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명인 비하인드 스토리] 오자서 편-제3회: 복수를 위해 칼을 갈다
제3회 복수를 위해 칼을 갈다
천신만고 끝에 오자서는 끝내 오나라에 도착했다. 주변을 둘러봐도 아는 얼굴 하나 없는 오나라에서 오자서는 오나라의 도읍인 매리(梅里)의 한 저잣거리에서 피리를 불며 구걸할 수밖에 없었다. 오자서의 슬픈 피리 소리는 저잣거리의 어진 관리 피이(被離)의 발길을 끌었다. 피이는 오자서의 범상치 않은 외모를 보고 그를 공자 광(光)에게 천거했다. 공자 광은 바로 그 뒤에 오나라 왕으로 즉위한 합려(闔閭)이다.
공자 광은 오자서가 바로 초나라 왕에게 억울한 죽음을 당한 충신 오사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고 쌀과 비단 등 많은 상을 내리고 이렇게 말했다.
“그대가 나를 도와 왕위에 오르게 하면 나는 군사를 내서 그대의 원수를 갚아 주겠네.”
오자서는 계례(季禮)가 나라를 양보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오나라 왕 수몽(壽夢)에게는 아들 넷이 있었는데 넷째 계례가 가장 현명했다. 수몽이 장남을 폐위하고 막내를 태자로 하려고 하자 계레는 끝까지 거절했다. 그러자 수몽은 형의 뒤를 이을 것을 계례에게 요구했다. 오나라 왕은 계례가 꼭 왕위를 이어받기를 바랐던 것이다. 수몽이 붕어하자 계례의 세 형은 선 왕의 뜻을 알고 모두 즉위하자 군사를 이끌고 전장에 나가 삶을 마감했다. 하지만 셋째 형 이매(夷昧)가 죽은 후에도 계례는 여전히 왕위에 오르지 않았다. 이에 이매의 아들 공자 료(僚)가 왕위를 탐내서 스스로 왕으로 자처했다.”
합려가 계례의 큰 형 제번(諸樊)의 장남이라는 것을 안 오자서는 “합려는 오나라 왕 수몽의 장손이니 왕이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거기다가 합려는 자신의 복수를 도와줄 생각도 있었으니 오자서는 당연하게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공자 광이 오나라 왕이 되도록 하기 위해 역사적으로 유명한 암살사건 두 건을 기획했다.
하나는 전제(專諸)로 하여금 어장검(魚腸劍)으로 오나라 왕 료(僚)를 찔러 죽인 것이고 다른 하나는 피이로 하여금 거짓 항복을 한 후 오나라 왕 료의 공자 경기(慶忌)에게 접근해 그를 찔러 암살한 것이다. 이로부터 합려는 당당하게 오나라 왕좌에 앉았다.
하지만 합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왕이 된 후 오자서의 복수를 언급조차 하지 않고 오히려 대부(大夫) 관직을 줄 테니 오나라의 군사력을 키우라고 오자서에게 말했다.
오자서가 말했다.
“아직 원수를 갚지 못한 지라 대왕을 도와 나라를 다스릴 마음이 없습니다.”
“오나라가 강해져야 당신의 복수를 도울 방법이 있지 않겠는가?”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걸리더라도 늦지 않으니 현재로서는 이 방법밖에 없다는 생각에 오자서는 왕의 제언을 받아 받아들였다.
“제가 무얼 할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하면 오나라가 강해질 수 있겠는가?”
“먼저 큰 도성(都城)을 지어야 합니다. 성이 커야 성안에 식량을 비축하고 성안에서 군사를 훈련하며 유사시 퇴각할 곳이 있게 됩니다.”
오나라 왕은 도성을 축조하는 일을 모두 오자서에게 맡겼다.
5년 후, 오자서의 지휘하에 고소산(姑蘇山) 자락 루강(婁江) 기슭에 성곽의 길이가 47리에 달하고 동서남북에 각각 2개의 성문이 있어 도합 8개의 성문을 거느린 고소성이 일떠서게 되었다. 오자서는 오나라의 도읍을 매리(梅里)에서 고소성으로 천도하고 본격적인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이 때 오나라 왕이 금과 옥도 자를 수 있는 예리한 막사보검(莫邪寶劍)을 얻게 되어 세상을 놀라게 했고 이와 동시에 오자서의 지휘하에 군사력을 중시하는 오나라 사람들은 군대의 작전에 필수 무기이자 천하무적의 갈고리인 오구(吳钩) 제조에 열을 올렸다.
오자서가 오나라에서 복수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는 중에 초나라 평왕이 병사했다. 그 때 오자서는 오나라 왕을 위해 자신이 창제한 오구용법을 훈련하고 있었다. 평왕의 사망 소식을 들은 오자서는 손에 들었던 갈구리를 땅바닥에 떨어뜨리고 두 손으로 가슴을 두드리며 통곡하다가 두 손을 벌려 하늘을 향하며 외쳤다.
“하늘이여! 내가 아직 원수를 갚지 못했는데 어이하여 그 철천지원수를 늙어 죽게 할 수 있습니까? 내 손으로 그 원수의 목을 베어 복수하지 못하면 어떻게 억울하게 죽은 내 부친과 형을 만날 수 있다는 말입니까!”
오나라 왕이 오자서를 위로했다.
“원수가 죽은 것은 하늘이 그대를 대신해 복수한 것인데 어이 하늘을 원망한단 말인가?”
그 말에 오자서가 무릎을 꿇고 왕에게 주청을 올렸다.
“대왕께 아뢰옵니다. 초나라가 초상을 치를 때 공격하면 아무 방비도 없을 것입니다.”
잠깐 생각에 잠겼던 왕이 머리를 끄덕였다.
“그대 말에 일리가 있네. 하지만 초나라는 그래도 제일 강국이니 먼저 완전히 멸하려 하지 말고 소수의 군사로 사기에 영향을 주어 향후의 결전을 위해 준비하는 것이 좋겠네.”
“소수의 군대로 다수의 군대를 제압하고 약한 군사력으로 강한 군사력을 이기려면 피로전술을 써야 합니다. 세 갈래의 소수 군대가 윤번으로 교란작전을 펼쳐 초나라 군대를 피곤하게 만들고 그 뒤에 섬멸하면 됩니다.”
왕은 오자서의 말을 받아들이고 그에게 군사를 주었다.
오자서는 세 갈래의 군대를 지휘해 윤번으로 초나라 국경을 침범했다. 초나라 군대가 반격하면 퇴각하고 초나라 군대가 퇴각하면 다시 침범하기를 중복해 초나라 군대의 실력을 크게 저하시켰다. 그러면서도 오자서는 빨리 초나라 도읍인 영도(郢都)에 쳐들어가 복수를 할 그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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