逸話傳---人物傳記

[비하인드 스토리] 이사 편-제1회: <간축객서>로 반전에 성공하다

一字師 2024.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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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스토리] 이사 편-제1회: <간축객서>로 반전에 성공하다

(사진설명: 진시황제와 신하들 석상)

서예의 비조 李斯

전국(戰國)시기 진(秦)나라의 유명한 정치가이자 문학자, 서예가인 이사(李斯)는 진나라의 천하 통일을 위해 크게 기여했고 통일 후 문자와 도량형 등의 통일을 위해서도 크게 기여했다.

진시황제(秦始皇帝)가 천하를 순시하면서 바위에 새긴 문장과 글은 모두 이사의 작품이고 그 중에서도 특히 그가 진시황제를 위해 쓴 <봉선서(封禪書)>는 서예의 걸작으로 인정된다.

이사는 곳간에 사는 쥐와 뒷간에 사는 쥐가 서로 다른 것에서 계발을 받아 제왕술(帝王術)을 배우기로 결정했고 그로 인해 그의 운명에 큰 변화가 일어나 문서를 다루는 작은 관리로부터 일약 최고의 직위인 승상(丞相)에 올라선다. 하지만 사적인 이익을 위해 양심을 버렸고 그 업보로 스스로도 역시 비운의 결말을 맞이한다.

서예의 비조 이사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아보자.

 

1 <간축객서>로 반전에 성공하다

험준한 태산(泰山)이 높이 솟아 있었다. 태산의 <봉선사> 석각을 바라보는 진(秦)나라 승상 이사의 얼굴에는 미소가 어리고 마음에는 기쁨이 넘쳤다.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위치에 올라 공을 세우고 명예를 떨치며 자신의 전서(篆書)체로 석각을 새겨 후세에 길이 남길 수 있으니 그럴 법도 했다. 이토록 자신의 뜻을 모두 이룬 사람은 지금까지 그 한 사람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태산의 정상에 서서 발 아래 펼쳐진 뭇 산봉우리를 바라보는 이사의 머리 속에는 지나간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쥐야 쥐야, 너는 내 인생의 첫 번째 스승이다. 뒷간의 쥐는 오물을 먹으면서도 수시로 자신을 잡으러 오는 사람과 자신을 물어갈 개를 피해야 했지만 곳간의 쥐는 쌀을 먹으면서도 여유작작하고 아무런 근심걱정도 없었다. 너희들을 보면서 나는 인생이란 삶의 장소 선택에 그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나는 관아의 문서를 정리하는 일을 그만 두고 순경(荀卿)에게서 제왕술을 배웠으며 학업을 마치자 진나라에 가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로 작심했다. 순경은 나에게 왜서 진나라를 선택했느냐고 물었다. 스승의 물음에 나는 진 왕이 천하통일이라는 야심만만한 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그 곳에 가면 공을 세우고 이름을 떨칠 수 있다고 말이다. 또 가장 큰 치욕은 비천한 것이고 가장 큰 슬픔은 가난한 것이며 비천과 가난은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무소작위(無所作爲)는 선비의 올바른 선택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스승님께서는 미소를 지으시며 머리를 끄덕이셨다.

나는 진나라에 이르자 승상 여불위(呂不韋)의 마음에 들어 랑관(郞官)에 임명되었다. 물론 그 벼슬에 만족할 내가 아니었다. 나는 기회를 틈타서 진 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큰 일을 하는 사람은 능수능란하게 기회를 장악합니다. 과거 진목공(秦穆公)이 능력이 대단하지만 천하를 통일하지 못한 것은 주(周) 나라 천자(天子)와의 명분이 있고 때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효공(孝公) 이래 주천자는 몰락해서 가장 작은 제후국보다도 못하게 되었으며 각 제후국들이 혼전을 벌였기에 진나라는 그 기회에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진나라 국력이 막강하고 대왕께서 현명하신 지금 손쉽게 6개국을 병탄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제왕의 위업을 이룰 수 있는 가장 좋은 때이니 대왕께서 이 기회를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내 말을 들은 진 왕이 행동을 시작했다. 그는 나의 제안을 받아 들여 사람을 보내 거금으로 각 나라들의 군주와 신하 사이를 이간질했다. 그는 또 나를 장사(長史)로 임명했고 이어 또 객경(客卿)직을 주면서 점점 더 나의 제언을 중시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때 불행하게 간첩사건이 발생했다. 한(韓) 왕이 수리 전문가 정국(鄭國)을 파견해 진나라의 물길 축조공사를 도왔지만 사실 이는 고양이 쥐 생각하기였다. 다시 말하면 정국은 간첩이었고 한나라는 수리공사를 통해 진나라의 경제를 무너뜨리려는 나쁜 심보를 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빙(李氷)이 도강언(度江堰)을 축조해 촉군(蜀郡)을 세상 최대의 곡창으로 만들 줄은 누구도 생각지 못했다. 수리공사에 재미를 들인 진 왕은 상대방의 계략을 역이용하여 정국에게 수리공사를 맡겼다. 그 수리공사가 바로 후에 크게 유명해진 정국거(鄭國渠)이다. 하지만 이 사건이 조정 안팎에서 배타 물의를 불러 일으켜 왕실 종친들은 분분히 진 왕에게 상소문을 올려 진나라 조정에 있는 모든 외국인을 전부 추방하고 더는 외국인을 객경으로 중용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진 왕도 조정의 객경들이 진나라를 배반해 천하통일의 대업을 그르칠까 걱정하던 차에 분노해서 3일 안에 반드시 진나라를 떠날 것을 조정의 모든 객경들에게 요구하는 축객령을 내렸다.

이 사건은 나로 말하면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다. 강경한 수단을 가진데다 말하면 말한 대로 움직이는 진 왕의 왕명을 누가 감히 거역한다는 말인가? 나는 짐을 챙겨 진나라를 떠날 준비를 할 수밖에 없었다. 진나라를 떠나기 전날 밤, 나는 잠들 수가 없었다. 하늘을 우러러 한탄하던 나는 그냥 이렇게 떠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어디에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나는 촛불을 밝히고 일필휘지했다.

“…

신은 땅이 넓으면 곡식이 많이 나고(臣聞地廣者䅇多) 나라가 크면 백성이 많으며(國大者人衆) 군대가 강하면 병사들이 용감하다고 들었습니다(兵强則士勇). 태산은 한 줌의 흙도 양보하지 않았기에(是以泰山不讓土壤) 그 거대함을 이루었고(故能成其大) 강과 바다는 가는 물줄기도 가리지 않았기에(河海不擇細流) 그 깊음을 이룰 수 있었으며(故能就其深), 왕업의 뜻을 가진 사람은 백성을 물리치지 않았기에(王者不却衆庶) 그 덕행을 밝힐 수 있었습니다(故能明其德). 이에 땅은 사방으로 끝이 없고(是以地無四方) 백성은 다른 나라를 구별하지 않기에(民無異國) 사계절에 아름다움이 가득하고(四時充美) 귀신도 복을 내리니(鬼神降福) 이는 오제와 삼왕에게 적이 없었던 이유입니다(此五帝三王之所以無敵也). 지금 백성을 버리면 적국을 돕는 것이고(今乃棄黔首以資敵國) 유세객을 물리치면 그들은 제후들을 섬길 것이니(却賓客以業諸侯) 천하의 선비들을 물러나게 하여 감히 서쪽으로 향하지 못하고(使天下之士退而不敢西向) 진나라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면(裹足不入秦) 이는 이른바(此所謂) ‘도적에게 무기를 빌려주고 도적에게 양식을 대주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藉寇兵而齎盜粮).

…”

동쪽 하늘이 어렴풋이 밝아오자 <간축객서(諫逐客書)>가 마무리되었다. 나는 이 문장에서 오늘과 어제를 비교하면서 과거 진나라를 위해 뛰어난 기여를 한 외국인들의 사례를 설명했다. 나는 진 왕에게 만약 백리해(百里亥)와 건숙(蹇叔), 유여(由餘) 등 외국인들이 없었더라면 진목공이 패업을 이룰 수 없었을것이며, 위(衛)나라 출신의 상앙(商鞅)이 추진한 변법이 없었더라면 진나라가 이렇게 강대해 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나라의 군주가 인재를 등용하는 원칙은 인재를 내치지 말고 그가 어느 나라 출신인지 관계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늘 내린 축객령으로 많은 인재들이 적국으로 갈 것이니 진나라의 앞날을 심히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간축객서>를 올린 후 나는 마차를 타고 낙담해서 함양(咸陽)을 떠났다. 그런데 내가 금방 여읍(驪邑)에 도착해서 진나라 국경을 막 벗어나려는데 진 왕이 보낸 사자가 달려와서 나를 불렀다. 나는 너무 기뻤다. 진 왕이 나에게 설득되었기 때문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평탄함이 펼쳐지고 고생 끝에 낙이 왔다. 진 왕은 나를 다시 진나라에 불러들였음은 물론이고 정위(廷蔚)로 승진시켜 최고 지도층에 가입시켰다. 나는 또 먼 거리에 있는 나라와 친교를 맺고 가까운 나라부터 공격하는 원교근공(遠交近攻)의 전략에 의한 잠식(蠶食) 방법으로 먼저 한(韓)나라를 칠 것을 제언했다. 나의 제언이라면 무조건 채납한 진 왕은 천하를 통일해 시황제가 되었고 나도 승상이 되어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최고 자리에 올랐다…

“승상께 아룁니다. 폐하께서 지금 당장 행궁(行宮)으로 들라 하십니다.”

이사가 과거를 돌이키고 있는데 시종이 들어와서 사색의 흐름을 끊었다. 황제가 부른다는 말에 이사는 정신을 차리고 빠른 걸음으로 시황제의 행궁을 향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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