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로 풀이하는 지족보신(知足保身)
◑글자풀이: 알지(知) 발 족(足) 지킬 보(保) 몸 신(身). ◑뜻풀이: 만족할 줄 알면 몸을 지킬 수 있다는 말. ◑출처: 정민(鄭珉)의 세설신어(世說新語).
◉ 알 지(知)는 화살 시(矢)와 입 구(口)가 결합한 형태(形態)로 화살이 과녁을 꿰뚫듯 어떤 상황을 판단(判斷)하고 해결하여 말(口)할 수 있는 능력이 '지식(知識)'에서 비롯된다는 뜻을 담는다. 또 인지적(認知的)인 '앎'에 시간(日)과 연륜이 더해지면 '지혜(智)'가 된다고 여긴 고대인(古代人)의 인식 세계가 엿보인다. 과녁처럼 우리 앞에 놓여 해결(解決)을 기다리는 복잡한 문제를 단번에 꿰뚫을 수 있는 '지식(知識)'은 무엇일까? 공자(孔子)는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곧 '앎'이라(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고 하였다. 최소한 과거에는 배움의 기회가 없거나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 부지(不知)에 대한 솔직(率直)한 자기고백(自己告白)이 쉬웠다.
◉ 발 족(足)은 사람의 다리를 본뜬 상형글자(象形字)다. 족(足)에 대해 "설문(說文)"에서는 “족(足)은 사람의 발(足)을 뜻하며 몸의 아래쪽에 위치해 있다. 구(口)와 지(止)로 짜여 있다”라고 하였다. 발모양을 본뜬 지(止)의 갑골문(甲骨文)을 보면 자형(字形) 우측(右側)의 옆으로 뻗는 모양(-)은 앞으로 향한 엄지발가락이며 중앙(中央)의 세로(丨)와 좌측(左側)의 작은 세로(丨)는 각각 발등과 나머지 발가락을, 자형(字形) 하부(下部)의 가로(一)는 발뒤꿈치를 나타내며 앞으로 향한 좌측(左側) 발의 모습(模襲)을 그려내고 있다. 대부분(大部分) 자형(字形) 상부(上部)의 구(口)를 허벅지라고 규정(規定)하고 있으나 "설문(說文)"에서는 몸 전체(全體)를 비유(比諭)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 지킬 보(保)자는 본디 아이와 사람을 그렸으나 한때 사람(亻)이 아이를 등에 업고 지키는(呆) 모습을 그리기도 하여 '지키다·기르다·보호하다(保)'라는 뜻이 된 회의자(會意字)이다. 그런가하면 보(保)자는 형부인 사람(亻)과 형부·성부인 '지킬 보(呆)'자로 된 형성자(形聲字)로 '呆'자는 '(보(保)'자의 고어(古語)이다. 뿐만 아니라 '呆'자는 '미더울 부(孚)'자의 고문(古文)과 한 뿌리의 글자이다. 그러므로 보(呆)자는 부(孚)자의 뜻인 '참되고 믿음성이 있다'라는 의미도 있다. 보(呆)가 아이를 업고 있는 모습(模襲)인 보(保)의 본래 글자라는 주장(主張)을 인정하면 '보' 발음의 글자인 셈이고, '어리석을 태'가 본래 훈(訓)·음(音)이라는 얘기를 믿자면 그 발음(發音)은 '태'다. 발음조차도 여러 주장(主張)들이 나오고 있는 정체불명(正體不明)의 글자다. 후자(後者)의 주장을 연장시켜 '치매(癡呆)'는 '치태'로 읽어야 한다는 주장(主張)까지 있다. 따라서 보전하다 보(保)'는 '보호(保護), 보장(保障), 확보(確保), 안보(安保)' 등에 사용(使用)되는 글자다. 보(保)는 형성결합(形聲結合)으로 만들어진 글자다. '보전하다 보(保)는 사람 인(亻)과 어리석다, 갓난이,지키다 보, 태, 매(呆)이다. 보전하다 保 보'입니다. '사람 인(人)'은 사람을 나타내는 부수글자다. '지키다 보(呆)'는 회의자(會意字)로 아기가 강보(襁褓)에 싸인 것을 나타낸 글자로 그 아기를 '지키다' 아기를 보고 '갓난아기' 아기가 어른에 비해 '어리석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그 음도 '태, 매, 보(呆)'가 있다.(음의 공식을 아시는 분들은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여기서는 '갓난아기'의 뜻으로 결합(結合)이 되었다. 그래서 사람과 갓난아기가 결합(結合)하여 '보전하다 보(保)'를 만들어 낸것인데 그 뜻은 부모(亻)가 갓난아이(呆)를 강보(포대기)에 싸서 '보호하다'는 뜻이다. 회의자(會意字)이면 음을[태(呆)]로 형성자(形聲字)이면 음을 [보(呆)]를 취한다. 여기의 사람은 어른으로 부모(父母)를 나타낸 것이고 그 부모(父母)가 아기를 보호(保護) 하는 것을 나타낸 글자이다. 주위(周圍)에서 아기를 강보(襁褓)에 싸서 보호(保護)하는 모습(模襲)을 볼 때 마다 '보전하다 보(保)'를 연상(聯想)하시면 쉽게 파지(破知)될 것이다.
◉ 몸 신(身)의 갑골문(甲骨文) 자형(字形)을 보면 배가 불룩한 사람, 즉 아이를 임신(姙娠)한 여자(女子)가 허리를 펴고 서있는 모습(模襲)으로 표현(表現)한 것으로 본래 ‘아이 배다’는 뜻이었는데, ‘몸(身)’이란 뜻으로 확대(擴大)되었다. 신(身)자는 임신(姙娠)한 여자 꼴을 본뜬 상형글자(象形字)로 '몸(身)'이라는 뜻의 글자이다. 여자는 아이를 갖게 되면 몸을 더욱 소중(所重)히 하기 때문에 임신(姙娠)한 여자 꼴을 '몸'이란 뜻으로 여긴 듯하다. 왜 현대(現代)의 일상(日常) 언어(言語) 표현(表現)에도 소중(所重)하다는 의미(意味)로 '몸'이란 표현(表現)을 사용(使用)한다. 또한 신(身)자의 의미(意味)는 위의 '몸'이란 뜻 외에도 사물(事物)의 본체(本體)를 '몸체'라 하고 스스로란 뜻으로 '몸소' 따위의 뜻도 있다. 그래서인지 신(身)자가 부수(部首)로 쓰인 글자들은 보통(普通) '신체(身體)'와 관련(關聯)이 있으면서 특히 “임신(姙娠)한 여자처럼 소중(所重)히 다루어야 할 몸”이라는 의미(意味)가 튀어나온다.
◑정의: 나라의 곳간 옆에 사는 백성(百姓)이 있었다. 그는 아무 하는 일 없이 평생을 백수(白手)로 살았다. 종일 집에서 빈둥거리다 저녁때가 되면 어슬렁거리며 나가 밤중에 돌아왔다. 손에는 어김없이 다섯 되의 쌀이 들려 있었다. 어디서 난 쌀이냐고 물어도 대답(對答)하지 않았다. 수십 년을 흰 쌀밥 먹고 좋은 옷 입으며 온 식구(食口)가 잘 살았다. 막상 집안을 들여다보면 세간은 하나도 없었다.
◐백성: 그가 늙어서 죽게 되었을 때 아들을 불렀다. "내 말을 잘 듣거라. 집 뒤 나라의 곳간 몇 번째 기둥 아래 집게손가락만 한 작은 구멍이 있다. 그 안쪽에는 쌀이 가득 쌓여 있다. 너는 손가락 굵기의 막대로 그 구멍을 후벼 파서 쌀을 하루 다섯 되만 꺼내 오너라. 더 가져오면 안 된다." 이 말을 남기고 백성(百姓)은 세상을 떴다.
◐아들: 아들이 아버지의 분부(分付)대로 해서 이들은 전과 다름없이 생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들은 차츰 갑갑증이 났다. 끌로 파서 구멍을 더 키웠다. 하루에 몇 말씩 꺼내기 시작했다. 그래도 일이 없자 신이 나서 구멍을 더 키웠다. 결국 창고지기에게 발각되어 붙들려 죽었다. 권필(權韠·1569~1612)의 '창맹설(倉氓說)'에 나오는 얘기다.
◐만족: 권필(權韠)은 이야기 끝에 이렇게 썼다. "구멍을 뚫는 것은 소인의 악행(惡行)이다. 하지만 진실로 만족(滿足)할 줄 알았다면 몸을 지킬 수 있었으니, 백성이 그러하다. 되나 말은 이익(利益)이 작다는 것이다. 하지만 만족할 줄 모르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그 아들의 경우가 그렇다. 하물며 군자(君子)이면서 족함을 아는 사람이라면 어떻겠는가? 하물며 천하의 큰 이익을 취하면서도 족함을 알지 못하는 자라면 어떻겠는가?"
◐평언: 1년에 500억 원을 벌었다는 중국 여배우는 세금(稅金)을 안 내려다 당국에 감금(監禁)되었다 하고, 쌍둥이 딸의 동시 전교 1등은 실력(實力)이라고만 믿기엔 욕심(慾心)이 너무 과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족함을 알았던 창고(倉庫) 도둑은 평생(平生)을 탈 없이 살았지만, 만족을 몰랐던 그 아들은 쌀 몇 말 더 훔치려다 목숨과 바꿨다. 바른 일을 하면서 족함을 아는 경우와, 악한 짓을 하면서 족함을 모르는 경우(境遇)와 견주면 어떠한가? 출처: 조선일보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工夫房---漢字六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숫자 영어로 읽기 완벽 정리 (0) | 2024.03.03 |
---|---|
한자의 발전(漢字發展) (0) | 2024.02.29 |
한자공부법(漢字工夫法) (0) | 2024.02.29 |
새로운 언어(言語)를 빠르게 배울 수 있는 방법 (0) | 2024.02.29 |
성어로 풀이하는 은감불원(殷鑑不遠) (0) | 2024.02.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