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里眼---名作評論

홍루몽 제3권 리뷰 (3)

一字師 2023.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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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 제3권 리뷰 (3)

 

 

 

이 책이 드라마로 많이 만들어 졌다고 했는데 3권을 읽고 보니 드라마로 만들어졌을 때 사람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겠구나 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드라마를 볼때 남녀간의 밀고당김이나 집안의 소소한 이야기가 재미난 것처럼 3권에서는 그런 분위기가 주축이였다.

 

보옥이 여자 하인들과 누이들에 둘러 쌓여 있다보니 여성화 되어가는 것도 무시 못할 일이고 그 틈바구니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것부터 시작해서 뒷감당을 해야 하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보옥과 대옥의 안타까운 사랑이 시초가 되는 모습이 3권에서는 제대로 드러나는 셈인데, 대옥의 성격이 워낙 소심하고 침울하여서 보옥과의 오해와 풀림의 횟수가 늘어나다 보니 조금씩 짜증이 나기도 했다.

 

서로의 마음을 숨긴 채(어느 정도는 눈치 채고 있겠지만...) 사랑의 애틋함이라기 보다는 표현이 방식이 올바르게 나오지 않고 늘 다툼, 오해, 우울로 치닫다보니 주변에서도 그 둘을 엮어 주려 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보옥의 집안의 정황으로 볼때 본인들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보다는 조화를 이루기 위해 후일 설보채와 혼인을 시키는 모습이 안타깝게 다가오기도 한다. 그 모습으로 볼때 주관적으로 집안을 일으키거나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말에 솔깃하고 미신과 그들의 문화를 무시할 수 없기에 아쉬운 모습들이 간간히 보이기도 했다. 보옥과 희봉이 마술에 씌여 목숨을 잃을 뻔한 사건만 보더라도 대가족의 역효과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보옥의 집이 아직까지는 건재하기에 부의 모습을 다루는 것에서는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집안에서 연극을 보는 것만 보더라도, 주된 일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일인 것 같은 가씨 집안의 모습을 보니 하인들을 비롯한 빈부의 격차는 여전히 느껴져 씁쓸함을 감출 때도 있었다. 그러나 그 모습 가운데서도 인상 깊었던 것은 그들의 놀이 문화에서 시詩가 빠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를 외우는 것이 당연하고 그 수많은 시 중에서 어떠한 상황에 적절히 대입 시키냐에 따라 그들의 총명함과 학문의 깊이를 논할 수 있었으니 그 시의 드러남은 낯설면서도 생활화된 모습이 인상 깊었다.

 

수수께끼를 내는 모습에서도 시처럼 문제를 내고 모든 언어에서 말하기를 시가 들어가지 않을 때가 없었다. 그 시의 대입이 그들에게는 낯설지 않고 당연스러웠기에 중국의 문화에 대해서 또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일상의 자잘함 속에서 학문이 주축이 된다는 것은 어쩌면 특별한 계층의 특권일 수도 있으나 중국의 시가문학이 일반인들에게도 깊이 파고 들었다는 것은 쉬이 지나치지 못할 것이다. 우리 선조들의 모습만 보더라도 많은 비유가 중국의 학자들과 시의 비유를 들었으니 홍루몽에서 나오는 시와 학자들을 쉽게 지나칠 수 없는 것이 그것이다.

 

그 지나침의 하나였던 것이 주석이였다. 예전에는 주석이 참으로 귀찮은 존재가 되기 일쑤여서 대충 읽을 때가 많았는데 요즘에는 주속을 통해 얻어지는 소소함이 결코 작은 것이 아니기에 주석을 읽는 재미와 주석을 통한 얻음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3권에서는 특별히 드러낼만한 스토리의 변화가 없었고 가씨 집안의 일상사를 다룬 것과 그들이 집안에서 지내면서 행해지는 것들이 세밀하게 나타났기에 좀 더 자질구레함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4권의 내용과 앞으로의 스케일이 기대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조금씩 가씨 집안에 익숙해져 가는 모습이 보여서 벌써부터 나의 소심함에 몸부림 치기도 한다.

 

만날 때가 있으면 헤어지는 때가 있는 법. 이들과 정이 들까봐 헤어짐을 걱정하는 모습이 그것이라 생각한다. 좀 더 즐기면서 가씨 집안을 들여다 보기를 소망한다.

 

드디어 3권에서 본격적으로 주인공인 ‘가보옥’, ‘임대옥’,’설보채’의 삼각관계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 주인공들의 성격도 더 확실하게 드러나는 것 같다. 가보옥과 임대옥이 서로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만 웬일인지 대옥은 둘 사이를 알고 자신들에게 거리를 두려 하는 보채를 질투하면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설보채가 자신보다 더 성숙하고 현명한 성품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자신에게 없는 좋은 성품을 가진 여인이 좋아하는 남자 곁에 있으니 은근히 불안했는지도 모른다. 아직은 현명하지 못한 풋사랑을 보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어찌됐든 2권에서 잠시 가씨집안의 몰락에 대해 암시했던 것이 3권에서는 조금씩 더 드러나게 된다. 집안 사람들이 모여 시를 짓고 즐길 때 젊은이들이 불길한 주제로 시를 읊었는데 여기서 가정은 집안에 다가올 불길함을 느꼈듯이 운명적으로 암시하기 위함 인가보다. 역시 어는 고대소설에도 다 등장하는 주제가 3권에도 등장한다. 대단한 집안에 존재하는 권력과 후계자자리를 위한 음모가 바로 그것이다. 보옥의 배다른 동생 가환과 그의 어머니인 조씨의 계략과 그 계략이 수포로 돌아가는 부분은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인간의 끝없는 욕심에 대한 결과였다. 또 주인공 ‘가보옥’ 주변의 하녀들에 대해서 나오고 있는데 특히 보옥에게 남다른 습인의 마음과 보옥의 시중을 들게 되는 소홍의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 정도 주인공들의 삼각관계에 대한 구도도 잡혀가고 가씨집안의 앞날에 불안감이 드리워진 가운데 습인이 피를 토하며 쓰러지면서 3권이 끝난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어서 다음 권이 보고 싶어진다.

 

중국의 만리장성 보다 더 사랑을 받았다는 석두기전 (홍루몽)의 진가는 아무래도 한편 한편 더해갈 수록 그 빛을 발하는 것 같다. 1권보다, 2권에서. 2권보다 3권에서. 그 재미가 느껴지니...그들이 그토록 열광하며 본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6권까지 쭉 보고 다시 3권의 내용을 떠올리기가 힘들다는 것은 그만큼 그 흐름 속에 제대로 빠져들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자기 변명일지도 모르지만. 되새겨보는 느낌도 남다르기 때문에 한번 권해보고 싶다. 홍루몽은 왠지 중국문학을 이해하는데 가장 필요한 첫번째 절차로 생각되어 다소 어렵지는 않은가, 란 편견으로 접했고. 한번 읽기 시작하면 한 권 한 권 이해하기 보다 덩어리채 이해하는 것이 쉽다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었다. 방대한 양만큼이나 홍루몽의 내용은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깊고 끝없이 이야기의 세계가 펼쳐지기 때문에. 그러니 한번쯤은 전체적으로 다 읽어본 후에 대돈방의 그림을 보며 되새겨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 하다. 본인이 책을 보기 전에 목차 대신 대돈방의 그림을 찾아 훑어보는 것은 내용의 궁금증보다는 이제는 각인된 보옥과 대옥, 대부인, 왕부인, 희봉, 습인등의 모습을 쫓기위해서인데 그로인해 본인은 홍루몽의 묘한 매력에 푹 빠졌다고 할 수가 있다.

 

이 책은 꽤나 중독성이 있다. 손에서 놓고 있으면 모르겠다가 손에 쥐기만 하면 뒷내용이 궁금해 밤잠을 설치는 금단 현상이 생긴다. 다음회를 보시라, 뒤에 적힌 시구들이 인상적이기 때문일까. 홍루몽에서는 주로 詩가 대부분을 이루는데, 본인이 이 책에 실린 모든 시를 이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주석들로 시에 대한 표면적인 느낌을 알 수는 있었지만 그 정확한 해석을 알 수가 없어 그게 무척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들은 시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은유하고 예를 들며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연극을 보고 시를 짓고, 시를 외우며 마치 새장 속의 새처럼 노래를 하는 듯한 그들의 생활이 아주 스스럼 없이 다가온 것은 아니었지만 인상적이긴 했다. 중국문학에 빠질 수 없다는 홍루몽 속의 시들이 학자들에게 어떤 식으로 해석되는지 궁금한 생각과 함께 책장을 덮었다.

 

3권에는 보채의 생일과 보옥과 보채를 엮으려는 조짐, 그리고 희봉이 집안의 대소사를 맡고, 대옥과 보옥. 그들의 예정된 행로가 조심스레 보여진다 할 수 있다. 1권부터 주석은 꼼꼼히 봐왔으므로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으나 그 내용이 머릿속에 정확하게 박혀오는 것이 아니라 말그대로 낱말이나 문장의 뜻을 쉽게 풀이한다는 註釋처럼 참고만 하고 넘어가면 될 것 같다.

 

3권에서는 가보옥과 설보채, 임대옥의 심리 묘사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임대옥은 질투를 잘 한다. 가보옥은 사랑을 독차지 해서 그런지 아직도 철이 없다. 설보채는 나이답지 않게 조숙해 보인다. 가보옥과 임대옥은 서로에 대한 마음을 겉으로 감히 표현하지 못한다. 대신 서로 삐걱대는 모습만 연출한다. 이런 와중에 집안 어른들은 가보옥의 혼사를 논의하기에 시작한다. 이야기의 무대가 되는 녕국부와 영국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산다. 가씨 집안 사람은 물론 하인들까지 더하면 수백 명은 넘을 것이다. 사람이 사는 곳에 사랑과 암투가 같이 자란다. 예를 들어 점차 집안의 실권을 쥐어가는 희봉을 견제하고자 후첩인 조씨가 희봉과 보옥을 위기에 빠뜨린다. 몹쓸 병에 걸려 관까지 준비하는 지경에 이른다. 어쩔 수 없는 권모술수의 한 단면을 긴박하게 묘사한 저자들의 재능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홍루몽의 복선(伏線)을 수수께기 놀이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가씨 집안의 젊은이들은 모두 비관적인 방향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보옥의 아버지 가정은 불길한 예감을 한다. 그러나 어쩌랴. 그도 이미 늙어버린 것을... 책을 읽으면서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은 주인공들이 운명에 대해 너무 수동적이란 점이다. 도무지 운명을 개척해 볼 엄두를 내지 못한다. 위기가 닥치면 내 운명이려니 한다. 이런! 이들의 운명론적인 사고체계는 분명 당시 사회 분위기와 종교적인 배경의 영향이 클 것이다. 사고와 철학의 중요성이 새삼 느껴진다.

 

재미있다. 점점더 흥미를 더해가는 것도 사실이고, 그러나 읽어가면서 더더욱 중국사람들은 특이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꾸 그런 생각이 든다. 겸양이라는게 사전적의미로 말하자면 겸손한 태도로 남에게 양보하거나 사양함. 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중국인들은 이 겸양의 태도가 참 흔히 생각할 수 있는 도를 넘어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부리는 사람들과의 사이도 특이할만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부리는 사람의 충고도 새겨듣기도 하고 장난도 받아주고 내 고정관념일 수 있으나 그 옛날은 요즘과는 달라서 양반과 천민의 상하관계가 뚜렷했다고 알고 있었는데 이걸 보면 또 꼭 그렇지만은 않았나,,,싶기도 하고, 중국의 문화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보니 고개를 갸우뚱할 때가 가끔 생긴다. 이것도 재미지 않나,,, 하하

 

3권에서는, 보옥과 대옥의 마음이 확연히 드러난다. 서로 이쁜 마음으로 좋아하고 표시하면 좋으련만 둘의 결말이 안좋다는걸 미리 알고 보아서 그런가 이렇게 마음 표현하는 것이 서툴고 어긋나 마음아파하는 장면이 나올때마다 안타까워 죽겠다. 이 쪽에서 마음을 표시하는 말이 나오면 저 쪽에서는 어긋나 마음 상하게 하는 말을 하고 그래놓고 둘다 마음 아파하니 책을 읽는 나도 마음이 아파온다. 나도 사랑을 해봤고 사랑하면서 마음이 어긋나 아파본 적이 있기에 더 절절하게 다가온다. 얘네들 너무 많이 운다. 슬프다. 그런데 보채는 어찌되는 것인가. 보채도 아프겠구나.

 

영국부라는 세상의 부귀영화는 다 갖고 있는 집안의 흥망성쇠라니. 군데군데 작가의 의도대로 이 집안의 암울한 미래를 자꾸 보여주는 것이겠지. 연극도 그렇고 수수께끼할 때도 그랬고, 차라리 1권 처음에 나오는 이 책에 대한 설명을 보지 말걸 그랬다. 4권으로 넘어가자.

 

지은이가 글에 대놓고 밝혀준 덕분에 전부터 살짝살짝 보일 듯 말 듯 하던 보옥과 대옥의 애정전선이 이번 3권에서는 뚜렷이 드러난다. 개인적으론 성격밝고 미인인 금릉십이채 설보채를 두고 왜 성격나쁜 대옥을 좋아하는 걸까 이해가 잘 되지 않기는 하지만 역시 '튕김의 미학'이 이때에서도 통했던 걸까 싶다. 예나 지금이나 미인이 앵돌아지고 튕기고 그러다가 해사하게 웃고 하면 남자는 녹기 마련이던가 ㅎㅎ 여하간 본인같이 둔한 독자도 쉽게 알아챌 수 있도록 지은이가 명확히 밝혀준 두 사람의 마음상태 덕분에 3권이 흐지부지한 느낌 없이 쉽게 넘어갈 수 있게 되었다.

 

그 밖에 3권 말에서는 보옥을 시중드는 시녀 습인이 보옥이에게 걷어차여 병석에 눕는데, 그만 '습인이가 아프다'는 실마리만 툭 던져주고 3권이 끝나는 바람에 지금 아주 감질나는 기분이 든다. 다음 권을 받아야 뭐가 어떻게 된건지 금방 알 수 있을텐데 4권이 지금 수중에 없으니... 편집자 분들은 이런 텔레비전 드라마 뺨치는 절단신공을 어디서 배우셨는지. 그 탓에 애타고 일이 손에 안잡히는 건 나같은 애꿎은 독자들 뿐이다.

 

드디어 주인공들의 미묘한 관계가 형성된다. 보옥과 대옥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는 보채... 러브모드를 찾아내 읽는 것 또한 쏠쏠한 재미일 것이다. 비스무리한 삼각관계 때문인지 (엄밀히 말해 삼각관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님 성격이 모나 그런건지 무튼, 항상 긴장감이 감돈다. 그 긴장감의 주범은 시샘쟁이 대옥이지만... 보기가 민망할 정도로 한심스럽다. 거참! 주거니 받거니 하며 이런 상황은 계속된다. 앞으로도 쭈욱 계속될 거겠지만...

 

내가 주목했던 부분은 22회였다. 정월초하루 대부인의 전갈에 따라 모여 수수께끼를 푼다. 그저 놀이가 아니라 앞으로 - 복선으로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폭죽은 한 번 소리를 내어 터지기가 무섭게 산산조각이 나는 물건이요, 수판은 한 번 튕기기 시작하면 삼같이 헝클어지기가 일쑤인 것이 아닌가. 그리고 연은 바람에 날려 정처없이 떠다니는 물건이요, 해등은 또 얼마나 외롭고 고독한 것인가'

 

이를 가정만이 이를 눈치챈다. 다르게 해석해도 좋으련만... 가정, 어떻게 할 것인가? 궁금증이 증폭된다. 음... 스토리상의 전개에 필요하겠지만 작가의 의도일까. 아님 세심한 배려일까. 생각해 본다. 권력과 암투, 시기심과 질투 역시... 이끌어 나가는 중심 소재이다. 가환이 보옥의 얼굴에 촛농을 뿌리질 않나. 가환과 그의 어머니인 가정의 첩 조씨가 보옥과 왕희봉에게 앙심을 품고 해칠 계략을 짜질 않나. 보옥과 희봉이 마도파의 마술에 걸려 사경을 헤매는데 다행히 스님들의 치료로 살아난다.

 

흠냐... 정실과 소실과의문제, 적자와 서자의 갈등... 참 모르겠다. 어떻게 풀어나갈지 걱정이 앞선다. 삶이 이런 건가. 우째, 이런 일이...

 

얌전한 색시는 원한도 많고 어여쁜 아내는 시기도 많아라는 시구가 희봉에게 잘 들어맞는것 같다.역자도 말투를 상당히 신경을 쓰는듯하여 자주 경쾌해지고 자꾸만 희봉이라는 여인네의 매력이 돋보인다.가련의 계집질에 대한 생각이 삐뜰어진게 다분히 보이지만 듣고 있던 평아는 오히려 넉살좋게게 한방 먹인다.희봉이도 크게 낙담하거나 게의치않고 언제나 그러하듯 그냥 장난스레 넘길려고 한다.서열에 관계없이 움직이는 이런 구도가 즐겁기만 하다.그런데 "뺑소니쳐"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 어감이 경박해 보여서^^자꾸만 읽는 속도가 빨라졌다.

 

보옥이의 질투인지 꼬장인지 모르겠으나 상운에게 머리르 땋아달고 하며 틱틱 거리기까지 하고 상운이 세수한 물을 버리지 못하게 한뒤 세수한것도 모자라 비누를 쓰지않고 상운이 쓰고 세숫대야안에 풀어져 있는 비눗물을 그대로 사용하는게 버릇이라 하긴 아무래도 그렇고 아니면 소고집일까?

 

습인의 까칠한 때꾸와 보옥이에 대해 밤이고낮이고 마냥 한자리에서 뒹굴고 있다는 말에서 전체적으로 그림이 그려졌다.왁자지껄한 분위기속에서 때론 단순한 삼-사각관계가~

 

대옥이가 외로움에 지쳐서 읊조리는 시구가 참 인상적이었다. 내가 죽으면 누가 묻어줄까...이리저리 둘러봐도 자신을 돌바줄 사람이 없었나 보다.나이젊은 소녀소년이라 하기엔 늙은것도? 아닌데 왜 그리 서글프게 감상적인지 모르겠다~ㅎ 여러 묘사로 봤을때 대옥이는 그렇게 아름답지는 않은것 같다^^대옥은 보옥의 요구를 항상 잘 드어주는것 같았다~"누이"라는 말한마디에 약해지는건 어쩔수 없보다.둘사이가 나뻐질줄은 나역시도 몰랐지만 완전히 멀어지는게 아니란 것도 알았다.보채나 희봉에게 대하듯 보옥 자신에게도 잘 좀 대해 달라고 요구하며 눈물을 흘려버린다.대옥이도 그 맘을 받아들였는지 힘없이 눈물을 흘리고 만다.나도 모르게...뚝뚝..

 

그런데ㅔ 역시 울음을 참고 묻는다는 소리가 쌩뚱맞다. 시녀들을 시켜 문을 열어 주지 못하게한 이유가 뭐냐니...으리으리한 팔인교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졌다.시녀들까지 들썩이게 만드는 연그인데다 명절전이라 규모나 기분이 같이 흥분됐다.대옥이가 파란 덮개에 진주의 술을 드리운 팔보채가 아니라^^팔보차라고 하는데 상상할수록 정말 아름답게 느껴졌다.

 

행차에 따르는 사람들 열거하는데 정말 정신이 없었다. 시녀들 이름이 정말 햇갈린다.이쪽 저쪽에서 비녀가 휘어진다는 말이 튀어 나올 정도로 시끌시글한 모양이다. 대부인의 가마가 절 안으로 들어서고 나서 대부인이 내리는걸 부축하던 희봉에게 어린도사 하나가 생각없이 달려나오다 희봉의 가슴에 머리를 들이받고 말았다.다음 장면이 어떻게 됐을까? 하고 다음줄을 읽는순가 난 또 실망을 했다^^ 희봉이 도사의 뺨을 내리쳤다!!!그것고 쇠새끼 라며 욕을 했다.대강 알만한 성격인줄은 알지만..대부인이 놀랬을 어린아이를 따스하게 대하는 모습이 좋았다.

 

봄의 반을 지난듯한 3권이었지만 찌뿌듯해지기 쉬운 나를 재미지게 만들어준 내용이었다. 홍루몽 3권의 주축이 되는 이야기들은 가보옥과 임대옥, 설보채의 미묘한 관계를 중심으로 계속 풀어나가고 있다. 특히, 전반적으로 가보옥과 임대옥의 이야기들이 많은데, 어찌보면, 지루해질 수도 있는 이야기들이지만, 대화형식으로 이야기들이 진행이 되어서 일단 술술 막힘없이 읽히고, 등장인물 상호간의 심리상태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고나 할까.

 

이제 슬슬 여기에 나오는 인물들의 성격이 드러나고 있는데, 명석한 두뇌와 뛰어난 시적감각을 지닌 반면 철부지어린 언행을 곧잘 하는 가보옥, 그 보옥이와 어렸을때부터 허물없이 지내왔으나 변덕스럽고 시기질투심 가득한 임대옥, 또, 친오빠와는 달리 사리판단을 잘 하고 아는 것이 많은 설보채까지 주요 삼인방에 대부인, 왕부인, 왕희봉을 비롯한 여러 부인들, 가정, 가사 등의 대감님들도 여전히 등장하고 습인, 향릉, 소홍 등 많은 시녀들의 이야기들이 더해져서 점점 복잡하지만 흥미로운 구도로 홍루몽은 전개되어지고 있다.

 

이번 3권에서의 깜짝 놀랄만한 사건 하나는 가정의 첩 조씨의 계략과 보옥의 수양어멈 마도파의 마술에 걸려들어 보옥과 왕희봉이 미친 증세를 보여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장면이 나오는데, 천만다행 지나가던 중과 도사가 그 둘의 병을 낫게 하여 목숨을 구해준다.

 

그 외에 풍자영, 장옥함, 운아, 가보옥, 설반이 함께하는 술자리에서의 읊는 노래도 풍류와 흥취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아직 홍루몽 초반부이고 새로운 인물들이 계속 등장하기 때문에 가씨집안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고 인물관계가 헷갈리는 부분도 조금 있다.

 

삼국지를 읽을때와 비교해 봤을 때 아직 내 마음 속에 들어온 멋지고 닮고 싶은 인물은 아직 못 만난 듯 하지만, 그래도 설레이는 마음으로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본다.

 

임대옥과 가보옥 그리고, 설보채. 이제 대돈방의 그림에서 이 세사람의 구분이 쉬워졌다. 특히 임대옥과 가보옥은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는 그림으로 더욱 그러했다. 난 이야기를 임대옥과 가보옥의 사랑 그리고, 그 사이의 설보채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엄밀히 말해 삼각관계는 절대 아니다.

 

임대옥과 가보옥은 이미 서로의 마음을 잘 알고 있으나, 자존심 싸움이랄까? 아님 자격지심이랄까? 하여간 복잡 미묘한 감정으로 서로 대립하고 싸운다. 설보채는 정말 이해 안가는 관계이다. 엄밀히 말하면 친척관계도 아닌데, 왕부인의 여동생 딸일뿐. 따라서, 성씨도 왕씨도 아니고, 가씨도 아닌 설인 것을. 우리나라로 치면 안면이나 트일 정도이나, 오히려 대관원에 들어와 같이 산다.

 

정말 모계중심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이것이 가당치나 하단 말인가? 나같으면, 먼먼먼 친척이 잘났넴 설치고 다니면, 정말 무어라 할만도 한데. 임대옥은 간혹 질투의 눈빛을 보내나, 영춘, 탐춘 형제는 그런 낌새도 보이지 않는다.

 

또한 설반은 정말 가관에 오합지졸이었다. 이런 말도 안되는 집안이 권세와 권력이 있다는 이유로 친척보다 더 친하게 지낸다니 한심하기도 하고, 참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이나, 나름 이거 이거봐라~ 싶으면서, 흥미롭다.

 

임대옥과 가보옥의 장난같은 싸움은 정말 풋내기 사랑 그 자체였다. 귀엽다 못해 안쓰러울 정도이다. 특히 이 3권에서 감동적으로 본것은 습인 하녀의 노련함과 자상함이었다. 습인 이외에 무척 많은 하인이 등장하고, 소홍이라는 아이는 무게감 있게 다뤄진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는 스쳐 지나가지만, 습인은 홍루몽의 노래와 금강십이부책에 등장하듯. 참으로 대단한 아이이며, 그 습인이 만약 가씨나 왕씨 집안에 태어났다면 임대옥과 설보채를 능가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습인이 피를 흘리면서 나는 다음 책을 기다려야 한다~ 빨리빨리 와라~ 4권이여

 

습인과 보옥의 관계

보옥은 가씨 집안의 외동 아들과 같은 존재다. 대부인과 왕부인의 절대적인 신임과 사랑을 받으며 무소불위의 권위를 지니고 있으며 실질적인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그런 보옥을 그림자 같이 따라다니는 여인이 있으니 다름 아닌 습인이다.

 

보옥보다 한 두살이 많은 것 같은데 보옥을 위하는 마음과 행동은 무척이나 섬세하고 사랑스럽다. 딸을 팔아넘긴 어려운 시대상을 대변하는 청조 시대에 종으로서 어떻게 살아가느냐 보다는 스스로의 인생을 살아가며 주인에게 사랑을 받는 대표적인 여성으로 표현되곤 한다. 습인의 이러한 자태는 보옥에게 거의 절대적인 행동을 자아내게 만든다.

 

소홍과 가운의 애특한 정

가씨 집안엔 무척이나 많은 형제들이 연관되어 등장한다. 가운도 그 중의 한 명인데 그의 등장은 다소 극적이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 될는지는 소홍과의 관계가 말해주지 않을까? 아름다운 여인들의 등장은 언제나 가슴을 졸이는 로맨스를 연출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 때문일 것이다. 한가지 더, 가씨 집안은 부자이지만 인근에 사는 가씨들은 부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은 언제나 일자리를 찾아 가씨 집안을 기웃거리며 특별한 행동들을 취하곤 한다.

 

조씨와 가환의 계략

3권의 클라이 막스는 조씨의 계략으로 보옥과 희봉에 귀신이 씌워 죽어 간다는 것이다. 가환은 보옥의 배다른 형제다. 조씨는 가환의 어머니로 보옥의 아버지의 첩이지만 언제나 그들에게 보옥과 희봉은 원수처럼만 느껴진다. 그리고 원한을 씌우는데….

 

불쌍한 보옥과 희봉은 사경을 헤매게 된다.

하지만 신비한 보옥의 옥과 원인 모르는 중의 출현으로 겨우 목숨을 구하게 된다. 우리의 보옥 마음씨 마는 무척이나 아름답다. 태허환경의 신선답게 언제나 인간들의 세상에서 장난을 좋아하지만 자신을 낮추고 살아간다.

 

보옥과 대옥의 알뜰살뜰한 사랑

대옥은 쓸쓸하기만 하다. 그런 대옥의 마음을 아는지 보옥은 언제나 대옥에게 장난만을 일삼는다. 알콩달콩한 그들의 사랑이 언제쯤 이루어 질는지, 홍루몽 제3권의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과 보옥의 일신의 변화로 앞 일에 대한 예측을 가능하게 만든다. 알듯 말듯한 대옥의 마음 그리고 보옥의 순수한 사랑, 이제 4권을 기다린다. 그야말로~~

 

붉은 꽃 자주꽃 한가득 피었어도

어쩌면 모두가 무너진 담장 밑 우물가에 피었나?

좋은 시절 아름다운 경치는 어느 하늘 밑에 있으며

마음을 기쁘게 하는 즐거움은 뉮 집 담안에 있는냐?

그대의 꽃 같은 모습 앞에서

세월은 물같이 흘러만 가거니

그대는 규방 속에서 홀로 슬퍼하도다

 

대옥이 이향원을 지나다 들은 이 연극대사는 나에게도 텅 하고 와닿았다. 꼭 같은 부분, " 꽃 같은 모습앞에서 세월은 물같이 흘러만 간다"는 요즘의 내 심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이 흘러만 가는 세월을 어찌할런지.....시대가 현격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같은 감정을 공감할수 있다는 것. 쓴웃음이 나면서도 인간은 별 다를 바가 없구나 싶어 혼자 싸매고 있던 우물안 개구리같은 고민에서 헤어나오려 움직일수 있었다.

 

보옥은 철 좀 드나 싶더니만, 할머니와 시녀들의 치마폭에 쌓인채 변함이 없어 나에게 실망을 안겨다 주었다.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그와 보채의 혼인. 보아하니 4권과 5권쯤엔 그들의 결혼이 (싫던 좋던간에--이미 보옥은 보채에게 마음이 열린듯 하지만)이루어질테고 대옥은 또 혼자 남겨졌다는 설움에 소매자락을 흠뻑 적시리라.

 

12권이나 되는 분량덕에 고전 특유의 쉬엄쉬엄 에돌아가는 맛이 이야기를 지루하게 만들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그건 기우에 불과했다. 1권,주인공들의 운명을 보여주는 부분에서의 꽤 많은 이야기가 벌써 다루어진듯해서 이대로 나가다간 후반기에 대체 무슨 이야기로 꾸려나갈지 벌써 걱정이 된다.

 

빨리 보옥의 성장하는 (혹은 성숙) 모습을 보고 싶은데 4권에서는 가능할런지. 다시 한 번 기대해본다. 홍루몽 3권에서는 보채와 보옥 그리고 대옥의 관계가 점점 심화된다. 대옥의 질투 많고, 어린아이 같은 성격이 드러나고, 보옥역시 아직 철 없는 아이같은 행동으로 대옥과 보옥을 늘상 다투고 토라지게 된다. 그에 반해 보채는 현명하고, 성숙하여 모든 걸 이해하려는 성품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보옥과 대옥은 서로 호감을 가지고, 좋은 관계로 발전하길 원하지만, 둘다 성격상 표현은 하지못한 채 말다툼만 반복하게 된다. 보채는 보옥과 대옥의 마음을 알고 있으므로, 둘을 연결시켜 주기 위해서 노력하게 된다.

 

또한 보옥의 시중을 드는, 습인의 보옥에 대한 마음이 강하게 나타나고, 보옥의 시중드는 시녀 중 소홍이 가운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영국부와 녕국부에 함께 살다보니, 서로 질투하고, 시기하게 되고, 젊은 남녀가 한곳에 있다보니, 사랑의 감정도 많이 생기게 된다. 또한, 3권에선 시녀들과 연극공연을 하는 배우들도 점점 나타나면서, 줄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사람이 존재하는 한 남자와 여자, 노인과 아이 이 정도만 계급으로 나뉘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현재에도 그런데, 예전엔 계급이 정말 뚜렷한 사회이다 보니, 안타까운 장면도 많이 있었다. 희봉이 점점 권력을 가지게 되면서, 질투하는 이가 나타나, 보옥과 희봉이 주술에 걸려들어서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되는 장면이라든지,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계급때문에 표현을 못하는 장면이라든지...그 시대엔 그랬을 법하지만, 읽는동안 마음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었다.

 

이번 3권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중간이 가족끼리 모여앉아 수수께끼 놀이를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젊은 여성들의 운명이 좋지 않은쪽으로 흐름을 수수께끼 문제에서 자신의 처지를 빗대어 이야기 하게된다. 이에 다른이는 모르지만, 가정만은 눈치를 채며,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

 

홍루몽에 대한 친숙도가 높아지면서, 그 뒷 내용들이 너무 궁금해지고 있다. 앞에서 살짝살짝 보여주는 뒷 내용들의 예고편이 오히려 감질맛나게 해서, 더욱 궁금해지는 듯 하다. 그림과 함께 보여지는 자세한 묘사와 섬세한 내용들이 아직도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니 작가의 비범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4권이 너무 기대 된다.

 

처음 1권과 2권을 읽었을때는 이사람이 누구였더라 누구지 하면서 계속해서 가계보를 들추고 앞장을 봤었다. 등장인물의 이름때문에 혼란을 느꼈었지만 이제 3권을 읽으니..감이 온다. 하지만 아직 헤깔리는 이들이 있다. 그래서 다들 이책을 몇번씩 읽어야된다고 하나보다.

 

희봉의 남편 가련이 희봉의 아이가 홍역에 걸려 병간호 하는 사이에 가련은 다른 여자와의 바람을 핀다. 여인네의 머리카락을 주워서 가련에게 위기를 넘기게 도와준다. 가련도 평아에게 호심을 가지지만. 희봉이 만만치 않다. 희봉이 죽자 평아는 향후에 가련의 첩으로 들어가게된다.

 

보채의 생일날 가족들은 모여서 수수께끼 놀이를 하는데 보옥의 아비 가정은 다들 어두운 내용의 수수께끼를 내는 걸 보면서 금릉십이채의 여인네들의 불길한 징조를 느끼게 된다. 또한 보옥과 희봉은 조씨부인의 사주를 받아서 큰 병에 걸리는데 보옥이 태어날때 물고 태어났다던 옥을 보여달라는 도사를 만나 옥만이 치료를 할 수 있다면 앞으로는 옥을 더럽히지 말라는 말과 함께 33일간의 치성을 드리면 낫는다고 하여 낫게된다.

 

마치 장희빈에 나오는 것처럼 짚으로 만든 인형에 바늘을 찌르는 장면이 상상되었다. 여인네의 질투와 권력과 재물을 탐하는 모습들에서 지금도 충분한데 또 남의 것을 가지려고 하는 모습들을 보니 안타까웠다.

 

 

 

금과 옥의 인연이라는 말이 있다고 하며 금을 가진 보채와 옥을 지닌 보옥의 인연을 미리 알 수 있다. 하지만 보옥은 대옥에게만 정신이 팔려있지만 대옥은 보옥의 행동이 맘에 들지 않아 자주 다툼을 한다. 사랑싸움이겠지.

 

"두 사람은 처음부터 한마음이었다. 다만 서로 부질없이 가지를 달고 잎을 붙여 놓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두개의 마음이 되고 만 것이었다. - p252

 

부부들이 싸움을 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것에 있는 것 같다. 맘은 하나인데 이것저것 다른 가지를 붙여 여러개의 마음이 서로가 싸우게 되는건 아닌지.....대옥과 보옥은 서로에게 맘은 있지만 주변에서는 보채와 보옥을 연결시키려는 맘들이 보인다. 귀비가보채와 보옥에게 같은 선물을 준 것고 그런 암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회에 보옥이 습인의 배를 차서 피를 토했다 다음회가 궁금해진다. 보옥을 좋아하는 습인이 어떻게 될지~~

 

4대 집안의 흥함은 언제까지 이어질지 또한 궁금하다. 보채의 생일등 작은 경사에도 연극단을 불러 잔치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중국사람들 또한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용이 좀 엉뚱한 거 같으면서도 읽으면 읽을수록 책의 매력에 빠진다. 다음권에는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펼쳐지겠지.........

 

만리장성과도 바꿀 수 없다는 『홍루몽』의 세 번째 이야기...

3권에서 가장 큰 이야기는 희봉과 보옥이 조씨와 마도파의 마술에 걸려든 이야기이다. 가환은 왕부인에게 놀러갔다가 보옥이 자신이 마음에 두었던 채하의 손목을 잡고 건들자 욱하는 마음이 들어 보옥의 얼굴에 촛대를 넘어트려 촛농을 부어버린다. 그 일로 왕부인과 희봉에게 꾸지람을 듣고 크게 혼이 난다. 보옥은 얼굴이 촛농 투성이가 되어 화상을 입게 된다. 가정의 첩인 조씨는 자신의 아들인 가환이 크게 혼이 난 것을 알고는 마도파에게 희봉과 보옥을 없앨 수 있는 방도를 물어본다.

 

보옥의 수양어멈이자 무당인 마도파는 조씨에게 그들을 없앨 수 있는 방도를 가르쳐 준다. 인형에 두 사람의 생년월일을 적고 각각 귀신인형 다섯 개 씩 넣어두면 저주가 걸린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효험은 바로 나타났다.

 

희봉과 보옥은 정신이 나가서 뛰어다니고 집안사람들은 사색이 되어 두 사람을 진정 시키려고 하지만 저주에 걸린 탓에 점점 병이 깊어져만 갔다. 아무도 손을 쓸 수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때 스님과 도사가 찾아와 병을 고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스님과 도사는 보옥을 세상에 태어날 수 있도록 해준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보옥이 가지고 있는 옥돌을 침대의 대들보 위에 걸어 놓으면 나을 수 있다고 말하곤 홀연히 사라진다.

 

과연 그 방법으로 희봉과 보옥은 병을 낫게 되고 가족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한편 보옥과 대옥, 보채의 사랑이야기도 슬슬 등장하기 시작했다. 보채에게는 금쇄가 있었는데 그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옥을 지니고 있는 사람과 인연이 된다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서 보옥과 보채가 운명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알고 보옥과 보채는 서로를 피하고 그것을 본 대옥은 예민하게 그것을 받아들인다. 자꾸 신경질을 부리는 대옥과 그런 대옥의 마음을 보옥은 풀어주려고 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점점 싸움만 커지게 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마음과 말이 틀리니 당연히 오해하고 싸울 수밖에... 그리고 곳곳에 가씨 집안의 여자들의 불행한 운명의 조짐이 곳곳에 보여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학창시절 배운 내용을 더듬어 보면, 한시의 서사적 흐름은 "기-승-전-결"이라는 네 가지 단계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홍루몽 역시 내용의 많은 비중이 한시를 포함하고 있고, 그래서 그런지 이야기 흐름도 그런 분위기를 따라가는게 아닐까 싶다. 이야기의 첫 단계인 "기" 단계로서 각 인물들에 대한 기본적 묘사와 더불어 이후 전체 갈등의 전제가 되는 상황들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드디어 주인공 3人의 미묘한 대립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부분이 바로 3권의 마지막 부분이다.

 

3권에는 크게 세 가지 이야기로 이루어지는데, 그 중 첫번째가 몰락한 가씨 집안의 "가운"과 가보옥의 시중을 들게 된 "소홍"의 애틋한 이야기이다. (홍루몽의 특징이.. 거의 모든 이야기가 이런 묘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다는 점이다.. )

 

두번째 이야기는 여자의 질투심,시기심과 관련된 이야기로 가정(가보옥의 아버지)의 첩인 조씨가 왕희봉과 가보옥을 저주하여 죽음에 이르게 하려는 음모와 그 음모를 해결해 주는 과정이다. 정실과 소실간의 다툼이나, 적자와 서자 사이의 갈등은 자주 접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마치 판타지 같은 이야기로 진행되는 부분에서는 약간 의아스럽기도 하다. 다른 부분들보다 급박하게(계략대로 하자마자 갑자기 사람이 반 죽음이 되고, ... ) 진행되는 탓에 전체적인 책 분위기와는 다른 느낌이 드는 부분이다.

 

마지막 세번째 부분은 드디어 나타나는 세 주인공 사이의 미묘한 감정부분이다. 홍루몽 전체 내용을 어느정도 알기에 느낄 수 있는 부분이지만, 가보옥과 임대옥 간의 감정이 이제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운명적으로 가보옥과 연관이 되었음을 알고 오히려 그것을 피하려 하는 설보채의 모습도 이후 진행 될 이야기들의 복선처럼 다가온다.

 

제 22회 때 집안 사람들이 모여 시를 짓고 가족적인 분위기를 즐기는 부분이 나온다. 그 때 가정은 이후 집안에 다가올 불길함을 느끼게 된다. 집안의 젊은이들이 모두가 불길한 주제에 관해 시를 읊었기 때문으로, 이는 이 책 전반에 흐르는 "운명론적" 사상에 딱 부합하는 부분이라 하겠다. 마치 "예전에 그랬던 것이 다 이렇게 되려고 했었나보다" 라고 이야기의 말미에 얘기하려는 듯 말이다.

 

책 읽는 중간중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주인공과 그 주변인들의 연령에 관한 문제이다. 나이가 열 두엇에서 열 대여섯에 불과한 이들의 이야기가 마치 다 큰 성인의 이야기처럼 흐를때도 있고, 어떤때는 아이들의 이야기처럼 묘사될 때도 있다.(술도 마시고, 시도 짓고, 그러다가 남녀가 서로 뒤엉켜 놀기도 하고.. ) 물론 과거에는 조혼도 흔했었고, 수명도 그리 길지 못했기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싶기도 하지만, 아무튼 읽는 내내 자꾸만 헷갈려야 했다.

 

이제 120회 중 30회가 끝나고 나머지 90회가 기다리고 있다. 전체의 1/4이 끝난 셈인데, 이제는 등장 인물들을 조금씩 구별해 나가고 있다. 이제 또 어떤 흥미로운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까.

 

습인과 보옥의 관계

보옥은 가씨 집안의 외동 아들과 같은 존재다. 대부인과 왕부인의 절대적인 신임과 사랑을 받으며 무소불위의 권위를 지니고 있으며 실질적인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그런 보옥을 그림자 같이 따라다니는 여인이 있으니 다름아닌 습인이다. 보옥보다 한 두살이 많은 것 같은데 보옥을 위하는 마음과 행동은 무척이나 섬세하고 사랑스럽다. 딸을 팔아 넘긴 어려운 시대상을 대변하는 청조 시대에 종으로서 어떻게 살아가느냐 보다는 스스로의 인생을 살아가며 주인에게 사랑을 받는 대표적인 여성으로 표현되곤 한다. 습인의 이러한 자태는 보옥에게 거의 절대적인 행동을 자아내게 만든다.

 

소홍과 가운의 애특한 정

가씨 집안엔 무척이나 많은 형제들이 연관되어 등장한다. 가운도 그 중의 한 명인데 그의 등장은 다소 극적이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 될는지는 소홍과의 관계가 말해주지 않을까? 아름다운 여인들의 등장은 언제나 가슴을 졸이는 로맨스를 연출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 때문일 것이다. 한가지 더, 가씨 집안은 부자이지만 인근에 사는 가씨들은 부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은 언제나 일자리를 찾아 가씨 집안을 기웃거리며 특별한 행동들을 취하곤 한다.

 

조씨와 가환의 계략

3권의 클라이 막스는 조씨의 계략으로 보옥과 희봉에 귀신이 씌워 죽어 간다는 것이다. 가환은 보옥의 배다른 형제다. 조씨는 가환의 어머니로 보옥의 아버지의 첩이지만 언제나 그들에게 보옥과 희봉은 원수처럼만 느껴진다. 그리고 원한을 씌우는데….불쌍한 보옥과 희봉은 사경을 헤매게 된다. 하지만 신비한 보옥의 옥과 원인 모르는 중의 출현으로 겨우 목숨을 구하게 된다.

 

우리의 보옥 마음씨 마는 무척이나 아름답다. 태허환경의 신선답게 언제나 인간들의 세상에서 장난을 좋아하지만 자신을 낮추고 살아간다.

 

보옥과 대옥의 알뜰살뜰한 사랑

대옥은 쓸쓸하기만 하다. 그런 대옥의 마음을 아는지 보옥은 언제나 대옥에게 장난만을 일삼는다. 알콩달콩한 그들의 사랑이 언제쯤 이루어 질는지, 홍루몽 제3권의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과 보옥의 일신의 변화로 앞 일에 대한 예측을 가능하게 만든다. 알듯 말듯한 대옥의 마음 그리고 보옥의 순수한 사랑, 이제 4권을 기다린다. 그야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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