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명인 비하인드 스토리] 자산 편-제2회: 천재적인 외교수단으로 나라를 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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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자산 문화원 일각)
제2회 천재적인 외교수단으로 나라를 구하다
자산은 천재적인 외교가이기도 하다. 교묘한 그의 외교적 수사는 지난 2천여년 동안 사람들의 칭찬을 받으면서 외교적 수사의 모범이 되고 있다.
한 번은 자산이 정 나라 간공을 따라 진(晉) 나라에 회맹(會盟)하러 갔는데 진 나라 평공(平公)이 노(魯) 나라 양공(襄公)의 상을 치른다는 구실로 간공을 만나지 않고 그들을 담장 문이 너무 작아서 마차도 진입할 수 없는 작은 여관으로 보냈다. 화가 난 자산은 수행요원에게 말했다.
“담을 허물고 마차를 여관으로 들이시오.”
진 나라 대부 사문백(士文伯)이 급히 좇아와 자산을 꾸짖었다.
“왜 담을 허물었소? 우리 나라는 치안상황이 좋지 않아서 외빈(外賓)의 안전을 위해 특별히 담을 쌓았소. 우리 군주께서 무슨 일인지 알아오라고 나를 보냈소.”
그 말에 자산이 대답했다.
“우리는 이번에 진상공물을 가지고 왔는데 당신네 군주께서 우리를 만날 시간이 없으시다네. 이 곳의 담문이 너무 작아서 마차가 들어올 수 없소. 공물을 밖에 두면 비에 젖기라도 할 것 같아서 담을 허물 수밖에 없었소.”
그 말에 문백이 할 말을 잃고 머리를 숙였다. 그러는 문백을 보며 자산이 말을 이었다.
“과거 문공(文公)께서 맹주(盟主)로 계실 때 자신의 궁궐이 작고 누추하다고 큰 여관을 지어 제후들을 초대했고 다른 시설도 아주 훌륭해서 그 때 제후들은 진 나라에 오면 모두 편한 마음으로 대접을 받았다고 들었소. 지금 진 나라의 궁궐은 길게 뻗어 있고 전각들도 아스라니 높은데 회맹하러 온 제후는 누추한 방에 머물게 하고 있소. 담을 허물지 않으면 공물이 파손되고 그러면 우리 정 나라의 죄가 더 커지게 되지 않소. 당신네 군주께서 노 나라의 초상 때문에 슬퍼하고 계신데 우리라고 안 그렇겠소? 우리 모두 주문왕(周文王)의 자손이 아니오. 한 마디 물읍시다. 이 공물을 어디에 두면 되겠소? 명령만 내려주시오. 하루라도 빨리 이 공물을 진상하면 우리는 담을 다시 쌓고 우리 나라로 돌아가리라. 당신들의 은혜가 하늘 같은데 이까짓 고생쯤이야 무슨 대수겠소?”
진 나라의 집정대부 조문자(趙文子)가 사문백의 보고를 받고 다시 그를 자산에게 보내 사과하는 동시에 진 나라 평공에게 사건의 전말을 아뢰었다. 그러자 평공이 곧 간공을 만났고 높은 의전으로 정 나라 귀빈을 환대했으며 간공이 정 나라로 돌아가자 건국(建國) 여관을 신축하기 시작했다.
진 나라 대부 숙향이 사적인 자리에서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산의 말 한 마디로 인해 모든 제후들이 그 덕을 보게 되었소. 외교에서 어찌 수사에 신경을 쓰지 않겠는가. <시경(詩經)>에 말이 부드러우면 민중이 안정하고 말이 험하면 민중이 어려움을 당한다고 말했네. 자산은 이 이치를 벌써부터 알고 있었소.”
또 이런 일이 있었다.
초(楚) 나라의 공자(公子) 위(圍)가 공손단(公孫段)의 딸을 아내로 맞이하게 되었는데 군대를 거느리고 정 나라에 와서 신부를 맞이하겠다고 요구했다. 자산은 초 나라의 음흉한 의도를 알고 제후를 맞이하는 관직인 행인(行人) 자우(子羽)를 위에게 보내서 “우리 국도는 작아서 성밖에서 혼례를 치르시지요”라고 전하게 했다.
그러자 위는 집사 격인 태재(太宰)를 보내서 “이 혼인은 정 나라 군주께서 내리셨습니다. 성밖에서 그 은혜를 받으면 정 나라 군주의 은혜를 풀더미에 던지는 격이 되는데 그래도 되겠습니까? 그리고 이렇게 되면 우리 공자 위께서 어찌 여러 경(卿) 들 앞에서 머리를 들 수 있겠습니까? 초 나라로 돌아가서 초 나라 군주의 영윤(令尹)을 계속할 체면도 없을 것입니다.”
자우가 그 말을 받았다.
“소국의 죄는 바로 한 마음으로 대국에 붙어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는 당신들에게 의존하려 하는데 당신들은 흑심을 품고 나쁜 일을 꾀하고 있습니다. 만약 정 나라가 기만을 당해서 의지할 대국을 잃으면 초 나라의 제후들이 모두 우리 정 나라의 사례를 보고 더는 초 나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가장 걱정하는 바입니다. 당신들이 만약 나쁜 뜻을 가지지 않았다면 우리 어찌 감히 성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겠습니까?”
그 말을 들은 위는 정 나라가 벌써 대책을 마련했다는 것을 알고 무기를 다 내려놓았다. 그제서야 자산은 그들이 성안으로 들어오도록 허락했다.
이 때 진(晉) 나라 군주가 정 나라 군주가 공손단의 딸을 초 나라 영윤에게 시집을 보냈다는 것을 듣고 화가 나서 군대를 보내 정 나라를 공격하기로 했다. 그는 먼저 숙향을 정 나라에 보내 정 나라의 상황을 알아오게 했다. 숙향이 정 나라에 온 것을 본 자산은 진 나라의 생각을 읽고 긴 말을 하지 않고 숙향에게 <시경>에 나오는 사랑노래를 불러주었다.
“그대가 나를 그린다면 치마를 걷고 물을 건너 와야지요.
그대가 나를 그리지 않는다고 다른 사람도 나를 그리워하지 않을까요”
자산은 사랑노래를 빌어 정 나라가 만만치 않으며 정 나라에 진 나라 외에도 다른 보호자가 있다는 것을 말한 것이었다. 자신의 그 뜻을 알아차린 숙향이 진 나라에 돌아가서 군주에게 아뢰었다.
“정 나라에는 유명한 대부 자산이 나랏일을 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정 나라를 공격해서는 안 됩니다. 정 나라는 초 나라, 진(秦) 나라와 모두 가까운 사이입니다. 자산은 노래를 빌어서 정 나라가 우리 진 나라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른 나라들과 회맹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했습니다. ”
숙향의 말에 진 나라는 정 나라 공격 계획을 포기했다. 노 나라의 공자(孔子)는 이 일을 알고 이렇게 자산을 칭찬했다.
“나라에 현인이 있어 그 나라에 우환이 없구나. 자산의 시 한 수로 정 나라는 재난을 피했으니 말이다.”
세월은 살같이 흘러 또 1년이 지났다. 자산은 진(晉) 나라의 회맹에 대응하려 평구(平丘)에 갔다. 회맹 시에 여러 제후들은 모두 공물을 헌납해야 했다. 자산은 정 나라의 부담이 너무 크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과거 천자(天子) 께서 공물을 받으실 때 제후들의 지위와 나라의 대소에 근거해 공물의 경중을 정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정 나라는 백작(伯爵)인데 공작(公爵)이나 후작(侯爵)과 같은 공물을 바치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는 소국이라 공물을 전부 헌납하기 힘드니 맹주께서 우리의 부담을 덜어주시기 바랍니다.”
진 나라 군주는 자산의 말을 못들은 척 했다. 이에 자산이 말을 이었다.
“제후회맹의 목적은 소국의 생존을 위한 것인데 부담이 지나치게 무거우면 소국은 금방 소멸될 것입니다. 이는 회맹의 초심에 어긋나는 일이 아닙니까? 맹주께서 신중하게 재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진 나라 군주는 대꾸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자산은 점심부터 저녁까지 논쟁을 해서 끝내 정 나라의 공물을 줄여주겠다는 진 나라의 약속을 받아냈다.
그 뒤에 자태숙(子太叔)이 자산을 질책했다.
“그렇게 논쟁하다가 만에 하나 진 나라 군주가 화가 나서 정 나라를 정벌하면 어떡하려고 그랬소!”
“평공이 없는 진 나라의 권력은 현재 여섯 경(卿)의 수중에 장악되어 진 나라 군주는 제 코가 석자입니다. 다른 나라를 정벌할 여유가 없습니다. 우리가 정 나라의 이익을 위해 싸우지 않으면 정 나라는 점점 존엄을 잃고 대국들의 괴롭힘을 점점 더 받을 것입니다.”
귀국 후 정 나라 간공은 자산이 정 나라를 위해 큰 공을 세웠다고 여겨 성읍(城邑) 여섯을 상으로 내렸다. 하지만 자산은 “나라를 위해 일하는 것은 저의 책임입니다. 이렇게 많은 상을 받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간공이 상을 내리겠다고 고집하자 자산은 3개의 성읍만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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