逸話傳---人物傳記

[비하인드 스토리] 필승 편: 제1회 도장에서 떠오른 활자

一字師 2024.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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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스토리] 필승 편: 제1회 도장에서 떠오른 활자

(사진설명: 필승의 동상)

활자인쇄술을 발명한 필승

제지술, 지남침, 화약과 함께 고대 중국의 4대 발명인 활자인쇄술은 인류의 인쇄역사에서 이정표적인 의미를 가진다. 이 위대한 발명의 주인공은 고대 중국의 평범한 백성 필승(畢勝)이다.

백의(白衣)의 신분으로 필승은 사서에 오를 수는 없었지만 다행히 북송(北宋)의 위대한 과학자 심괄(沈括)이 자신의 저서 <몽계필담(夢溪筆談)>에서 필승의 활자인쇄술을 설명함으로써 이 위대한 발명과 평범하면서도 위대한 이 발명가를 후세에 전했다.

북송의 회남로(淮南路), 오늘날의 호북(湖北) 출신인 필승이 평생의 지혜와 피땀으로 엮은 이 발명이 글자를 새긴 작은 도기 조각에서 시작된 것임은 누구도 생각지 못할 것이다.

활자인쇄술을 발명한 필승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아보자.

제1회 도장에서 떠오른 활자

오늘날의 개봉(開封)을 말하는 동경(東京)은 북송 때 동양 상업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당시 동경의 번영은 내외에 이름이 자자한 명화인 청명상하도(淸明上河圖)가 잘 보여준다. 또 문화가 번창하여 곳곳에 사숙이 있고 하늘에는 서향(書香)과 묵향(墨香)이 흩날리는 곳이 바로 동경이었다. 그리고 이에 맞춰 필승이 활자인쇄술을 발명했다!

경학가는 경서를 인쇄하고 사학가는 사서를, 문학가는 문집을, 도가(道家)는 <도덕경(道德經)>을, 불자는 <금강경(金剛經)>을, 무슬림은 <코란경>을 인쇄해야 했다. 인쇄 대기중인 도서가 너무 많아서 경성(京城)의 거리와 골목에는 하나 건너 각인(刻印)점이 들어섰다.

영산인사(英山印社)의 조각장인 왕(王)씨는 각자(刻字) 기술이 뛰어나 글자를 빠르고도 예쁘게 새기지만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자 몸도 지치고 눈도 어두워졌으며 손도 떨렸다.

필승은 영산인사에서 글 쓰는 담당이었다. 필승이 엷은 종이에 쓴 글을 목판에 부착하고 조각장인이 그 글을 새기는 인쇄과정이었다. 그 과정에 필승은 틈만 나면 왕씨에게서 조각기법을 배웠으며 그러면서 조각장인들의 희로애락도 잘 알게 되었다.

어느 날, 왕씨는 글자를 새기다가 손이 떨리는 바람에 송(宋)자의 점을 깎아버렸다. 그 한 글자로 인해 그 조판(彫版) 전체를 다시 새롭게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왕씨는 화가 나서 떨리는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 왕씨의 두 눈에서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각자는 참으로 힘든 일이다. 손 재주도 있어야 하고 마음도 섬세해야 하며 일말의 실수도 하지 말아야 한다. 왕 아저씨가 참으로 고생이 많다.”

이렇게 생각한 필승이 말을 꺼냈다.

“아저씨, 좀 쉬세요. 글자는 아무리 새겨도 끝이 없는데요 뭘. 우리 삶의 즐거움도 누려야 되지 않겠어요?”

왕씨가 한숨을 내쉬었다.

“하긴. 평생 이렇게 글자를 새기며 허리도 굽고 눈도 어두워진 것 모두가 돈을 벌어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함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아들을 키워놓으니 그 자식은 이 일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네. 그러면서 고전까지 들고 나오지 않겠나. 뭐 오대(五代)의 재상 풍도(風道)가 사람을 시켜 오경(五經)을 새겼는데 23년이나 걸렸다고, 풍도가 삼대에 걸쳐 장수한 중신이니 망정이지 다른 사람이면 죽어서나 인쇄된 오경을 볼 수 있었을 거라고, 자신은 평생을 인쇄 작업실에서 썩기 싫다고 하네. 죽을지언정 이 업계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네.”

“아저씨가 글자를 새기지 않았더라면 그가 무슨 돈으로 사숙에 가서 공부할 수 있었겠어요? 그리고 그가 어떻게 풍도가 오경을 인쇄한 그 고전도 알 수 있었겠어요? 이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 과거시험을 보라고 하세요.”

“과거시험을 보려면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데 내가 어디 돈이 있어서 그 애의 뒤를 대겠나? 단, 이 각자솜씨를 배워 작은 가게라도 차리면 먹고 살 걱정은 없을 텐데 말이네.”

필승은 왕씨의 몸에 기운이 빠지고 입술이 마르고 얼굴색이 안 좋은 것을 보고 관심조로 물었다.

“아저씨. 너무 힘든 거 아니에요?”

“아니, 괜찮네. 배가 고파서 그러네. 오늘 이 조판을 마칠 생각으로 아침에 죽 한 그릇만 먹고 시작했거든. 그런데 눈이 어두운데다 배도 고프니 정신을 차리지 못해 오히려 한 글자를 잘못 새겼군 그려. 그 바람에 조판 한 장을 다 버렸네. 자네 내 아들을 찾아가서 돈을 받아 떡 좀 사다 주겠나?”

필승은 오늘 오전에 할 일을 다 마친지라 흔쾌히 대답했다.

“네. 금방 갔다 올게요!”

거리에 이른 필승은 길가에서 도장을 새기는 왕씨의 아들 소전(小錢)을 보았다. 그의 옆에는 다 새긴 도장이 가로 세로 나란히 펼쳐져 있었는데 그 모양이 마치 조판같았다.

“새긴 글자를 하나씩 잘라 이 도장처럼 자유롭게 조판하면 중복 사용해도 되겠다. 그러면 많은 목판 사용을 줄일 수 있지 않겠는가? 아저씨도 각자에 평생을 바칠 일도 없고 말이다.”

이렇게 생각한 필승의 가슴은 환희로 넘쳤다. 그는 자신이 뭘 하러 거리에 나왔는지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왕씨의 아들과 인사도 하지 않은 채 영산인사로 돌아갔다.

달음박질로 영산인사로 돌아온 필승이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아저씨, 제가 좋은 방법을 하나 생각해냈어요. 이제부터 더는 이렇게 고생 안 하셔도 돼요.”

어두운 밤에 홍두깨 내미는 필승의 말에 왕씨가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떡은?”

그제서야 필승은 떡 사는 일을 가맣게 잊은 자신을 발견하고 떡을 사려고 다시 거리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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