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스토리] 손빈 편-제4회: ‘손빈병법’, 유종의 미
제4회 ‘손빈병법’, 유종의 미
마릉전투를 통해 제나라는 널리 명성을 떨치고 위나라는 그로부터 주저앉아 다시는 궐기하지 못했으며 손빈은 더욱 청사에 길이 이름을 남겼다.
제선왕은 전기를 상국(相國)으로 하고 전영을 장군으로 봉했다. 선왕은 또 손빈에게 큰 읍을 상으로 내리겠다고 했다. 그러자 손빈이 말했다.
“폐인으로서 소인은 왕의 큰 은혜를 받음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제 왕의 은혜에도 보답하고 소인의 원수도 갚았으니 소원을 모두 이루었습니다. 이제 남은 소망은 은퇴해서 여생을 보내는 것입니다.”
선왕은 손빈의 뜻이 강한 것을 보고 억지로 만류하지 않고 석려산(石閭山)을 하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선왕은 문인을 중용해 당시의 대학교 격인 직하학궁(稷下學宮)의 76명 변사(辯士)를 전부 대부(大夫)로 봉하고 매일 조정에서 웅변을 펼쳤다. 관원들이 모두 말만 하고 실제적인 일을 하지 않는 것을 본 전기는 마음이 답답해서 손빈과 이야기를 나누며 갑갑증을 풀려고 석려산에 올랐다. 하지만 석려산 곳곳을 다 찾았으나 손빈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아 전기는 낙담해서 산을 내렸고 곧 마음의 병을 얻어 유명을 달리했다.
사실 손빈은 석려산에 오른 것이 아니라 진강(鎭江)으로 갔다, 손빈은 스스로 병법에 정통하고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고 여겼으나 소인배의 꾀에 넘어가 빈형을 당해 장애인이 되는 치욕을 당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손빈은 이제 원수를 다 갚아 이 세상에 더 살 이유가 없어졌으나 <병서> 때문에 치욕을 참고 살아 남기로 한 것이다. 그는 누구도 자신을 찾지 못하는 곳에 은거해서 저술에 몰두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손빈은 위나라에서 미친 척할 때 자신을 도와준 그 여인을 잊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 은인을 찾아서 함께 여생을 보내야 하겠다고 생각한 손빈은 사람을 위나라에 보내 그 은인을 모셔왔다.
손빈은 그 여인과 부부의 연을 맺은 후 부인의 고향이 진강인줄 알고 그 곳이야말로 누구도 자신을 알지 못하는 좋은 곳이라고 느껴 진강에서 남은 생을 보내기로 한 것이다.
손빈 내외는 몰래 진강에 이르러 이름도 감추고 세상사도 묻지 않고 시골에서 검소하고 편안하게 살며 아름다운 삶의 황혼을 보냈다.
손빈은 궁극적으로 진강에서 군사학의 거작인 <손빈병법>을 완성하고 천수를 누렸다. 이는 손빈의 무덤이 고향인 산동이 아니라 진강에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번역/편집: 이선옥 Korean@cri.com.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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