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 제 24회 가부 식구들이 귀비 원춘을 문병하러 궁중에 가다
图片来源 | 红楼梦扮演者(87《红楼梦》42位古装美人集锦,全员灵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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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식을 들은 가부에서는, 서둘러 준비하여 궁으로 들어가 귀비를 문병했다.
소상관에서 대옥이 악몽을 꾼 바로 그 시각에, 이홍원에 있던 보옥도 평안하게 잠들지 못하고, 침상에서 가슴이 아프다고 소리를 질렀다.
마치 칼로 가슴을 쪼개는 것 같다며, 알아듣지 못하는 소리를 지르며 한나절이나 엎치락뒤치락해서, 습인은 가모에게 알렸다.
가모는 보옥과 대옥이 재해와 병이 많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던 지라, 마음이 다급해져 가련에게 빨리 의사를 청하라고 일렀다.
어려운 일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원춘은 비록 후궁으로 귀한 마마의 신분이 되어 영화와 부귀를 다 누렸지만, 결국은 몸이 허약해서 병이 많았다.
사람을 속박하는 번잡하고 불합리한 많은 규율은 그녀에게 말로 할 수 없는 어려움을 적지 아니 더해주었다. 바로 이때에 궁중에 있는 그녀가 병이 났던 것이다.
점심 때, 태감 두 사람이 가부에 왔다.
“며칠 동안 귀비 마마께서 몸이 편찮으셨는데, 어제 교지가 내리길, 가족 4 사람만 문병오고, 각 사람이 시녀 한 명씩만 데리고 오십시오. 그리고 가족 중에 남자도 올 수는 있지만, 궁중 문밖에서 관직명을 대고 문안인사를 전하십시오. 마음대로 들어갈 수는 없으니, 내일 정해진 시간에 들어왔다가, 정해진 시간에 나가야 합니다.”
가모가 말했다.
“가족 중에서 4 사람이라면, 당연히 나와 너희 두 사람(며느리)이겠지. 그럼 나머지 한 사람은?”
사람들이 모두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자, 가모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필경 봉저여야겠지. 걔가 있어야 모든 일을 잘 돌볼 수가 있거든.”
다음 날 아침 일찍, 모두들 잘 준비하여, 위풍당당하게 궁중의 서문에 도착했다. 태감 둘이 나와서 말을 전했다.
“가부의 친정 부인들은 입궁해서 문병을 하실 수 있지만, 나리들은 궁 안의 문밖에서 문안인사를 하고, 들어가 알현하실 수는 없습니다.”
가마를 들어 궁문의 입구에 오더니 가모와 부인들은 내리게 하고, 몇 명의 어린 태감의 안내와 시녀들의 부축을 받으며 궁으로 들어갔다. 원비元妃의 궁전은 호화롭고 우람하여, 확실히 일반 세도가의 집과는 달랐다.
귀비의 침상에 가니, 귀비가 일일이 앉으라고 권했다. 귀비는 가모에게 안부를 물었다.
“요즘 건강하신 지요?”
가모가는 일어나서 대답했다.
“마마의 크나큰 복 덕택에, 모두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귀비는 또 왕 부인과 형 부인에게 인사를 묻고, 이어서 봉저에게도 물었다.
“집안 식구들 지내기가 어떠한고?”
봉저가 대답했다. “견딜만 하옵니다.”
귀비가 말했다. “이 몇 년 동안, 수고가 많았겠네.”
귀비가 또 물었다. “보옥은 요즘 어떻습니까?”
가모가 대답했다.
“요새 곧잘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이미 글은 잘 지을 수 있습니다.”
귀비는 “잘 됬습니다”라며 기뻐했다.
귀비는 궁녀에게 연회를 베풀라고 지시했다. 가모 등은 식사를 하고 나서, 또 마마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삽시간에 시간이 다 되어 밖으로 나와 보니, 궁문에서 이미 기다리고 있던 가사 등과 같이 집으로 돌아왔다.
며칠 후, 몇 명의 나이든 태감이 물건과 은자를 가져와 가부의 사람들에게 상을 내리며, 모두에게 원비의 병환이 이미 다 나았다고 알려주었다.
홍루몽 제 23 회 : 대옥, 놀라서 꿈에서 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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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옥이 공부를 시작하게 되자, 이홍원의 시녀들은 한가한 시간이 많아졌는데, 어느 날 습인은 일할 것을 놔두고 대옥의 거처로 갔다.
책을 보고 있던 대옥은 습인이 오는 것을 보고 책을 내려놓고 그녀를 앉게 했다. 습인은 인사를 했다.
자견이 차를 내오자, 습인은 차를 받으며 자견에게 물었다.
“전에 추문에게 들었는데, 네가 우리들에 관한 말을 했다며?”
자견이 웃으며 대답했다.
“저는 도련님께서 공부하시게 되니까 향릉香菱이도 잘 오지 않고 그래서 이홍원 그쪽도 몹시 따분하겠다”라고 한 적이 있어요.
습인이 말했다.
“향릉이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요즘 설薛 도련님이 맞이한 색시가 향릉이를 몹시 학대하여, 걸핏하면 때린다고 하던데, 걔가 많이 힘들겠구나.”
이때 보차가 어떤 할멈을 시켜 대옥에게 꿀에 절인 과일 여지荔枝 한 병을 보내왔다. 그 할멈이 대옥을 뚫어지게 쳐다보자, 대옥은 부끄러워졌다. 그 할멈은 웃으면서 말했다.
“어쩐지 우리 마님께서 임 아가씨와 보옥 도련님이 천생배필이라고 하시더라니. 오늘 자세히 보니, 정말 선녀 같구먼.”
습인은 대옥이 화날까봐 겁나서, 얼른 화제를 딴 데로 돌렸다.
“할멈, 걸어오시느라 힘드시죠? 앉아서 차 드세요.”
할멈은 나서면서, 혼잣말로 지껄였다.
“이렇게 예쁘게 생기셨으니, 보옥 도련님 말고, 누가 어울리겠어!”
대옥은 못들은 척했다. 습인이 말했다.
“노인네는 허튼소리를 좋아해서, 사람을 화나게 하고, 또 웃음거리를 만든다니까.”
밤에 잠자리에 들 때, 대옥은 궤 위에 있는 여지 병을 보자, 낮에 할멈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건강치 못한 자기 몸과, 부모가 모두 세상을 떠난 것을 한탄하며, 비록 보옥과 서로 사모하고 있지만, 외조모와 외숙 내외분 그 누구도 혼인이란 두 글자를 비친 적이 없어, 부모님이 살아계실 적에 자신의 일생의 대사인 혼사를 정하지 않은 것을 한스러웠다.
그런데 다시 생각을 바꿔 생각해보니, 만약에 일찍 정해 놓았더라면, 보옥이 아닐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이러저런 생각을 하며, 탄식을 하다가,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옷을 입은 채로 자리에 누웠다.
정신이 혼미한 중에, 한 시녀가 와서 대옥의 부친이 호북 지방의 관직으로 승진하셨으며, 계모를 맞이했다는 것이었다.
또 가우촌이 중매를 서서, 대옥을 계모의 친척에게 재취 자리로 보내기로 허락했기 때문에 그녀를 집으로 데려갈 사람을 보내왔다는 말을 했다. 대옥은 원하지 않아, 가모 앞에 꿇어 앉아 울면서 말했다.
“할머니, 저 좀 구해 주세요! 저는 안 갈 거예요!”
가모는 무뚝뚝하게 잘라 말했다. “이건 내가 간섭할 일이 아니다.”
대옥이 재차 말했으나, 가모는 상대해 주지 않았다. 절망한 대옥은 자진할 곳을 찾을 생각을 하다가, 그래도 보옥을 한번 만나고 싶었다. 그때 돌연 보옥이 그녀의 면전에 나타나더니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
“경사났네!” 화가 난 대옥이 보옥을 단단히 잡고 말했다.
“보옥 오빠, 나는 오늘에야 오빠가 의리도 인정도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보옥이 말했다.
“너는 원래 나에게 마음을 주었지만, 누가 너를 데려간다는 거잖아! 내가 너를 어떻게 대했는지는, 네가 잘 알고 있을 거야!”
이렇게 말하면서, 작은 단도를 꺼내더니, 가슴을 찌르며 말했다,
“나는 너한테 여기에 있으라고 했는데, 네가 못 믿겠거든, 내 심장을 잘 들여다봐라!”
그렇게 말하면서 보옥이 선홍색의 피를 줄줄 흘리는 것을 보고, 놀라 혼비백산한 대옥은 재빨리 손으로 보옥의 심장을 단단히 막았다. 보옥은 손으로 가슴을 함부로 할퀴며 말했다.
“내 마음을 꺼낼 테니 너는 잘 봐!”
대옥은 마음이 슬프고 놀랍기도 해서, 보옥을 끌어안고 대성통곡을 했다. 보옥이 말했다.
“어라! 내 심장이 없어졌네! 나는 살 수가 없겠네!”
말을 마치고 눈을 감더니, “꽈당”하는 소리와 함께 넘어지는 것이었다. 대옥은 놀라서 큰소리를 지르며 통곡했다. 2012 12 04
이때 자견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에 대옥은 몸을 뒤척이며 깨어났는데, 악몽을 꾼 것이었다. 그녀는 흐느껴 울며, 심장이 쿵쾅거리며, 온 전신에 식은땀이 흘러 베게는 이미 눈물로 흥건히 젖었다.
밖에서는 바람소리 같기도 하고, 비오는 소리 같기도 하게 사락사락하는 소리가 들렸다. 자견은 이미 그렁그렁하는 소리를 내며 자고 있어, 대옥은 억지로 기어 일어나, 이불을 두르고 잠시 앉아 있었다.
그런데 창문 틈 사이로 차가운 바람이 뼛속까지 찔러, 사람의 솜털을 꼿꼿이 세우는 것 같아 그만 눕고 말았다. 몽롱하게 잠들려고 하는데, 창문의 창호지는 이미 희뿌연 하여 날이 밝고 있었다.
대옥이 격렬하게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놀라 깨어난 자견이 급히 새 타구를 가져와 대옥에게 디밀었다가 타구를 쏟으러 가는데, 가래에 피가 많이 있는 것을 보고, 너무 놀라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어머! 큰일이네!” 대옥이 안에서 듣고 물었다.
“무슨 큰일인데?” 자견은 실언을 한 것을 알고, 얼른 얼버무렸다.
“아무 것도 아니에요.”그녀는 이 말을 하면서 코가 시큰해지며, 눈물을 흘렸다.
대옥은 자기 목구멍에서 달작직한 비린내를 맡고 토혈을 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었는데, 자견이 엉겁결에 놀라며 이상히 여기는 듯한 말소리와 그 말소리가 슬퍼서 목이 멘 음성인 것에 생각이 미치자, 자기의 의심이 더욱 사실일 것이라고 믿었다.
탐춘과 사상운이 시녀를 데리고 소상관에 대옥을 보러 왔다. 두 사람은 대옥의 침상 곁에 앉아, 대옥의 모양을 보고, 모두 대단히 상심했다. 탐춘이 물었다.
“언니, 어떻게 몸이 또 안 좋아졌나 봐요?”
“뭐 그리 심한 것도 아니고, 단지 몸이 좀 나른할 뿐이야.”
탐춘은 대옥의 기력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하는 수 없이 몸을 일으켰다.
“언니, 조용히 몸조리 잘해요. 우리 또 어니 보러 올게요.”
“와줘서 고마워.” 대옥은 말을 마치고, 자견에게 탐춘과 상운을 전송하게 했다.
탐춘과 상운이 가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대옥은 어렴풋이 대관원 안에서 누군가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네가 이 대관원에서, 뭐하는 물건이야?”
그 말을 들은 대옥은 자기를 욕한다고 여겨, 손으로 바깥을 가리켰다.
“여기서는 살 수가 없겠구나!”
이 말을 마치고는, 두 눈이 뒤집어지더니 까무러치고 말았다. 자견은 놀라서 울며 소리쳤다.
“아가씨, 왜 그래요? 정신 차리세요!”
사실은 방금 전에 한 아낙네가 어린 하녀를 야단친 것이었다.
대옥은 눈을 감고 침상에 누웠지만, 아무래도 잠은 오지 않아, 자견을 불러 휘장을 내리라고 했다. 설안雪雁이 또 그녀에게 연와탕 한 그릇을 가져다주었다.
얼마 후, 습인이 오자, 설안은 대옥이 어제 밤에 아팠다는 것을 습인에게 다 말했다. 습인이 말했다.
“어쩐지, 방금 전에 어떤 하녀가 우리한테 와서 임 아가씨가 병이 났다고 말해서, 놀란 도련님이 나보고 얼른 가보라고 해서 왔어.”
습인은 조심스럽게 방안으로 들어와, 자견에게 물었다.
“임 아가씨 잠드셨어?”
자견이 고개를 끄떡였다. 습인은 대옥이 깨어나기를 기다렸다가 보고 돌아갔다.
홍루몽 제 22 회 : 보옥, 학당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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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가정이 왕 부인에게 말했다.
“보옥이도 다 컸는데, 하루 종일 대관원 안에서 놀고 있는 것 도 옳은 일은 아니오. 어떤 이가 선생님 한 분을 내게 추천했는데, 학문과 인품 모두가 대단히 좋은데, 그런데 그는 남방 사람이라고 하오. 남방 사람은 아이들을 엄하게 다루지 않는다고 하던데, 잘 가르치지 못할까봐 걱정이오. 예전에 초빙한 대유代儒는 비록 학문은 보통이지만, 아이들을 잘 다루고, 또 예의범절을 가르쳐서, 그래서 나는 --- 그래도 보옥을 가숙家塾에 보내서, 대유 밑에서 공부하게 하고 싶소.”
보옥은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고서, 하는 수 없이 습인에게 말했다.
“내일 아침에, 아버지께서 나를 공부하러 가라고 하셔.”
다음 날 아침, 세수를 마친 가정은 보옥을 데리고 마차를 타고 가숙에 도착했다. 가정은 가숙으로 들어가서 먼저 가유에게 인사를 하고, 보옥에게도 인사를 올리게 했다.
“이 아이도 이제 나이가 적지 않은데, 장래에 과거를 봐서 장원을 해야 성공했다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비록 시 몇 마디는 안다고 하지만, 필시 정도는 아니니, 장래의 벼슬에 나가는 일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대유가 대답했다.
“시사도 배울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장래의 일을 성취하여 관리가 된 다음에 배워도 늦지 않습니다.”
가정이 말했다.
“그런 이치가 맞습니다. 그래서 저는 선생님께 이 아이가 오직 팔고문八股文(명청明淸 양대에서 과거시험의 답안용으로 채택된 특별한 형식의 문체를 말함)의 문장만 공부하고, 또 선생님께서 엄격하게 다루어 주시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말을 마친 가정은 대유에게 정중하게 절을 하고 나서, 몇 마디 한담을 나누고는 작별을 고했다.
방과 후, 보옥은 대옥을 찾아와서 그녀에게 말했다.
“오늘 아버지께서 나를 가숙에 데리고 가셔서, 하루 종일 힘들어서 혼났는데, 지금 너희를 보니까 마치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것 같아. 하루 안 봤는데도, 삼년이여삼추라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아!”
대옥이 말했다. “자매들한테 가서 인사해야 되요.”
보옥이 대답했다. “난 움직이기가 싫어. 그냥 여기 앉아서, 얘기만 하고 싶어. 아버지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라고 하시지만.”
대옥이 말했다. “그럼 잠시 앉았다가 돌아가서 쉬어요.”
보옥이 대답했다.
“피곤해서가 아니고, 답답해서 그래. 여기 앉아 있으니 방금 답답한 게 풀렸는데, 너는 또 나를 가라고 재촉하는구나.”
대옥은 살며시 웃으며, 자견을 불렀다.
“그 맛있는 용정차龍井茶를 도련님께 타드려라. 도련님은 이제 공부를 시작하셨으니, 예전과는 달라질 거야.”
보옥은 자견의 손에서 차를 받다들었다.
“나는 공부를 제일 싫어하는데, 분명히 그 팔고문으로 그럭저럭 관리가 되어, 그럭저럭 먹고 살면서, 도리어 입으로는 현인이나, 성인과 참된 도리를 지껄이는 거야. 나는 그런 말을 들으면 정말 머리가 아파.”
두 사람이 얘기하고 있는데, 추문秋紋이 보옥을 찾으러 왔다. 보옥을 차를 다 마시고 일어나 작별을 하고, 이홍원의 입구에 오니 습인이 맞으러 나왔다.
“도련님 오셨어요?”
“방금 전에 나리 마님이 사람을 보내서 말씀하시기를 도련님은 마음을 단단히 먹고 공부를 잘해야 하는데, 만약에 하녀 중에 누구든지 도련님과 장난치면, 지난번의 청문이처럼 내쫓을 것이라고 하셨어요. 저는 도련님 시중들다가, 나중에 청문이처럼 될까봐 두렵네요.”
습인은 그렇게 말하면서 상심이 되어 울었다. 보옥이 말했다.
“너희는 두려워할 것 없어. 나는 열심히 공부해서 어머니께서 다시는 너희를 괘씸하게 생각하지 않게 할 거야. 너희는 가서 쉬어. 볼일이 생기면 너희를 부를게.”
습인이 말했다.
“오직 도련님만 열심히 공부하시면, 우리는 피곤해 죽을 지경이 되어도 마음만은 기쁠 거예요.”
보옥은 서둘러 저녁밥을 먹고, 등불을 켜고 공부하던 책을 꺼냈으나,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며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나는 시사는 쉽게 배우는데, 이런 쓸데없는 것들을 배우는 데는 정말 재주가 없나봐’
홍루몽 제 21회 :영춘迎春이 “중산랑”에게 잘못 시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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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는 자기의 딸 영춘을 손孫 씨 집에 시집보냈다.
이 손 씨 집안은 고관의 집안으로 조상은 군관 출신이었다. 예전에 녕국부와 영국부의 문객으로 있었기 때문에, 대대로 교분이 있는 셈이었다.
지금은 손 씨 집안에는 한 사람만이 서울에서 지휘관의 직책에 있는데, 그 사람이 바로 손소조孫紹祖였다.
키가 훤칠하게 크고 건장한 체격을 가진 손소조는 무공도 열심히 연마하고, 교제도 잘 하는데, 나이는 아직 30 살 전이었다.
집안에는 돈이 꽤 많았지만, 아직 아내를 취하지 않고 있었다. 가모는 비록 원하지는 않았지만, 가사가 결정권을 가진 것에 생각이 이르자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가정은 손 씨 집을 매우 싫어했는데, 비록 대대로 교분이 있다고는 해도, 그 당시의 조부와 영국부의 세도를 공경하고 사모했던 것에 지나지 않아 해결이 되지 않는 일이 있을 때나 방문하던 그런 관계였다.
문하생이 되어 방문하러 와 시와 예를 논하는 명문의 후예는 아니어서, 가정은 가사에게 몇 차례 권하고 간언했으나, 가사가 듣지를 않자 할 수 없이 그만두고 말았던 것이다.
보옥은 손소조를 한 번 보았는데, 인상이 그리 좋지 않았다.
근래에 와서 보옥은 잇달아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청문이 죽고 또 영춘도 시집을 가버리자, 대관원은 이미 텅 비고 쓸쓸해졌다. 보옥은 하루 종일 마음이 답답하고 울적하여 마침내는 병이 되어, 침상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가모는 날마다 보옥을 보러오고, 또 의사를 불러 약을 지어 먹였다. 의사는 보옥에게 100 일 정도 잘 휴식해야 바깥출입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보옥은 하는 수 없이 대관원 안에서만 지내게 되었다.
가모가 천제묘天齊廟에 정성을 드리러 가기를 기다리고 기다린 보옥은 가모에게 데리고 가서 구경시켜 달라고 졸라서 승낙을 받았다. 보옥은 마음이 들떠서 밤새 잠을 이룰 수가 없을 정도였다.
다음 날 아침을 먹고 나서, 보옥과 가모는 마차를 타고 천제묘에 도착했다.
도교사원에서 점심을 먹고 나서, 보옥은 객실에서 휴식을 취했다. 하인이 주지 왕王 도사에게 보옥의 말동무를 해달라고 청했다.
한편, 손소조의 집안으로 시집을 간 가영춘이 얼마 후 친정에 왔는데, 왕 부인 방에서 흐느껴 울었다.
손소조는 호색하고, 도박을 좋아하며, 술주정을 하는 사람인데, 조금이라도 순종하지 않으면 영춘을 마구 때린다고 말했다.
영춘은 울면서 왕 부인에게 말했다.
“그가 말하기를 아버지께서 그의 돈 5,000 량을 받으셨으니, 저는많은 돈을 내고 사온 것이라고 했어요.”
영춘이 흐느껴 우는 소리에, 듣는 사람도 모두 눈물을 흘렸다.
왕 부인은 영춘을 달랬다.
“이미 그런 사람에게 시집갔으니, 네가 어쩔 수가 있겠느냐? 네 작은 아버지는 그때 그 가문과 혼인 맺는 것을 원치 않아서 아주버님께 몇 번이나 권했지만, 네 아버지께서는 듣지를 않으시고, 일심으로 그 집과 혼인하려고 하셨단다.”
영춘은 울면서 하소연했다.
“작은 어머니, 저의 팔자는 어찌 이렇게 모진 겁니까? 어려서 어머니를 잃고, 다행히 작은 어머니께서 저를 예뻐해 주셔서, 몇 년은 편안하게 지냈는데, 하필이면 공교롭게도 이런 남편에게 시집가고 말았어요.”
왕 부인은 영춘에게 밤에 어디에 묵을지를 물었다.
“대관원은 제가 다년간 살던 곳이니, 며칠 묵을 수 있으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어요. 이번이 아마도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니까요.”
왕 부인은 그녀를 타일렀다. “쓸데없는 생각이나, 기죽는 말은 하지도 마라.”
왕 부인은 사람을 불러 영춘의 방을 치우고, 영춘이 가서 머물 수 있게 준비하라고 하고, 또 보옥에게 영춘이 학대 받고 있는 일을 가모에게 말하지 말라고 했다.
영춘이 온 지 며칠이 지나자, 손 씨 집에서 사람을 보내 데리러 왔다. 영춘은 비록 돌아가기를 원치 않았으나, 손소조에게 매맞을 것이 두려워, 하는 수 없이 억지로 여러 사람에게 작별을 고하고 손 씨 집으로 돌아갔다.
홍루몽 제 20회 : 대관원大觀園을 수색하다
(현재 중국에서 사용되는 "중국어 홍루몽 통행본(보급형)"은 1,605 페이지에 달하나, 여기에는 홍루몽을 읽지 않은 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120회분을 26회로 줄여 대강의 줄거리만 소개합니다)
가모의 거처에 막일을 하는 사대저傻大姐라는 하녀가 있었다. 어느 날, 사대저는 대관원에서 노닐다가, 오색 수를 놓은 향주머니 한 개를 주웠는데, 옷을 벗고 있는 두 사람이 수 놓여 있었다.
때마침 형 부인이 지나가다가 보고, 뺏었다. 형 부인은 그것을 왕 부인에게 주었다. 대노한 왕 부인은 식식거리며 봉저를 찾았다.
봉저는 자기의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왕 부인에게 분명히 대관원 안의 어떤 하녀가 몰래 지니고 있던 물건일 것이라고 잘 설명해 주었다.
마침 형 부인이 시집올 때 데려온 몸종인 왕선보王善保 댁이 이 일을 듣고 들어와서, 왕 부인에게 하녀들에 관한 나쁜 말을 많이 일러바쳤다.
왕 부인은 그런 말을 들으니 더욱더 화가 나, 대관원을 밤을 새워서라도 수색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봉저는 할 수 없이 왕선보 댁과 그 외 몇 명의 집사들을 대동하여 대관원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먼저 쪽문을 일제히 걸어 잠갔다.
첫 번째 목표는 바로 이홍원이었으니, 왕선보 댁 등은 하녀들에게 자기의 상자를 모두 열게 했다. 습인이 먼저 자기 상자를 열고 조사하도록 내버려두었으나, 나온 것이 없었다.
이어서 또 다른 몇몇 하녀를 하나하나 조사하여 왕선보 댁이 세밀하게 조사했지만, 금하는 것을 범한 것은 없었다.
그들은 무리를 지어 문을 나서서 또 다른 곳을 향해 갔다. 봉저가 왕선보 댁에게 말했다.
“설 아가씨는 우리 집 사람이 아니니, 거기를 조사할 수는 없네.”
“당연합니다.” 왕선보 댁은 그렇게 말하며, 소상관으로 들어갔다.
대옥은 이미 잠들어 있고, 한 패가 하녀의 방에 들어가 전부 조사했다. 자견紫鵑의 방에서 보옥의 물건이 몇 개 나오자, 왕선보 댁은 득의에 차서 재빨리 가지고 나와 봉저에게 보였다.
봉저가 해명했다.
“보옥 도련님은 어려서부터 그 애들과 같이 놀아서, 이것들은 희한한 일이라 할 수 없으니, 내려놓고, 우리 다른 곳으로 가세”라고 말했다.
이어서 또 탐춘의 거처로 왔는데, 탐춘은 이미 알고 있어, 하녀들과 문을 열어 놓고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봉저를 보더니, 탐춘이 고의로 질문했다.
“무슨 일이죠?”
봉저가 웃으며 대답했다.
“물건 하나를 잃어버려서, 무고한 사람에게 덮어씌우게 될까봐 모두 조사해서, 의심을 안 사려고요.”
탐춘이 말했다.
“우리 시녀들이 비록 조금 신분이 낮기는 해도, 나는 여기 거처의 주인이니 시원스럽게 내 상자부터 조사해 봐요. 그들이 훔쳐온 물건은 모두 내게 갖다 줘서 내가 감춰놓았거든요!”
이렇게 말하면서 시녀들에게 상자를 모두 열라고 명령하고, 봉저에게 조사하라고 청했다. 봉저가 얼른 웃는 낯으로 말했다.
“저는 마님의 명령을 받고 온 것에 불과하니, 아가씨 저를 탓하지 마세요.”
그러면서 시녀들에게 명령했다. “빨리 아가씨 것을 닫아라.”
탐춘이 말했다.
“내 물건은 당신들이 조사해도 좋지만, 그러나 시녀들의 물건은 건드릴 수 없어요! 내가 주인이니, 그들의 물건 역시 내 거처에 보관되어 있는 것이거든요. 당신들이 내가 마님께 반항한다고 생각하면, 가서 그렇게 말하세요! 어떻게 처리하든, 나 스스로 가서 받을 것이니, 서두르지 말고, 집을 조사할 날은 아직도 많을 테니까요! 우리 집 같은 큰 집안에서, 만약에 밖에서 죽이러 온다고 해도, 단번에 다 죽이기는 어렵잖아요. 필수적으로 집안에서부터 자멸해야, 철저히 실패해서 돌이킬 수 없게 될 것이거든요.”
이런 말을 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봉저가 웃으면서 말했다.
“이왕에 시녀들의 물건이 모두 여기에 있으니, 조사할 필요가 없겠어요.”
탐춘이 차갑게 웃었다.
“정말 영리하시네요! 내 보따리까지 모두 다 열어놓았는데, 그런데도 조사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네요! 수색할지 말지를 미리 말해주었어야지요!”
봉저는 그저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이미 아가씨의 물건까지도 조사해서 다 잘 알았어요.”
왕선보 댁은 자기가 형 부인이 데리고 시집 온 몸종이라는 것을 믿고, 앞으로 나서더니, 탐춘의 옷 보따리를 잡아당겨 일부러 젖혀보며 히죽거리며 말했다.
“아가씨 것까지 제가 모두 다 뒤져봤는데도, 정말 아무 것도 없네요.”
“짝”하는 소리가 나며, 탐춘은 왕선보 댁의 얼굴을 때렸다. 성이 난 탐춘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녀를 가리키며 말했다.
“네 까짓게 뭐길래, 감히 내 옷을 끌어당기는 거야!”
왕선보 댁이 말했다.
“그만하세요, 그만하세요. 저는 한 번도 매 맞은 적이 없는데, 내일 마님께 그만 둔다고 말씀드리고, 고향으로 돌아갈 겁니다.”
탐춘이 냉소하며 말했다. “우리같이 신분이 낮은 사람은 말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그저 바보인체 하지, 뒷전에서 주인을 충동질하지는 않거든.”
사람들은 서로 권고하며, 곧 다른 곳으로 수색하러 갔다.
이환은 병중이었는데, 시녀들의 방을 조사해 보고 별다른 것이 없자 사람들은 석춘의 방을 조사했는데, 뜻밖에 그녀의 시녀 입화入畵의 상자에서 금은 덩어리가 들어있는 주머니와 남자의 버선이 발견되었다.
입화는 얼른 가진 나리가 그녀의 오빠에게 상으로 준 것이고, 오빠가 맡겨둔 것이라고 변명했다. 봉저는 기다렸다가 조사해보고 다시 얘기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석춘은 도리어 그녀를 엄벌하라고 고집하며, 그녀를 본보기로 삼아 다른 사람을 교훈하라고까지 말했다.
이어서 봉저 일행은 영춘의 시녀들을 조사했다. 사기司棋라는 시녀는 왕선보의 외손녀였다.
사기의 물건을 조사하다가 주서周瑞 댁은 상자 안에서 남자가 신는 버선 한 켤레와 비단 신 한 켤레와 작은 보자기를 꺼냈는데, 그 속에는 한 마음 한 뜻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원래 사기의 사촌 동생이 그녀에게 써준 연애편지였던 것이다. 예상치 못하게 왕선보 댁은 일심으로 다른 사람의 잘못을 찾아내려고 했지만, 도리어 자기 외손녀에게서 잘못을 찾아내게 된 것이다.
왕선보 댁은 화도 나고 또 부끄러웠지만, 어디 땅속으로 뚫고 들어갈 데도 없어 스스로 자기의 뺨을 때리며 욕을 했다.
“죽여도 시원치 않을 창부 같으니라고, 어떻게 나쁜 짓을 할 수가 있냐!”
사람들은 모두 계속 웃어대며, 왁자지껄 그녀에 대해 얘기하며 좋아했다. 사기는 오히려 평온하게,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시치미를 떼고 있었다.
모친과 함께 집으로 돌아간 사기는 고집스럽게 사촌 동생 반우안潘又安에게 시집가겠다고 했지만, 그녀의 모친이 끝내 승낙하지 않자 사기는 담에 머리를 부딪쳐 자살했다.
반우안은 돈을 내어 사기의 장례를 치르고 나서, 자기도 목을 베어 이루지 못한 사랑을 따라 죽고 말았다. [출처] |작성자 중국 문화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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