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스토리] 포증 편: 제2회 端硯과 청렴한 관리
(사진설명: 포증의 동상)
제2회 端硯과 청렴한 관리
단주(端州)는 좋은 벼루가 나는 곳이다. 단주에서 나는 벼루를 말하는 단연(端硯)은 호주(湖州)에서 나는 붓을 말하는 호필(湖筆), 선성(宣城)에서 나는 종이를 말하는 선지(宣紙), 휘주(徽州)에서 나는 먹을 말하는 휘묵(徽墨)과 함께 문방사보(文房四寶)라 불린다.
당시 단주부는 해마다 황제에게 가장 좋은 벼루 100개를 공물로 바쳤다. 단주에 부임한 포증은 단주에서 단연이라는 보배가 나지만 단주 백성들의 생활은 아주 어렵고 관아의 소득도 아주 미미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포증이 부하와 백성들을 찾아 사연을 알아보는데 한 아전이 몰래 상황을 설명했다.
“단주의 지부가 공물을 빌미로 해마다 수천 개의 벼루를 징수해서는 황제에게 바치고 권세가들에게 선물로 주고 남는 벼루를 고가로 팔아 이익을 챙깁니다.”
원인을 알게 된 포증은 즉시 조정에 소를 올려 황제를 기만하고 공적인 일을 빌어 사적인 이익을 챙긴 관리를 응징할 것을 요구해서 포증 전의 단주 지부가 좌천되었다. 포증은 또 단연은 해마다 100개 만 징수하고 그 외 하나라도 더 징수해서 사적인 이익을 챙길 경우 응징하여 횡령죄로 하옥시킨다는 명령을 내렸다.
그날 저녁 포증은 마음이 복잡했다. 밤하늘의 은하수를 바라보며 포증은 자신의 사람됨과 관리로서의 준칙을 떠올리고 벽에 시 한 수를 써서 스스로를 격려했다.
단주 관저의 벽에 쓰다(書端州郡齋壁)
깨끗한 마음은 관리의 근본이오(淸心爲治本)
올바른 품행은 수신의 원칙이다(直道是身謨)
좋은 재목은 마침내 동량이 되고(秀干終成棟)
굳센 강철은 휘어지지 않는 법(精鋼不作鈎)
곳집이 가득하면 쥐와 참새가 기뻐하고(倉充鼠雀喜)
풀이 없으면 토끼와 여우가 근심하리(草盡兎狐愁)
선현께서 가르침을 남기셨으니(史冊有遺訓)
후인에게 부끄러움 남길 짓 하지 말라(毋貽來者羞)
이 시는 관리로서의 품행에 대한 포증의 견해이자 관리로서 지키려는 포증의 원칙을 잘 보여준다.
포증이 솔선수범해서 밝은 행정을 한 덕분에 단주의 보배인 단연은 더는 단주 백성들의 부담이 되지 않았고 단주의 백성들도 점점 허리를 펴게 되었다.
포증이 임기를 마치고 경성으로 돌아가는 날 단주의 백성들은 너도나도 서강(西江) 나루터에 나와 눈물을 머금고 포증을 배웅했다. 인산인해를 이룬 백성들은 포증이 탄 배가 일엽편주가 되어 저 멀리 강 굽이를 돌아설 때까지 나루터를 떠나지 않았다.
포증이 탄 관선이 단주에서 멀지 않은 영양협(羚羊峽)에 이르자 갑자기 못된 용이 소란을 일으키듯 광풍이 불어오고 수면에 큰 물결이 일어 배가 심하게 흔들렸다. 포증이 깜짝 놀라 생각했다.
“나는 청렴한 관리가 되어 한 지역 백성들을 위해 좋은 일을 했는데 왜서 출발하자 강물이 이토록 소동을 부리는가? 혹시 이 배에 장물이 있어서 하늘이 노한 걸까?”
이렇게 생각한 포증은 즉시 짐을 샅샅이 뒤지게 했다. 아니나 다를까 포증이 단주의 아무런 토산품도 가지고 가지 않는 것을 보고 한 아전이 미안한 마음에 포증에게 선물하고자 단연 하나를 몰래 배에 실었던 것이다. 천으로 감싼 그 단연을 본 포증의 얼굴에 먹구름이 끼어 진짜 흑검포공(黑脸包公)이 되었다.
“청렴한 관리가 되고자 공과 사를 분명하게 하고 공적인 것이라면 하나도 사적으로 챙기지 않아 관청에서 쓰던 단연도 관가에 남기고 왔는데 이 단연이 이유 없이 날아와 나의 명성을 더럽히는구나. 참으로 화가 나도다!”
이렇게 생각한 포증은 단연을 감싼 천을 벗겼다. 그러자 그 천은 광풍에 휙 날려서 강물에 떨어졌다. 포증은 또 단연을 집어서 저 멀리 물결치는 강물 속에 던졌다. 그러자 수면은 금방 조용해지고 광풍도 멈췄으며 포증의 얼굴에 낀 먹구름도 서서히 사라졌다.
포증이 강물에 던진 그 단연은 후에 강심의 모래톱으로 변해 사람들은 그 모래톱을 연주(硯洲)라 부르고 그 천은 백사장이 되어 사람들은 그 백사장을 황포(黃布) 백사장이라 불렀다고 전해진다. 또 사람들은 ‘포공이 벼루를 던져 모래톱을 만들었다’는 아름다운 전설을 전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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