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스토리] 편작 편-제1회: 절묘한 망진(望診)
(사진설명: 편작의 소조상)
전설의 명의 편작
그가 창설한 ‘망(望) 문(聞) 문(問) 절(切)’네 가지 진단법은 중국의 임상 진단과 치료 방법의 기반이 되었으며 그로 인해 그는 중국 전통의학과 중의(中醫)이론의 창시자로 인정된다. 그가 바로 전설의 명의 편작(扁鵲)이다.
중의사는 진맥을 통해 질병을 진단한다. 진맥을 통해 질병의 상황을 알고 심지어 여인의 임신여부도 파악한다. 외국인들이 보기에 불가사의한 중국인들 고유의 이 진맥법을 시작한 사람도 바로 편작이다.
편작은 높은 의술로 여러가지 질병을 치료하여 신의(神醫)로 불렸으며 전국(戰國)시기 여러 나라들을 돌아다니며 많은 사람들을 구했다. 그가 창조한 중국의 의학문명은 수천년 동안 지속되며 오늘날도 중국인들의 건강을 지키고 있다.
전설의 명의 편작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아보자.
제1회 절묘한 망진(望診)
산동(山東)에서 한(漢)나라 때의 벽화가 출토되었는데 그림 속에서 진맥을 하는 편작은 사람의 손과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으나 몸은 긴 꼬리를 가진 까치의 형상으로 그려져 있었다. 이 벽화는 오늘날도 산동 곡부(曲阜)의 공묘(孔廟)에 소장되어 있다. 이 벽화는 전설 속 황제(黄帝)시대의 신비로운 명의인 편작이 무슨 질병이든지 모두 치료해주어 까치처럼 사람들에게 희소식을 알려준다고 해서 편작이라 불리게 됨을 말해준다.
전국(戰國) 초반에 이르러 발해군(渤海郡)에서 진월인(秦越人)이라 불리는 명의가 났다. 진월인의 의술이 하도 신묘해서 사람들은 편작이 다시 태어난 것이라고 여겨 그를 편작이라 불렀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자 오히려 진월인이라는 그의 본명을 기억하는 사람이 없고 사람들을 모두 그를 편작이라 부르게 되었다.
명의에게는 항상 신비로운 전설이 따르기 마련이다. <사기(史記)>에는 이런 기록이 남아 있다. 편작이 젊었을 때 장상군(長桑君)이라는 기인(奇人)을 만났다. 장상군은 편작에게 약 한 봉지를 주면서 상지수(上池水)로 복용하라고 말했다. 편작이 이슬을 받아 약을 복용하자 담을 뚫고 담장 안에 있는 사람을 보는 기이한 투시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로부터 편작은 사람의 오장육부를 훤히 들여다보아 질병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 다 꿰뚫어 보았다는 것이다. 우선 정확하게 진단해야 정확하게 치료할 수 있게 된다. 편작은 질병의 근원을 정확하게 알았기 때문에 항상 정확한 치료방법으로 질병의 뿌리를 뽑았다.
전설은 전설이다. 사실 이 전설은 편작이 환자의 내장을 눈으로 보 듯 정확하게 질병을 진단함을 설명한다. 편작의 망진(望診)이 최고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편작의 높은 망진술을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바로 <편작이 채환공(蔡桓公)을 만나다>이다.
하루는 편작이 채환공을 만났는데 한동안 환공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대왕의 피부에 작은 병이 들어서 지금 치료하지 않으시면 병세가 심각해질 것입니다.”
채환공이 말했다.
“나는 병이 없다.”
열흘이 지나 편작이 다시 채환공을 찾아와 말했다.
“병이 살속에까지 퍼져 서둘러 치료하지 않으시면 더 심각해질 것입니다.”
이번에도 채환공은 편작의 말을 무시했다.
또 열흘이 지나 편작이 다시 찾아왔다.
“질병이 위장에까지 다다랐으니 제때 치료하지 않으시면 위험해질 것입니다.”
채환공은 언짢은 얼굴로 이번에도 편작의 말을 무시했다.
또 열흘이 지나 편작은 채환공을 만나러 왔다가 멀리서 환공을 힐끗 쳐다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급히 돌아서 나갔다. 의아한 환공이 사람을 보내 그 연유를 물었다. 편작이 대답했다.
“피부에 병이 있을 때는 찜질로 치료하면 되고, 살 속에 있는 병은 침구로 치료하며, 위장에 병이 들면 약으로 치료할 수 있으나 병이 골수에 파고들면 더는 치료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로부터 닷새 후 통증을 느낀 채환공이 편작을 찾았으나 편작은 벌써 다른 나라로 간 뒤였고 환공은 결국 죽고 말았다는 것이다.
환자의 안색을 살피는 망(望)진과 환자의 병세를 듣는 문(聞)진, 환자의 병증을 질문하는 문(問)진, 맥을 보는 절(切), 즉 진맥은 중의사의 주요한 네 가지 진단방법이다. 편작의 망진술도 고명하지만 진맥술은 편작의 일대 발명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더욱 절묘했다.
편작은 세상을 떠돌며 질병을 치료하고 환자를 구했다. 한 번은 편작이 진(晉)나라에 이르렀는데 조(趙)씨 가문의 가신인 동안어(董安於)가 편작을 불렀다. 조씨는 당시 진나라의 권신이자 후에 진나라를 삼분하고 조나라를 세운 조양자(趙襄子)의 부친 조간자(趙簡子)를 말한다. 동안어가 편작에게 말했다.
“조간자 대인이 과로로 갑자기 인사불성이 되어 온 가문이 불안에 떨고 태의(太醫)도 속수무책입니다. 신의께서 진단을 잘 하신다 들었는데 조대인께서 무슨 질환을 앓는지 진료해주시겠습니까?”
편작이 조간자의 맥을 짚어본 후 집사에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백 년여 전 진목공(秦穆公)도 이렇게 7일동안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스스로 깨어났습니다. 조대인은 맥이 정상이고 몸에 질환도 없습니다. 3일후면 자연스럽게 깨어날 것입니다. 아마도 진목공처럼 하늘나라에 한 번 다녀오는 듯합니다.”
조씨가문의 사람들은 반신반의하면서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사흘이 지나자 과연 조간자가 깨어나더니 긴 잠을 잔 듯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하늘나라를 여행하고 선악(仙樂)도 들었다.”
동안어가 편작의 말을 전하자 조간자는 편작을 신인(神人)이라고 여겨 그에게 많은 땅을 내렸다.
먹고 살 걱정이 없어진 뒤에도 편작은 여전히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자신의 의술로 사람들의 생명을 구했다.
편작이 발명한 진맥은 의사가 환자의 맥박이 뛰는 상황을 통해 질병에 걸렸는지 여부와 어디에 문제가 생겼는지를 진단하는 중국 고유의 과학이다. 문외한이 보기에 특히 외국인의 눈에서 중의의 진맥은 신비로움의 극치를 자랑한다. 그들은 맥박을 통해 환자의 어느 내장에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심지어 여인의 임신 여부까지 판단한다고 하니 너무 현묘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맥은 엄연히 학문이고 편작은 중의 진맥과학의 창시자이다. 진맥을 통해 질병을 진단하는 것은 중국의 의료문명에 대한 편작의 가장 큰 기여이다.
'逸話傳---人物傳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하인드 스토리] 편작 편-제3회: 정확한 진맥(診脈) (0) | 2024.03.02 |
---|---|
[비하인드 스토리] 편작 편-제2회: 감탄을 자아내는 문진(問診) (0) | 2024.03.02 |
[비하인드 스토리] 묵자 편-제4회: 죽음, 그리고 겸애와 비공 (0) | 2024.03.02 |
[비하인드 스토리] 묵자 편-제3회: 묵가, 그리고 유가와의 설전 (0) | 2024.03.02 |
[비하인드 스토리] 묵자 편-제2회: 염색, 그리고 인간의 영향력 (0) | 2024.03.0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