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명인 비하인드 스토리] 누조 편 2, 리더의 능력
(사진설명: 누조 문화원)
2. 리더의 능력
하늘은 구천(九天)의 누각이 보일 정도로 씻은 듯 맑았고 푸른 하늘 아래 서릉의 벌판에는 녹음이 설렜다. 봄바람이 산들 산들 불어오고 끝없이 펼쳐진 뽕나무 밭에서는 푸른 가지가 바람에 한들거리고 있었다.
서릉씨는 부락의 처녀들을 데리고 뽕나무 잎을 땄다. 무성한 뽕나무 숲에서 땀을 흘리며 뽕나무 잎을 따는 처녀들을 바라보며 서릉씨는 “뽕나무 잎을 따지 말고 뽕나무 숲에 누에를 직접 키울 수는 없을까”하고 생각했다.
결정을 하면 바로 행동하는 것이 서릉씨의 성격이었다. 그녀는 즉시 두 처녀에게 집에 가서 누에를 가져다 무성한 뽕나무 밭에 풀어두라고 시켰다. 그런데 하얀 누에가 뽕나무에 오르자 어디서 날아왔는지 새들이 날아와 한 입에 누에를 삼키는 것이었다. 급해 난 서릉씨가 달려가자 새들은 우르르 날아갔다. “새는 사람을 무서워하니 짚으로 허수아비를 만들어 뽕나무 숲에 세우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 서릉씨는 즉시 짚으로 사람의 모양을 만든 다음 머리에 검정색의 비단으로 모자를 만들어 씌우고 하얀 비단으로 옷 소매를 만들어 달았다. 허수아비의 긴 옷 소매가 바람에 날려 마치 진짜 사람이 뽕나무 숲에서 손은 흔드는 것처럼 보여 누에를 먹으려는 새들이 더는 다가오지 못했다.
서릉씨가 누에를 먹는 새를 좇으니 이번에는 또 쥐가 누에를 잡아 먹었다. 그 때는 아직 세상에 쥐를 잡아 먹는 고양이가 없었고 쥐의 천적은 뱀이었다. 서릉씨는 또 호루라기 소리를 알아 듣는 뱀을 키워 쥐를 좇아냈다.
서릉씨가 양잠으로 눈코 뜰 사이 없이 보내는데 양부인 서릉부락의 두령이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 아비가 늙어서 우리 휘하에 찾아 든 작은 부락들을 관리하지 못하겠구나. 그들은 사냥터를 빼앗기 위해 싸우지 않으면 뽕나무 밭을 다투느라 정신이 없구나. 네가 어떻게 방법을 대서 문제를 좀 해결하거라.”
양부가 낸 숙제를 풀 생각에 골몰한 서릉씨는 목적 없이 걷다가 청룡산(靑龍山) 기슭의 복숭아 밭에 이르렀다. 머리 속이 온통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관리할 것인지 하는 생각으로 가득 찬 서릉씨는 걷다가 복숭아 나무에 머리를 부딪쳤다. 나무에 가득 열린 붉은 복숭아를 바라보던 서릉씨가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오른듯 밝은 표정으로 집으로 달려갔다.
과거 과학기술지식을 전혀 모르던 사람들은 비 내리는 날 번개가 치고 우레가 우는 원리를 몰랐다. 그들은 뱀 모양의 번개가 하늘을 가르고 이어 대지를 진동하는 우레가 울면 천신(天神)이 노해서 비를 내려 자신들을 벌한다고 여겼고 번개를 용(龍)이라 불렀다. 그리하여 가뭄이 들면 그들은 길게 줄지어 용춤을 추면서 비를 내려달라고 하늘에 기원했다. 서릉씨는 이 풍속을 이용하기로 마음 먹었던 것이다.
작은 부락의 두령들이 모였다. 서릉씨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지금 복숭아는 익었으나 금방 심은 콩이 하늘이 비를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용춤을 추지 않고 복숭아 용춤을 추겠습니다.”
그리고는 곁에 있던 청년들에게 춤을 추라고 말했다. 7명의 청년이 손에 비단으로 만든 복숭아를 들고 길게 줄지어 춤을 추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휘하는 사람이 없는 원인으로 청년들의 스텝이 맞지 않았고 동작도 제 각각이어서 꼴이 말이 아니었다. 곁에서 보던 두령들이 한 마디씩 했다.
“난장판이로군, 이게 무슨 복숭아 용춤인가? 마귀들의 장난이지.”
그 모든 것을 지켜보던 서릉씨가 외쳤다.
“그만!”
그리고 7명의 댄서들에게 말했다.
“나를 따라 하라. 개시!”
7명의 댄서는 서릉씨의 뒤에 서서 서릉씨가 하는 대로 따라 스텝과 동작을 일치하게 하며 노동의 어려움과 풍작의 즐거움을 표현했다. 그것을 본 두령들은 복숭아를 먹는 것 조차 잊고 춤을 구경하면서 연신 머리를 끄덕였다.
춤이 끝나자 서릉씨가 입을 열었다.
“여러분 다 보셨지요? 무슨 일이든 지휘를 따르지 않으면 엉망이 됩니다. 여러분들은 서릉부락을 앙모하여 찾아와 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릉부락 두령의 지휘를 듣지 않고 사적인 이익을 위해 서로 다투니 이렇게 할 바에는 차라리 여러분들의 산굴로 돌아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두령들이 이구동성으로 답했다.
“알겠네. 우리 이제부터 그대의 지휘를 듣겠네.”
마음이 하나 되면 태산도 옮긴다. 서릉부락의 작은 두령들은 별이 달을 에워싸듯 큰 두령을 중심으로 단합했고 그로부터 서릉부락은 전에 없이 번창해졌으며 서릉씨의 미명도 더 멀리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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