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里眼---名作評論

홍루몽 제 26회 보옥 출가하다

一字師 2023.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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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 제 26 보옥 출가하다

 

 

 

(현재 중국에서 사용되는 "중국어 홍루몽 통행본(보급형)"은 1,605 페이지에 달하나, 여기에는 홍루몽을 읽지 않은 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120회분을 26회로 줄여 대강의 줄거리만 소개합니다)

 

가보옥은 통령보옥을 잃어버린 이후로, 마치 영혼이 빠져 나간 듯이 멍청해졌는데, 머리가 맑을 때도 있고, 흐리멍덩할 때도 있었다.

 

며칠간은, 그는 정신과 지혜가 아주 똑바르지 않아, 심지어 밥조차도 먹지를 못해서 의사를 불러 진찰했으나, 의사마다 다 고개를 저었다. 가정은 가련에게 장례를 준비하라고 할 수 밖에 없었다.

 

가련이 돈을 마련하는 일로 난감해 하고 있는데, 누군가 들어와 좋은 소식이 있다고 말하며, 어떤 화상이 보옥이 잃어버린 그 옥을 가져왔는데, 상으로 1만 량을 요구한다는 것이었다.

 

그 화상은 들어오라는 소리도 하지 않았는데, 스스로 가부에 뛰어들어 왔다. 그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옥을 가져가려면 은자를 가져오시오!”

 

그 화상은 직접 보옥의 병상 앞에 와서 말했다. “내가 옥을 주려고 왔소.”

 

그리고 손에 있는 옥을 보옥에게 건넸다. 보옥은 손을 내밀어 받더니, 눈을 뜨고 자세하게 들여다봤다.

 

“정말로 내가 잃어버린 옥입니다!”

 

그 화상은 또 가정에게 말했다. “시주님, 빨리 은자를 내오시오!”

 

가정은 이 화상이 우악스러워 감히 건드릴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있습니다.”

 

화상이 재촉했다. “있으면, 빨리 내오시오. 나는 가야겠소.”

 

“잠시만 기다려 주시면, 제가 안에 들어가 보고 오겠습니다.”

 

들어오는 사람이 부친인 것을 보고 보옥은 억지로 일어나려고 했으나 몸이 허약하여 일어날 수가 없었다. 보옥은 웃으며 옥을 꺼내 가정에게 보였다.

 

“보옥이 맞습니다.”

 

보고 또 들어다 본 가정은 이 일에 연유가 좀 있겠다는 것을 깨닫고, 왕 부인과 상으로 줄 은자에 대하여 의논을 했다.

 

왕 부인이 다짐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팔아 돈으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보옥이 옆에서 말했다. “그분은 은자를 달라고 오지 않았을 겁니다.”

 

가정이 고개를 끄떡였다.

 

“나도 좀 이상하다고 여겼는데, 그런데 말끝마다 돈을 달라고 하는구나.”

 

왕 부인은 가정에게 그 화상을 접대하라고 내보냈는데, 그러나 가정이 나왔을 때는 그 어디에도 화상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

 

방에 있던 보옥은 가정이 나가는 것을 보고, 곧 배가 고프다고 소리쳤다. 한 사발의 죽을 다 마시고는, 또 밥까지 먹고 싶다고 했다. 죽이 뱃속으로 들어가자, 보옥은 차츰 정신이 들기 시작했다.

 

시녀들이 조심스럽게 그를 부축해 일으키며, 기쁜 마음에, 감정이 북받쳤다.

 

“정말로 보배인가 봐. 보자마자 이렇게 곧 좋아지다니! 옛날에 산산조각내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네!”

 

이 말을 보옥이 들었을 줄 그 누가 알았으랴! 보옥은 얼굴색이 달라지며, 털썩하며 옥을 거칠게 내려놓더니 몸을 돌려 바라보고 나서, 눈과 입을 다물었는데 맥박이 뛰지 않고 다만 가슴에는 아직 온기가 남아있었다.

 

보옥은 살았다가 다시 죽었는데, 영혼은 이미 몸에 있는 구멍으로 빠져나가서 정신없이 바깥 대청으로 나와, 그 화상을 따라 흔들흔들거리며 가다가, 태허환경太虛幻境에 또다시 들어갔다.

 

하늘의 많은 기밀을 훔쳐봤지만 잘 이해가 안 되어 막 물어보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화상이 맹렬하게 떠미는 바람에, “아야”하는 소리를 지르며, 인간세계로 떨어지고 말았다.

 

왕 부인은 보옥이 정신이 드는 것을 보고, 마음이 놓였다.

 

가정은 안심이 되면서도 겉으로는 맘에 없는 말을 했다.

 

“쓸모도 없는 놈이, 누굴 또 놀래 죽이려고 하느냐!”

 

집안의 상하 사람들은 모두 괜히 한바탕 놀랐던 것이었다.

 

비록 보옥이 통령보옥을 잃어 화상이 찾아주었지만, 그는 여전히 때로는 미친 것처럼 얼이 빠지고 정신을 못 차렸다가, 때로는 정신이 들기도 했다.

 

가부에서 계속적으로 잇따르는 변고를 목도한 보옥은 본래 실질적으로는 사람이 아닌지라, 그는 인간 세상의 무상함을 깨닫고 중이 되려는 마음을 먹게 되었는데, 다만 길러준 은혜에 보답을 못한 것이다.

 

보옥은 속으로 생각하길 과거에 급제해서 조상을 빛낼 수만 있다면, 부모에게 면목이 설 것이니, 몸이 회복 되어 이전과 같아지게 되기를 기다렸다가 열심을 더해, 향시에 응하려고 준비를 했다.

 

왕 부인은 그가 잘못을 고치고 바른 길로 돌아왔다고 생각하여, 마음속으로 대단히 기뻐했다. 다만 보차는 그가 너무 빨리 변했다고 생각했지만, 무슨 변고인지를 몰라, 마음이 조금 불안했다.

 

어느덧 과거에 응시하는 날이 되어, 보옥과 가란賈蘭은 행장을 꾸렸다. 보옥은 왕 부인 앞에 꿇어 앉아, 눈물을 흘리며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께서 낳아 주시고 길러주셨는데, 저는 보답도 못해드렸으니, 다만 과거장에 가면 마음을 다해서 글을 지어, 거인擧人(명청明淸 시대에 향시鄕試에 합격한 사람을 말함)이 되어보겠습니다. 그때가 되면 어머니께서 기뻐하실 것이고, 아들의 일생의 일이 이루어지게 되니, 이제까지 잘못한 것도 모두 다 지나가게 될 것입니다.”

 

왕 부인은 듣고서 더욱 상심이 되었다.

 

“할머니께서 돌아가셔서 이런 너를 못 보니 애석하구나.”

 

보옥은 이환 쪽으로 몸을 돌려 절을 했다.

 

“형수님 마음 놓으십시오. 우리 둘은 반드시 합격할 것입니다. 나중에 가란이는 출세할 것이니, 형수님은 같이 복을 누리십시오!”

 

보옥은 말을 마치고, 또 보차 앞으로 가, 정중하게 절을 했다. 사람들은 그의 이상한 행동을 보고, 생각을 종잡을 수가 없었지만 또 웃을 수도 없었다.

 

보차는 눈물을 계속 흘리고 있는데, 또 보옥의 말이 들려 왔다.

 

“누이, 나는 갑니다. 어머니 하고 같이 나에 대한 기쁜 소식이 오길 기다려요.”

 

떠날 임시에, 보옥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크게 웃었다.

 

“가자, 가자. 그렇지 않으면 소란스럽게 되어 일을 그르치게 된다.”

 

보옥의 평상시답지 않은 태도로, 왕 부인과 보차에게 생이별을 하는 것처럼 하자, 모두 목이 메어 통곡을 했다. 그런데 보옥은 도리어 하하하 큰소리로 웃으며 성큼 대문을 나갔다.

 

고시를 마칠 때 쯤, 왕 부인 등은 모두 보옥과 가란의 귀가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초저녁이 되자, 가란이 돌아왔다. 사람들이 물었다.

 

“너의 보옥 숙부는?”

 

가란이 울면서 대답했다. “둘째 숙부를 잃어버렸습니다.”

 

왕 부인은 이 말을 듣고 놀라서 혼절했고, 보차도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습인은 눈물투성이가 되어, 가란에게 물었다.

 

“도련님과 숙부님은 같이 있었는데, 어떻게 잃어버릴 수가 있었어요?”

 

가란이 말했다.

 

“오늘은 마지막 시험을 치르는 날이었는데, 우리 두 사람은 시험지를 같이 내고, 같이 시험장을 나왔습니다. 고사장 입구에 사람들이 붐벼서 고사장 문을 나와 숙부를 찾았는데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나중에 온갖 곳을 다 찾으며 저녁때까지 찾았는데도 찾을 수가 없어서, 저 혼자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가부의 사람들은 모두 나가서 보옥을 며칠을 계속 찾았지만, 그림자조차도 찾을 수가 없었다.

 

합격자 명단을 공표하는 그날이 되었는데, 어떤 사람이 기쁜 소식을 전해 주었다.

 

왕 부인은 보옥을 찾았다고 여겨, 기뻐하며 밖으로 빨리 뛰어나왔다.

 

“어디서 찾았습니까? 빨리 불러서 나 좀 보게 해주세요!”

 

가져온 기쁜 소식은 보옥을 찾은 것이 아니고, 보옥이 거인으로 급제했다는 것이었다. 보옥은 7 등으로 합격하고, 가란은 130 등으로 합격했다고 했다.

 

왕 부인은 가란이 합격해서 기뻤지만, 마음속으로는 ‘만약에 보옥이 돌아왔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보차는 속으로만 힘들어 하며 내색은 하지 못했다.

 

가정은 가모를 금릉金陵에 안장하고, 여러 가지 잡다한 일을 처리했다. 하루는 집에서 편지가 왔는데, 보옥과 가란이 향시에 합격했다는 것을 읽고 대단히 기뻤다.

 

이어서 보옥이 없어진 내용을 읽고는 걱정이 되어, 하는 수 없이 황급히 귀가길에 올랐다.

 

어느 날, 한 곳에 도착한 가정은 배를 한적한 곳에 대놓고, 배 위에서 집으로 편지를 쓰고 있었다.

 

그가 고개를 들었을 때 갑자기 뱃머리의 희미한 눈 그림자 속에 한 사람이 서있는 것이었다. 머리를 삭발하고, 맨발에다 몸에는 커다란 새빨간색의 성성이 털로 된 망토를 두르고 있는데, 가정을 향해 몸을 굽혀 절을 하는 것이었다.

 

절을 네 번 하더니, 또 일어나 합장을 하고 인사를 했다. 가정이 답례를 하려고 눈여겨보니,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보옥이었다.

 

가정은 마음에 기뻐서, 얼른 물었다. “보옥이냐?”

 

그 사람은 말은 하지 않았는데, 기쁜 것도 같고 슬픈 것도 같아 보였다.

 

한 스님과 한 도사가 다가오더니, 보옥에게 말했다.

 

“속세의 인연은 다 했는데, 왜 빨리 가지 않는 것이냐?”

 

세 사람은 표연하게 떠나갔다. 가정은 눈이 두텁게 쌓여 미끄러운 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황망히 배에서 내려 쫓아갔지만 어디로 갔는지 쫓을 수가 없었다.

 

눈앞에는 오직 망망한 광야만이 펼쳐 있는데, 어디로 가 찾을 것인가? 가정은 돌연 깨달았는데, 보옥은 선인들과 함께 출가했던 것이었다.

 

집으로 돌아와, 가정은 집안 식구 전부에게 다시는 보옥을 찾을 생각을 하지 말라고 말했다. (끝)

 

홍루몽의 인물보人物譜 제 4 대

 

임대옥林黛玉 :

자는 빈빈顰顰이고 별호는 “소상비자瀟湘妃子”, 별명은 “다병서시多病西施”로, 보옥이 그녀에게 자를 “빈顰”이라고 지어주었다. 임여해와 가민賈敏의 딸이고, 가모의 외손녀이며, 보옥의 외사촌여동생이다. 가부에서는 “임고낭林姑娘”이라고 통칭했다. 그녀는 소설의 으뜸가는 여주인공으로, 부모 모두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장기간 가부에 얹혀살게 된다. 그녀의 생김새는 수려하고, 재기가 넘치고 시인의 기질이 풍부했다. 다른 사람을 선량하고 진실하게 대했고 자신의 하녀 자견紫鵑이 명색은 주인과 하인이지만 실제로는 자매의 정을 나누었다. 그러나 또 고고하다고 자부하는 그녀는 늘 애수에 잠기고 감상적이어서, 감정에 집착하고 이상을 추구한다. 자신의 언행을 감추지 않아, 때로는 주위의 사람에게 “각박하다”, “타인의 잘못을 전적으로 들춰내는” 사람으로 보이기도 한다. 장기적으로 얹혀사는 울타리 아래서의 생활은 그녀를 언제나 “자부하고 위엄 있게 행동하고, 조심하며 망을 보고”, “감히 멀리 나가지 않고, 감히 말을 많이 하지 않게 했다”. 그러나 자신의 인격과 존엄을 유지하고 보호하는 데에는, 그녀는 강렬한 반항적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오미음五美吟⌟ 시에 명료하게 나타나 있는데, 생명과 애정이 공존할 수 없게 될 때, 그녀는 그럭저럭 되는대로 계속 살지 않는다. 대옥과 보옥 사이는 지심知心을 묵계로 공통의 인생의 이상을 기반으로 한 애정이 포함된 사회적 내용이 풍부한데, 작자는 미학적 이상을 깊이 기탁하고 있다. 그녀는 가보옥에게 “비열한 말”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지기知己로 여겨져, 어린 남녀아이였을 때부터 허물없이 지내온 그들은 점차 참된 애정으로 발전한다. 대옥은 열정과 동경 전부를 이 애정에 모두 기탁했다. 그러나 이 애정이 그녀에게 더 많은 고통과 눈물을 가져와, 그녀는 근본적으로 무정한 봉건세력에 맞서서 자신의 혼인을 주재할 수 없게 되자, 그저 죽음으로 항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녀와 보옥의 애정이야기와 비극적 결말은, 작품이 나온 뒤 200여 년이 흐르는 사이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렸는지 모르는데, 영원하고 무궁한 예술적 매력을 지니고 있다.

 

설보차薛寶釵 :

별호는 “형무군蘅蕪君”이다. 설이마의 딸로 설반의 친여동생이고, 왕부인의 친정 조카딸이며 보옥에게는 이종사촌 누나인데, 나중에 보옥에게 시집온다. 재인으로 선발되기를 기다린 적이 있고, 사람들에게 어질다는 칭찬을 받는다. 가부에서는 “보고낭寶姑娘”이라고 통칭한다. 그녀는 『홍루몽』 속에서 “냉미인冷美人”으로 이름난 백만장자 집안의 딸이다. 그녀는 생김새가 아름답고 기골이 빛나고 피부가 투명하며 매끈하고 행동거지도 우아한데, 재능은 임대옥과 막상막하이다. 그녀와 임대옥은 품성과 생김새가 심히 대조가 되는데, 평소에 성격도 대조적이고 사상적 경향도 심각한 대립을 보여준다. 설보차가 열중하는 관심은 관리가 되어 나랏일을 하는 것이어서, 때때로 보옥에게 공부하여 벼슬길에 들어서게 출세하라고 권고해서 보옥에게 배척당한다. 그녀는 몸가짐이 단정하고 장중하며, 성격은 과묵하고 신중하여 사려 깊이 주도면밀하게 일처리를 하고, 자신을 보호하는 의식이 매우 강하여, 어떤 일이든지 입을 다물고, 절대로 아는 체하지 않는다. 그러나 작은 일에 은혜를 잘 베풀어 사람들의 마음을 샀기 때문에, 가부의 상하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았다. 그녀는 봉건예교를 철저히 지켜, 혼인 문제에서 그녀는 근본적으로 감히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진정한 사랑을 추구하려 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부모의 명령과 중매인의 말에 복종하는 봉건 규범과 훈계를 따랐다. 소설에서 자신의 내심의 진정을 한번 내비치려 한 적이 있지만, 말하려다 뚝 멈추며 거둬들이고 말았는데, 심한 봉건전통의 부덕婦德의 본보기라 할 수 있다. 원춘이 의중을 전해주자, 왕부인은 책략을 짜서 준비하고 실행에 옮겨, 가보옥은 억지로 설보차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 마침내 “금옥양연金玉良緣”이 성취되긴 했으나, 결국에는 부부 두 사람의 인생 태도가 서로 맞지 않고 지향하는 바가 서로 다르고, 쌍방은 공동의 이상과 지향이 없다. 가보옥은 또 가슴에 품고 있는 지기 임대옥을 잊을 길이 없어, 그녀와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즉 “낭떠러지에서 손을 놓아버리고 만다”. 설보차는 도리 없이 독수공방의 처지가 되어 이름만 있고 실상은 없는 애정 없는 혼인으로 한 많은 일생을 보내게 된다. 그녀의 판사判辭와 판곡判曲은 지연재의 비어批語에 의하면, 그녀의 운명의 결말과 똑같아 대단히 비참하다.

 

사상운史湘云 :

별호는 “침하구우枕霞舊友”이고, 가모의 친정 종손녀이다. 가부에서는 “사대고낭史大姑娘”으로 통칭한다. 본적은 금릉金陵이고, 어려서 부모가 다 세상을 떠나, 숙부 사정史鼎이 부양했는데 숙모가 그녀에게 잘 대해 주지 않았다. 숙부가 외성대원外省大員으로 전임되자, 가모가 그녀를 보내기 아쉬워하여 대관원에 머물도록 한다. 그녀는 평상시 보차가 분별력이 있고 화목하고, 인정과 세상 이치에 밝은 것에 경탄해왔다. 처음에 대옥과는 심히 맞지 않았지만, 나중에 총명한 두 사람은 처지가 같은 것에 서로 동정하여 서로를 아낀다. 그녀 또한 보옥에게 열심히 벼슬하여 나라의 관리가 되라고 권한 적이 있다. 사상운은 순진하고 귀엽고 활발하고 호방하며 시원시원하여, 영웅호걸처럼 넓고 웅대하여, 전혀 남녀의 사적인 감정에 얽혀 마음에 담아 둔 적이 없었다. 호설암芦雪庵에서 비린내 나는 고기를 먹기도 하고, 요정관凹晶館에서 달밤에 시를 이어짓기할 때도, 그녀는 사내아이처럼 남장을 했는데, 그녀의 순진하고 귀여운 천진함과 순결하고 정직한 마음씨를 가진 성격이 드러났다. ‘감상운취면작약인憨湘雲醉眠芍藥裀(상운이 술에 취해 작약꽃 아래 눕다)’라는 내용에서는 낭만적인 기질이 더욱 농후했는데, 술에 취해 꽃에 누워 꽃향기가 어지러운 가운데, 벌과 나비가 주위를 맴돌아, 꿈속에서도 달콤한 향내를 맡는 것 같았다. 그녀의 판사는 ‘마침내 고당현高唐縣의 구름으로 흩어지고, 상강湘江(호남성湖南省을 남북으로 흐르는 강)의 물이 마르다’라고 되어 있는데, 그녀는 재능과 생김새를 갖춘 젊은 공자 위약란衛若蘭을 배필로 만나지만, 낭군은 혼인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폐병으로 죽고 만다.

 

홍루몽의 인물보人物譜 (2-2) : 제 4 대

 

가원춘賈元春 :

가정과 왕부인의 장녀이고 보옥의 친누나인데, 정월 초하루에 태어났기 때문에, 이름을 원춘이라고 지었다. 처음 궁에 여사女史로 들어갔다가, 나중에 봉조궁상서鳳藻宮尙書에 봉해지고 추가로 현덕비賢德妃에 봉해진다. 가부에서는 “대소저大小姐”, “귀비낭낭貴妃娘娘”이라고 부른다. 손윗 누나로서 보옥이 3,4 살 때에, 그녀는 그에게 글을 가르쳤는데, 비록 누나와 남동생 사이이지만, 어머니와 아들과 같았다. 가부는 그녀의 성친省親(부모를 문안하다)하러 오는 것을 영접하기 위하여, 특별히 대관원大觀園 별장을 건축했다. 성친할 때, 그녀는 황궁을 “의지와 취향이 전혀 없는 곳”, “식구들을 만날 수 없는 거처”라고 표현하여 황실의 깊은 궁 안에 유폐되어 신변의 자유가 없는 쓰라림을 묘사했다. 이때의 성친 후에 그녀는 다시 궁을 나올 기회가 없이 급병으로 죽고 만다. 그녀의 판사判詞는 이러하다. “20 년 가까이 시비是非를 분별하며, 석류꽃이 궁궐을 비추다. 삼촌의 빛이 어찌 초봄을 따를 수 있나, 호랑이와 토끼가 만나니 큰 꿈이 스러졌구나.” 비록 황비皇妃가 되는 귀한 몸이나, “박명사薄命司”에 속해 있는 사람으로 그 운명은 은 우담화優曇華(불교에서, 3천 년에 한 번 꽃이 핀다는 상상의 식물)가 잠깐 나타난 것이다. 가부는 원춘이 영광스럽게 황비에 봉해짐에 따라 뜨겁게 달궈진 기름처럼, 아름답게 피어난 신선한 꽃처럼 지극히 번성했지만, 귀비 원춘이 죽음에 따라 후원자를 잃게 되어 점차로 쇠퇴의 길로 들어선다.

 

가영춘賈迎春 :

별호는 릉주菱洲이고, 별명은 “이목두二木頭”이다. 가사의 딸로 가련의 배다른 여동생으로 서출이다. 가부의 자매에서 서열 둘째의 아가씨로 나중에 손소조孫紹祖에게 출가한다. 가부에서는 “이고낭二姑娘”으로 통칭한다. 작품에서는 그 외모를 이렇게 묘사했다: “근육과 피부가 포동포동하여 자태에 어울리며, 뺨은 신선한 여지 같고, 코는 매끄럽고, 온화하고 말이 없이 친밀해 보였다”. 이름이 영춘화(개나리)와 같다는 것 외에, 품성 방면에는 거의 공통점을 찾기 어렵다. 가부 안에 있는 아가씨들은 모두 특기가 있어, 시에 능하지 않으면 그림에 능한데, 유독 그녀만은 평범하고 고지식하고 무능하고, 유약하여 일이 생기는 것을 두려워해 침에 찔려도 아야 소리 한번 지르지 않았다. 그녀는 수수께끼로 시를 짓는 것에서도 자매들보다 못했을 뿐만 아니라, 처세에서도 그저 양보만해서 다른 사람 마음대로 우롱해도 그냥 놔두었다. 그녀가 모아둔 보석과 비단 장식물은 하인들이 모두 도박밑천으로 훔쳐가도, 그녀는 추궁하지 않고, 분쟁을 그치고 서로 편안하게 지내려 했다. 다른 사람들이 방법을 강구해 그녀 대신 회수하려 하자, 그녀는 도리어 이렇게 말했다. “어차피 없어졌는데, 화를 내면 뭐하겠어요!” 나중에 그녀의 아버지 가사는 손소조 집에 빚진 5,000 량을 갚을 방법이 없자, 그녀를 손소조에게 시집보낸 것인데, 실제상으로 채무를 갚은 것이었다. 혼인한 지 1년 만에, 그녀는 손소조에게 학대를 받아 죽고 만다.

 

가탐춘賈探春 :

별호는 “초하객蕉下客”, 별명은 “장미꽃”이다. 가정과 조이낭의 딸로 가환의 친누나이며, 가부에서는 서열 셋째의 아가씨이고 서출이다. 나중에 남안태비南安太妃가 알고 수양딸을 삼아, 먼 바닷가에 있는 화번和番으로 출가한다. 가부에서는 “삼고낭三姑娘”으로 부른다. 재주가 뛰어나고 높은 의지를 가진 그녀는 통찰력과 포부를 가지고 있어, 자신감 있게 말하고 행동하고, 일 처리에 능하여 왕부인과 봉저조차도 그녀에게 어느 정도는 양보할 정도이고, 별명이 “장미꽃”이다. 그녀는 봉건등급관념이 강렬하여, 하녀 출신의 첩 처지인 생모 조이낭趙姨娘을 경멸하고 혐오하며 냉혹하고 무정하게 대한다. 그녀의 가장 빛나는 점은 봉저가 유산하여 집안일을 대신 맡아 처리할 때였는데, 대관원의 이로운 것은 일으키고 해로운 것은 제거하려는 개혁정신이 풍부했다. 그 다음으로는 대관원을 수색하여 검사할 때인데, 그녀는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존엄을 보호하기 위해 수색을 거부하며 왕선보王善保댁에게 따귀를 한 대 때려, 나쁜 사람을 증오하는 그녀의 결단과 과감함을 표현했다. 가부가 붕괴의 위험이 머지않아 닥쳐올 것이라는 예감을 느낀 탐춘은 다소간의 개혁으로 구해내려고 생각했지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마지막에 가탐춘은 멀리 타향으로 시집가고 만다. 후40회속서에 그녀는 해문海門 등지를 수비하는 총제總制 주경周琼의 아들에게 시집보내지는데, 아마도 조설근의 원래의 뜻은 그녀가 한 왕자에게 시집가서 왕비가 되는 것이었을 것이다.

 

가석춘賈惜春 :

별호는 우사藕榭, 가경의 딸이고 가진의 친누이동생이다. 가부에서는 “사고낭四姑娘”이라고 통칭한다. 부친 가경이 도교의 단약 만드는 것을 좋아하여, 다른 일을 전혀 관장하지 않고, 모친 또한 일찍 세상을 떠나, 줄곧 영국부의 가모 신변에서 컸다. 석춘은 회화繪畵에 능해, 가모가 『대관원행락도大觀園行樂圖』를 그리라는 명령을 받는다. 그녀는 비록 시에는 뛰어나지 않았으나, 시사詩社에도 참가했고, 아호는 “우사”였다. 부모의 사랑이 부족했기 때문에, 괴팍하고 냉담한 성격이 길러졌고, 마음도 냉정하고 말도 냉정하다. 대관원을 수색할 때, 그녀는 이를 악물고 아무런 잘못이 없는 입화入畵를 이를 악물며 내쫓으라고 잘라 말하고, 봉저가 권고하고 입화가 눈물로 애원하는 데도 매정하게 군다. “옛사람들이 말씀이 옳아요. ‘선악과 생사는 부모도 격려하거나 도울 수 없다’라는 말이 있어요. 나는 나만 잘 지키면 그걸로 족하니, 당신들에겐 관여하지 않겠어요.” 그녀는 부정적으로 현실을 도피하는 것만 알아, 개인의 정신적 갈망을 해탈했다. 가족이 몰락하는 운명과 본가의 3 자매의 불행한 결말은 그녀로 하여금 세속을 벗어나려는 생각을 낳게 하여 나중에 불문에 들어가 비구니가 된다.

 

홍루몽의 인물보人物譜 (2-1) : 제 4 대

 

가진賈珍 :

가경의 아들이고, 석춘惜春과 친남매이며, 가용賈蓉의 부친인데, 세습삼품작위열장군世襲三品爵威烈將軍이다. 녕국부寧國府의 장손이므로, 가부에서 족장族長을 맡고 있다. 가부에서는 보통 "진대야珍大爺"라고 부른다. 그는 전형적인 귀족의 부잣집 자제로, 그저 단순히 향락만 일삼아, 녕국부를 결국 뒤집히게 했지만 통제하는 사람이 없었다. 부친의 장례를 치르는 기간에, 그는 백방으로 어린 이모인 우삼저尤三姐를 희롱하는 등 극도로 뻔뻔스럽다. 후40회속서에서 가부가 가산을 몰수당할 때, 성지聖旨를 내려 법도가 엉망이고 인명을 상하게 하고 은폐한 것을 질책하여 세습직을 거두고, 연해 지역으로 보내 속죄하게 했다. 나중에 사면을 받고, 여전히 세습직을 회복하고 가산도 돌려받는다.

 

가련賈璉 :

가사의 아들이고 왕희봉의 남편이며 교저巧姐의 아버지이다. 가부에서는 "련이야璉二爺"라고 부른다, 그는 공부를 하려 하지 않았으나, 임기응변에 능하다. 그의 재간과 궁리는 왕희봉만 못하나, 평소에 부부는 가정의 집에서 집안일을 관장한다. 그는 방탕한 기질을 가진 바람둥이로 교활하고 치밀한 아내 왕희봉의 엄한 감시를 받았지만, 여전히 화류계를 드나드는 본성을 버리지 못한다. 제 21 회에서 딸이 천연두에 걸렸는데, 가련은 재계齋戒하며 혼자 지낼 때에도, 다고낭多姑娘과 간통한다. 나중에 왕희봉의 생일에 그는 또 포이부鮑二婦와 사통하다가, 왕희봉에게 들켜서 서로 맞붙어 싸웠는데, 화도 나고 부끄러워진 그는 술을 먹고 평아平兒에게 주정을 부리며 위세를 부렸다. 나중에 가모의 총애에 기대서 큰 문제를 작게 만들어 넘어가기도 했다. 그는 몰래 우이저를 첩으로 삼은 뒤에 봉저가 기분이 좋을 때에 알리려고 했는데, 나중에 봉저에게 간파되어 부끄러움을 면치 못한다. 우이저가 백금을 삼키고 자진했을 때, 그는 목이 잠기도록 울며 속으로는 죽음이 석연치 않다는 것을 알았지만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다. 후40회속서에서 가부가 가산을 몰수당한 뒤에 그는 은혜를 입어 석방되었지만, 가산은 다 잃고 말았다. 그 후 봉저가 죽은 뒤에 평아를 정실로 삼았다.

 

가보옥賈寶玉 :

별호는 강동화주絳洞花主, 귀족한인貴族閑人, 이홍공자怡紅公子로, 무사분주하다는 뜻의 별호이다. 가정과 왕부인의 아들이고, 원춘의 친동생이고, 영국부 가모의 적손嫡孫이며 임대옥의 고종사촌오빠로 설보차의 이종사촌동생이 된다. 가부에서는 "보이야寶二爺"라고 부른다. 입에 옥을 물고 태어났기 때문에, 보옥이라고 이름 지었다. 그는 전체 작품의 주인공으로 작자가 있는 힘을 다 기울여서 가장 깊이 있고 일관되게 그려낸 인물이다. 그는 품위가 있고 사람을 압도하는 수려한 생김새를 가졌는데, 가부에서는 모두 그를 떠받들어 대단히 중요한 위치에 있다. 녕국공와 영국공의 영령의 말을 빌면, ‘우리 집안은 왕조가 건립된 이래로, 공명을 세워 번영하며 대대로 내려왔다. 1백 년을 거치면서 운을 어쩔 수가 없어서 되돌려 볼 방도조차 없게 되었다. 자손들이 많기는 하나 가업을 이어갈 사람이 별로 없어, 집안에서는 그 중에서 적손 보옥에게 희망을 걸고 있다.’ 가부는 영국공와 녕국공 이후로 자손이 과거로 벼슬에 나간 사람이 없이 세습작위는 점점 내려가다가, 가사賈赦에 이르렀을 때는 국공國公에서 일등장군으로 내려가고, 가진은 삼품위열장군으로 내려간다. 가정은 보옥이 공부하여 과거를 봐서 벼슬로 나가 집안을 중흥하게 하기를 바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그는 괴팍한 행위로 나라나 집안에 희망이 없는 봉건사회와 귀족가정의 불효자가 되었다. 그는 임대옥과의 사이에 지향이 일치하여 생기게 된 애정은 봉건윤리의 도덕규범에 부딪치게 되는데, 사상적으로 예술적으로 번쩍이는 강렬한 광채를 뿜어낸다. 가보옥은 박애博愛로 인해 근심하는 개성적 특징을 확연히 지니고 있는데, 청문晴雯, 금천金釧, 향릉香菱과 령관齡官 등의 여자 하녀를 통해 정도가 다르게 배려와 동정과 애호愛護로 표현한다. 작자는 가보옥에게 깊고 두터운 감정을 쏟아 부어 작자가 이미 가지고 있는 초보적 민주주의 사상과 평화 등에 대한 관념과 개성을 존중하고 개인의 의지를 존중하는 자기의 사회적 이상과 미학적 이상에 기탁했다.

 

가환賈環 :

가정과 조이낭의 아들이고 탐춘의 친동생이다. 가부에서는 "환삼야環三爺"라고 부른다. 그의 형상은 인물이 비열하고 행동거지가 생소하고, 서출인데다가 품성이 좋지 않아 가부에서의 지위가 높지 않고, 인간관계가 좋지 않아 하녀들까지도 그를 깔본다. 그는 속이 엉큼하여 실수를 가장하여 보옥을 해치려고 한 적이 있다. 후40회속서에서, 그는 교저를 속여서 팔아넘기지만, 발각되어 궁지에 몰린다.

 

가서賈瑞 :

자는 천상天祥이고 가부의 방계 가족으로, “옥玉”자 항렬로, 가대유賈代儒의 손자이다. 가부에서는 "서대야瑞大爺"라고 부른다. 가대유를 대신하여 학당을 잠시 관장한 적이 있는데, 행위가 단정하지 않고 공평하게 일을 처리하지 않아 학당 분위기를 뒤죽박죽되게 했다. 호색한인 그는 봉저의 미색에 침을 흘리며 여러 번 집적거리다가 봉저의 악랄한 흉계에 빠져 엄청난 징벌을 받았지만, 여전히 회개하지 않다가 나중에 막을 수 없는 유혹 때문에 여러 차례 풍월보감風月寶鑑에 비춰졌다가 마침내 병이 위중해져 죽고 만다.

 

설반薛蟠 :

자는 문룡文龍으로 설이마의 아들이며 보차의 친오빠이다. 호부戶部에 명의만 걸어놓은 황상皇商인데, 가부에서는 "설대야薛大爺"라고 부른다. 그는 돈을 물쓰듯이 쓰고, 자주 화를 내서 사람들은 “대패왕대覇王” 또는 “설대사자薛大傻子”라고도 부른다. 견영련甄英蓮(즉 나중에 향릉香菱으로 이름을 바꿈)을 탈취하고, 하인을 시켜 풍연馮淵을 때려죽인 후 거들먹거리며 가버린다. 여색을 밝히고, 또 아름다운 아동을 희롱한다. 후40회속서 중에서 설반은 또 한 차례 사람을 때려 죽여 소송에 휘말렸다가 나중에 사면을 받고 회개한다.

 

홍루몽 제 25회 : 보옥, 옥을 잃어버리다

 

(현재 중국에서 사용되는 "중국어 홍루몽 통행본(보급형)"은 1,605 페이지에 달하나, 여기에는 홍루몽을 읽지 않은 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120회분을 26회로 줄여 대강의 줄거리만 소개합니다)

 

어느 날 대옥이 책을 보고 있는데, 밖에서 누군가 소리 질러 말하기를, 이홍원의 해당화가 원래 벌써 말라죽었는데, 뜻밖에 아름다운 꽃이 피었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모두 괴이하다고 생각하며 다투어 보러갔다.

 

모두들 해당화가 핀 것을 이상하고 괴이하다고 여겼다. 가모가 말했다.

 

“내가 보기엔 하나도 별로 이상할 게 없구나. 음력 10 월의 따뜻한 날씨에는, 해당화가 필 수도 있거든.”

 

가모가 이렇게 말하자, 왕 부인도 덧붙여 말했다.

 

“노마님께서는 경험이 많으시니, 말씀하시는 것이 당연히 다 맞으십니다.”

 

형 부인이 이상하다는 듯이 말했다.

 

“이 꽃은 이미 1 년 전에 말라버렸고, 지금은 꽃이 필 시절이 아니니, 반드시 원인이 있을 겁니다.”

 

이환이 말했다.

 

“설마 보옥 도련님에게 경사가 있으려고, 이 꽃이 기쁜 소식을 알리는 것이 아닐까요?”

 

탐춘은 이때 비록 아무 말은 안했지만, 마음속으로 이것은 좋은 징조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때를 따르는 자는 번영하고, 거스르는 자는 망하는 것이다.

 

이 꽃도 시운을 알 것인데, 거스르고 먼저 피었으니, 이후에 다시 필 기회는 없는 것이리라.......

 

유독 대옥은 다른 사람들이 경사라고 말하는 것을 듣자, 마음속으로 더욱더 기뻐서, 모두에게 이렇게 말했다.

 

“옛날에 전田 씨 집안에 오래된 나무가 있었는데, 삼 형제가 분가하려고 하자, 그 나무가 곧 말라버렸답니다. 나중에 감동을 받은 삼 형제가 다시 한 집으로 합치자, 그 나무는 다시 살아났다고 해요. 현재 오빠가 학문에 전념하고 있어서, 외삼촌이 기뻐하시고, 해당화도 피었나봅니다.”

 

왕 부인은 듣고서 기뻐하며 말했다.

 

“역시 임 아가씨 말이 도리가 있고, 재미있네요.”

 

사람들의 말을 듣고 가모도 꽃을 보러오자, 보옥은 황망히 옷을 갈아입고 나와서 가모를 맞이했다. 그런데 옷을 갈아입을 때, “통령보옥通靈寶玉”을 목에다 거는 것을 잊고 말았다.

 

주연이 파하고 가모가 다른 사람들과 돌아갔을 때, 습인은 보옥의 목에 옥이 걸려 있지 않은 것을 알았다.

 

“그 옥을 어쨌어요?” 보옥이 대답했다.

 

“방금 전에 옷을 갈아입을 때, 탁자 위에 놔두었어.”

 

습인은 구석구석 다 찾아보았지만 그림자도 보이지 않자, 온몸에 식은땀이 쫙 흘렀다.

 

습인은 보옥에게 다시 물었다.

 

“아이고, 우리 도련님, 도대체 어디다 놔두셨어요? 차분히 생각해 보세요.”

 

보옥이 대답했다. “내 기억으로는 탁자 위에 놔둔 것 같아.”

 

습인은 다른 시녀들과 함께 찾았지만 실제로 찾을 수가 없자, 감히 널리 알릴 지도 못하고 드나들던 사람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습인이 말했다.

 

“이 방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모두다 통령보옥이 도련님의 생명줄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 누가 이런 장난을 해서 그것을 가지고 갔단 말인가? 이 옥을 잃어버리게 되면, 바로 도련님의 목숨을 잃은 것이 되는 것이야!”

 

이환과 탐춘 등도 와서, 몇 명을 보내 대관원을 샅샅이 다 찾아보게 하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리며, 만약에 찾아내는 사람에게는 큰 상을 내린다고 했다. 모두들 혐의를 벗기 위해서, 또 큰 상을 준다는 말을 듣고, 몸을 아끼지 않고 한바탕 부산하게 찾았는데, 심지어 측간까지도 다 뒤졌으나, 여전히 그 옥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평상시에 잘 오지 않던 가환賈環이 방금 전 꽃을 감상할 때에 보옥의 방안에서 까닭 없이 도망치던 것을 떠올리며, 그에게 의심을 두었지만, 탐춘의 면전에서 차마 말을 꺼내기가 어려웠다.

 

환이를 불러서, 평아가 물어보았다. “형이 옥을 잃어버렸는데, 혹시 보셨나요?”

 

가환은 듣자 온 얼굴이 불어지며, 눈을 똑바로 뜨고 고함을 질렀다.

 

 

 

“물건을 잃어버리고, 왜 나에게 물어보는 거야? 역시 나를 의심하는데, 내가 도둑질을 한 적이 있느냐? 그의 옥은 그 몸에 있을 것인데, 어떻게 내게 와서 묻는 거야? 시중을 드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주웠을 때는 내게 와서 묻지 않고, 물건을 잃어버리면 내게 와서 묻는단 말이지!”

 

말을 마치고 손을 뿌리치며 가버렸다. 사람들은 이 모양을 보고 멍한 표정으로,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하녀가 소리쳤다. “마님께서 오십니다!”

 

왕 부인이 문을 들어서자, 습인이 왕 부인 앞에 펄썩 꿇어앉더니 울면서 옥을 잃어버린 일을 다 고했다.

 

습인이 추궁을 당할까봐 걱정이 된 보옥은 그 옥은 전날 남안왕부南安王府에 가서 연극을 볼 때 잃었다고 말했다. 왕 부인이 근본적으로 믿지를 않자, 이환과 탐춘은 사실대로 왕 부인에게 말했는데, 애가 탄 왕 부인은 눈물을 비 오듯이 흘렸다.

 

이때 그 소식을 들은 봉저가 병중인데도 불구하고 달려와 대관원을 관리하는 임지효林之孝 댁에게 밖에 나가 문자점(측자測字라고 글자로 점을 치는 것인데, 문자를 편偏·방旁·관冠 각脚 따위로 분해하여 그 뜻에 따라 일의 길흉을 점치는 점복의 일종)을 쳐보면 어떠냐고 제의하자, 습인은 보옥을 위해 글자점을 치게 해달라고 애원했다.

 

잠시 후, 임지효 댁이 돌아왔는데, “상賞”이라는 점괘가 나왔다고 말했다. 짐작컨대, “賞”자 위에 “소小”가 하나 있고, 아래에 “구口”가 있으니, 물건은 필경 매우 작을 것이고, 입안에 넣을 수 있으며, 맨 아래에는 “貝패” 자가 있으니, 반드시 매우 값어치가 있을 것이나, 응당 전당포에 가서 찾아보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경성의 전당포는 바빠지기 시작했지만, 그러나 찾은 것은 모두 가짜였다.

 

하루는 어떤 사람이 가부를 찾아와 옥을 찾았다고 말하며, 돈과 맞바꾸자고 했는데, 문지기는 기뻐서 얼른 안으로 들어와 보고했다.

 

가모가 빨리 들어오게 하라고 했다.

 

“그 사람을 빨리 서재로 모시고, 가지고 온 옥을 보자”

 

그 사람이 옥을 꺼내서 가련에게 주자, 봉저는 가련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재빠르게 빼앗아서 가모의 손에 올려놓았다. 가모가 펼쳐보니, 그 옥은 이전보다 밝기가 매우 달라 훨씬 어두웠다.

 

“이상하다. 생기기는 흡사한 것 같은데, 어떻게 원래의 옥색깔이 없는 거냐?”

 

왕 부인과 봉저도 확실히 알 수가 없어, 습인에게 가져가서 보옥에게 보이라고 했다.

 

잠들어 있던 보옥을 깨워 보게 했더니, 손에 받아 쥐고는 보지도 않았다. 그리고는 땅바닥에 내던지며 냉소를 지었다.

 

“또 나를 시끄럽게 하네.”

 

봉저가 얼른 주웠다. “거참 이상하시네. 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 수가 있으세요?”

 

왕 부인이 말했다.

 

“원래 뱃속에서 가지고 나온 기이한 물건이니, 자기 나름의 근거가 있나보지.”

 

이때 모두들 문득 크게 깨달아지는 바가 있었다. 아마도 그 물건은 모방해서 만든 가짜였던 것이다.

 

서재 안에서, 그 사람은 한참이 지나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벌써 켕기는 게 있어, 가련이 냉정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더욱 자기의 가짜 옥을 달라고 못하고, 하는 수 없이 슬며시 빠져나가 도망치고 말았다.

 

그때부터 거리에는 “가보옥의 가짜 보옥을 만들어낸” 이야기가 널리 전해졌는데, 그 통령보옥은 내내 나타나지 않았다. [출처] |작성자 중국 문화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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