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명인 비하인드 스토리] 오자서 편-제4회: 원수는 갚고 은혜에는 보답하다
(사진설명: 오자서의 석상)
제4회 원수는 갚고 은혜에는 보답하다
오자서는 복수심을 불태우며 복수의 날을 기다리는 동시에 오나라 왕을 도와 법을 제정하고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며 농업과 상업을 장려하면서 국고를 튼실히 해서 오나라는 날로 강성해졌다. 오자서는 또 몸소 고소성 밖의 궁륭산(穹隆山)에 올라 병법에 정통한 손무(孫武)를 초빙해서 함께 오나라 군사를 훈련시켰다.
그렇게 또 10년이 흘렀다. 제후국들인 채(蔡)나라와 당(唐)나라가 백옥(白璧)과 명마(名馬)로 인해 각자 초나라와 등을 돌리게 되었다. 오자서는 이 기회에 채나라, 당나라와 연맹을 맺었고 그로 인해 초나라의 동북쪽 국경이 훤히 뚫리게 되었다. 오자서는 또 이간책을 써서 초나라 소왕으로 하여금 병법에 능한 자기(子期) 대신 탐욕하고 무능한 영윤(令尹) 낭와(曩瓦)를 군 통수로 세우게 했다.
이 때 기회가 왔다. 오나라 왕이 분실한 유명한 검 한 자루를 초나라 왕이 획득해 검 한 자루가 오나라와 초나라간 전쟁의 도화선이 된 것이다. 대로한 오나라 왕이 오자서와 손무에게 영도 공격을 명령했다. 벌써부터 중국 최초의 혼합함대를 편성하고 사기도 높게 만반의 준비를 마친 오자서는 왕의 명령이 떨어지자 함대를 출발시켜 회수(淮水) 강을 따라 초 나라의 동북쪽, 방어가 가장 허술한 국경을 넘어 초나라 중심으로 진군했다. 백거(柏擧)에서 초나라 주력부대를 멸한 후 손무는 또 장수(漳水) 강의 언제를 무너뜨려 영도가 물에 잠기게 했다. 초나라 소왕이 초나라를 탈출하고 오나라 군대가 들이닥치면서 영도는 반격도 하지 못하고 함락되었다.
영도에 진입한 오나라 왕과 대신, 장병들은 제일의 강대국을 격파했다는 기쁨에 흥분했으나 유독 오자서만이 초나라 소왕의 도주로 유감을 느꼈고 평왕의 무덤을 찾지 못해 통곡했다. 오나라 왕이 물었다,
“영도에 진입했고 초나라 왕의 종묘를 부셔 그대의 원수를 갚고 그대의 소원을 풀었는데 뭘 더 하려고 그러는가?”
오자서가 읍했다.
“평왕의 무덤을 파헤치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평왕의 관을 열어 참수해야만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달랠 것 같습니다!”
오나라 왕이 웃었다.
“그대는 과인을 위해 큰 공을 세웠는데 과인이 어찌 무덤 속의 해골을 아끼겠는가?”
이 때 한 노옹이 달려와 말했다.
“제가 그 어리석은 왕이 어디에 묻혔는지 아니 장군께 길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오자서는 평왕의 무덤을 축조한 석공(石工)의 안내로 평왕의 무덤을 찾았다. 평왕의 해골을 보자 오자서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채찍으로 시신을 300대나 매질했다. 오자서는 채찍을 휘두르면서 욕설을 퍼부었다.
“생전에 황음무도하고 충신을 살해한 너는 초나라 왕으로서의 자격이 없다! 오늘 시신을 매질하는 것은 나의 부친과 형의 원수를 갚고 나의 원한을 풀기 위해서이다!”
매질을 마친 오자서는 평왕의 시신을 벌판에 버린 다음 길을 안내해준 노옹에게 후한 상을 내렸다.
오자서가 평왕의 무덤을 파헤치고 그의 시신에 매질을 한 후 도주한 소왕을 찾아 오나라의 뿌리를 뽑을 생각을 하고 있는데 척후병이 말을 타고 달려와 보고했다.
“초나라 군대의 통수 낭와가 정(鄭)나라로 도주했습니다.”
오자서는 “초나라 통수가 정나라로 도주했으니 초나라 왕도 정나라로 도주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19년전 초나라를 탈출하는 길에 태자 건이 정나라에서 죽었다는 기억이 떠올라 오자서는 더욱 화가 났다. 그는 오나라 군대를 거느리고 정나라 도읍을 포위한 후 이는 낭와의 목을 베고 초나라 왕을 사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선언했다.
당시 정나라는 집정대부(執政大夫) 유길(遊吉)이 금방 세상을 뜬 뒤라 나랏일을 감당할 사람이 없었다. 정나라 군주 정공(定公)은 오자서가 오나라 군대를 거느리고 성밖에 포진한 것을 보고 놀라서 허둥지둥하다가 낭와를 오나라에 바치기로 결정했으며 그 소식을 들은 낭와는 자결을 선택했다. 정공은 낭와의 시신을 오나라에 내주며 정중하게 말했다.
“초나라 왕은 분명히 정나라에 오지 않았습니다.”
정공이 정나라에 죄를 묻지 말고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지 말라고 애원했으나 오나라 군대는 여전히 정나라 도읍에 대한 포위를 풀지 않았다.
오자서가 말했다.
“정나라를 멸해 태자 건의 원수를 갚자!”
정나라 대부들은 오자서가 너무 한다고 원망했다. 왜냐하면 당시 난을 피해 온 태자 건을 정나라가 받아주었는데 태자 건이 진(晉) 나라 경공(頃公)의 유혹에 빠져 오자서의 권고도 무시하고 배은망덕하게 진나라 군사를 도와 정나라를 멸하고 자신이 정나라 군주가 되고자 했었다. 그리하여 분노한 정나라 사람들이 태자 건의 목숨을 빼앗았던 것이다. 정나라 대부들이 너도 나도 외쳤다.
“오자서와 결전을 벌입시다!”
정공이 말했다.
“우리 군대가 오나라 군대와 맞설 능력이 있는가? 오나라 군대는 초나라 군대도 이겼는데 우리가 그들과 겨룬다면 스스로 죽을 길을 찾아 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정공의 말에 대부들은 할 말을 찾지 못했다.
정공은 대결하자는 대부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정나라 국도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오나라 군대를 물리치는 자에게 봉지 백 리를 내리고 상대부(上大夫) 벼슬을 준다”는 공시문을 붙이게 했다.
그 때 마침 악저의 어부가 전란을 피해 정나라의 도읍에 와서 살고 있었다. 그는 아들에게서 정나라 군주의 공시문 내용을 듣고 도읍을 포위한 오나라 장군이 오자서임을 알았다. 그는 아들에게 정나라 군주를 찾아가서 자신이 오나라 군대를 물리칠 수 있다고 말하라고 했다. 정공은 어부가 군사를 물리치겠다고 장담하자 믿을 수가 없었다.
“오나라 군사를 물리치려면 병거 얼마를 요구하시오?”
어장인의 아들이 대답했다.
“수레와 말은 필요 없습니다. 노 젓는 배 한 척만 있으면 됩니다.”
그 말에 정공은 더 믿음이 가지 않았으나 오나라 군대를 물리치겠다고 나서는 다른 사람이 없기에 한 번 시도해보라고 하면서 배를 내주게 했다.
“그대가 정말로 오나라 군사를 물리치면 과인은 후하게 상을 내릴 것이다.”
어장인의 아들은 배를 저어 오나라 군영 가까이에 가서 노래를 불렀다.
노중인, 노중인, 허리에 찬 칠성보검 길고 긴데
과거 강 건널 때 허기를 달랜 밥과 생선구이 기억하시는가?
오나라 군사들은 그가 미친 줄 알고 결박해서 오자서 앞으로 끌고 갔다. 어장인의 아들은 다시 한 번 ‘노중인’노래를 불렀다. 오자서가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앞에 다가가 물었다.
“당신은 누구신가?”
어장인의 아들이 노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장군께서는 제가 들고 있는 이 노가 안 보이십니까? 저는 어장인의 아들입니다.”
오자서는 순간 슬픔에 빠졌다.
“그대 부친은 나로 인해 목숨을 잃어 그의 큰 은혜에 어떻게 보답할까 생각하는 중이네. 오늘 마침 당신이 왔으니 말하게. 뭘 원하시는가?”
“저의 부친은 살아 계십니다. 지금 성안에 살고 계십니다. 물에서 사는 어부가 어찌 물에 빠져 죽겠습니까?”
“어장인께서 살아 계시다니 너무 잘 됐네! 직접 뵙고 그의 큰 은혜에 보답해야겠네. 뭘 원하는지 말해 보시게.”
“우리는 모두 저 성안에서 살고 있는데 장군께서 성을 파하면 우리 모두 그 피해를 입게 됩니다. 백성들이 무슨 죄가 있습니까?”
오자서는 할 말을 잃고 머리를 숙였다. 어장인의 아들이 말을 이었다.
“정나라 군주가 장군을 두려워하여 오나라 군대를 물리치는 사람에게 봉지 백 리를 내리고 상대부 관직을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오장군, 우리는 아무 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장군께서 정나라 백성을 위해, 그리고 우리를 위해 퇴병하시기만 바랍니다.”
오자서가 큰 숨을 내쉬었다.
“오늘날 내가 이렇게 살아 있는 것은 모두 어장인의 덕분이네. 하늘에 맹세코 나는 그대 부친의 큰 은혜를 잊지 않고 있네. 당장 포위를 풀어 어장인의 은혜에 보답하겠네.”
오자서는 군대를 거느리고 정나라를 떠났고 정공은 약속대로 어장인의 아들에게 상대부 벼슬과 봉지 백 리를 내렸다.
그 후 오자서는 또 동고공과 황보눌의 큰 은혜에 보답하고자 역양산(歷陽山)에 올랐으나 두 사람의 그림자도 찾지 못했고 그들이 살았던 초가집도 간데 온데 없이 사라졌다. 오자서가 탄식했다.
“그들은 은혜를 베풀고도 보답을 바라지 않아 나를 피하는 구나. 그들은 정말로 참된 의인(義人)이자 속세를 벗어난 산중의 도인들이구나!”
원수는 갚고 은혜에는 보답한 오자서, 그는 진정 강직한 성품의 대장부라고 할 수 있다.
번역/편집: 이선옥 Korean@cri.com.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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