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명인 비하인드 스토리] 자산 편-제3회: 어진 마음으로 사람을 감복시키다
(사진설명: 자산 문화원 일각)
제3회 어진 마음으로 사람을 감복시키다
자산은 정 나라 목공(穆公)의 손자이고 공자(公子) 발(發)의 아들이기에 공손(公孫) 교(僑)라 불리기도 했다. 자산은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었으나 약국의 집정대부를 맡아 안으로는 강세의 여러 종족들을 누르며 사회의 안정을 유지하고 밖으로는 야망을 가진 강국들에 대응하며 나라의 존엄과 이익을 지키느라 집정대부를 맡은 지 26년만에 질환으로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게 되었다.
자산이 쌀 한 톨도 넘기지 못하고 미음만 겨우 먹는다는 말을 들은 정 나라의 정경(正卿) 자태숙이 사람을 시켜 살아서 펄쩍펄쩍 뛰는 잉어 한 마리를 보냈다. 잉어탕을 만들어 영양보충을 하라는 것이었다. 워낙 자비심이 넘친 자산은 물통에서 팔딱거리는 잉어를 보자 눈물을 흘리며 연못 관리자에게 말했다.
“생선을 먹을 생각이 없으니 자네가 저 잉어를 다시 연못에 돌려보내게!”
그 관리자는 연속 머리를 끄덕이며 물통을 들고 나갔다. 하지만 그는 잉어를 연못으로 돌려보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집에 가지고 가서 요리를 해서 자신의 배를 불렸다. 그리고는 느긋하게 자산에게 돌아와 보고했다.
“대부께 아룁니다. 잉어를 연못에 넣어 주었는데 처음에는 죽은 듯 물위에 떠 있다가 후에는 아가미를 펄럭거리고 꼬리를 흔들고 온 몸을 이리저리 움직였습니다. 그리고는 귀공자처럼 편안하고 자유롭게 깊은 물속으로 헤엄쳐가서 그림자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자산이 그 말을 받았다.
“잘 됐네. 그는 그가 갈 곳으로 간 걸세. 그가 갈 곳으로 말일세.”
연못 관리자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꾹꾹 눌러 참으면서 집으로 돌아와 아내에게 말했다.
“자산대부는 어린애처럼 천진난만해서 다른 사람을 의심하지 않소 그려. 그 잉어는 벌써 내 뱃속에 들어갔는데 그는 갈 곳으로 갔다고 말하네! 모두들 정 나라에서 가장 총명한 사람이라고 그를 칭찬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는 그냥 바보네 바보.”
말을 마치고 관리자는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러자 관리자의 아내가 노기등등해서 물었다.
“당신 자산대부가 동항(東巷)의 살인사건을 수사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어요?”
“못 들었는데…”
“어느 날 이른 아침 자산대부가 동항을 지나다가 여인의 통곡소리를 들었대요. 골목을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으니 그 여인의 남편이 지난 밤에 갑자기 돌아갔대요. 그러자 자산대부는 그 여인을 당장 잡아오라고 시켰대요. 조사를 통해 그 여인이 다른 사내와 통정하면서 남편을 살해했다는 것을 밝혔어요. 후에 누군가 자산대부에게 어떻게 살인인줄 알았냐고 물었대요.”
관리자가 물었다.
“자산대부는 뭐라고 답하셨소?”
“자산대부는 그 여인의 울음소리를 듣고 알았대요.”
관리자는 놀라서 눈을 둥그렇게 떴다.
“뭐? 울음소리를 듣고 그녀가 사람을 죽인 것을 알았다는 말이오?”
“자산대부는 만약 남편이 곧 죽게 되면 아내는 두려움에 떨고 남편이 이미 죽었으면 아내에게는 슬픔만 남을 것인데 그 여인의 울음소리에는 슬픔은 없고 두려움만 실려 있어서 그 여인이 사람을 죽인 것이라고 판단했대요. 그래도 자산대부가 정 나라에서 가장 총명한 사람이 아니에요?”
관리자는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그럼 자산대부는 나의 말을 통해 내가 잉어를 먹어버린 것을 아셨겠네? ”
“당신이 거짓말을 하도 생동하게 하고 이치에도 맞게 했으니 자산대부가 당신 말을 믿을 수도 있겠어요. 군자의 마음을 가진 자산대부가 당신이라는 소인에게 기만 당하셨네.”
관리자는 울상이 되었다.
“내가 잘못했소. 이제 어떡해야지?”
“자산대부에게 가서 잘못을 빌어요. 그는 당신을 용서할거예요. 안 그러면 내가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거예요.”
그 연못 관리자는 자산대부를 찾아가서 잘못을 빌었다. 과연 자산대부는 그를 용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잘못을 알고 고치면 그 보다 더 좋은 일은 없네. 모든 일에서 자신의 양심을 따르면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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