람은 이런 점이 좋고, 이런 점이 옳고 이런 점이 쉽게 공감된다는 관점이 사람을 더 가깝게 만든다. 누구나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사람의 관계는 장점을 봐주어야 좋은 방향으로 형성이 된다. 즉 인간관계의 최적거리로 가는 지름길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간관계의 최적거리는 자신을 낮출 때 유지된다. 지위고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인간은 내면의 자존심이 상처받으면 자신에게 상처 준 자를 멀리하게 되어 있다. 혹은 복수를 위해 의도적으로 가까워지거나.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상대방의 시선 이하로 자신의 시선을 낮추는 것만큼 현명한 일도 없을 것이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어려운 질문으로 시작된 이 글이 우리의 삶 가운데 가족관계에 가장 먼저 적용되길 소망해 본다. 가족은 가장 가까우면서도 멀어질 수 있는 관계이며, 가장 최적의 거리를 두고 싶은 사람들이기에.

인간관계의 최적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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