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里眼---名作評論

홍루몽 제 11 회 보옥이 아버지에게 매 맞다

一字師 2023. 9. 28.
반응형

홍루몽 제 11 회 보옥이 아버지에게 매 맞다

 

                                               图片来源 | 红楼梦:贾政为什么下狠心要将宝玉打死?他闯了个大祸

 

(현재 중국에서 사용되는 "중국어 홍루몽 통행본(보급형)"은 1,605 페이지에 달하나, 여기에는 홍루몽을 읽지 않은 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120회분을 26회로 줄여 대강의 줄거리만 소개합니다)

 

금천아가 우물에 투신한 일은 가부에 다 알려졌는데, 그 소식을 들은 보옥은 마치 수천 개의 화살이 꽂힌 것같이 마음이 아파, 대관원을 이리 갔다 저리 갔다하며 어쩔 줄 몰라 쩔쩔매다가 뜻밖에 마주오던 사람과 부딪치고 말았다.

 

그 사람은 바로 평소에 가장 만나고 싶지 않은 부친이었다. 보옥은 자기도 모르게 서늘해지며, 한쪽에 두 손을 마주 잡고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가정은 무뚝뚝하게 말했다.

 

“반듯하게 하지 않고, 고개를 푹 숙이고 뭐하고 있는 거냐? 방금 전에 가우촌이 와서 너를 만나려 했는데, 한 나절이나 지나서 이제야 나오다니, 정신이 있는 거냐?”

 

보옥은 오직 금천아의 일만 생각하고 있던 터라, 그저 줄곧 멍하니 서 있었다. 가정은 보옥이 그러고 있는 것을 보고 화가 치밀어 뭐라고 더 말을 하려고 하고 있는데, 갑자기 하인이 와서 아뢰었다.

 

“충순친왕忠順親王 댁에서 사람이 왔는데, 나리마님을 뵙자고 합니다.”

 

가정은 좀 긴장하며, 의복을 바꿔 입고 서둘러 사랑으로 나가 손님을 맞았다.

 

온 사람은 충순부忠順府의 장長 사관史官이었다.

 

“저희 부의 연극배우 기관​琪官이 며칠째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그가 보옥 도련님과 왕래가 밀접하다고 말하고 있으니, 대인께서 그 사람을 찾는데 도움을 좀 주셨으면 합니다.”

 

그 말을 듣고 놀란 가정은 화가 치밀어 빨리 보옥을 나오라고 해서, 야단을 쳤다.

 

“이 죽일 놈아! 네가 집에서 공부를 안 하는 것은 그렇다 쳐도, 어떻게 이런 짓을 제멋대로 하느냐 말이다!”

 

놀란 보옥이 울먹이며 말했다. “정말로 그 일을 알지 못하고, 기관이 누군지도 모르는데, 밀접하다니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장 사관은 차갑게 웃었다.

 

“공자께서 속이지 마시고, 빨리 말해 주어야 저희도 덜 힘들게 됩니다.”

 

보옥이 여전히 모른다고 하자, 장 사관은 또 이렇게 말했다.

 

“증거가 있는데, 잡아떼도 소용없습니다! 만약에 그 사람을 모르신다면, 그 빨간색 땀수건은 어떻게 또 공자의 허리에 매어 있을 수 있습니까?”

 

보옥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말이었다. 원래, 그 땀수건은 바로 기관이 선물한 것인데, 보옥은 다른 일에 관한 쓸데없는 말이 나올까봐, 기관이 동쪽 교외에 새 집을 샀다는 것을 알려주고 말았다. 아연실색해진 가정은 한편으로는 장 사관을 보내며, 다른 한편으로는 고개를 돌려 보옥에게 욕을 해댔다.

 

“꼼짝도 하지 마라! 돌아와서 끝장을 내 줄 테다.”

 

가정은 전송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가환이 하인을 데리고 쏜살같이 뛰어가는 것을 보고 소리쳤다.

 

“뛰어다닐 일이 뭐가 있냐!”

 

가환은 아버지를 보자, 얼른 고개를 숙이고 멈추며 말했다.

 

“저쪽 우물에 시녀가 하나 빠져 죽었다는데, 정말 무섭습니다. 제 어머니가 알려 주었는데요, 보옥 형이 며칠 전에 마님 방에서, 마님의 시녀를 억지로 욕보이려다 안 되니까, 한 차례 때렸답니다. 금천아는 오늘 우물에 뛰어들어 죽었대요!”

 

그 말을 들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얼굴까지 노래지며 큰 소리로 말했다.

 

“보옥이를 잡아 오너라!”

 

일면 그렇게 말하면서, 일면 서재로 달려가며 소리를 질렀다.

 

“보옥일 데려오너라! 몽둥이와 밧줄을 내오고, 문을 닫아걸어라! 내당에 알렸다간, 누구든지 내 손에 맞아죽을 줄 알아라!”

 

보옥은 가모에게 알릴 방도가 없어 초초하고 당황하여 어쩔 줄을 모르고 있는데, 가정의 하인이 와서 서재로 오라고 했다.

 

가정은 보옥을 보자, 그를 손짓으로 가리키며 노기에 차서 소리쳤다.

 

“때려라! 입을 틀어막고, 있는 힘을 다해서 때려라.”

 

하인들은 감히 거역할 수가 없어, 보옥을 걸상 위에 엎드리게 하고, 열서너 대를 때렸다. 가정이 보니 세게 때리지 않는 것 같아, 때리고 있는 하인을 발로 걷어차고, 스스로 몽둥이를 들어 죽을힘을 다해 또 열 몇 대를 더 내리쳤다.

 

보옥은 태어나서 한 번도 이렇게 심하게 맞은 적이 없어, 처음에 맞기 시작했을 때는 “아이구, 아이구”하며 소란스럽게 소리 질렀지만, 나중에는 점점 소리가 작아지더니, 우는 것조차 소리를 내지 못했다. 문객들이 보옥을 위해 사정을 했지만, 가정은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보옥이 숨이 가빠지는 것을 보고, 안채에 알리러 사람을 보냈다. 왕 부인이 듣고, 한달음에 서재로 뛰어왔는데, 보옥은 이미 몸을 움직일 기력조차 없었다. 왕 부인은 달려들어 곤장을 붙잡았다. 가정은 곤장을 내던지고, 다시 밧줄을 찾아, 보옥을 교살하려고 했다. 왕 부인이 소리를 크게 질렀다.

 

“제가 이제 이미 50 살인데, 오직 아들이라고는 이 아이 하나뿐입니다. 주아珠兒는 요절했는데, 보옥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저는 누구를 의지하고 살란 말입니까? 나리께서 쟤를 죽이시려면, 저부터 죽이십시오!”

 

말을 마치고, 보옥을 껴안고, 방성대곡했다. 가정도 그 말에 탄식을 하며 눈물이 줄줄 흘려내렸다. 왕 부인은 가슴에 안긴 보옥의 안색이 창백하고, 숨소리가 미약하며, 엉덩이와 넓적다리에 선혈이 낭자하고, 피부가 벗겨지고 살이 터진 것을 보고, 다시 더 큰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이때 가모도 쫒아왔는데,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나부터 때려서 죽이고, 그 다음에 그 앨 때려죽이면, 아주 깨끗하겠구나!”

 

가정은 어머니에게 죄송스러워, 얼른 쫓아 나와, 허리를 굽혀 인사드리며 말했다.

 

“날씨가 더운데, 노마님이 분부가 있으시면, 제게 전하시면 되실텐 데요.”

 

가모는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분부 할 말이 있어도, 애석하게도 내겐 아들이 없는데, 내가 누구에게 말을 하겠느냐!”

 

가정은 황급히 눈물을 머금은 채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노마님의 말씀을 아들이 어찌 이길 수가 있겠습니까?”

 

가모가 큰 소리로 꾸짖었다.

 

“네가 한 마디도 나를 이길 수가 없다고! 네가 보옥을 죽을 정도로 때렸으면서, 어떻게 참았다고 하느냐?”

 

이렇게 말하면서 사람들에게 가마를 준비시켜, 떠들썩하니 왕 부인과 보옥을 데리고 갔다. 가정은 급히 만류하면서, 연신 죄송하다고 고개를 조아렸다.

 

가모는 보옥을 껴안고, 줄곧 울기를 그치지 않았다. 봉저는 시녀와 아녀자들에게 길다란 등의자를 가져오게 하고, 보옥을 그 위에 싣고 가모의 방으로 데려가게 했다.

 

가정은 가모와 왕 부인이 울어서 온통 얼굴에 눈물범벅이 되고, 보옥은 맞은 곳에 핏자국이 얼룩덜룩한 것을 보자, 마음속으로 너무 심하게 때렸다고 후회를 했다. 가모가 아직도 눈물이 흥건한 채로 이렇게 말했다.

 

“아들이 잘못이 있으면, 당연히 가르쳐야 하는데, 그러나 이 정도까지는 되지 말아야 할 것이야! 네가 또 여기까지 따라 오다니 그래도 뭘 더 하려고 온 것이냐? 그 애가 아파서 죽는 것을 봐야 그만 두려느냐?”

 

가정은 더는 감히 말을 못하고, 서둘러 밖으로 나가고 말았다.

 

홍루몽 제 13회 : ‘해당시사海棠詩社’를 결성하다

(현재 중국에서 사용되는 "중국어 홍루몽 통행본(보급형)"은 1,605 페이지에 달하나, 여기에는 홍루몽을 읽지 않은 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120회분을 26회로 줄여 대강의 줄거리만 소개합니다)

 

보옥의 상처는 하루가 다르게 좋아졌고, 가정은 지방에 있는 학교로 시찰을 나갔다. 보옥은 아무도 감독하는 사람이 없자, 하루 종일 대관원에서 마음대로 놀며 지냈다.

 

어느 날, 탐춘이 그에게 시사詩詞를 조직하는 일을 의논하자고 부르자, 보옥은 당연히 기뻐하며 서둘러서 추상재로 갔다. 그곳에 가보니, 보채, 대옥, 영춘, 석춘은 이미 와있었다.

 

탐춘이 말했다.

 

“우연히 시사를 만들어 보려고 생각해서, 편지 한통을 띄웠더니, 뜻밖에도 모두들 와주었네요!”

 

보옥이 말했다. “벌써 만들었어야 했는데, 좀 늦은 게 아쉽네요!”

 

대옥은 이렇게 말했다.

 

“늦은 건 아니고, 아쉬울 것도 없어요. 나는 여러분이 결성하는 것을 지지하는데, 다만 나는 포함시키지 말아요. 나는 감히 참여할 수가 없어요.”

 

보옥이 말했다.

 

“시사를 결성하는 것은 큰일인데, 모두들 서로 양보하지 말고, 다함께 의견을 내어, 방법을 생각해 봅시다.”

 

보옥의 형수 이환李紈도 웃으며 들어왔다.

 

“아주 고상해요! 시사를 결성하게 되면, 내가 회장을 자천할 게요!”

 

대관원의 아가씨들이 가져온 고아한 흥취는, 보옥에게 한사코 엄숙하고 진지하게 시사를 결성하게 했다. 대옥이 말했다.

 

“이왕에 시사를 결성하려고 하면, 우리는 모두 시인이 되는 것이니, 자매들과 시동생과 형수라는 호칭을 없애야 속되지 않을 거예요.”

 

이환이 말했다.

 

“정말 맞는 말이에요. 모두들 피차에 호칭을 어찌해서 짓지 않고 있나요. 나는 ‘도향노농稻香老農’으로 정했어요.”

 

이환은 대관원에서 도향촌稻香村에 거주하고 있어서, ‘도향노농’이라고 지은 것인데, 더 이상 적절한 것은 없었다. 보채는 ‘형무원蘅蕪원’에 거주하고 있어, ‘형무군蘅蕪君’으로 했고, 대옥은 ‘소상관瀟湘관’에 있으니, 모두들 ‘소상비자瀟湘妃子’라고 지어 주었고, 보옥의 별호는 ‘이홍공자怡紅公子’으로, 탐춘은 기발한 것을 생각해 내어, 자칭 ‘초하객蕉下客’으로, 영춘은 ‘우사藕榭’, 석춘은 ‘능주菱洲’라고 지었다.

 

시사는 매월 두 번 초이튿날과 열엿새 날에 열기로 했는데, 일단 정한 날자는 날씨에 관계없이 하며, 만약에 더 흥취가 생기면 언제라도 더 연장하기로 했다.

 

모두들 시사가 결성되자, 규칙도 정했는데, 여기에 더하여 이 가을 하늘은 높고 공기는 맑은 그날에, 공교롭게도 가운賈蕓이 해당화 화분 두 개를 보내왔다. 그래서 즉각 해당화를 제목으로 해서,‘문門’을 운韻으로 하여, 각자 칠언시를 한 수씩 지었다.

 

3촌寸(길이를 재는 단위로, 1척의 10분에 해당하는 길이로, 0.0333미터임) 길이의 “몽첨향夢甛香”을 켜놓고, 이것이 다 타는 것을 시간으로 정해 놓고, 향이 다 타기 전에 완성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벌을 주기로 했다.

 

하녀들이 지필묵을 준비하자, 각자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다만 대옥만은 바깥의 가을 경치를 보다가, 또 하녀들과 웃으며 얘기를 주고받았다.

 

잠시 후, 보채가 다 썼는데, 보옥은 마음이 급해 대옥에게 구상을 다했느냐고 물었는데, 대옥은 상관하지 말라고 했다. 모두들 보채의 시를 가져와 낭송했다.

 

珍重芳姿盡掩門, (소중한 너의 자태에 한낮에도 문을 잠그고)

自携手瓮灌苔盆. (맑은 물 길어다 이끼 낀 화분에 물을 주네)

臙脂洗出秋階影, (가을 뜨락에 선 연지를 씻은 너의 그림자)

氷雪招來露砌魂. (이슬 내린 섬돌 위에 차디찬 영혼이여)

淡極始知花更艶, (담담하기 그지없어 꽃은 더욱 요염하고)

愁多焉得玉無痕? (근심어린 그 마음에 눈물 자국 어리는 듯)

欲償拍帝凭淸潔, (가을의 신 백제님께 정결로서 아뢰고자)

不語婷婷日又昏. (말없이 고이 서서 저무는 해를 보내노라)

 

이환은 빅수를 치며 칭찬하였다. “과연 형무군이네.”

 

말을 마치자, 대옥이 순식간에 쓰기를 마쳤는데, 또 대옥의 시를 보러갔더니, 앞의 두 구절만 쓰여 있었다.

 

半券湘帘半掩門, (절반 걷힌 상비죽 대발에 절반은 닫힌 대문)

碾氷爲土玉爲盆. (얼음처럼 정결한 흙에 옥을 깎은 듯한 화분)

 

두 구절을 보더니, 보옥은 우선 멋지다고 소리쳤다. 그런 후에, 다시 아래로 읽어내려 갔다.

 

偸來梨蘂三分白, (배꽃에서 훔쳐온 듯 하얗고 하얀 모습)

藉得梅花一縷魂. (매화에서 빌려온 듯 한줄기 맑은 영혼)

月窟仙人縫縞袂, (천궁선녀가 만들던 하얀 비단옷이런가)

秋閨怨女拭啼痕. (규중처녀의 눈물을 닦아주던 가을밤의 수건인가)

妖羞黙黙同誰訴, (부끄러워 말 못하니 누구에게 속삭이랴)

倦倚西風夜已昏. (찬바람 부는 난간에서 밤은 깊어만 가네)

 

이환은 이렇게 평가했다.

 

“운치가 특이한 것으로 치자면 당연히 소상비자이고, 함축적인 것이 깊은 것으로 말하자면 역시 형무군이에요.”

 

탐춘이 그 말에 이어서 말했다.

 

“그런 평가는 대단히 도리에 맞네요. 소상비자는 2 등이에요.”

 

보옥은 미소 지으며 대옥의 편을 들었다.

 

“형蘅과 소蕭 의 이 두 수는 더 숙고해 볼 필요가 있어요.”

 

이환은 보옥에게 말했다.

 

“이것은 원래 내가 평가하는 것이니, 여러분과는 상관이 없고, 다시 더 말하는 사람에게는 필히 벌을 내릴 거예요.”

 

보옥은 할 수 없이 가만히 있었다.

 

그 후 한 달 사이에, 몇 차례의 시사를 연달아 열었는데, 인원도 늘어 신입회원으로 사상운과 설보금薛寶琴 등이 들어와 시사는 더욱 활기가 넘치게 되었다.

 

『홍루몽』의 판본板本 (1): 경진본

『홍루몽』은 건륭 중엽 이후에 지연재脂硯齋의 80회 필사본이 날로 많아지며 유전되었는데, 현재 건륭 시기의 필사본이 11 종이 있다.

 

그 11 종은 갑술본甲戌本, 기유본己酉本, 경진본庚辰本, 『홍루몽고紅樓夢稿』본本 (양본楊本), 왕부본王府本, 척본戚本, 남경도서관장본南京圖書館藏本(척녕본戚寧本), 몽각주인서본夢覺主人序本(몽각본), 서원위서본舒元煒序本(서본舒本), 정진탁장본鄭振鐸藏本(정본鄭本), 소련열녕격륵아주도서관장본蘇聯列寧格勒亞洲圖書館藏本(열장본列藏本) 등이다.

 

그밖에 유실된 정응곤장본靖應鵾藏本(정본靖本)과 정갑본程甲本의 전80회저본前八十回底本도 있어서 13 종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상의 필사본 중에서, 갑술본과 기유본, 경진본의 저본底本은 비교적 이른 것이다. 그 중에서 경진본은 필사본 중에서 비교적 이르고 비교적 완전하다. 이 판본은 비록 조금 손상이 된 곳이 있기는 하나, 원고原稿의 풍모를 보존하고 있어서 현재까지 가장 광범하게 저본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진본庚辰本

경진본은 정식 명칭이 『지연재중평석두기脂硯齋重評石頭記』인데, 차례에 “지연재가 모두 4 번 읽고 평하다”라고 명시되어 있는데, 제 41 회 뒤로 전체 회목回目(장회체章回體 소설에서 매 회의 제목) 중에 “경진추월정본庚辰秋月定本”이라고 덧붙인 것이 있으므로 경진본이라고 간칭簡稱했다.

 

이 본은 제 1 회에서 63 회까지 있고, 제 65 회와 제 66 회, 제 68 회에서 80 회까지 모두 78 회가 있다. 이 본은 마땅히 원저본元底本의 연대로, 그 자체를 필사한 연대(경진년은 건륭 25년, 즉 1760년)가 아니다.

 

이 본은 매 10 회마다 총목總目이 한 개씩 있는데, 이 본은 10 회를 한 책冊으로 하여 모두 8 책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첫 페이지의 첫 줄에 “지연재중평석두기권지脂硯齋重評石頭記卷之”라는 제목이 있고, 다음에 제 8 회에 재차 회목을 썼다. 한 페이지는 10 줄로 각 줄은 30 자字인데, 그 필사 양식은 모두 기유본과 같고, 현존하는 기유본의 전체 회목 역시 모두 경진본과 같다.

 

전10회에는 지평脂評이 없고, 제 11 회부터 주필朱筆로 회回 앞에 비어批語(글에 대한 평어評語와 주해), 미비眉批(책이나 원고의 위쪽 여백에 써 넣는 평어나 주석)와 정문正文 밑에 작은 글씨로 두 줄의 비어를 써넣엇고, 행간비行間批는 회回 뒤에 비어를 두었다.

 

부분 필사본 역시 기유본과 똑같아 소수小數의 결루缺漏된 비어 있는 줄이 있는데, 역시 기유본과 같다.

 

이상의 정황에 근거하여, 어떤 연구자는 이 두 개의 필사본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 본의 지비 문자는 대단히 많은 중요한 자료를 연구에 제공하고 있다.

 

이 본은 원래 서정상徐禎祥(성서星署)가 소장한 것이나, 나중에 연경대학도서관燕京大學圖書館에서 소장하게 되었고, 현재는 북경대학도서관이 진장珍藏으로 소장하고 있다.

 

홍루몽에 관하여 : 후40회속서後四十回續書 ④

현재 세상에 존재하는 『홍루몽』은 조설근의 원작으로는 다만 전前80회가 있고, 80회의 뒤에 40회를 덧붙여 전해지는 속보작續褓作은 많은 학자가 고악高鄂 혹은 정위원程偉元이 그 위에 손을 대서 더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고악(약 1738년-1815년)은 자가 난서蘭墅, 난사蘭史이고, 별호는 홍루외사紅樓外史, 몽각주인夢覺主人(양정복楊廷福과 양동보楊同甫가 지은 『청인실명별칭자호색인淸人實名別稱字號索引』, 상해고적출판사上海古籍出版社에 있음), 서재명書齋名을 월소산방月小山房이다. 요양遼陽 철령鐵岭 사람이고, 한군漢軍 양황기鑲黃旗에 소속이다.

 

건륭乾隆 53년(1788년)에 거인擧人에 합격하고, 건륭 60년(1796년)에 진사進士에 급제하고, 내각중서內閣中書, 순천향시고관順天鄕試考官, 도찰원강남도감찰어사都察院江南道監察御使, 형과급사중刑科給事中 등을 역임했다.

 

저술로는 『난서시초蘭墅詩鈔』, 『난서연향사蘭墅硯香詞』, 『난서문존蘭墅文存』와 『월소산방유고月小山房遺稿』 등이 있다.

 

정위원(약 1745년-1819년)은 자가 소천小泉, 호는 신원臣元이고, 강소성江蘇省 소주蘇州 사람이다. 성경장군盛京將軍 진창晋昌의 막료를 지낸 바 있다. 건륭 56년(1791년) 봄에, 정위원은 고악에게 그 동안 수집한 『홍루몽』 전前80회와 후後40회를 정리하여 속보續褓를 부탁하여, 목활자木活字로 조판하여 인쇄했는데, 이것이 바로 정갑본程甲本이고, 또 세상에 처음 나온 『홍루몽』의 인쇄본인 것이다.

 

건륭57년(1792년) 초에, 또 다시 새로 수정한 『홍루몽』을 인쇄하여 출판한 것이 즉 정을본程乙本이다.

 

어떤 학자는 건륭 54년(1789년)에 베낀 기유본己酉本의 서원위舒元煒의 서문에 120 회를 언급한 것에 근거하여, 정갑본이 세상에 나오기 전에, 즉 이미 후40회의 속서續書가 있었다고 생각하여, 후40회 속서는 고악과 정위원의 속작이 아니라고 했는데, 속작자가 누구인 지는 아직도 명확히 지적하기 어렵다.

 

후40회속서는 『홍루몽』을 완전한 면모로 독자 면전에 나타나기에 충분했는데, 이것은 작품의 전파에 상당히 유리했다.

 

속서 전체에 전80회 원작의 보옥, 대옥과 보차의 애정혼인비극의 예시된 결말을 확실하게 유지하면서, 가부賈府가 더 한층 쇠락하여 해직되고 가산이 몰수당하는 것을 묘사했다. 동시에 또 원작에서 정성 들여 조성한 비극적인 분위기와 비극의 풍격을 견지했다.

 

일부 인물의 운명의 결말의 귀결도 대체적으로 원작의 묘사, 은유와 암시에 부합되었는데, 예를 들어 영춘迎春이 마침내 남편 손소조孫紹祖의 학대로 죽음에 이르고, 석춘惜春이 출가出家하고, 습인襲人은 장옥함蔣玉菡과 결혼하고, 원앙鴛鴦은 모욕을 받고 자살하고, 사상운史湘云은 일찍 과부가 되고, 가우촌賈雨村은 가부가 어려운 틈을 타서 해를 가하고, 북정왕北靜王은 가부에 정을 베풀고, 유劉 노파가 은혜를 갚는 등등이다.

 

그밖에 속작자의 생활 시기가 조설근과 그리 멀지 않았으므로, 또 속서가 원작을 고심하며 모방하려 했기 때문에, 생활의 내용과 장면 구성에서 많은 부분이 상당히 진실하고 섬세하게 묘사되었는데, 같은 원인에서 비롯되었지만, 그 서술 언어나 인물의 언어를 막론하고 여전히 대략의 풍격과 비슷한 특징을 지녔다. 이 때문에 후40회 속서는 나름대로 공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후40회 속서는 『홍루몽』을 완전한 면모를 갖추어 세상에 나오게 했지만, 동시에, ‘글자마다 모두 피가 보이고, 10년 동안 힘들게 고통을 치르며’ 정성을 들여 오랜 세월이 걸린 조설근에게 상당히 가혹한 대가를 지불하게 했다.

 

주된 원인은 속작자續作者가 사회의 현실생활과 현실관계의 인식과 깊이 있는 예술적 심미의 품위 및 예술의 재현 능력에 있어서 조설근과는 차이가 너무나 심했기 때문에, 전80회와 비교해서 속서에서는 정신적인 것은 빠뜨리고 표현만 취하고, 본래의 것을 버리고 부스러기를 쫓아, 금金을 철鐵로 만들어서 원작의 예술적인 구상과는 크게 상당한 정도로 동떨어져서, 원작이 갖추고 있는 사상적 요점의 깊이와 예술적 심미적 가치를 떨어지게 하여, 실제로 높은 평가를 주기가 어렵다.

 

보옥과 대옥의 애정은 지취志趣가 일치했기 때문에 생긴 것인데, 속작에서는 “지취”의 정신적 내질內質을 몰래 바꿔버렸다. 보옥이 “사서四書”와 “오경五經”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고, 그 팔고八股를 공부하면서 부패한 선비 가대유賈代儒에게 칭찬을 듣고, 심지어 가정까지도 인정했다. 그밖에, 보옥이 교저巧姐를 위해 『열녀전烈女傳』과 『여효경女孝經』을 설명해주면서, 정통적 사상이나 행위와 규범에 위배된 정신 나간 말을 더 이상 하지 않는 것이다.

 

대옥도 과거의 모습을 고쳐서 “비열한 말”을 하기 시작하여 보옥에게 공부하여 출세하라고 격려했는데, 다시 말하자면 봉건사회의 벼슬길로 나가라는 것이었다.

 

마지막에 대옥은 보옥과의 감정과 믿음이 결렬되어 자신의 목숨을 마감하고 마는데, 작품에서 유일하게 봉건에 반역하는 색채에 맞추어 가던 남녀주인공의 사상과 감정의 길을 나누어 가게 하여, 원작이 심각하게 비판하는 봉건사회의 가치와 관념체계의 정신과 실질實質 가치의 방향에도 상당한 정도로 삭제하거나 왜곡했다.

 

거인擧人에 급제한 뒤에 출가出家한 보옥은 새빨간 성성이 망토를 걸치고 부친에게 무릎 꿇고 이별을 고했는데도, 오히려 황상으로부터 봉해짐을 받은 것으로 이 소설에서 가장 비판의 예봉을 지닌 주인공의 명운을 귀결시켰는데, 실제로 고명高明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속서는 원작의 『홍루몽곡紅樓夢曲』 중에서 “낙료편백망망대지진간정落了片白茫茫大地眞干淨”에 대한 이해와 해석이 천박하고 저속하여 우스꽝스런 해학이 되게 했다.

 

속작도 가부의 가산 몰수를 묘사하는데, 가사賈赦, 가진賈珍이 파직되고 유배를 당했지만, 얼마 뒤에 곧 황은을 입어 주리던 혜택을 연장 받아 세습직을 회복하고 가산을 돌려받아 “자손들이 모두 처음의 출세가도로 돌아가게 되는” 빛나는 결말을 남겼는데, 받아들이기 어렵다.

 

속서는 예술상으로도 전80회에 크게 못 미치는데, 구성이 전80회에 비해 뚜렷하게 느슨하고, 구도도 정교함을 잃고, 줄거리의 구조가 치밀하지 않으며, 줄거리의 전개 역시 무질서하여 통령보옥의 이홍공자怡紅公子를 방불케 했는데, 한 점의 총기조차도 보이지 않아, 인물의 성격 묘사에서 원래 그대로 반복하는 경향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런 중복은 외형과 표상表象에 가장 많아, 전80회처럼 날렵하고 선명한 생동감이 없이 계속해서 넓히고 심화하기만 하고 부단하게 유동流動의 상태로 변화한다.

 

그러나 일단 이런 중복을 벗어나면, 발전을 기도하여 왕왕 인물의 성격 발전의 로직 궤도를 일탈하여 앞뒤가 맞지 않고 상호 모순되어 성격 묘사에서 혼란스런 상태가 조성되었다.

 

봉저鳳姐 성격의 핵심은 권력, 지위와 금전에 대한 강렬한 욕망을 가지고 있는 것인데, 그녀는 각종 각양의 일을 하면서, 항상 자기에게 유리하고 해가 없게 하여 절대로 근본적으로 자기의 이익에 해가 되거나 자기 권력과 지위에 위험한 일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속서에서는 유독 봉저로 하여금 살짝 바꿔치기하는 고명하지 못한 계략을 기꺼이 원해서 주동적으로 보차寶𨥁를 가부에 맞아들이는 일을 했다. 그러나 “둘째작은마님” 보차는 집안 살림을 관장하는 면에서 봉저보다 자질이 우수하여, 이미 권력을 쥐고 있는 봉저이지만 지위에 대단한 위협이 되는 존재였다.

 

봉저의 성격과 보차의 능력과 신분을 이해하면 쉽게 알 수 있는데, 봉저는 이런 하책下策을 낼 리가 없으며, 가능한 한 저지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동원하여 해치려고 비열하고 잔인한 수단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다.

 

봉저는 우이저위尤二姐에게 사지死地를 설치하여 자기의 미래나 지위에 큰 위협이 될 마음속의 고민거리를 제거했다. 봉저의 성격 형상화에 비춰서 말하자면, 살짝 바꿔치기하는 계책의 묘사는 대단히 뚜렷한 결함인 것이다.

 

그밖에 속서는 언어, 시사詩詞, 줄거리와 경물 묘사 및 각종 예술 표현의 운용에서 모두 전80회보다 상당히 거리가 있다. “구미속초狗尾續貂”(담비꼬리가 모자라 개의 꼬리로 이은 것처럼, 훌륭한 것 뒤에 보잘것없는 것이 뒤따라서 작품의 마무리가 형편 없어졌음을 말함)란 말은 듣기 좋지 않지만, 후40회속서에는 지나친 말은 아니다.

 

후40회속서는 각종 부족함이 존재하지만, 그것은 이미 역사의 객관적 존재가 되었고, 또 여러 가지 취할 곳도 가지고 있는데, 이미 유실된 전80회 뒤의 원고가 다시 세상에 나왔으므로 그 존재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홍루몽 제 12 회 : 손수건으로 마음을 전하다

(현재 중국에서 사용되는 "중국어 홍루몽 통행본(보급형)"은 1,605 페이지에 달하나, 여기에는 홍루몽을 읽지 않은 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120회분을 26회로 줄여 대강의 줄거리만 소개합니다)

 

보옥이 매를 맞았다는 소식에 대관원 안팎 사람들 모두가 바빠졌는데, 가장 먼저 달려 온 사람은 보채였다. 약을 들고 온 그녀는 시녀 습인에게 환약을 복용하는 법을 일러주고 보옥을 들여다 보고나서 그가 정신이 든 것을 보고 마음을 놓았다.

 

“일찍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들었더라면, 오늘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을 거예요. 노마님은 그만두고서라도, 마님이 마음이 아프실 것인데, 우리도 보니까, 마음이 이렇게 아픈데......”

 

이 말을 하다가, 그만 얼굴이 빨개져서는, 고개를 푹 숙였다. 보옥은 이렇게 친근한 말을 들으니 마음이 조금씩 편해지며, 극심한 통증도 벌써 까마득히 먼 데로 가버린 것 같고,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몇 대 맞은데 불과한데, 저들이 하나같이 모두 비통해 하며 가엾게 생각해 주니, 만약에 내게 불행한 일이 생기게 되면, 그들이 얼마나 비통해 하고 상심할까?”

 

보채가 가고 나자 보옥은 잠이 들었는데 갑자기 누군가 밀치는 것 같더니 희미하게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서, 눈을 떠보니 다른 사람이 아인 바로 대옥이었다. 그는 몸을 위로 뻗으며 대옥을 보니, 그녀의 두 눈은 붉은 복숭아처럼 퉁퉁 부어 있었다. 보옥은 탄식을 하며, 마음 아파하며 말했다.

 

“뭐 때문에 또 왔어. 지금 비록 태양이 서산에 넘어갔다고는 해도, 땅에는 아직 열기가 없어지지 않았는데, 더울 때는 조심해야 돼. 나는 괜찮아. 내가 그들을 속인 거야.”

 

대옥이 말했다. “좀 고치세요!”

 

보옥은 길게 탄식을 했다.

 

“그런 말 하지마라. 나는 그들을 위해서 죽는다고 해도, 달게 그렇게 할 거야.”

 

말을 다 마치지 않았는데, 밖에서 소리가 들렸다.

 

“둘째 마님(봉저)이 오셨습니다.”

 

대옥은 봉저가 온 것을 알고, 얼른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후원으로 해서 갔다가, 다시 또 올 게요.”

 

보옥은 그녀를 잡으며 말했다. “잘 있다가, 형수가 온 게 뭐가 겁나서 그래?”

 

대옥은 자기의 눈을 가리키며 말했다. “자 봐요. 또 놀림감이 될 거예요.”

 

날은 저물자, 보옥은 살그머니 청문을 불렀다.

 

“빨리 임 아가씨 거처에 가서 뭐하고 있는지 보고, 나에 대해서 묻거든, 나는 잘 있다고 말해 줘.”

 

청문이 말했다.

 

“아무 일도 없이 가서 뭐하게요? 그래도 한 가지라도 할 말이 있어야 지요.”

 

보옥이 말했다. “특별히 할 말은 없어.”

 

청문이 웃었다.

 

“안 그러면 물건이라도 하나 보내든지, 아니면 물건을 하나 달라고 하든지, 그렇지 않으면 얼마나 어색하겠어요?”

 

보옥은 한참 생각하더니, 손수건 두 장을 꺼내 청문에게 주며 말했다.

 

“이러면 좋겠다. 내가 이걸 선물로 전해달라고 했다고 해라.”

 

청문이 말했다.

 

“아가씨가 이 쓰던 손수건을 뭐에 쓰라고요? 아마도 아가씨를 놀린다고 화를 낼 거예요.”

 

보옥이 말했다. “걱정 마, 알아들을 테니까.”

 

그 말을 들은 청문은 손수건을 가지고 대옥의 거처인 소상관瀟湘館으로 갔는데, 한 시녀가 캄캄한 난간에서 머리 수건을 말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 시녀는 청문이 오는 것을 보고 손짓을 하며 대옥은 이미 잠들었다고 말했다. 이때 대옥은 기척을 느끼고, 누구냐고 물었다. 청문이 얼른 대답했다.

 

“청문이에요. 도련님이 제게 손수건을 아가씨께 갖다 드리라고 했어요.”

 

대옥은 듣고서 또 물었다.

 

“이 손수건은 누가 도련님에게 보낸 건데? 나는 필요 없으니, 가지고 있다가 다른 사람에게 주라고 해요.”

 

청문이 대답했다. “새 것이 아니고, 헌 손수건 두 장이에요.”

 

그 말을 들은 임대옥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두고, 돌아가요!”

 

청문은 손수건을 놔두고 돌아가면서 아무리 궁리를 해봐도 보옥의 뜻을 알 수가 없었다.

 

임대옥은 그 손수건의 의미를 깨닫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자기도 모르게 정신이 산란해졌다. 그녀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보옥이 이렇게 마음을 쓰는 것은, 실제로 자기를 기쁘게 하려는 것이다.

 

대옥은 자기의 장래가 어떻게 될지 몰라 슬프고 상심해서 이렇게 마음고생을 하고 있던 차에, 갑자기 보옥이 손수건 두 장을 보내왔으니, 그 깊은 뜻을 알지 못하고, 그냥 손수건만 보면, 또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었다.

 

대옥은 등을 켜라고 하고, 두 개의 손수건 위에 시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그중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彩线难收面上珠,(색실로는 흐르는 눈물을 닦기 어려운데)

湘江旧迹已模糊。(소상강은 이미 옛 자국이 모호하네)

窗前变有千竹竿,(창문 앞에는 이미 대나무가 천 그루가 있지만)

不识竿痕渍也无。(눈물 자국이 대나무에 배었는지 모르겠네요)

 

대옥은 시를 쓰면서 얼굴이 화끈화끈하고 온 몸이 열기에 휩싸이는 것을 느꼈다. 거울 앞에 와서 비춰보니 양 볼이 복숭아꽅처럼 온통 발그레져 있는데, 그녀는 그것이 병의 전조인 것을 모르고 있었다. 심히 피곤해진 그녀는 곧바로 침상에 올라가, 손수건을 손에 들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출처] |작성자 중국 문화 산책

반응형

댓글

💲 추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