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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31일 개통하는 동해선 철도의 모습. 터널이 워낙 많아서 동해를 바라보며 달리는 구간이 기대보다 길지는 않지만 7번 국도보다 바다에서 더 바짝 붙어 달리는 낭만적인 구간도 있다.
■ 박경일기자의 여행 - ‘동해선’ 따라 바다기행
삼척~포항 166.3㎞ 구간 연결
16년 공사끝 동해선 전체 완공
차로 이동할 때보다 75분 단축
교통오지 포구들 새로운 전기
올 12월31일 열차 개통일 결정
교통체증 걱정없이 해맞이 가능
북적이는 강원 일출 명소 대신
무인역 인근 바다서 감상 추천
삼척역엔 오전만 여는 ‘번개시장’
오징어·아귀 등 겨울 별미 가득
카페·펜션 넘치는 해안과 달리
자연 그대로 근사한 경관 펼쳐져
기성역 가까운 봉산리 사이 바다
동해선 전체 구간중 ‘최고 절경’
후포항까지 20㎞거리 해파랑길
5시간 걸으며 몸도 마음도 힐링
포항·영덕·울진·삼척=글·사진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
동해안의 고즈넉한 포구까지 기차를 타고 갈 수 있게 된다면, 바다를 여행하는 방식은 어떻게 달라지게 될까. 동해안을 끼고 달리는 동해선 열차 개통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동해선 개통은 강원 강릉에서 부산 부전역까지 동해 축을 잇는 철도망의 완성을 의미한다. 동해선 개통은 동해안 여행에 적잖은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강릉, 속초, 양양 등 강원권 지역에 집중되던 관광객이 경북 동해안 일대로 확산하게 될 것이고, 기차가 지나가는 경북 동해안 일대의 작은 포구들도 명소로 거듭나게 된다. 기차선로나 고속도로가 없어 ‘교통오지’로 꼽혀왔던 경북 울진은 동해선 개통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이고, 소요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차로 2시간 10분이 걸리는 포항에서 삼척 구간을, 동해선 열차는 절반 이상 단축된 55분에 달린다. 여행 소비자 입장에서 최대 혜택을 받는 건 부산과 대구 시민이다. 부산 부전역이나 동대구역에서 기차를 타고 단번에 포항∼영덕∼울진을 거쳐 강릉까지 올라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서울에서 갈아타지 않고 울진까지 직결하는 열차 운행계획은 아쉽게도 아직 없긴 하지만, 동해선 개통은 동해안 여행의 혁명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새 노선’에 대한 설레는 마음으로 곧 개통할 동해선 노선을 따라 새로 생긴 역과 주변 관광지를 미리 둘러보고 왔다.
# 동해안, 하나의 기찻길로 이어지다
올 한 해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에 ‘동해선’ 열차가 개통한다. 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른 동해선은 강원 삼척에서 부산의 부전역까지 노선을 말한다. 한반도의 등지느러미 같은 동해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철도 노선이다. 그렇다고 동해선 열차가 삼척역에서 부전역까지 다닌다는 건 아니다. 삼척역 북쪽 동해역까지는 기왕에 삼척선 노선이 있고, 동해역에서 더 북쪽 강릉역까지는 영동선 노선이 있어 동해선 열차는 강릉역과 부전역 사이의 긴 구간을 운행하게 된다.
이번 동해선 열차 개통은, 그동안 기찻길이 아예 없던 삼척에서 포항까지 166.3㎞ 구간에다 철로를 놓으면서 이뤄진 것이다. 장장 16년이 걸린 동해선 공사는 2단계에 걸쳐 진행됐다. 시작은 남쪽부터였다. 경북 영덕에서 포항에 이르는, 동해선 아랫도리 부분의 1단계 공사는 2008년 시작해 10년 만인 2018년 1월 완공돼 곧바로 영덕∼포항 구간에 열차가 투입됐다. 이어 2단계 공사 노선이 올 연말에 완공하는 동해선의 윗도리인 강원 삼척에서 경북 영덕까지 구간이다. 6년에 걸친 2단계 공사까지 마무리됨으로써, 동해안을 하나의 기찻길로 잇는 역사는 비로소 완성됐다.
동해선 운행을 앞두고 완공된 동해선 구간은 삼척∼영덕 사이. 하지만 영덕을 넘어 포항까지 이어지는 긴 구간의 개통이라고도 할 수 있다. 먼저 완공한 영덕∼포항 구간 열차 운행이 1년 동안 중단돼왔기 때문이다. 이 구간에 낡은 무궁화호 디젤동차를 투입하면서 안전 문제가 불거졌는데, 다른 차량을 투입할 여력이 없던 철도공사는 지난해 말 ‘열차운행 중단’ 결정을 내렸다. 중단 시한은 ‘동해선 전 구간 개통 시까지’였다. 그러니까 삼척∼영덕 구간 건설이 마무리되면서, 운행이 중단됐던 영덕에서 포항까지 구간도 운행을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러니 이번 동해선 철도가 개통하면 삼척에서 포항까지, 더 길게는 강릉에서 부산까지 동해선 전 구간 운행이 비로소 시작되는 셈이다.
사실 동해선 전체의 노선 공사를 처음 계획했던 건, 한참 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해안을 열차로 잇겠다는 건 오래된 꿈이었다. 동해선 공사를 처음 시작했던 건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였다. 그게 1920년 무렵이었으니까, 그때까지로 깃발을 세운다면 동해선은 100년여의 세월을 넘어 완공된 것이다. ‘근대’에서 시작한 일이 ‘현대’에서 마무리된 셈이다.
동해선 고래불역에서 가까운 고래불해수욕장의 조형물.
# 동해선 개통일은 왜 12월 31일일까
동해선 열차의 개통일은 한 해의 마지막 날인 오는 12월 31일로 잠정 결정됐다. 대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필시 해맞이 여행 수요를 겨냥한 전략이겠다. 새해 첫 일출을 보러 동해안에 인파가 몰리는 날에 딱 맞춰 동해선을 개통한다면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 있었으리라.
신년 일출 여행은 엄두를 내기 쉽지 않다. 먼저 교통체증. 해맞이 명소는 대부분 동해안이라 제야에는 이곳으로 향하는 모든 도로가 북새통을 이루게 마련이다. 지금도 강릉까지는 열차로 갈 수 있지만, 이런 곳들은 어김없이 인파로 가득 찬다. 일출 시간을 맞추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늦게 도착하면 낭패인 건 말할 것도 없고, 일찍 도착해도 해 뜨길 기다리며 추위에 떨어야 한다.
일출 여행의 이런 몇 가지 불편을 동해선 열차는 단번에 해소한다. 우선 열차를 타면 교통체증을 걱정할 이유가 없다. 동해선 열차가 바다에 딱 붙어서 가는 건 아니지만, 해변과 가까운 기차역이 많다. 잘 알려진 해변은 아니지만, 차분하게 새해를 맞이하는 여행이라면, 가족과 함께 가는 일출 여행이라면, 북적이는 관광지보다 호젓한 무인역 주변의 바다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 동쪽 바다에서 해가 뜨지 않는 곳은 없을 거고, 바다만 가깝다면 그게 어디든 상관없을 테니까.
열차의 특성 중 하나는 ‘정시성(定時性)’이다. 해 뜨는 시간에 딱 맞춰 도착하는 열차표를 사면 일찍 가서 기다리거나 늦은 도착에 조바심치지 않고도 해돋이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동해선 개통이 만들어 낼 여행의 가장 극적인 장면은, 한 해의 마지막 날 동해로 떠나는 일출 여행이 아닐까. 오는 12월 31일로 예정된 동해선 철도 개통일이 그 첫 번째 여정이 된다.
경북 울진 후포항 포구에서 상인들이 좌판을 깔고 생선을 말리고 있다.
# 바다보다 터널이 더 많은 이유
개통을 앞둔 동해선에 대한 가장 많은 오해는 이런 것이다. 동해선이라니까, 기찻길이 줄곧 동해의 그림 같은 해안선을 끼고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해저터널이라면 ‘차창 밖으로 물고기가 보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오해와 비슷하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동해선에서 가장 많이 보게 되는 건 ‘바다’가 아니라 ‘터널’이다. 바다에 딱 붙여서 철로를 놓지 못하고 땅속으로 들어간 건 막대한 토지 보상금 때문이다.
‘기차 타고 바다를 보는 여행’의 낭만이야 훌륭하지만, 바다 가까이 철로를 놓기 위해서는 값비싼 해안가 토지를 확보해야 한다. 그럴 경우, 철로 건설비용보다 보상금이 더 많을 수 있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것이다. 토지 보상문제뿐 아니다. 공사나 운행과정에서 소음과 진동 등에 따른 민원까지 감수해야 한다. 동해선에 바다와 멀어지는 철로 구간이 적잖은 것이나, 터널 구간이 많을 수밖에 없는 건 그래서다.
그래도 탁 트인 동해를 스치듯 지나가는 동해선 구간이 없는 건 아니다. 터널을 들고 날 때마다 바다 경관이 차창 밖으로 펼쳐진다. 특히 경북 북부지역을 지날 때는 동해선 철로는 고가도로처럼 높아졌다. 선로의 고도가 높으니 바닷가에서 좀 떨어진 구간을 달리더라도 열차 안에서 바다를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다. 해안가를 스치듯 지나면서 감상하는 차창 밖의 바다 풍경이 더 좋은 거야 말할 나위 없지만, 뒤로 물러나서 높은 자리에서 내려다보는 바다 풍경은 그것 나름의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완공된 동해선 구간의 모든 역을 다 둘러봤다. 그중에서 눈길을 끄는 역만 꼽아보자. 먼저 삼척역 얘기부터. 삼척역은 과거 삼척선의 종착역이었으며, 강릉∼삼척 구간을 운행하던 ‘바다 열차’의 종착역이기도 했다. 바다 열차 운행이 중단된 뒤로는 간혹 화물열차만 통과하던 쇠락한 작은 역이었다. 그러던 것이 이제 동해선의 주요 역이 됐다. 동해선을 운행하는 열차의 출발역이자 종착역은, 승객의 편의를 위해 북쪽 강릉역으로 올라갔지만 국토부 고시상의 ‘동해선의 시종점(始終點)’은 엄연히 삼척역이다.
# 삼척 번개시장, 기대로 부풀다
삼척역은 오십천 건너 삼척 시내 외곽에 있다. 도시의 중심이 된 다른 역과는 사뭇 다르다. 그건 삼척선이 여객 철도가 아니라 시멘트를 실어나르던 산업철도였기 때문이다. 새로 지은 삼척역도 등 뒤로 거대한 배경처럼 시멘트 공장이 있다. 삼척역 앞에는 번개시장이 있다. 오전 5시부터 오전 10시까지 번쩍 문을 열었다가 닫는 시장이라, 번개시장이다. 시장의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오래된 노포부터 호떡이며 어묵 등을 파는 노점, 뜨끈한 생선조림이나 찌개를 내는 허름한 식당까지 골고루 구색을 갖췄다. 작은 시장에서 수산물도 팔고, 채소며 잡곡, 과일까지 판다.
번개시장에서 인기 있는 건 뭐니 뭐니 해도 수산물이다. 오징어회나 가자미회 혹은 대구나 아귀를 사러 온 주민들로 시장은 제법 붐빈다. 이곳의 물가는 관광지 수준과는 사뭇 다르다. 1만 원짜리 두어 장이면 실하게 잘 떠놓은 회 한 접시를 살 수 있다. 그 정도 값에 고만고만한 크기의 대구는 말 그대로 ‘한 바구니’를 준다. 거래되는 수산물이 싱싱한 건 말할 것도 없다.
과거에는 현지 주민들만 드나들던 시장이었는데, 소문이 나면서 요즘은 관광객도 하나둘 찾아오기 시작했다. 동해선 개통을 앞두고는 듬성듬성하던 번개시장 골목에 점포가 눈에 띄게 늘었고, 좌판 위에 올린 산물도 풍성해졌다. 마침 동해선이 개통하는 겨울은, 바다의 먹거리가 가장 좋은 시기다.
삼척역에서 동해선 선로는 곧바로 터널로 빨려 들어간다. 터널을 나오면 이내 근덕역이다. 바다는 가깝지만, 기찻길 바로 뒤쪽으로 7번 국도가 지나가는 바람에 낭만적이라기보다는 어수선한 느낌이 더 강하다. 인근에 초곡해수욕장과 원평해수욕장이 있다지만, 주변에 변변한 마을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역은 규모가 작다. 무인역으로 운영될 예정이라는데, 듣기로는 철도공사가 추정한 하루 평균 근덕역 이용승객 수가 7∼8명이란다. 아직 다 확정된 건 아니지만, 동해선 구간에는 문을 열자마자 무인으로 운영하는 역사가 이곳 말고도 네댓 곳이 더 있다.
무인역사가 있는 바다는 카페와 펜션이 점령하다시피 한 강릉이나 속초의 바다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주변 풍경은 한마디로 ‘어제의 속초’다. 20∼30년 전쯤의 속초 풍경을 연상하게 한다는 얘기다. 도의 경계를 넘어 경북지역으로 내려가면 시계태엽은 더 뒤로 감긴다. 더 없이 근사한 바다 경관이 펼쳐지는 자리가 아무렇지 않게 비어 있는 걸 보면, 내 것이 아닌데도 ‘정말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경북 울진 죽변항 인근 해안에서 운행하는 죽변해안스카이레일.
# 동해선 최고의 바다…울진 봉산리
동해선 전 구간을 통틀어 기차를 타고 갈 수 있는 가장 근사한 바다 딱 한 곳만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꺼내놓을 수 있는 곳이 ‘경북 울진의 봉산1리와 2리 사이의 바다’다. 여기는 이름난 관광명소도, 해수욕장도 아니다. 그냥 작은 어촌 마을을 따라 길게 백사장이 이어져 있다. 백사장을 끼고 도로가 나 있지만, 바쁜 차들은 바다와 멀어진 7번 국도를 따라 다 가버렸으니, 마을과 바다 사이로 난 길은 늘 비어있다시피 하다. 그 비어있는 해안 길이 걷기에 더없이 좋다. 흠이 있다면 차 없이 봉산1리까지 가는 게 불편하다는 것. 동해선 기성역에서 기차에서 내려서 봉산리까지 이동하기 녹록하지 않다. 차로는 3분 거리인데, 긴 언덕의 지루한 포장도로를 걸어 넘으면 30분쯤이 소요된다. 그걸 참아낸다면 그다음부터는 훌륭한 바다 경관을 즐기며 걸을 수 있는 길 위에 설 수 있다.
봉산1리에서는 백사장을 끼고 이어진 도로를 따라 봉산2리를 거쳐 구산해수욕장, 월송정까지 내처 걸을 수 있다. 길이 편안해 마음보다 몸이 먼저 나아가는 길이다. 이 길 대부분은 ‘해파랑길 24코스’와 딱 겹쳐진다. 월송정에서 남쪽으로 더 내려가면 후포항에 닿는다. 기성역에서 후포항까지 거리는 20㎞ 남짓. 걷는 시간만 5시간 이상이니 꼬박 하루를 투자해야 하는 코스다.
그 길을 걷다가 깨달은 건, 동해선 열차가 해파랑길을 걷기에 최적의 교통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해파랑길을 걸으려면 출발지점과 도착지점의 교통수단을 물색하는 게 쉽지 않다. 버스가 드물게 있다 해도 정시운행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동해선 열차를 이용한다면 이런 문제는 없다. 타고 걷는 법은 더없이 간단하다. 역에서 내려서 다음 역까지 해파랑길을 걷고, 도착지점에서 다시 정시에 도착하는 열차를 타면 된다.
기차역과 역 사이의 거리가 일정하지 않아 구간별로 차근차근 해파랑길을 주파하는 중이라면 그다지 쓸모가 없지만, 해파랑길의 하이라이트 구간만 걸어보기로 했다면 동해선 열차만큼 좋은 교통수단이 없다. 기성역에서 내려 후포역까지 해안선을 따라가는 해파랑길 24코스도 좋지만, 기차역과의 연결성을 고려한다면 동해선 후포역에서 고래불역까지 10㎞를 걸어보길 추천한다. 눈부시게 푸른 울진의 바다를 끼고 이어지는 이 길은 ‘해파랑길 23코스’와 정확히 겹쳐진다.
동해선의 역 중에서 가장 가까운 바다 가운데 하나인 장사해수욕장의 모습. 백사장의 배는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이다.
# 바다와 가장 가깝다…장사역·월포역
동해선의 기차역 중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역은 경북 영덕의 장사역과 경북 포항의 월포역이다. 가깝기도 하거니와, 역을 나오자마자 바다로 이어지는 직선길이 놓여 있어 해안 접근성도 뛰어나다. 장사역은 바다까지 거리가 500m 남짓으로 걸어서 10분 거리. 월포역은 이보다 더 가까워서 420m에 7분이 소요된다. 두 곳 모두 단정한 어촌마을의 분위기와 바다의 정취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장사역에서 가까운 장사해수욕장에는 장사상륙작전 기념공원과 전승기념관이 있다. 장사상륙작전은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 양동작전으로 펼쳐진 학도병의 기습적 상륙작전이었다. 작전에 참여한 대원 대부분은 고교생 신분의 학도병. 이들은 상륙함 문산호를 타고 장사 해안에 상륙한 뒤 적군의 보급로를 차단하고 2개 연대의 적군과 전차를 영덕 방면으로 유인했다. 적의 관심이 온통 동해안의 기습적 상륙작전에 쏠린 사이에, 이튿날 서해에서 감행된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은 대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당시 상륙함 문산호를 재현해 만든 전승기념관은 상륙작전 당시의 기록을 전시하고 학도병의 희생을 기리는 공간이다. 상륙작전에 참여했던 학도병을 포함한 독립유격대 772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바닥에 새겨놓은 추모공간에 들어서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포항에서 가까운 월포에는 월포해수욕장이 있다. 주변 주택가는 좀 누추한 소읍의 분위기지만 해안가에는 드문드문 펜션과 리조트, 새로 지은 풀빌라 등이 들어서 있다. 월포해수욕장 남쪽에는 비밀스러운 느낌의 용두리 간이해변이 있다. 해변에는 바다를 코앞에 놓고 조망하는 카라반 캠핑장이 있다. 좀 더 내려오면 포항의 명소로 꼽히는 ‘이가리 닻 전망대’가 있다. 종종 ‘아가리’로 잘못 읽곤 하는데, 마을 이름이 ‘이가리(二加里)’다. 김씨와 도씨 두 성씨가 합쳐서 이룬 마을이라 이런 지명이 붙여졌다. 전망대는 배의 닻 모양을 형상화했다.
■ 동해선, 얼마나 빠를까
동해선에는 최고시속 150㎞의 ITX-마음 열차가 투입된다. 강릉∼부전역 구간에는 ITX-마음 열차를 상행 4회, 하행 4회 운행한다. 강릉∼동대구 구간에는 ITX 마음(상행 1회, 하행 1회)과 누리로 열차(상행 3회, 하행 3회)를 함께 운행한다. 소요시간은 강릉∼부산은 3시간 52분, 강릉∼동대구는 3시간 22분이 걸린다. 삼척∼포항 구간은 차로는 2시간 10분쯤 걸리는데, 동해선으로는 55분이면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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