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大敎---東洋敎理

아상 (我相)

一字師 2024.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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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상 (我相)

 

불교 개념 실체적인 자아가 있다는 그릇된 관념을 의미하는 불교교리. 아견 · 아집 · 아만 · 아상 · 아인상 · 인상.

 

이칭

아견(我見), 아집(我執), 아만(我慢), 아상(我想), 아인상(我人相), 인상(人相)

 

정의

실체적인 자아가 있다는 그릇된 관념을 의미하는 불교교리. 아견 · 아집 · 아만 · 아상 · 아인상 · 인상.

 

개설

아상이란 나에 대한 관념과 이를 중심으로 형성된 일련의 관념을 말한다. 아상에 해당하는 산스크리트어는 ‘자아의 관념’을 뜻하는 ātma-saṃjñā, ātma-lakṣaṇa인데, 유사하거나 동일한 개념으로서 아견(我見, ātma-dṛṣṭi), 아집(我執, ātma-grāha), 아만(我慢, ātma-māna), 아상(我想, ātma-saṃjñā), 아인상(我人相, ātma-saṃjñā), 인상(人相, ātma-saṃjñā) 등이 두루 나타난다. 모두 ‘내가 있다’는 근원적인 무지에서 파생된 미혹된 관념이다.

 

내용

부처는 ‘나(我)’나 ‘내 것(我所)’이라는 관념이 고통의 근본임을 가르쳤다. 초기불전에는 인간 존재의 요소들인 오온(五蘊)주1이 무상하고 고통스러우며, 그곳에 ‘나’와 ‘나의 것’이 없음을 관찰하라는 정형구가 자주 등장한다.

 

『금강경』에서는 사상(四相)[아상(我相) · 인상(人相) · 중생상(衆生相) · 수자상(壽子相)]이 본래 없음을 강조하면서, 아상이란 오온을 나라고 여기며 집착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주유마힐경』 제3권에서는 아상을 받아들인 사람은 자기를 버리고 도리(道理)를 따르지 못하며, 아상을 받아들이면 삿된 견해가 움직이기 시작한다고 본다. 때문에 아상은 무지의 뿌리로서 사견(邪見)주2을 일으키는 토대라고 한다. 남과 구분되는 나라는 관념과 집착은 나를 중심으로 세계를 해석하면서 대상을 바르게 관찰하지 못하게 하고, 오만과 분노와 고통을 낳는다.

 

유식불교는 제7식인 말나식(末那識)주3이 아뢰야식주4의 견분(見分)주5을 자아로 집착하여 아상을 형성한다고 설명한다. 말나식은 자아에 관한 무지[아치(我癡)] · 자아에 관한 잘못된 견해[아견(我見)] · 자아에 대한 자만심[아만(我慢)] · 자아에 대한 애착[아애(我愛)]라는 4가지 근본번뇌로 오염되어 있다. 말나식의 자아의식은 깊은 숙면 상태나 기절했을 때도 중단되지 않는 미세한 의식이다.

 

참고문헌

『금강경(金剛經)』

『대지도론(大智度論)』

『주유마힐경(注維摩詰經)』

『성유식론(成唯識論)』

『윤회의 자아와 무아』(정승석, 장경각, 1999)

 

주석

주1: 생멸ㆍ변화하는 모든 것을 구성하는 다섯 요소. 곧 물질인 색온(色蘊), 감각 인상인 수온(受蘊), 지각 또는 표상인 상온(想蘊), 마음의 작용인 행온(行蘊), 마음인 식온(識蘊)을 이른다. 우리말샘

주2: 올바르지 못하고 요사스러운 생각이나 의견. 우리말샘

주3: 삼식(三識)의 하나. 모든 감각이나 의식을 통괄하여 자기라는 의식을 낳게 하는 마음의 작용으로 객관의 사물을 자아로 여겨 모든 미망(迷妄)의 근원이 되는 잘못된 인식 작용을 이른다. 우리말샘

주4: 삼식(三識)의 하나. 모든 법의 종자를 갈무리하며, 만법 연기의 근본이 되는 마음의 작용이다. 우리말샘

주5: 사분(四分)의 하나. 객관의 사물을 인식하기에 적합하도록 주관에 나타나는 영상인 상분(相分)을 인식하는 작용으로, 사분 중의 두 번째 단계이다. 우리말샘

 

집필자

심준보

 

인상人相이 인상印象을 만드는 순간

박지현 개인전:《한 여인의 초상The Portrait of a lady》

 

 사람의 인상人相은 '순간의 장면'입니다. 시간과 장소, 상황과 감정에 따라 광활한 폭으로 변하고, 그 변화는 멈추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하는 '누군가의 얼굴'은 고정된 상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상의 합이거나 변화하는 인상 중 일시 정지하여 기억에 남은 극히 짧은 순간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얼굴을 본다기보다 인상을 봅니다. 그리고 누군가를 마주할 때, 대상에 대한 인상을 찰나에 포착합니다. 우리가 '첫인상'에 큰 의미를 가지는 것도 이 이유입니다. 그를 마주하는 '첫 번째 얼굴의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심미적 인상印象과도 연결됩니다. '인상주의'라고 말하는 예술의 한 갈래는, 대상이 가진 그 자체로의 모습이 아닌, 시간과 장소, 일조량과 관찰자의 감정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바뀌는 인상을 잡아내어 화폭으로 옮겨 담았습니다. 여기서 중요해지는 것 역시 '순간의 장면'입니다. 영원불멸하는 대상의 본질에 집중하기보다 관찰자에게 찍히듯(印) 순간적으로 포착되는 모습(象)을 담아냅니다. 대상의 모습 역시 사람의 인상人相처럼 고정된 상이 아니라 변화의 합이거나 변화의 순간임을 이해한 것입니다.

 

 '사람의 인상人相'과 '심미적 인상印象'의 '순간성'이 화폭에서 마주칩니다. 인상人相을 가진 표정과 단색화된 사람, 어딘가 환상적인 풍경은 두 가지의 '인상'의 주된 특징을 동시에 담아냅니다.

 
                                   Face_N.02 ~ N.09_각 22x27.0cm_2020 (사진출처: 홍예지)

 표정에서 인중과 콧방울이 도드라집니다. 얼굴의 인상이 표정을 만들어낼 때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치는 곳이 눈과 입입니다. 인중과 콧방울은 딱 그 경계입니다. 곧게 선 인중과 중심인 콧방울이 눈과 입을 정확하게 나누어 표정의 역동성을 더욱 강조합니다. 그리고 오히려 경계가 명확해지면서 얼굴의 각 요소가 살아납니다. 살아난 인상 요소의 각자가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면서 그 조화가 더욱 강조됩니다. 박지현 작가님이 그려내는 얼굴은, 코에서 나누어지는 표정의 이야기를 명쾌하게 보여줍니다.

 
                            보랏빛 초상_oil on canvas_65.1x80.3cm_2020~1 (사진출처: 홍예지)

 선명한 인상을 가진 인물의 뒤에 환상적인 풍경이 흐드러집니다. 풍경은 붕 떠있는 느낌입니다. 인물이 풍경에 녹아있기보다, 인물이 두드러지고 풍경은 그저 뒤에 늘어진 모양입니다.

 

 얼굴의 표정은, 얼굴의 각 요소가 살아 움직이며 만드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눈썹, 눈, 코, 입술, 입꼬리의 모양이 인상印象을 만들어 인상人相을 표현합니다. 마치 자연에서 각 요소들이 서로 감응하며 풍경을 만들어 내는 것과 같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표정의 인상人相과 풍경의 인상印象이, '각자 생동하는 요소들의 조화'라는 원리로 만들어지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Self portrait 습작(왼쪽), Self portrait(오른쪽)_oil on canvas_45.5x53.3cm, 72.7x91.0cm_2020 (사진출처:홍예지)

 이 점에서 우리는 인물이 풍경 위에 서 있는 것 같지 않으면서, 어딘가 환상적인 분위기를 가지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인물 뒤의 풍경은 인물의 표정에서 시작됩니다. 표정에서 시작된, 눈과 입꼬리가 협동하며 만들어낸 얼굴의 풍경이 펴지며 자연의 표정을 만들어냅니다.

 

 표정이 또렷해지면서 풍경은 명확해집니다. 시선의 초점과 얼굴 각 요소의 인상이 분명해짐과 동시에 자연의 각 요소도 자기 자리를 찾아갑니다. 표정의 감각이 전해질 때, 풍경의 현재도 인식됩니다. 표정의 인상人相을 늘어뜨린 것이 풍경의 인상印象으로 확장되는 모습입니다.  

 
                     붉은 노을과 사막 그리고.._oil on canvas_40.5x50.9cm_2020 (사진출처: 홍예지)

 인중과 콧방울이 잡아준 경계가 표정 묘사를 강조하며, 얼굴의 각 요소가 살아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기능하기에, 얼굴의 풍경이 더욱 도드라진다고 했습니다. 이때 '얼굴의 풍경'에 각 부분들은 '자연'의 각 자연물과 대응합니다. '눈썹과 눈'은 '하늘(ㅡ)', '입술과 입꼬리'는 '땅(ㅡ)'과 맞닿습니다. 이때 얼굴 한가운데에서 '반듯이 서있는 인중과 코(ㅣ)'는 자연물 사이에서 자연물의 경계를 이야기하는 '사람(人)'처럼 느껴집니다.

 

 그런 점에서, 박지현 작가님의 인상(人相과 印象 모두) 표현은 심지어 무(巫)적이기도 합니다. 사람의 순간적인 인상人相적 서사에서 이끌어지는 인상印象적 풍경은 개인과 세계가 어떻게 관계하는지 보여줍니다. 순간을 잡아채 묶어두지만, 순간을 묶어두기에 그것이 살아나는 캔버스는, 하나의 닫힌 세계지만 인상(사람이 서로 만들어내는 人相)과 인상(각자의 주관성이 한껏 살아나는 印象)으로 한껏 열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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