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명인 비하인드 스토리] 오자서 편-제2회: 의인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하다
(사진설명: 오자서의 석상)
제2회 의인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하다
소관을 넘어 갈대밭을 반나절 달린 오자서는 끝내 악저(顎渚)에 도착했다. 만경창파 설레는 강물이 도도하게 흐르고 저 멀리 맞은 켠에는 무성한 갈대 숲이 몽롱하게 안겨왔다. 오자서가 주변을 둘러보니 강가에는 배가 한 척도 없었다. 이 때 군사가 쫓아오면 독 안에 든 쥐가 될 게 뻔했다. 오자서가 급한 마음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데 갑자기 물결을 거슬러 악저를 향해 오는 쪽배 한 척이 보였다. 하늘이 돕는다는 다행스러운 생각에 오자서는 마음을 다잡고 급히 외쳤다.
“여기로 오십시오. 저희들이 강을 건너게 도와주십시오.”
그 어부가 쪽배를 기슭에 대자 오자서와 공자 승은 배에 올랐다. 어부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두 사람이 배에 오르자 노를 저어 강물을 건너기 시작했다. 그 바람에 오자서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한 동안 흘러 쪽배는 갈대 숲이 무성한 맞은 켠 언덕에 이르렀다. 어부는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어제 밤에 별 하나가 내 쪽배에 떨어지는 꿈을 꾸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특별히 강물을 오고 가면서 귀인을 찾았는데 당신의 생김이 범상하지 않은 것을 보고 당신이 바로 하늘이 내린 그 별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강을 건넜는데 무슨 일이 있는 것입니까? 사실대로 숨김없이 이야기해주십시오.”
오자서는 자신의 이름과 집안에 닥친 불행을 모두 어부에게 말했다. 오자서의 말을 들은 어부는 놀라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며 탄식했다.
어부는 공자 승이 때때로 손가락을 빠는 것을 보고 말했다.
“모두 얼굴들이 누렇게 떴군요. 배가 고프지요? 멀리 가지 말고 여기서 기다리십시오. 제가 마을에 가서 먹을 것을 가지고 올 터니.”
말을 마친 어부는 급히 자리를 떴다. 그런데 한참 지나도 어부가 돌아오지 않았다. 오자서는 “지금도 돌아오지 않는데 설마 사람을 불러 나를 잡으러 오는 걸까? 사람의 속은 모른다고 만에 하나 그런 사람일지도 모르니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공자 승을 업고 갈대 숲속으로 들어가서 몸을 숨겼다.
좀 지나자 어부가 바구니를 들고 돌아왔다. 쪽배에 오자서가 없는 것을 본 어부가 높은 목소리로 오자서를 불렀다.
“노중인(蘆中人), 노중인! 두려워 마시오. 나는 당신을 해치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현상금을 받자고 사람들을 데리고 오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오자서는 어부가 혼자 돌아온 것을 보고 갈대 숲에서 나왔다.
“공자 승이 뒷일을 봐야 해서 갈대숲에 들어갔습니다.”
어부는 바구니에서 밥과 생선구이를 꺼내서 오자서에게 주면서 말을 이었다.
“당신들이 지치고 허기진 것을 보고 계속 길을 가기 어려울 것 같아 먹을 것을 찾아왔는데 왜 나를 의심해서 숨은 건가요?”
“명은 하늘이 준 것이지만 오늘 우리의 명은 노인장 손에 있습니다. 큰 화를 당해서 쫓기느라 늘 불안하게 여기 저기 숨어 지내며 사람 만나기를 저어할 뿐이지 저희가 왜 노인장을 의심하고 피하겠습니까?”
오자서의 대답에 어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오자서와 공자 승이 허겁지겁 밥을 먹는 것을 바라보기만 했다.
식사가 끝나자 오자서는 어부와 작별하며 몸에 지녔던 칠성보검(七星寶劍)을 끌러 어부에게 건넸다.
“이 검은 선왕께서 저의 선조에게 내리신 것이라 다소 돈이 될 것입니다. 노인장의 은혜에 보답할 길이 없어서 이 검을 드립니다.”
어부가 웃었다.
“초나라 왕이 오자서를 잡는 사람에게 현상금 5만을 주고 상대부(上大夫) 관직도 내린다고 들었습니다. 내가 만약 돈을 바란다면 초나라 왕에게 가지 왜 당신의 돈을 받겠습니까? 군자는 보검이 있어야 하지만 어부인 나에게는 보검이 전혀 필요 없습니다.”
“그러시다면 노인장의 성함을 알려 주십시오. 후에 반드시 이 은혜에 보답하겠습니다.”
그 말에 어부가 화를 버럭 냈다.
“보답을 바라고 강을 건너게 했다면 어찌 사나이라 하겠는가?”
“노인장께서 보답을 바라시지 않아도 저는 은인의 성함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당신은 초나라의 범인이고 나는 범인을 놓아준 사람인데 이름을 알아서 뭘 하겠습니까? 하물며 나는 배를 집으로 삼고 세상을 떠도는 사람인데 우리 언제 다시 만날 기회가 있겠는가? 만에 하나 하늘이 우리를 다시 만나게 하면 나는 당신을 노중인이라 부르고 당신은 나를 어장인(漁丈人)이라 부르면 오늘의 일이 기억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재미도 있고?”
오자서는 어부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감사를 표시한 후 몸을 돌려 길을 갔다. 금방 갈대 숲을 나갔던 오자서가 갑자기 다시 돌아와 말했다.
“어장인, 만약 군사가 쫓아오면 절대로 우리가 도주한 방향을 알려주지 마십시오. 부탁입니다!”
어부가 하늘을 우러러 길게 탄식했다.
“내가 이렇게 진심으로 대하는데 당신은 아직도 나를 믿지 않는군요. 만약 군사가 뒤를 쫓으면 당신은 내가 고자질한 것으로 알 것이니 나의 결백을 어떻게 증명하겠습니까? 그 때 가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니 지금 죽음으로 당신의 의심을 걷어주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말을 마친 어부는 배를 몰아 강으로 깊이 들어가더니 배를 전복시켜 스스로 강물에 몸을 던졌다.
놀란 오자서가 감탄했다.
“나는 노인장 때문에 살고 노인장은 나 때문에 죽으니 슬프기 그지없네.”
슬픔도 잠깐, 복수할 생각에 오자서는 몸을 돌려 급히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 때 어부가 물 속에서 머리를 내밀고 급하게 달려가는 오자서를 보더니 머리를 흔들며 쓴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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