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里眼---名作評論

홍루몽 제 9회 보옥과 대옥 서로 속마음을 털어놓다

一字師 2023.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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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 제 9보옥과 대옥 서로 속마음을 털어놓다

 

                                     图片来源 | 红楼梦林黛玉贾宝玉都是神仙为什么不保佑贾家子孙官运亨通荣...

 

(현재 중국에서 사용되는 "중국어 홍루몽 통행본(보급형)"은 1,605 페이지에 달하나, 여기에는 홍루몽을 읽지 않은 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120회분을 26회로 줄여 대강의 줄거리만 소개합니다)

 

사상운은 가모의 남동생의 손녀인데, 어려서 부모를 다 잃었다. 집안 형편이 가난했지만, 그녀의 천진하고 열정적인 성격은 바뀌지 않아 평소에 남자 아이 차림을 즐겨했고, 말을 할 때는 대범하게 큰 소리로 말했다. 술 마실 때도 거칠게 없었다. 대관원의 아가씨 중에서 보기 드물게 아름다우면서도, 활발하고 귀여웠다.

 

한번은, 사상운이 영국부에 와서 놀 때의 일이었다. 대옥은 며칠 전에 장張 도사가 보옥에게 금으로 된 기린麒麟을 선물하는 것을 보았는데, 보옥이 그것을 남모르게 가슴에 간직하는 것을 보았다.

 

대옥은 보옥이 필시 사상운에게 선물할 것이라고 추측했는데, 왜냐하면 사상운도 몸에 크기만 좀 작은 금기린 하나를 차고 있기 때문이었다.

 

사상운이 오자, 보옥이 그녀를 찾아가려는 것을 알고 대옥은 살그머니 뒤따라가서, 그 두 사람의 행동을 관찰하려고 하였다.

 

대옥이 막 문 앞에 이르렀을 때, 사상운이 보옥을 타이르는 말이 들려 왔는데, 보옥이 임대옥에 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보옥의 말을 들은 대옥은 한편 놀랍기도 하고 기쁘고, 또 슬프고 한탄스럽기도 했다.

 

기쁜 것은, 평소에 그가 자기를 마음을 알아주는 지기로 생각했는데, 과연 지기인 것을 알게 된 것이고, 놀란 것은, 다른 사람에게 진심을 다해 자기를 칭찬하며, 의심을 사는 것도 추호도 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탄스러운 것은, 기왕에 지기라면 금옥金玉이 짝이라는 생각은 왜 가지고 있으며, 보차 얘기는 왜 하고 있단 말인가? 슬픈 것은, 자기는 이미 부모가 다 안 계시니, 자기의 혼사를 나서서 주선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대옥은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참지 못하며, 조용히 몸을 돌려 돌아갔다.

 

마침 그때 방문을 나선 보옥은 대옥이 앞에서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고 있는 것 같아 얼른 발걸음을 빨리해 쫓아갔다.

 

“어디 가는데? 또 왜 울고 있어? 누가 또 너한테 뭐라고 했어?”

 

대옥은 고개를 돌리고 억지로 웃었다. “내가 언제 울었다구 그래?”

 

“안 울었는데, 얼굴에 어떻게 눈물이 줄줄 흘러내릴 수가 있어?”

 

보옥은 앞으로 다가와 눈물을 닦아주었다. 대옥은 얼른 몇 걸음 뒤로 물러서며 말했다.

 

“죽고 싶어요? 뭐 하는데 소란을 피우는 거예요!”

 

보옥이 웃으며 말했다.

 

“말하다가 감정이 북받쳐서, 나도 모르게 손이 움직여서, 죽고 사는 건 생각도 안 했거든.”

 

대옥이 쏘아댔다.

 

“오빠가 죽는 건 오히려 중요한 게 아니지만,‘금’인가 뭔가 ‘기린’인가를 뭔가를 잃어버렸다니, 안 됐군요.”

 

이 한 마디는 보옥을 진땀나게 해, 푸른 힘줄마저 드러나게 했다. 대옥은 자기의 말이 정당하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되어 그만 그의 땀을 닦아 주었다.

 

보옥은 대옥을 한참을 쳐다보고 한마디를 했다. “걱정하지 마.”

 

대옥이 못 알아들은 척하자, 보옥이 말했다.

 

“착한 동생아, 나를 달래지마. 정말로 이 말의 뜻을 모른다면, 내가 평상시에 너를 대했던 마음이 헛된 것일 뿐만 아니라, 네가 평소에 나에게 대하던 호의도 헛되게 되는 거야. 너는 나에 대해서 줄곧 마음이 안 놓여서, 몸에 병이 난 거야.”

 

이 말을 들은 대옥은 한마디 한마디가 마치 천둥과 번개를 맞은 것처럼, 자기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끄집어낸 것보다 더 진지하여, 잠시 마음속에 천 가지 만 가지 생각이 떠올랐지만, 말 한 마디조차도 꺼내지 못하고 그저 멍하니 보옥을 쳐다보고만 있었다.

 

보옥도 마음속으로는 천 가지 만 가지하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어디서부터 말을 시작해야 할지 몰라, 역시 대옥을 멍청하게 바라보고만 있었다.

 

두 사람은 한동안 그렇게 서로 쳐다보고 있었는데, 대옥이 기침을 하며, 두 눈에서 눈물을 주르륵 흘리더니 몸을 돌려 가려고 했다.

 

보옥은 황급히 앞으로 나가 그녀를 잡아 세우며 말했다.

 

“착한 동생아, 기다려 줘, 내 말 한 마디만 듣고 가.”

 

대옥은 눈물을 닦으며,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더 할 말이 뭐 있다구? 오빠의 말은 잘 알아들었어요.”

 

그렇게 말하면서, 뒤도 안 돌아보고 가버렸다. 보옥은 대옥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멍하니 한 나절을 서있었다.

 

《红楼梦》林黛玉贾宝玉都是神仙为什么不保佑贾家子孙官运亨通,荣华富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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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의 예술적 성취 ③

『홍루몽』이란 작품의 예술적 성취는 전대미문 하여 비할 것이 없을 정도이다. 그것은 “천기운금묘무흔天機云錦妙無痕”(범숙范淑의 『제직후소평題直侯所評<홍루몽전기紅樓夢傳奇>』)에서 말한 바와 같이 여러 실마리를 여러 층으로 전면적으로 추진하여, 주부선主副線 등의 여러 줄거리와 실마리를 서로 관련시켜 둥글게 말아 매듭짓고, 또 맥락이 또렷하게 종횡으로 교차시키고 순서가 분명한 채색무늬 식으로 짜임새로 대단히 완벽하게 아름다운 예술 경계에 이르렀다.

 

줄거리를 추진할 때, 내용의 맞물림과 공간의 전환이 모두 극히 자연스럽고 조화로우며, 자유자재로 거침이 없이 전후가 어우러지고, 좌우로도 순조롭게 진행했는데, 마치 고삐를 줄이지 않고 말이 가자는 대로 내버려두어 민첩하고 날렵한 것처럼, 영양괘각羚羊挂角(영양이 밤에 잘 때에는 나뭇가지에 뿔을 걸어서 위해를 막는다는 뜻으로, 흔적을 찾을 수 없이, 모든 것을 초탈하여 자유분방하다는 뜻)처럼 자유자재하고 전혀 흔적을 없다.

 

리듬은 명쾌하고 기복의 변화와 운치가 있고, 색채가 풍부하고 아름다우며 통로가 자연스럽고 균형이 잡혀 있다. 빈틈없이 완벽하여 혼연일체가 되어서, 사소한 것이 대세에 영향을 미치고 서두와 말미가 서로 마주보게 하여 전체가 통하게 했다. 한마디로장편 서사문학을 구성하는 예술적 본보기라고 부를 수 있다.

 

이 소설의 예술적 성취는 핵심 인물의 묘사에 있는데, 『홍루몽』은 뚜렷하고 비범한 예술적 기개를 보여준다.

 

한 작품에서 놀랍게도 10여 개, 심지어 수십 개의 형상을 보여주는데, 가장 엄격한 표준에 의거하더라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성공한 예술의 본보기이고, 중국문학사 내지는 세계문학사에서도 유일한 작품이며, 또 거의 그 예를 찾아보기 힘든 작품이다.

 

예를 들면 왕희봉, 가보옥, 임대옥, 설보차, 사상운, 유 노파, 습인襲人, 평아, 가탐춘, 가모, 가정, 우삼저尤三姐, 원앙鴛鴦, 설반薛蟠 등등을 들 수 있다.

 

그들의 용모와 자태, 복식과 옷과 신발, 행동거지, 말하기, 표정과 태도는 줄곧 풍부하고 복잡하고 은밀하고 미묘한 내심과 정신세계가 모두 또렷하고 투명하여 선명하고 생동감이 있게 드러난다.

 

특히 그들은 대단히 개성이 풍부한 성격적 특징과 기품 있는 기질을 가지고 있어 한번 보면 잊을 수가 없다.

 

그 외에 『홍루몽』에서는 서술 언어나 인물의 말의 묘사에서나 모두 높은 수준으로 다듬었지만, 전혀 지나치게 다듬은 흔적이 보이지 않고, 시의詩意 또한 생활화한 감각이 풍부하다.

 

『홍루몽』에 나오는 시사詩詞의 예술적 경지는 심원한데, 재간이 청아하고 수려하고, 은유성이 대단히 강하며, 최대한도로 인물의 완전한 형상을 참여시켜서 성격의 전형典型을 묘사하고 있다.

 

『홍루몽』에 나오는 환경과 경물景物도 극히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대관원大觀園 및 그 중에서도 소상관瀟湘館, 이홍원怡紅院, 형무원蘅蕪苑, 추상재秋爽齋, 농취암櫳翠庵, 심방교沁芳橋 등의 건축은 소설에 나오는 인물과 서로 잘 어울려서, 사람은 경물에 의지하여 존재하고 경물은 사람을 빌려 빛을 내는데, 형체 주변을 묵이나 엷은 색으로 칠하여 형체를 두드러지게 하는 중국화의 전형적인 형상 소조塑造 화법畵法처럼 인물 생존의 전형적인 환경의 전형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중요한 구성 부분이 되었다.

 

그밖에 작품은 줄거리를 묘사할 때, 보기에는 아무 생각 없이 잡히는 대로 가져온 것 같지만, 실은 정성을 들여 고도로 진실하고 세밀하게 구상하고 선별했다.

 

심오하고 깊고 두텁게 완곡하고 부드럽고 매끄럽게 애절하며 사람을 감동시켜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 애정을 묘사했는데, 복선과 은유隱喩를 운용하여 현념懸念(서스펜스인데, 소설, 연극이나 영화 등을 보며 줄거리와 인물의 운명 등에 대해 갖게 되는 기대 심리를 말함)을 설치하고, 성격의 특징을 각화刻畵하여, 인물과 경물의 묘사에 여러 차례 준염皴染, 실사實寫, 허사虛寫, 명사明寫, 암사暗寫의 방법을 써서 묘사했다.

 

이때는 무성無聲이 유성有聲을 능가하는 식으로 아주 적절하게 묘사했는데, 수준이 최고의 경지에 이르러서 그 예술적 경지에 사람들을 감탄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

 

전혀 과장하지 않고 말해서, 『홍루몽』은 무궁한 예술적 매력을 구비하고, 영원히 발굴을 다하지 못할 정도의 심미적 가치가 있는 문학의 보고이다.

 

백벽白璧에도 한 점의 흠이 어쩌면 있을 수 있듯이, 작자가 창작에 방해를 받아 명을 받들어 수정을 한 데가 있는데, 철저하지 않게 했기 때문에 모순된 곳이 있다.

 

예를 들어 “진가경음상천향루秦可卿淫喪天香樓”의 한 구절인데, 기물수畸芴叟의 명을 받들어 진가경이 병사病死한 것으로 수정했는데, 태허환경太虛幻境의 박명사薄命司에 금릉십이차金陵十二𨥁의 정책正冊 중에 진가경의 판도判圖에 판사判詞에 명시된 운명의 결말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어떤 사람은 작자가 하지 못했거나 혹은 원고를 마지막에 다듬고 윤색할 겨를이 없었거나, 다듬고 수정할 때 다른 인물의 명칭과 연령을 제대로 올리지 않아 전후가 불일치하는 문제가 있기도 하는데, 다른 곳의 보충을 필요로 하는 문자나 시사에서 결루缺漏가 생기게 된다.

 

그래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부분적인 인물과 줄거리가 어쩌면 아마도 그전의 “구고舊稿” 때문의 원인으로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어지게 되었고, 예를 들어 금릉십이차의 진가경이 작품에서 너무 일찍 사라진 것과, 우 씨 자매가 가경賈敬이 죽었을 때 제 2 차로 등장했을 때와 진가경이 죽었을 때 제 1 차로 나왔을 때와의 간격이 너무 길고, 가경의 형상이 비교적 모호한 점 등이다. 그러나 소설의 거대한 예술적 성취에 비하면, 이런 작은 결함은 미미한 것에 불과하다.

 

『홍루몽』에 관하여 : 사상과 내용 ②

『홍루몽』은 지고한 사회적 역사적 인식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소설은 마치 고효율의 해상도를 가진 3D 촬영기처럼 중국 봉건사회의 전성기인 청대淸代 중기의 귀족가정을 위주로 하여 사회의 현실생활, 현실 관계를 각 방면으로, 여러 차례 다방면으로, 고도로 진실하고 깊이가 있고 극히 강한 생동감 있게 명시했다.

 

연관성 있게 입체적 화면으로 확대하여 드러내면서 제기할 것을 엄격하게 정선했는데, 실제 생활에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대량의 사소하고 잡다하게 흩어져 있는 번잡하고 난잡하며 저속한 밑바닥에 있는 인식과 심미적인 가치를 구비하지 않은 생활의 표상表象을 완전히 골라내고, 사회생활의 살결 깊숙이 들어가서 역사사회의 현실생활의 본질적인 특징을 충분하게 반영하였다.

 

바로 이와 같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어떤 시각視角이나 어떤 층면層面인 지를 막론하고 봉건의 정치, 사상, 윤리도덕, 대인관계, 경제, 역사, 철학, 교육, 문화, 풍속, 예의, 혼인, 복식, 건축, 원림園林, 음식, 의약, 오락 ....... 심지어 자연과학의 어떤 영역까지 관조觀照하여 이 작품 중에서 발현發現하고 수확하기에 충분했다.

 

이 점은 다른 어떤 소설일지라도 비견할 수 없는데, 그래서 『홍루몽』은 중국전통문화의 백과전서라고 생각되고 있다.

 

소설은 가賈·사史·왕王·설薛 사대가문의 흥성과 쇠퇴를 통하여, 달이 차면 기울고, 물이 가득하면 넘쳐서 아무리 아름다운 것이라도 언젠가는 없어지기 마련이고, 높이 올라가면 넘어지고, 즐거움이 극에 달하면 슬픔이 생기고, 불운이 극에 달하면 행운이 온다는 것을 상세히 밝혔다.

 

영욕榮辱은 자고로 끊임없이 순환하고, 인력으로는 지킬 수 없는 일종의 “무상無常”의 철리哲理를 세상만사와 만물은 모두 부단히 발전하고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게시해 냈다.

 

동시에 가부賈府를 축소판으로 삼아 생동감 있고 진실하게 봉건귀족이 지나친 사치와 착취 때문에 경제의 근원이 점차 고갈되고 있지만, 봉건정치와 관리의 품행과 치적은 극도로 부패하여 귀족 자제는 대를 거듭할수록 더 못해지고, 후계를 이을 만한 사람이 없어 더욱 봉건사회의 쇠락과 붕괴를 가속화시키고 있는 현실 생활의 그림을 드러냈다. 따라서 말세를 향해 가는 봉건사회와 봉건제도에 장송곡을 연주했다.

 

작품은 한 쌍의 주인공 가보옥賈寶玉과 임대옥林黛玉을 통해 초보적인 민주주의 사상과 봉건 반역자의 인물 형상을 구비하고, 보옥, 대옥과 보차의 애정 비극을 통해, 일련의 중요한 인물의 생활 경력과 운명의 만남을 통해서 남권주의男權主義를 핵심으로 한 봉건적 혼인제도에 대해서, 남존여비에 뿌리박힌 관념상의 봉건예교에 대하여, 과거로 인재를 뽑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봉건교육제도에 대해, 적장자의 계승권을 중심으로 하는 봉건종법제도에 대해, 삼강오륜을 기반으로 봉건등급제도의 건립에 대해서, 봉건도덕에 복종하고 봉건통치를 유지하여 특권과 사리私利를 취해 해독을 끼쳐 부패가 극에 달하고 있는 봉건사법제도에 대한 것 등의 두터운 사회적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총괄적으로 말하자면, 공자와 맹자의 사상으로 몇 천 년의 봉건통치의 기초를 삼고, 정주이학程朱理學(송명宋明 시기의 유가 철학 사상. 정호程顥·정이程頤·주희朱熹를 대포로 객관적 유심주의의 이학理學과 육구연陸九淵·왕수인王守仁을 대표로 하는 주관적 유심주의의 심학心學을 포괄함)을 핵심으로 하는 봉건윤리도덕 관념과 사회질서에 대담하게 회의를 제기하여 힘 있게 비평하여 강렬한 불만을 표시하고, 이런 관념, 제도와 질서가 불합리하다고 선포했다.

 

동시에 이 소설은 불합리한 남성 중심의 사회의 폐해 속에서 지혜롭고 영리하며 순진하고 사랑스러운 품위를 갖춘 여성 군상을 발굴했다.

 

그들의 여러 방면의 재간을 대담하게 인정하고 충분히 전개하여 수염이 난 남성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것을 열정적으로 노래하여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격찬을 아끼지 않았고, 불행을 만난 여러 여성의 비참 운명에는 동정을 표시하고 체벌에 대해서도 애석해 마지않았다.

 

작품은 자유 혼인에 대한 사상과 지향을 확실하게 긍정적으로 평가하여 남존여비의 관념에 대해 여존남비女尊男卑의 경향을 첨예하게 대립시키고, 보옥, 대옥, 자견紫鵑, 청문晴雯, 평아平兒 등이 가지고 있는 봉건이념에 저촉되지만 선량하고 진실하고 성실한 인성을 열정적으로 구가하고 찬미했다.

 

그밖에, 타인의 개성과 독립 의지와 정신적인 자유를 추구하는 것을 존중하여, 케케묵은 전통 관념의 속박을 벗어나기를 시도하고, 평등하게 다른 사람을 대하는 것 등의 근대 민주의식에 근접한 사상을 주장했는데, 언제나 작자의 붓끝의 인물, 특히 가보옥과 임대옥 등을 통해 표현해냈다.

 

『홍루몽』은 사상적인 경향에서 약간의 결함과 국한성이 존재하는 것에 대해 말하는 것을 꺼릴 필요는 없다. 소설은 결국은 2 세기 반 정도 이전의 봉건사회가 쇠락을 향해 가던 시기에 나온 산물인데, 작가는 사회의 현실생활과 현실관계에 대해 깨우치려는 의식을 십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소설에서 심각하고 첨예한 사회 문제를 제기했지만, 시대적으로 아직 이런 문제의 사상과 사회 조건의 해결을 사람들에게 부여할 수 없었다.

 

조설근은 심각한 사회의 진보와 발전에 저해가 되는 봉건제도가 부패하고 진부한 전통윤리의 도덕관념에 화합한 불합리한 봉건질서의 “법”에 불만과 회의를 표시하고, 심지어 규탄하고 몹시 증오했지만, 그는 근본적으로 크게 부정하는 정도에는 이르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의 이상은 모든 노력이 “보천褓天”에 있는 것으로, 이 사회의 암흑을 적게 하고 광명光明을 많아지게 하여 뚜렷하게 병폐를 제거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또 자신이 보천하는 “재주”에 대해 괴로워하며 인정하고 탄식했는데, 현실 중에서 합리적인 나갈 길을 찾지 못하고,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를 근절할 수 있는 처방을 내지 못했다. 결국은 소극적으로 역사의 순환론에 빠지거나 혹은 허무주의로 세상을 등지는 길로 빠져들었을 것이다.

 

홍루몽 제 10 회 : 금천아金釧兒 우물에 투신하다

(현재 중국에서 사용되는 "중국어 홍루몽 통행본(보급형)"은 1,605 페이지에 달하나, 여기에는 홍루몽을 읽지 않은 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120회분을 26회로 줄여 대강의 줄거리만 소개합니다)

 

그날, 가부의 주인들과 하인들은 모두 정신없이 낮잠을 잤다. 보옥은 졸리지 않고 오히려 정신이 또렷하여 왕 부인의 방으로 왔더니, 왕 부인은 서늘한 평상 위에서 졸고 있고, 그 옆에서 다리를 주무르고 있는 시녀 금천아金釧兒가는 눈을 가늘게 뜨고 졸음을 참고 있었다.

 

보옥은 발소리를 죽여 살금살금 걸어서 금천아 앞으로 와, 그녀의 귀에 단 귀걸이를 잡아당겼다. 눈을 뜬 금천아는 눈 앞에 보옥이 보이자 입을 쫑긋하며 웃으며, 나가라고 손을 내젓고는 다시 눈을 감는 것이었다.

 

보옥은 금천아에게 집적거리는 것을 좋아했는데, 그는 왕 부인이 잠들어 있는 것을 보고, 자기가 염낭 주머니 속에 가지고 다니는 향설윤진단香雪潤津丹을 꺼내서 몇 알을 그녀의 입속으로 넣어주었다. 금천아는 눈도 뜨지 않은 채 삼키자, 보옥은 그녀의 손을 끌어당기며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내가 내일 어머니께 말할 테니, 내 거처에 시녀로 올래?”

 

금천아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럼, 내가 어머니가 깨시면 바로 말할게.”

 

그러자 금천아가 눈을 뜨고 보옥을 밀었다.

 

“뭐가 급해요! 속담에 ‘금비녀를 우물에 빠뜨려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이 있어요. 도련님은 이것도 모르세요? 제가 한 가지 알려드릴 게요. 동쪽 후원에 가서 환環 도련님하고 채하彩霞하고 노는데 가보세요.”

 

“걔네들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놔두고, 나는 너하고 놀 거야.”

 

여기까지 얘기했을 때, 왕 부인이 갑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금천아의 뺨을 한 대 때리며 욕을 퍼부었다.

 

“천한 창부 같으니라고, 훌륭한 도련님들에게 너희 같은 것들이 나쁜 짓을 가르쳤구나.”

 

보옥은 놀라서 쏜살같이 도망쳤다. 금천아는 맞은 한쪽 뺨이 얼얼하게 아팠지만, 감히 한 마디도 못했다. 왕 부인은 금천아의 동생 옥천아를 불렀다.

 

“네 엄마 좀 오라고 해서, 언니를 데리고 가라고 해라!”

 

금천아는 얼른 무릎을 꿇고 울면서 말했다.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 마님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제가 마님을 10 년 가까이 모셨는데, 이렇게 내쫒기면, 어떻게 사람들을 대하겠어요?”

 

왕 부인은 보옥이 시녀들과 말썽이 생기는 것을 가장 싫어해서, 금천아가 간절하게 애원하는 데도 그녀의 엄마에게 데리고 가게 했다.

 

집으로 돌아간 금천아는 가슴이 찢어지도록 통절하게 울다가, 동남쪽에 있는 우물에 투신하고 말았는데, 집안 식구들이 건져냈을 때는 그녀는 이미 숨이 끊어진 뒤였다.

 

『홍루몽紅樓夢』에 관하여 ①

청나라 건륭乾隆 연간에 『홍루몽』이 세상에 나왔는데, 즉각 당시 사회를 진동시켰다. 처음에는 서로 다투어서 베껴서 말없는 말이 천리를 가듯이 전해졌다가, 나중에는 거의 집집마다 한 부씩 있다시피 했다.

 

고관대작에 그치지 않고 건륭황제도 읽어보았다. 가경제嘉慶帝와 도광제道光帝 연간에는 “대화할 때 『홍루몽』을 얘기하지 않으면 『시경詩經』과 『상서尙書』를 읽었어도 헛되다”라고 할 정도에 이르렀다.

 

『홍루몽』은 처음에는 필사본의 형식으로 세상에 나오고, 책 제목이 『석두기石頭記』였다. 소설 안에는 대량의 평어가 있었는데, 서명이 같지 않고, “지연재脂硯齋”라는 서명이 가장 많았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지비脂批”라고 불렀다.

 

지비에 근거하면, 우리는 조설근의 원저原著가 110 회이거나 108 회인 것을 알 수 있는데, 80 회 이후 부분은 필사 과정에서 원고를 유실한 것이다.

 

현존하는 “지본脂本”은 작자의 친필 원고가 아닐뿐더러, 모두 연계시켜서 베낀 것이다. 경진본庚辰本(78회 존存 ), 갑술본甲戌本(16회 존), 기묘본己卯本(40회 존), 유정본有正本(80회 존), 남도본南圖本(80회 존), 갑진본甲辰本(80회 존), 기유본己酉본(40회 존), 정장본鄭藏本(2회 존), 열장본列藏本(78회 존), 몽부본蒙府本(120회 존, 후後40회계속서繼續書), 몽고본夢稿本(120회 존, 후40회계속서), 정장본靖藏本(78회 존, “문혁文革” 전에 유실됨) 등이 남아 있다.

 

청나라 건륭 56년(1791년)에 『홍루몽』은 120회본의 형식으로 판각 인쇄되었는데, “정갑본程甲本”이고, 그 중에 후40회는 고악高鶚이 속작續作한 것이다.

 

이듬해, 각본을 수정하여 다시 출간했는데, “정을본程乙本”이다. 그 후의 120회 각본이 차례로 나와 필사본은 점차 자취를 감추었다.

 

중국 역사에서 그 어떤 책도 『홍루몽』처럼 이렇게 광범하게 관심을 가진 것은 없었고, 또 『홍루몽』처럼 거대한 영향을 미친 책도 없었다.

 

홍력弘曆, 기윤己昀, 양계초梁啓超, 왕국유王國維, 모택동毛澤東, 노신魯迅, 채원배蔡元培, 호적胡適 등은 모두 『홍루몽』과 관계가 발생했던 적이 있는 저명한 역사적 인물들이다.

 

『홍루몽』은 그 독특한 예술적인 매력으로 수많은 독자의 심령을 진동시켰을 뿐만 아니라, 그 거대하고 넓게 내포된 량으로 천고의 기록을 수립했다. 비록 하나의 소설이지만, 중국봉건사회의 사상사, 문화사, 종교사, 풍속사 및 원림사園林史, 복식사, 공예사, 선식사膳食史와 유희사游戱史 등등을 촉발시켰던 것이다.

 

그 외에, 『홍루몽』의 각종 속서도 많은데, 세계소설사에서도 거의 보기 드믄 현상이다. 『홍루몽』으로 소재를 삼은 건축, 공예, 회화繪畵, 연극, 곡예, 무용, 영화, 드라마작품은 더욱 세계의 그 어떤 명저에 비길 데가 없다. ​

 

1980년에 미국의 위스콘신대학에서 처음으로 국제홍학심포지움이 개최되었다.

 

하나의 작품이 하나의 국제성을 띤 학문이 된 것은 세계문화사에서도 아마 오직 『홍루몽』뿐일 것이다. [출처] |작성자 중국 문화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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