逸話傳---人物傳記

[비하인드 스토리] 이사 편-제3회: 양심을 버리고 조서를 위조하다

一字師 2024.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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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스토리] 이사 편-제3회: 양심을 버리고 조서를 위조하다

 

3회 양심을 버리고 조서를 위조하다

시황제는 이번 순시에도 좌승상 이사를 따르게 하고 함양은 우승상 거질(去疾)이 지키게 했다. 시황제의 20여 명 아들 중 놀기를 좋아하는 열여덟 번째 아들인 호해(胡亥)가 같이 가겠다고 떼를 쓰는 바람에 시황제는 호해의 동행을 윤허했다.

시황제는 운몽(雲夢)을 순시한 후 구의산(九嶷山)에서 순(舜) 임금에게 망제(望祭)를 지내고 강물을 따라 단양(丹陽)을 지나 전당(錢塘)에 이르렀다. 세차게 흐르는 전당강을 따라 서쪽으로 120리를 가서 폭이 좁은 곳으로 강물을 건너 회계(會㮷)에 이르러 우(禹) 임금에게 제사를 지냈다. 저 멀리 남해가 보이는 곳에 석각을 새겨 황제의 공덕을 칭송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이사가 몸소 입신의 경지에 이른 솜씨로 제문을 써서 바위에 새겨 영원히 회계산에 남겼다. 2천 년 동안 사람들은 이사의 그 뛰어난 소전체 글자와 입에 잘 오르는 문장을 보면서 그의 재능을 칭찬하는 동시에 노후에 절개를 지키지 못한 그를 탄식한다.

오지(吳地)를 순시하고 강승(江乘)현에서 장강(長江)을 건넌 후 바닷가를 따라 북상해 랑야를 거쳐 평원진(平原津)에 이른 시황제가 몸져눕게 되었다. 시황제가 죽음에 관한 화제를 굉장히 꺼리는 바람에 신변의 신하들은 그 누구도 사후의 일을 꺼내지 못했다. 하지만 시황제의 병은 갈수록 심해졌다. 곧 죽음이 닥칠 것을 안 시황제는 이사를 시켜 몽염(蒙恬)이 군대를 거느리고 함양(咸陽)으로 돌아와 장례를 치르게 하라는 내용의 새서(璽書)를 부소(扶蘇) 공자에게 보내게 했다. 봉인을 붙인 새서가 환관 옥새를 보관한 조고의 손에 이르고 아직 사자에게 전해지지 않았는데 시황제가 사구(沙丘)에서 붕어했다.

이사는 황제가 타지에서 붕어한 것을 알게 되면 여러 황자와 천하에 변고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시황제의 붕어를 비밀로 하고 시황제의 시신이 담긴 영구를 사면에 장막을 친 수레에 실었다. 그리고 측근들은 매일 수라를 올리고 문무관원들은 상주문을 올렸다. 조고와 이사, 호해 그리고 시황제를 시중 들던 내시 몇몇만 황제가 이미 붕어한 것을 알고 있었다.

조고는 공자 호해에게 글을 가르친 적이 있어 두 사람은 친분이 두터웠다. 조고는 부소 공자에게 보내는 시황제의 새서를 압류한 후 호해에게 말했다.

“폐하께서 붕어하시면서 다른 아들들에게는 아무 것도 남기지 않고 부소에게만 새서 한 통을 남겼습니다. 장남이 도착하면 곧 보위에 오를 것인데 땅 한 치도 없는 호해 공자는 어떻게 하겠습니까?”

“부황께서 분봉제(分封制)를 취소하시고 다른 아들들에게 땅을 주지 않으셨는데 나라고 무슨 방법이 있겠습니까?”

“방법이 있습니다. 지금 나와 공자, 그리고 승상이 대권을 장악하고 있으니 공자를 보위에 오르게 할 수 있습니다.”

“형을 폐위시키고 동생이 보위에 오르며 또 부황의 조서가 없이 타인의 힘으로 보위에 오르면 아마도 천하의 인정을 받지 못할 것입니다.”

“공자가 오늘 이 일을 하지 못하면 향후에 반드시 후회할 것입니다.”

조고의 말에 호해는 머리를 끄덕였다.

호해가 자신의 생각을 찬성하자 조고는 이번에는 이사를 찾아갔다.

“지금 국새가 호해 공자의 손에 있는데 누구를 태자로 세우는가 하는 것은 우리 둘이 결정할 수 있습니다. 누구를 세우면 좋겠습니까?”

이사는 깜짝 놀랐다.

“어찌 이런 망국의 발언을 할 수 있습니까? 신하로서 거론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몽염에 비해 승상은 세운 공이 그보다 큽니까? 모략이 그보다 깊습니까? 아니면 명망이 그보다 높습니까? 생기기를 그보다 잘 생겼습니까? 또 장남에게 준 인상이 몽념보다 좋습니까?”

이사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나는 이 다섯 가지 면에서 확실히 모두 몽염에 미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무슨 뜻입니까?”

“나는 진나라 궁중에서 20여년을 지내오면서 면직 당한 공신이 다음 세대까지 살아 남은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들은 모두 마지막에 죽으라는 어명을 받았습니다. 장남인 부소 공자는 의지가 굳고 용맹하기 때문에 즉위 후 반드시 몽염을 승상으로 중용할 것입니다. 승상은 통후(通侯)의 이름을 가지고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잘 알 것입니다. 전에 나는 호해 공자에게 글을 가르친 적이 있어서 그를 잘 압니다. 그는 나이는 어리지만 자애롭고 순수하며 재물보다 인재를 중히 여깁니다. 내가 보기에 그를 태자로 하면 될 것 같습니다만 그 여부는 승상이 결정하십시오.”

“나는 군주의 어지를 따르고 하늘의 명을 들을 뿐입니다. 나더러 결정하라니 가당치도 않습니다.”

“평안한 상황이 위험하게 변할 수도 있고 위험한 상황이 평안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나는 원래 상채(上蔡)의 관직도 없는 선비였는데 폐하께서 나를 승상으로 중용하시고 최고의 제후인 통후로 봉하셨으며 또 우리 가문의 자손 모두 높은 벼슬을 하고 많은 봉록을 받고 있습니다. 나에 대한 폐하의 은혜는 하늘보다 높고 땅보다 두텁습니다. 그런 폐하께서 나에게 사직의 존망, 안위와 직결되는 큰 일을 맡기셨는데 내가 어떻게 폐하를 저버린다는 말입니까? 그만 하십시오.”

“지금 천하의 대권은 호해의 수중에 장악되어 있습니다. 승상이 내 말을 따르면 자자손손 부귀영화를 누리고 내 말을 따르지 않으면 승상의 자손에게 그 누가 미칠 것입니다. 알아서 하십시오!”

조고의 협박에 이사의 도덕적 방어선이 처절하게 무너졌다. 근본적인 시비와 선악을 가르고 생사를 결정하는 문제에서 사욕이 양심을 누르고 도의가 사악함에 굴복했다. 이사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당신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군요.”

조고는 호해에게 상황을 설명한 후 이사에게 호해를 태자로 한다는 내용의 조서를 쓰는 동시에 장남 부소에게 보내는 황제 새서를 부소와 몽염에게 죽음을 내린다는 내용으로 변경하게 했다.

그날 밤 찬 바람이 불어와 촛불이 쉬지 않고 가물거렸다. 이사는 붓을 들었다. 몽염 장군이 만들어낸 진필(秦筆)을 보니 이사는 마치 용맹하면서도 풍채를 자랑하는 몽염 장군이 눈앞에 나타난 듯 해서 마음이 안타까웠다. 이사는 눈물을 흘리면서 마음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부소 공자, 나의 사위여, 미안합니다. 우리 이씨 가문을 위해 공자를 희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몽염 장군이여, 장군은 문무를 모두 겸비했고 풍채도 갖추고 호방하기도 합니다. 나는 장군에 미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장군을 질투해서가 아니라 우리 이씨 일가를 위해 장군을 희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사는 큰 마음을 먹고 조서를 위조하려고 붓을 들었다. 그 때 갑자기 바람이 불어와 촛불이 꺼졌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이사는 눈앞에 시황제가 서 있는 듯 느꼈다. 시황제는 여전히 예리한 눈길을 가지고 있었고 두 눈썹도 날카로웠다.

이사는 저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폐하, 이는 모두 조고가 시킨 것입니다. 소신은 어떻게 할 수 없었습니다. 폐하의 마지막 부탁을 지키지 못한 소신을 벌하여 주십시오!”

내시가 촛불을 밝히니 승상의 이마에 피가 흥건했다. 이사의 모습에서 시황제가 현령했다는 것을 안 내시도 바닥에 엎드렸다.

악몽에서 소스라쳐 놀라 깬 듯 이사가 내시를 바라보았다.

“일을 해야겠으니 나가거라.”

내시가 방을 나간 후 이사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인품을 무너뜨리고 진왕조를 괴멸시키는 두 편의 조서를 위조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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