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명인 비하인드 스토리] 안영 편-제1회: 시해된 군주를 위해 울다
안영, 천재적인 외교가
제(齊) 나라의 재상 안영(晏嬰)은 키도 크지 않고 얼굴도 평범하게 생겼으나 총명하고 언변이 출중했다. 그는 대내로는 직언을 아끼지 않으면서 백성의 이익을 도모했고 대외로는 곳곳으로 다니며 뛰어난 외교가로 활약했다.
초(楚) 나라에 사신으로 간 그는 말발이 좋은 초 나라의 웅변가들 앞에서, 초 나라 대부(大夫)의 힐문에 맞서서 거만하지도 비굴하지도 않게 엄정하게 반박하면서 상대방의 말문을 막고 나라의 존엄을 지켰다.
안영은 총명의 화신이다. 그는 노후에 복숭아 두 개를 무기로 삼아 천하무적의 세 무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함으로써 제 나라의 우환을 제거했다.
천재적인 외교가 안영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아보자.
제1회 시해된 군주를 위해 울다
제(齊) 나라 대부(大夫) 안영은 바닷가의 초가집 문 앞에 앉아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멍하니 있었다. 그의 마음은 울적하기 그지 없었다. 사건은 머나먼 진(晉)나라에서 기원했다. 안영의 사색이 나래를 쳤다.
“진 나라의 하경(下卿) 란영(栾盈)이 자신의 모친이 가신(家臣)인 주빈(州賓)과 사통하는 것을 금하기 위해 사람을 보내서 모친을 감시하게 했다. 주빈은 안방을 감시하는 사람이 있는 것을 보고 감히 여 주인을 만나러 가지 못했다. 란영의 모친은 권신인 범선자(范宣子)의 딸이라 거만하고 횡포하기 그지 없었다. 애인을 만나지 못하게 된 그녀는 아들이 방해하는 것을 알고 친정으로 돌아가서 란영이 반역을 꾀한다고 말했다. 군권을 장악한 범선자는 딸의 말을 듣고 란영을 지방에 보내 성을 쌓게 하고 란영의 가족을 모두 멸했다.
제 나라로 도주한 란영은 다시 진 나라로 돌아가서 원수를 갚도록 병력과 재력으로 자신을 지원해달라고 장공(庄公)에게 요구했다. 제 나라 군주 장공은 진 나라에 내란이 일어나서 국력이 약해지면 제 나라가 다시 맹주(盟主)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당장 란영에게 병력을 주려고 했고 그 말을 들은 나는 급히 입궐해서 장공을 막았다. “지금 제 나라와 진 나라 관계가 나쁘지 않고 두 나라는 상호 불가침의 맹약을 맺었습니다. 만약 군주께서 란영을 지지하는 것을 진 나라가 알게 되면 우리 나라는 신뢰를 잃고 스스로 재난을 부르는 격이 되게 됩니다. 현재 우리는 진 나라의 상대가 못 됩니다. 진 나라와 싸워 이길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장공은 나의 충언을 듣지 않고 야심만만하게 진 나라를 엎어버리려고 했다. 그리고 내가 재상 사직으로 협박하자 장공은 이 기회에 나를 집에 가서 쉬라고 했다…”
“안 대부, 큰 일 났습니다. 최저(崔杼)가 군주를 시해했습니다. ”
안영의 가신인 안대(晏大)가 임치(臨淄)에서 달려와 보고했다. 그 소리에 안영은 기절할 번 했다. 정신을 차린 안영은 급히 생각을 그만 두고 안대에게 말했다.
“마차를 준비시켜라. 입궐하겠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목숨을 지키느라 바쁜데 대부께서는 오히려 그를 찾아가서 뭘 하시려구요?”
“너는 군신(君臣)의 예의도 모르느냐?”
이렇게 말한 안영은 급히 마차를 타고 최저의 저택에 이르렀다. 문지기가 물었다.
“군주께서 붕어하셨습니다. 군주를 따라 죽으시려고 오셨습니까?”
“군주가 나 한 사람의 군주이냐? 왜 나 혼자만 따라 죽어야 하느냐?”
“그럼 돌아가십시오. ”
문지기의 말에 안영은 화가 나서 소리쳤다.
“군주가 붕어하셨는데 나더러 어디로 돌아가란 말이냐? 백성들의 머리 위에 올라가기 위해 군주가 되고 봉록을 타기 위해 신하가 된다는 말이냐? 군주와 신하는 모두 사직을 위해서이다. 군주가 사직을 위해 죽었다면 나는 그 군주를 따라 죽고 군주가 사직을 위해 도주했다면 나는 그 군주를 따라 도주할 것이다. 하지만 군주가 자신의 잘못으로 죽었다면 내가 왜 그를 따라 죽어야 하느냐? 군주를 감히 시해하는 사람이 있는데 내가 왜 스스로 죽고 도주하겠느냐?”
문지기는 안영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서 문을 열고 안영을 안으로 들여보냈다. 군주를 시해한 최저는 자신이 군주를 시해한 사실을 직필한 태사(太史) 세 명을 죽이고 집안에 앉아서 장공의 시신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이 때 안영이 급히 달려 들어와 관모를 벗고 장공의 시신 앞에 꿇어 앉아 대성통곡했다. 애달픈 그 통곡소리에 최저는 등골이 서늘하고 온 몸이 후들후들 떨렸다. 목이 쉴 때까지 통곡한 안영은 장공의 시신을 향해 세 번 절을 하고 나서 몸을 일으킨 다음 다시 관모를 쓰고 태연하게 걸어 나갔다.
최저의 하인이 물었다.
“안영은 분명 대부를 꾸짖으려 왔는데 왜 그를 죽이지 않습니까?”
최저가 맥 빠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백성들이 우러르는 저 사람을 죽이면 민심을 잃게 된다.”
며칠이 지나자 최저는 경봉대부(慶封大夫)와 공모해서 장공의 이복 동생을 새 군주로 영입했으니 그가 바로 제경공(齊景公)이다. 최저는 또 문무대신들을 강태공(姜太公)의 조묘(祖廟)에 불러 놓고 혈주(血酒)를 마시고 “최저, 경봉대부와 한 마음이 될 것”을 서약하게 했다. 많은 대부들이 최저의 말을 따르지 않자 최저는 서약을 거부하는 대신 7명을 죽였다. 그리고 안영의 차례가 되었다. 안영은 태연자약하게 “나는 죽더라도 군주와 국가에 충성할 것이다!”라고 맹세하고는 혈주를 단 모금에 마셔버렸다.
최저와 경봉의 얼굴에 먹구름이 끼었다. 최저는 검을 안영의 가슴에 갖다 대면서 다시 서약하라고 협박했다. 그러자 안영은 <시경(詩經)>의 시를 읊었다.
“평온하고 안락한 군자는
사악한 이치로 자신의 행복을 취하지 않네”
최저는 검으로 안영의 가슴을 찌르고 싶었으나 그럴 담은 없었다. 안영과 같은 사람을 건드렸다가는 더 큰 일이 닥칠 것 같았던 것이다. 그래서 최저는 차마 안영을 죽이지 못하고 안영이 유유하게 마차에 오르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
안대는 안영이 마차에 오르자 채찍을 휘둘러 마차를 달렸다. 안영이 물었다.
“왜 이렇게 달리는 거냐?”
“말썽이 많은 이 곳을 빨리 떠나야지 안 그러면 불상사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안영이 차분하게 말했다.
“천천히 가거라. 빨리 간다고 살지 않고 늦게 간다고 죽지 않는다. ”
안영은 평안하게 집에 도착했다.
사학가들은 안영이 엄청난 위험에 직면해도 태연자약한 것은 그가 민심을 얻었기 때문이고 또 그의 숭고한 도덕적 힘과 인격적 매력 때문이라고 여겼다. 안 그러면 군주도 시해한 최저가 왜 안영을 무서워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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