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회 설보채薛寶钗 가부賈府에 살게 되다
(현재 중국에서 사용되는 "중국어 홍루몽 통행본(보급형)"은 1,605p에 달하나, 여기에는 홍루몽을 읽지 않은 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120회분을 26회로 줄여 대강의 줄거리만 소개합니다)
재주와 미모를 겸비한 설보채薛寶钗가 가부賈府에 들어와 살게 된 후, 대옥의 마음은 내내 즐겁지가 않았다. 보옥과 보채가 가까이 걸어가는 것을 보면, 그녀의 마음속은 더욱 기분이 좋지 않았다.
임대옥은 영국부에 온 후로, 보옥과 잠시도 떨어져 있지 않고 친밀하게 잘 지내고 있었는데, 생각지 않게 재주와 미모를 다 갖춘 설보채 언니가 오게 된 것이었다.
보채의 어머니 설薛 부인과 왕 부인은 친자매 사이였다. 근래에 와서 황제가 조서를 내렸는데, 벼슬아치 집안의 여식을 뽑아 입궁시켜, 궁중의 여관女官에 충당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설부인은 보채와 아들 설반薛蟠과 같이 경성으로 와서 뽑히기를 기다리기로 한 것이었다. 그들은 영국부의 이향원梨香院에 거처하게 되었다.
이향원은 영국공이 만년에 정양을 하던 10여 칸짜리 거처로 방들은 작지만 깨끗하고 우아했다. 설 부인은 매일 언니 왕 부인과 한담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가모와도 얘기를 나누었다.
보채는 매일 대옥, 영춘, 탐춘, 석춘 등과 같이 있으면서, 책을 읽거나 바둑을 두거나 침선을 했다. 보옥보다 1 살이 더 많은 보채에게 보옥과 대옥은 그녀를 누나, 언니라고 불렀다.
보채는 몸가짐이 단정하고 올바른 도리를 갖추고 있어, 대옥마냥 자부심이 강해 도도하거나 민감하게 의심을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두들 그녀를 매우 좋아했고, 나이 어린 하녀들도 그녀와 같이 어울리기를 원했다.
하루는, 영국부 집사의 아내 주서周瑞 댁이 왕 부인에게 아뢸 것이 있어 이향원에 찾아왔다. 그녀는 왕 부인이 설 부인과 얘기 중인 것을 보고, 방해하지 않으려고 거처의 안쪽으로 들어왔는데, 평상복을 입은 설보채가 온돌에 앉아서, 탁자 위에 몸을 구부리고 몸종 앵아鶯兒와 같이 도안을 모사하고 있었다.
보채는 그녀가 들어오는 것을 보자, 만면에 웃음을 띠며 말했다.
“주周 씨 댁 언니 앉으세요.”
주서 댁은 웃으며 물었다.
“아가씨는 요 며칠 안 놀러오셨지요? 혹시 보옥 도련님이 화나게 했나요?”
보채가 웃으며 대답했다.
“무슨 그런 소리를 하세요? 다만 내 오랜 고질병이 도져서, 며칠 동안 문밖엘 나가지 않았던 거예요.”
주서 댁이 얼른 물었다. “아가씨에게 무슨 지병이 있으세요? 빨리 의사에게 치료받으셔야 될 거에요.”
“이 병 때문에 얼마나 돈을 썼는지는 잘 모르지만, 하나도 효과가 없었어요. 한번 발병하면, 헐떡거리고 기침까지 하거든요. 다행히 한 대머리 스님이 처방을 해준대로 약을 지어서 가루약을 환으로 만들었더니, 이상한 냄새는 나지만 꽤 효험이 있네요.”
주서 댁이 가고 난 뒤로, 보채가 병이 난 소식이 다 전해졌다. 보옥은 보채가 병이 났다는 소식을 듣자, 서둘러 문병을 왔다. 보옥이 물었다,
“누나 괜찮아졌나요?” 이렇게 말하며 그녀의 안색을 살펴보았다.
보채는 입술을 칠하지 않았는데도 붉고, 눈썹을 그리지 않았지만 푸르고, 얼굴은 은같이 새하얗고, 눈은 풋살구 같아, 병이 났는데도 여전히 생기발랄하고 해맑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
보채는 보옥의 질문을 받고, “벌써 다 나았는데, 마음을 써줘서 고마워”라고 말하며 시녀 앵아에게 차를 내오게 했다.
이때, 두 사람은 매우 가까이 앉아 있었다. 보옥은 서늘한 냄새를 맡고, 무슨 향기냐고 얘기해 달라고 했다.
“누나, 무슨 향을 피운거에요? 나는 한 번도 이런 향내는 맡아본 적이 없어요.”
보채가 웃으며 말했다. “나는 향 피는 것을 가장 싫어하는데, 멀쩡한 옷에 불에 탄 냄새가 배거든.”
보옥이 또 물었다. “벌써 냄새가 밴것 같은데, 이게 무슨 냄새에요?”
보채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 이 냄새는 아마도 내가 어려서부터 먹던 환약 냄새일 거야.”
보옥이 물었다 “무슨 환약이 그렇게 좋은 냄새가 나요? 맛 좀 보게 내게 한 알 줘 봐요.”
보채가 말했다. “또 분별없이 구네. 약을 어떻게 아무렇게나 먹을 수 있어?”
이런 말을 하고 있는 바로 그때에, 갑자기 밖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임 아가씨가 오셨어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대옥은 벌써 안으로 들어왔는데, 대옥은 보옥을 보자 웃으며 말했다.
“어머, 내가 때를 잘못 맞춰 왔나 보네요!”
보채가 웃으며 말했다. “그 말이 무슨 뜻이야?”
대옥이 대답했다. “오빠가 여기 있는 줄 알았다면 전 안 왔을 텐데요.”
보채는, “나는 네 말이 무슨 뜻인지 더욱 모르겠는 걸”하고 말했다.
대옥이 웃으며 말했다.
“올 사람이 한꺼번에 다 와버리면 너무 소란스러울 것이고, 만약에 또 올 사람이 없게 되면 너무 썰렁하지 않겠어요? 오늘은 내가 오고, 내일은 오빠가 온다면, 그러면 날마다 찾아오는 사람이 있게 되는 게 아닌가요? 언니는 어떻게 내 말 뜻을 못 알아들어요?”
기실, 대옥은 보옥이 보채와 매우 가까이 있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약간 불쾌했던 것이다.
同样是演“薛宝钗”,把张莉和傅艺伟,放在一起看,差别就出来了
제 3 회 보옥과 대옥의 첫 대면
(현재 중국에서 사용되는 "중국어 홍루몽 통행본(보급형)"은 1605p에 달하나, 여기에는 홍루몽을 읽지 않은 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120회분을 26회로 줄여 대강의 줄거리만 소개합니다)
왕 부인이 대옥에게 집안의 혼세마왕混世魔王(세상을 어지럽히고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대악당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보옥이 말썽꾸러기라서 붙인 별명임)과 접촉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있을 바로 그때에, 보옥이 주렴을 열어젖히며 들어왔는데, 그는 대옥의 연약하고 얌전한 생김새를 보고, 기뻐했다.
“이 여동생은 내가 본적이 있어요.”
임대옥이 영국부에 들어온 그날, 둘째 외숙모 왕 부인은 대옥을 자기 방으로 불러서는 이런 말을 했다.
“너의 3 자매들은 오히려 다들 좋은 애들이라, 모두 너를 잘 돌봐 주고, 안내해 줄 거다. 그런데 내가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것은 바로 보옥인데, 그는 우리 집안에서 혼세마왕인데, 오늘 걔는 절에 참배하러 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지만, 밤에 네가 보면 곧 알게 될 것이다. 앞으로 너는 걔를 무시해라. 자매들도 모두 다 상대하려고 하지 않는단다.”
대옥은 예전에 어머니에게서 둘째 외숙 댁에 입에 옥을 물고 태어난 사촌 오빠가 있는데, 장난꾸러기에다 공부는 좋아하지 않고, 언제나 여자애들 사이에 섞여 지내기를 좋아한다는 얘기를 자주 들어왔다. 대옥이 웃으며 말했다.
“어머니께서 오빠는 저보다 한 살이 많은데, 비록 장난은 심하지만, 자매들에게 대단히 잘해 준다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평소에 자매들과 같이 있을 터인데, 어떻게 오빠와 같이 있겠어요?”
왕 부인이 웃었다.
“네가 어찌 알 수가 있겠니? 걔는 어려서부터 자매들과 지내는 게 습관이 되어, 자매들이 상대해 주지 않으면, 오히려 조용히 있지만, 만약에 그에게 몇 마디라도 하는 날에는, 많은 일이 일어난단다.”
이런 말을 하고 있는데, 대나무 주렴을 들치고, 한 소년 공자가 들어왔다.
“보옥 도련님 오십니다”
대옥은 마음속으로 자기도 모르게 몹시 놀랐다. 어떻게 이렇게 낯이 익지? 마치 이전에 어디선가 만난 적이 있는 것만 같았다.
보옥은 방으로 가서 옷을 바꿔 입고 나서, 일일이 어른들께 인사를 드리러 갔는데, 할머니로부터, “아직도 여동생을 만나보지 않았느냐?”라는 말을 들었다.
기실 보옥은 이미 여러 여자 아이들 중에 섞여 있는 한 여자 아이가 소주蘇州의 고모님 댁 딸일 것이라고 추측하면서, 얼른 고개 숙여 인사를 하며 대옥을 쳐다봤는데, 그는 마음속으로 놀랐다.
그는 이 여동생이 여느 사람들과는 달리 구부러진 눈썹에 눈에는 정을 머금고 얌전하기가 마치 물에 비친 아름다운 꽃과 같이 생기고, 행동은 바람에 나부끼는 연약한 버들가지 같고, 마음은 비교적 외골수일 것 같은, 병든 서시西施를 약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옥은 쾌활하게 말했다.
“이 여동생은 제가 만난 적이 있어요.”
가모가 웃으며 말했다.
“너 또 헛소리 하는구나. 네가 어떻게 얘를 만난 적이 있겠니?”
보옥이 웃으며 말했다.
“비록 만난 적은 없지만 얼굴이 아주 낯익어서, 마음으로는 이미 알던 것 같이 느껴지고, 오늘 만났지만 오래 안 만나다가 재회한 것 같다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이 말에 가모는 싱글벙글하며 말했다.
“좋아, 좋아. 잘 됐구나.”
보옥은 대옥 옆에 앉아서, 자세하게 한번 훑어보며 물었다.
“공부는 한 적 있니?”
대옥은 겨우 1 년 공부했다고 대답했다. 보옥은 또 이름을 물었는데, 대옥은 보옥이 참 재미있다고 느꼈다.
보옥은 또 대옥에게 “너도 옥을 가지고 있니?”하고 물었다.
대옥은 “없어요. 그 옥은 희한한 것인데, 어떻게 사람마다 모두 가지고 있겠어요?”라고 대답했다.
그 말을 들은 보옥은 또 고질병이 발작하여, 목에 걸고 있는 옥을 손으로 풀어내려서는 있는 힘을 다해 땅바닥에 내동댕이치며 욕을 해댔다.
“뭐가 희한 물건이야? 사람이 높고 낮음도 선택할 줄 모르면서, 거기다 뭐 ‘통령通靈’이라고까지 말하다니! 나는 이런 노리개는 필요 없어요!”
놀란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그 옥을 주웠다. 가모는 황급히 보옥을 껴안으며 말했다.
“어리석은 것, 화가 나면, 사람을 때리거나 욕을 하거나 하지, 그 귀한 것은 왜 내던지느냐!”
보옥은 얼굴에 가득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우리 집의 자매들에게도 없고, 오직 저만 가지고 있으니, 정말 재미없어요. 오늘 온 선녀 같은 여동생도 없다고 하니, 이것이 좋은 물건이 아닌 것을 알 수 있잖아요.”
가모는 얼른 그를 어르며 말했다.
“네 여동생도 원래 이게 있었는데, 고모가 세상을 떠날 때에 네 여동생을 떠나기가 아쉬워, 걔의 옥을 가져간 것이란다.”
그랬더니 그 말을 정말이라고 여기고 보옥은 더 이상 다시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밤이 되어 침상에 누운 대옥은 이리저리 뒤척이며 잠을 못 이루며 슬픈 생각이 들자,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바깥쪽 방에서 보옥이 잠들자, 보옥의 시녀 습인襲人이 살며시 방으로 들어오더니, 대옥의 침상 곁에 앉아 왜 우느냐고 물었다. 대옥의 시녀가 웃으면서 말했다.
“임 아가씨가 말하길, 오늘 오자마자 보옥 도련님의 고질병이 발작했는데, 만약에 그 옥이 깨지기라도 했다면, 어찌 자기의 잘못이 아니겠느냐고 했어요.”
습인이 황급히 변명했다.
“아가씨, 울음을 그치세요. 도련님의 이런 행동거지에 신경을 써서 마음을 상하시면, 아마도 늘 마음을 상해야 하실 겁니다.”
대옥이 말했다.
“어쨌든 그 옥에는 어떤 내력이 있나 봐요. 듣기로는 거기에는 글자도 적혀 있다면서요?”
습인이 대답했다.
“집안 식구 모두 아무도 그 내력은 모르는데, 그 옥에 원래 적혀 있었다고 하고요, 태어나실 때에 도련님이 입속에 물고 있었다고 해요. 제가 가져다 보여 드릴 게요.”
대옥은 얼른 제지하며, 나중에 봐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제 2회 임대옥林黛玉이 영국부에 기거하게 되다
(현재 중국에서 사용되는 "중국어 홍루몽 통행본(보급형)"은 1605p에 달하나, 여기에는 홍루몽을 읽지 않은 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120회분을 26회로 줄여 대강의 줄거리만 소개합니다)
그날, 가부에는 한 아름다운 아가씨가 왔는데, 이름은 임대옥林黛玉이며, 가모의 외손녀로, 그녀가 막 가모의 품에 안기자, 할머니와 손녀는 크게 울음을 터뜨렸다.
임대옥은 소주蘇州가 고향이며, 부친 임여해林如海는 전에 과거의 탐화探花 출신으로, 지금은 회양淮揚의 순회 염어사鹽御史를 맡고 있었다. 이미 50 살인 임여해와 영국부의 귀한 딸인 부인 가민賈敏 사이에서 대옥은 외동딸로 태어난 것이다.
총명하게 태어난 대옥은 어린 나이에도 이미 철이 다 들었다. 5 살에, 부친은 선생님을 청하여, 집안에서 그녀에게 글을 가르치게 했다. 얼마 되지 않아, 그녀는 “사서四書”를 모두 유창하게 외웠다.
이 선생의 이름은 가우촌賈雨村인데, 글을 가르치면서 이 여학생에게서 조금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책에서 “민敏”자가 나오게 되면, 그녀는 언제나 “밀密”이라고 읽고, “민敏”을 글씨로 쓸 때면, 또 한 획을 빼고 쓰곤 하는 것이었다. 나중에 선생은 그녀가 어머니의 이름이라서 일부러 그렇게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임대옥의 모친은 불행하게도 병 때문에 일찍 세상을 떠났다. 대옥은 너무나 슬퍼했는데, 어려서부터 몸이 약했기 때문에, 병도 자주 났다. 외조모인 가모는 손녀를 예뻐하여, 몇 번이나 대옥을 영국부에 데려오려고 했으나, 대옥의 병 때문에, 임여해가 마음이 안 놓여 보내지 않았던 것이다.
이번에, 가모가 대옥을 데리러 일부러 배를 보내오자, 임여해는 자신이 공무로 바빠 딸을 보살피기가 매우 어려웠던 것을 생각하고, 대옥을 외조모 댁에 가서 지내게 하기로 결정하고, 가우촌에게 가는 길에 같이 데리고 가 달라고 부탁했던 것이다.
며칠 후, 배가 경성의 나루터에 도착하자, 배에서 내린 대옥은 벌써 강 연변에 대기하고 있던 영국부의 가마에 탔다. 그녀는 가마를 타고 가면서 밖을 내다보았는데, 도시의 거리는 대단히 번화하여, 다른 곳과는 달라 보였다.
가마가 한 거리로 들어서자, 길 북쪽에는 두 마리의 돌사자가 웅크리고 있고, 3 칸짜리 대문이 있고, 문 앞에는 10 명쯤 되는 화려한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정문의 위쪽으로 편액이 하나 걸려 있는데, 거기에는 “칙조영국부敕造榮國府”라는 5 글자가 쓰여 있는 것이 보였다. 가마가 다시 서쪽으로 가니, 또 같은 모양을 한 3 칸짜리 대문이 있는데, 여기가 바로 영국부였던 것이다.
대옥이 집을 보니 기둥과 대들보를 채화로 장식하고, 복도에는 앵무새와 화미조를 기르는 조롱이 걸려 있어, 과연 기품이 비범치가 않았다. 그녀는 스스로 속으로 다짐했다,
‘여기는 우리 집이 아니니, 이제부터 쓸데없는 말이나, 쓸데없는 행동을 하지 말고, 매사에 조심해야겠다.’
가마는 서쪽의 쪽문으로 들어가더니, 수화문垂花門 앞에 멈추었다. 빨간색이 섞인 녹색 옷을 입은 몇 사람의 하녀가 웃으며 맞으러 나왔는데, 또 그들은 얼른 가마를 열어젖히며, 그 중 한 사람이 안쪽을 향해 소리쳤다.
“임 아가씨께서 오셨습니다.”
임대옥은 가마에서 내려, 본채의 대청으로 인도되었는데, 희끗희끗한 은발의 노마님이 부축을 받으며 맞으러 나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녀가 그분이 바로 외조모인 것을 알아보고, 절을 올리려고 하는데, 가모가 그녀를 가슴에 끌어안으며, “이것아”하며 울기 시작해서, 대옥도 같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사람들이 그만 울라고 권하여, 대옥도 차츰 눈물을 거두고, 가모가 가리키는 대로 형邢 부인, 왕王 부인과 사촌 올캐 이환李紈과 영춘 자매에까지 일일이 인사를 했다. 대옥은 이 규모에 대단히 놀라며, 집안에 등급이 삼엄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바로 이때 후원에서 웃는 소리와 말소리가 들려왔다.
“제가 먼데서 온 손님을 마중도 못 나가고, 늦었네요!”
대옥은 속으로 답답했다.
‘이 사람들은 소리를 죽이고 숨을 가라앉히고들 있는데, 오고 있는 사람이 누구 이길래, 감히 저렇게 무례할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하녀들과 아낙네들에 둘러싸여 한 사람이 뒷방으로부터 들어왔다. 그 사람은 전신이 진주와 보석으로 번쩍거렸는데, 마치 선녀와 같았고, 봉의 눈과 같은 한 쌍의 눈과, 버들가지와 같은 눈썹, 몸매는 날씬하고, 자태는 가벼워 보여, 정말로 화장한 얼굴에는 봄을 머금고 있고, 위엄은 나타나지 않고, 붉은 입은 다물고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대옥은 얼른 몸을 일으켰다. 가모가 웃으며 말했다.
“너는 이 사람을 모를 게야. 이 사람은 이곳의 유명한 악바리인데, 남경南京 사람들은 ‘말광량이’라고 부르고 있으니, 너는 ‘봉 말광량이’라고 부르려므나.”
자매들이 재빨리 대옥에게 일러주었다.
“이분이 가련 오라버니의 부인이야.”
대옥은 일찍이 어머니한테서, 큰 외숙 가사의 아들 가련이 둘째 외숙 왕부인의 친정 조카를 아내로 데려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정식 이름은 왕희봉王熙鳳이라고 들었다.
왕희봉은 대옥의 손을 잡은 채, 아래위를 자세하게 가늠해보더니, 웃으면서 가모에게 말하면서 손으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훔쳤다.
“천하에 이렇게 아름답게 생긴 사람이 정말로 있다면, 저는 오늘에야 만난 셈이네요! 이 전신에 풍기는 기품이 노마님의 외손녀 같지가 않고, 친손녀 같으시니, 노마님께서 매일같이, 줄곧 우리 가련한 아가씨 팔자가 안 좋아서, 고모께서 세상을 떠났다느니....., 하셨는데, 마음이 안 놓인다고 말씀할 만하시네요.”
가모가 웃으며 말했다.
“내가 이제 좀 진정됐는데, 네가 또 나를 또 건드리는구나. 네 아가씨가 먼 길에서 왔고, 몸도 약한데, 이제 겨우 달래서 우는 것을 그쳤으니, 그만 얘기해라.”
왕희봉은 황급히 슬픈 기색을 기쁜 기색으로 바꾸며 말했다.
“제가 아가씨를 뵈오니, 온 마음이 아가씨한테 가다보니, 좋기도 하고, 상심도 되어, 노마님을 잠시 잊었으니, 맞아도 쌉니다, 싸요!”
그녀는 또 대옥의 손을 끌어당기며 물었다.
“아가씨 몇 살이세요? 공부는 하셨어요? 지금 무슨 약을 드시고 계세요? 여기 계시면서 집 생각은 하지 마시고, 무엇이든지 먹고 싶은 게 있으시면, 저한테 얘기만 해주세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여자 하인에게 아가씨의 짐을 방으로 갖다 놓으라고 분부하고, 방 두 칸을 비워서, 대옥의 유모를 쉬게 하라고 했다. 말하는 사이에, 탁자 위에는 이미 다과가 차려졌는데, 봉저鳳姐는 친히 그녀를 위해 차를 따르고 과일을 먹게 했다.
다과를 먹고 나자, 가모는 하인에게 대옥을 데리고 두 외숙에게 인사를 드리러 가라고 했다. 큰 외숙인 가사는 몸이 불편하다면서, 다른 날 보자고 했다. 둘째 외숙 가정은 재계齋戒 때문에 만나지 못했다.
하루 만에, 대옥은 이렇게 많은 어른들과 자매들에게 사랑을 받으니, 마음이 매우 기뻤는데, 그러나 그녀는 두 외숙의 집을 갔다가 나오면서, 마음속으로 한 가닥 그늘이 스쳐 지나갔다. 이날을 시작으로, 대옥은 남에게 얹혀사는 생활이 시작되었다.
홍루몽 제 1회: 녕국부와 영국부
(현재 중국에서 사용되는 "중국어 홍루몽 통행본(보급형)"은 1605p에 달하나, 여기에는 홍루몽을 읽지 않은 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120회분을 26회로 줄여 대강의 줄거리만 소개합니다)
경성에서 가부賈府의 세력은 자못 큰데, 녕국부寧國府와 영국부榮國府 두 집으로 나누어져 있다. 가업이 크기 때문에, 부양해야 할 사람도 많아, 주인과 가복을 합쳐 대략 몇 백 명이나 되고, 그 중에서 가장 환상적인 것은 바로 옥을 물고 태어 난 가보옥賈寶玉이었다.
경성에 있는 한 큰 거리에, 길의 동서 양 쪽으로 각각 호화스런 대저택이 있다. 길의 동쪽은 녕국부이고, 길 서쪽은 영국부인데, 두 저택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거리의 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현재의 녕국부寧國府와 영국부榮國府 두 저택은, 한창 때에 혁혁하게 드러났던 것은 이미 없어졌으나, 그러나 저택 안에 있는 집의 건축은 여전히 일반 가정보다는 기품이 더했다.
한창 때를 이루었던 녕국공寧國公과 영국공榮國公은 같은 배에서 태어난 친 형제이다. 녕국공이 죽은 후, 가업은 천천히 가경賈敬의 손으로 넘어왔다. 가경은 아들을 하나 낳았는데, 가진賈珍이라고 부른다. 가경은 후에 점차로 도교道敎에 미혹되어, 하루 종일 도사들과 단약을 만들며, 장생불로의 방술을 연마하며, 그 외의 일은 아무 것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
이리하여 가진이 작위를 세습했다. 가진도 아들을 하나 두었는데, 가용賈蓉이라고 하며, 금년에 16세이다. 가진은 비록 이미 아버지가 되었지만, 부친이 관여 하지 않고, 또 조상이 남겨준 풍성한 기업에만 기대어, 학문을 연마하지 않고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며, 종일 환락을 찾아다니며, 주색에 빠진 방탕한 생활을 하고 있었으니, 그가 녕국부에서 소란을 피워도, 위나 아랫사람이나 아무도 감히 그에게 관여하지 못했다.
영국부의 영국공이 세상을 떠난 후, 큰 아들이 관작官爵을 계승하여, 사史 씨 집의 아가씨를 아내로 맞아, 두 아들과 딸 하나를 낳았다. 큰 아들은 가사賈赦이고, 둘째 아들은 가정賈政이며, 딸은 가민賈敏이다. 후에 장자인 가사가 관작을 계승했다. 차자인 가정은 어려서부터 공부하기를 즐겨해, 당시에 조부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았었다.
원래 과거시험을 통해 출세하려고 생각했으나, 황제가 그의 선조의 공덕을 고려해, 장자인 가사에게 관작을 계승하게 한 것 외에, 또 특별히 가정에게도 관직을 하사했다. 가정은 관직을 맡은 후에, 관운이 순조로워, 이미 원외랑員外郞으로 승진했다.
가정의 처는 왕王 부인으로, 처음 난 아들은 가주賈珠이며, 14 살에 학문에 입문하고, 20 살에 아내를 맞았으나, 뜻밖에 병으로 인해 일찍 죽고 말았다. 둘째는 아가씨로, 정월 초하루에 태어나, 원춘元春이라고 이름 지었다. 셋째 태생은 아들인데, 희귀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태어날 때 입안에 오색찬란한 아름다운 옥을 물고 있었으며, 그 돌에는 몇 자가 적혀 있기까지 하여, 이름을 보옥이라고 지었던 것이다.
보옥에게 이런 이상한 일이 있었기에, 사람들은 모두 그의 내력이 범상치 않다고 여겨, 장래에 반드시 크게 이름을 날릴 것이라고 여겼다. 특히 그의 할머니는, 더욱더 그를 진귀한 보배처럼 아꼈다.
보옥이 만 1세가 된 그 해에, 가정은 그의 장래에 대한 의지를 시험해 보고 싶어, 문방사우와 기타의 물건들을 함께 늘어놓고, 그에게 집게 했다. 이것은 일종의 전통적인 풍속으로, “돌잡이(㧓周)”라고 한다. 뜻밖에도 다른 것은 전혀 집지 않고, 손을 내밀자마자 곧 지분과 비녀를 집어가지고 놀았던 것이다.
가정은 보고서 화가 치밀어 이렇게 말했다. “장래에 주색에 빠질 놈이네!”
이때부터 이 아들을 그리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가모賈母(보옥의 할머니를 이렇게 부름)는 여전히 그를 목숨줄처럼 사랑했다.
이상한 것으로 말하자면, 가보옥이 7,8 살이 되었을 때, 비록 장난기는 심했지만, 아주 대단히 총명했다. 그는 기이하게 이런 말을 했다.
“여자 아이는 골육을 물로 만들고 남자 아이는 골육을 진흙으로 만들어, 나는 여자 아이를 보면 느낌이 깨끗하고 시원하고, 남자를 보면 냄새가 난다”
그리하여, 어떤 사람은 그가 장래에 색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또 어떤 이는 비범하게 타고 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녕·영 두 집에는, 보옥과 비슷한 또래로 몇 명의 자매가 더 있는데, 모두 재주와 지혜를 지니고 태어났다.
가정의 장녀 원춘元春은, 덕과 재주를 겸비하여, 여사女史(옛날 후궁을 섬기어 기록과 문서를 맡아 보던 여관女官의 호칭임)로 뽑혀 궁중에 들어갔다.
둘째 아가씨는 영춘迎春이라고 하는데, 가사의 측실 소생이었다. 셋째는 탐춘探春인데, 가정의 측실이 낳았다.
넷째 아가씨는 석춘惜春인데, 녕국부의 가경의 소생으로 가진의 여동생이 된다. 이 몇 명의 아가씨들은 모두 할머니 사태군史太君의 총애를 받아, 그녀의 신변에서 공부를 하여, 각자 다 시문에 능했다.
가정의 형 가사도 아들 둘이 있다. 큰 아들 가련賈璉은 이미 20 살이고, 가정의 부인 왕 씨의 친정 조카를 아내로 맞았는데, 이름은 왕희봉王熙鳳이고 벌써 시집온 지 2년이나 되었다.
이 사람은 대단해서, 용모도 아름다울뿐더러, 말솜씨도 시원시원하고, 그 속마음은 말벌집 같아서, 남자 만 명도 그녀를 당해낼 수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그녀가 시집온 후로, 집안에서 위아래 사람들 모두가 그녀를 칭찬하고, 경외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녕·영 두 집의 커다란 저택 안에는, 주인과 노복 몇 백 명이 생활하고 있고, 심지어 노래하고 공연하는 작은 규모의 극단원과 비구니 암자에는 여도사를 부양하고 있었다.
그 외에, 곧 보옥이 살고 있는 영국부에 들어오게 되는 사촌 여동생 임대옥林黛玉과 사촌 누나 설보차薛寶釵가 있다. 바로 이런 형형색색의 사람들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깊이 사색하며 눈물을 흘리게 하는 이야기를 아래에 연출하였다.
『홍루몽』은 몇 년 동안 일어난 일에 대해 썼을까?
『홍루몽』 제 2 회에서 파직당한 가우촌이 양주에서 유람하다가, 염정 임여해林如海의 집에 가정교사로 입주하였는데, 그때 임대옥은“방년 5 살”였다. 그렇게 대옥에게 공부를 가르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임대옥의 모친이 병사했던 것이다. 가모贾母는 사람을 보내 그녀를 데려왔는데, 가부에 들어간 그 해에 임대옥은 당연히 6 살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가보옥의 연령을 검토해 보자. 임대옥은: “이 오빠(보옥을 가리킴)는 나보다 1 살이 많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제 1 회에 진사은이 무더운 여름 긴긴 낮에, 작은 서재에서 잠시 낮잡을 자다가, 꿈에 스님과 도사를 만나던 바로 그때가 보옥이 태어나던 시간이었던 것이다.
이듬해 3월 15일에 호로묘葫芦庙에 불이 나서, 진사은은 봉숙의 집으로 의탁하러 갔는데, 봉숙의 집에서 억지로 1, 2년을 견디다가, 절름발이 도사를 따라 간 것이 제 4 년이 된 해였다.
얼마 안 되어서 지부知府에 부임한 가우촌은 1년이 채 되기도 전에 파직을 당하고, 천하를 유람하게 되었는데, 양주에서 임대옥의 가정교사로 1년여를 지내다가, 임대옥이 가부에 오는 배에 함께 타고 북상하여 북경으로 온 것이다. 그 해에 보옥이 7살이었으니, 대옥보다 1 살 위인 것이다.
이어서, 『홍루몽』의 큰 사건의 연대표를 배열하여, 그것이 언제 적의 일인가를 보고, 읽는다면 많은 참고가 될 것이다.
제 2년, 보옥 8 살이고, 대옥 7 살이다. 가우촌은 호로안葫芦案을 위법으로 심판하다/ 보옥은 꿈속에서 태허환경을 구경하다/ 유노파가 영국부를 처음 방문하다.
제 3년, 보옥이 9 살일 때다. 명연茗烟이 학숙에서 소란을 피우다/ 가련이 희봉을 희롱하다.
10 살: 진가경秦可卿이 죽다/ 왕희봉이 녕국부 장례를 치르다.
11 살: 가보옥이 신축한 대관원大观园관원에 이름을 짓다.
12 살: 보옥의 누나 원비元妃가 친정에 오다/ 보옥과 희봉 악몽에 시달리는 술법에 걸리다/ 보옥이 매를 맞다/ 시사诗词를 결성하다/ 유劉 노파가 2 번째 영국부를 방문하다/ 청문晴雯이 보옥의 공작털 외투를 수선하다.
13 살: 이홍원怡红院에서 심야의 연회를 열다/ 우이저尤二姐가 금을 삼키고 죽다/ 우삼저가尤三姐史가 단도로 자결하다.
14 살: 대관원을 수색하고, 사기를 쫓아내고, 청문은 요절하고, 영춘이 시집을 가다.
15 살: 보옥이 가숙에 들어가다/ 가모가 꽃놀이를 하다/ 원비가 죽다.
16 살: 임대옥은 치정 때문에 원고를 불태워버리다/ 설보차가 대례를 치르다.
17 살: 탐춘探春이 먼 곳으로 시집가다.
18 살: 녕국부가 심문을 당하고 가산이 몰수되다.
19 살: 사상운史湘云이 과부가 되다/ 영춘迎春, 가모贾母, 원앙鸳鸯, 봉저凤姐가 죽다.
20 살: 석춘이 비구니로 출가하다/ 유노파가 영국부에 3 번째 방문하다/ 보옥이 스님이 되다.
이 표로 대옥이 눈물이 다하여 죽었을 때가 15 살이었음을 알 수 있는데, 바로 여자가 성년이 되는 15 살(옛날에는 여자는 15 살이 되면 쪽찌어 비녀를 꽂아 어른이 됨)이고, 결혼 연령에 이르렀음을 표시하고 있다.
『홍루몽』은 모두 20년 동안에 일어난 일을 썼는데, 그 중에 앞의 14년은 조설근이 쓴 것이고, 애석하게도 고작 14년 동안의 시간에다 40년간의 광채를 심오하게 쓰고는, 세상을 하직한 것이다. [출처] |작성자 중국 문화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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