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대소설예술기법 6 과장사의법誇張寫意法
과장사의법誇張寫意法
【정의】
‘과장사의법’은 곧 ‘과장법’이다. 이것은 사물을 과장함으로써 독자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 강조법 가운데 하나이다. 대개 ‘과장법’이라 하면 사물을 실제보다 크게 표현하는 과대진술을 떠올리게 되나, 그 반대로 실제보다 작게 표현하는 과소진술 또는 격하格下 역시 과장법으로 볼 수 있다. 은유적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직유법의 형식으로 표현된다.
【실례】
《삼국지》의 유명한 장면 가운데 창반챠오長板橋에서 자오윈趙雲과 장페이張飛가 단기필마로 차오차오曹操의 대군을 대적하는 대목은 바로 이 과장법이 최대로 발휘된 예라 할 수 있다. 자오윈이 류베이의 아들 아더우阿斗를 구하기 위해 홀로 차오차오의 10만 대군을 뚫고 나온 것은 아무리 뛰어난 장수라도 불가능에 가까운 만용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오윈은 아더우를 구해 나왔을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마치 무인지경에 들어갔다 나온 듯 상처 하나 입지 않고 오히려 차오차오 진영의 명장 50여 명을 베기까지 한다. 이러한 과장을 통해 자오윈의 용맹무쌍한 영웅적인 면모가 도드라지게 되는데, 그렇다고 자오윈의 이러한 행위가 전혀 현실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곧 자오윈이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은 애당초 그의 비범한 능력을 아낀 차오차오가 그를 죽이지 말고 생포하라는 명령을 내렸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자오윈을 뒤쫓던 차오차오의 군대는 창반챠오에서 장페이를 마주한다. 아무런 지원군도 없이 홀로 “호랑이 수염을 곤두세우고 고리눈을 부릅뜬 장페이가 장팔사모를 손에 잡고 다리 위에 말을 세운 채 노려보고 있었”던 것이다. 장페이 한 사람의 기에 눌려 대군이 진군을 멈추되, 과장은 “고함 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이었다. 차오차오의 곁에 있던 샤허우졔夏侯杰가 너무 놀란 나머지 간과 쓸개가 파열되어 말에서 거꾸로 떨어지고 말았다”는 데서 정점에 이른다. 그러나 이것 역시 이보다 앞서 차오차오의 군대가 관위關羽와 주거량諸葛亮에게 한 차례씩 당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렇게 볼 때 자오윈과 장페이의 용맹함은 그 나름대로 근거가 있고 현실성이 있는 묘사라 할 수 있다. 곧 과장법이라고 무턱대고 사물을 과대하게 드러내거나 축소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모름지기 과장을 하더라도 인물 성격의 진실한 면모에 부합하고 정절 발전의 논리에 들어맞아야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예문】
한편 원핀文聘은 군사를 이끌고 자오윈趙雲의 뒤를 추격하여 창반챠오長板橋에 이르렀다. 그런데 호랑이 수염을 곤두세우고 고리눈을 부릅뜬 장페이張飛가 장팔사모를 손에 잡고 다리 위에 말을 세운 채 노려보고 있었다. 더욱이 다리 동쪽 숲에서는 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복병이 있지 않을까 의심이 든 원핀은 즉시 군사를 멈추고 감히 접근하지 못했다.
오래지 않아 차오런曹仁, 리뎬李典, 샤허우둔夏侯惇, 샤허우위안夏侯淵, 웨진樂進, 장랴오張遼, 장타이張邰, 쉬추許褚 등이 모두 도착했다. 장페이가 성난 눈을 부릅뜨고 장팔사모를 비껴 잡은 채 다리 위에 말을 세우고 있는 모습을 본 그들은 주거량諸葛亮이 또 무슨 계책을 꾸미고 있지나 않은지 두려워 아무도 감히 접근하지 못했다. 다리 서쪽에 한 일 자로 군사를 진열하고 사람을 시켜 차오차오曹操에게 보고했다.
소식을 들은 차오차오는 급히 말을 타고 진 뒤에서 나왔다. 장페이가 고리눈을 부릅뜨고 있노라니 적진의 후미에서 푸른 비단 해 가리개와 백모, 황월, 깃발들이 들어서는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다. 차오차오가 의심이 나서 직접 동정을 살피러 온 것이라 짐작했다. 장페이는 즉시 사나운 음성으로 호통을 쳤다.
“내가 바로 옌燕 사람 장이더張翼德다! 뉘 감히 나와 죽기로 싸워 보겠느냐?”
목소리는 마치 천둥이 휘몰아치는 듯했다. 그 소리에 차오차오의 군사들은 다들 두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차오차오가 급히 해 가리개를 치우게 하고 좌우를 돌아보며 주의를 주었다.
“지난 날 관윈장關雲長이 ‘이더는 백만 군중에서 상장의 머리 베어오기를 마치 주머니 속에서 물건을 꺼내듯 한다’고 하였다. 오늘 이처럼 만났으니 섣불리 대적해서는 아니 될 것이야.”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이었다. 눈을 부릅뜬 장페이가 또다시 호통을 쳤다.
“옌 사람 장이더가 여기 있다. 뉘 감히 와서 결사 일전을 벌여 보겠느냐?”
장페이의 엄청난 기개를 본 차오차오는 물러가고 싶었다. 장페이는 차오차오 후군의 진 머리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장팔사모를 꼬나들며 다시 한 번 호통을 쳤다.
“싸우지도 않고 물러서지도 않는다면 대체 어쩌겠다는 말이냐?”
고함 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이었다. 차오차오의 곁에 있던 샤허우졔夏侯杰가 너무 놀란 나머지 간과 쓸개가 파열되어 말에서 거꾸로 떨어지고 말았다. 차오차오는 즉시 말머리를 돌려 도망쳤다. 이와 동시에 장수와 군졸들도 일제히 서쪽으로 달아났다. 그 꼴이야말로 ‘젖먹이 어린 것이 어찌 벼락치는 소리를 들으며, 병든 나무꾼이 어떻게 호랑이 포효 소리를 듣겠는가’라는 대구와 같았다. 그 바람에 창을 버리고 투구를 떨어뜨린 자가 얼마인지 헤아릴 수 없을 지경이었다. 사람들은 썰물 빠지듯 달아나고 말들은 산이 무너지듯 서로 밀치고 짓밟았다.( 《삼국지연의》 제42회)
卻說文聘引軍追趙雲至長板橋, 只見張飛倒豎虎鬚, 圓睜環眼, 手綽蛇矛, 立馬橋上; 又見橋東樹林之後, 塵頭大起, 疑有伏兵, 便勒住馬, 不敢近前. 俄而曹仁、李典、夏侯惇、夏侯淵、樂進、張遼、張邰、許褚等都至. 見飛怒目橫矛, 立馬於橋上, 又恐是諸葛孔明之計, 都不敢近前. 紮住陣脚, 一字兒擺在橋西, 使人飛報曹操. 操聞知, 急上馬, 從陣後來. 張飛圓睜環眼, 隱隱見後軍靑羅傘蓋、旄鉞旌旗來到, 料得是曹操心疑, 親自來看. 飛乃厲聲大喝曰:
“我乃燕人張翼德也! 誰敢與我決一死戰?”
聲如巨雷. 曹軍聞之, 盡皆股栗. 曹操急令去其傘蓋, 回顧左右曰:
“我向曾聞雲長言: 翼德於百萬軍中, 物. 今日相逢, 不可輕敵.”
言未已, 張飛睜目又喝曰:
“燕人張翼德在此! 誰敢來決死戰?”
曹操見張飛如此氣槪, 頗有退心. 飛望見曹操後軍陣脚移動, 乃挺矛又喝曰:
“戰又不戰, 退又不退, 卻是何故!”
喊聲未絶, 曹操身邊夏侯傑驚得肝膽碎裂, 倒撞於馬下. 操便回馬而走. 於是諸軍衆將一齊望西逃奔. 正是: 黃口孺子, 怎聞霹靂之聲; 病體樵夫, 難聽虎豹之吼. 一時棄鎗落盔者, 不計其數. 人如潮湧, 馬似山崩, 自相踐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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