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里眼---名作評論

홍루몽 제1권 리뷰 모음 (1)

一字師 2023. 5. 9.
반응형

홍루몽 제1권 리뷰 모음 (1)

 

 

이젠 독자들도 어느 정도 번역의 질을 눈치챌 수 있는 것 같다. 굳이 머릿말에 번역의 노고를 말하지 않아도 또는 오역에 대한 발언이 없어도 독자는 이미 책을 읽으면서 온 감감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또한 아무리 훌륭한 번역이라도 독자들이 그것을 느끼지 못한다면 번역자는 책과 독자 간의 다리 역활을 제대로 못해준 셈이 되고 만다. 그것은 번역자들에겐 치욕이요 독자들에겐 원활한 소통이 되어 주지 못해 명작에 대한 옳지 않은 편견을 남겨주는 효과만 낳을 뿐이다.

 

나 또한 10대 때부터 느껴온 오역의 불쾌함, 번역의 난해함을 어느 정도 경험해 본 터라 이렇듯 장황하게 번역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홍루몽은 번역에 대해서 거론할 만 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번역자의 노고가 느껴질 뿐만이 아니라 작품에 대한 번역자의 애정이 고스란이 전해져 왔기 때문이다.

 

우선 고전이라는데서 오는 고리타분함이 없었고 거기다가 재미까지 더해주어 시간의 격차를 뛰어넘는 효과까지 안겨주고 있었다. 이러한 느낌을 갖는데에 번역의 도움이 왜 없었겠는가. 시간과 문화의 격차를 메꿔주는 훌륭한 번역이 있었기에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노라고 당당히 말하고 싶다.

 

홍루몽의 처음 시작은 '여와보천'이라는 신화에서 출발하여 오랜 세월이 지난 후 금릉의 가씨 집안으로 옮겨 가면서 흥미를 더해가는 이야기다.

 

이 가씨 집안의 스케일이 워낙 클 뿐더러 등장 인물도 많아 인물사전을 들춰가며 파악을 해야 하지만 주요 인물들을 따라 흐름만 놓치지 않으면 12권까지의 읽힘도 무난할 거라 생각한다. 등장인물이 많아도 새로운 인물이 나올때마다 설명과 암시가 이어지기 때문에 주석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고 무엇보다 한 집안의 흥망성쇠를 통해 그 안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것들은 무궁무진 하다는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가보옥만 보더라도 출생부터가 범상치 않다. 신화 속 옥구슬을 입에 물고 태어난 인물로써 아직 어린 나이여서 천방지축의 모습만 보여 주지만 그가 가지는 생각, 행동만으로 이야기의 양상이 달라지기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가씨 집안의 인물들과 내력만으로도 실로 거대해서 세월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변화를 내가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가씨 집안을 통해서 그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알 수 있음은 물론 인생의 유,무상함을 느낄 수 있기에 포괄적인 매력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등장 인물들의 세세함 속에서 작은 중국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던 계기는 예전에 읽은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때문이였다. 분명 중국은 거대한 나라이긴 하지만 정작 중국에 대해서 자세히 모른채 멋대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는데 중국견문록을 통해서 생동감 있는 중국인들을 만났고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게 되었다. 그러한 경험이 없었다면 홍루몽에서 드러나는 소소한 것들을 이질감으로 대했을 터인데 저런 것들이 바로 그 당시 그들의 문화며 기질이라고 생각하자 흥미롭게 지켜보게 되었다.

 

그러나 작은 중국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가씨 집안의 모습은 그 안에서의 갇힘은 아니였다.

 

보옥을 깨닫게 하고자 경환선녀를 통해 꿈 속에서 은우지정을 들려주지만 정작 보옥은 깨닫지 못했던 것처럼 보여지는 것이 커야 깨달음이 크다는 것이 아니라 삶의 희비는 바로 내 안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가옥은 아직 정체되어 있는 상태지만 이 깨달음을 느낄날이 분명 올 것이기에 보옥의 인생은 가씨 집안의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보옥이 어떻게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서 바로 가옥의 집안은 넓디넓은 세계가 될 수도 있고, 지옥이 될 수도 있고, 꿈속에서 본 태허환경을 노닐 수도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이처럼 홍루몽 1권을 통해 앞으로 펼쳐질 가씨 집안의 운명과 주요 인물들의 인생 앞에서 단순한 소설적인 재미만을 느꼈던 것은 아니였다. 그 안에는 수 많은 가능성이 녹아 있고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도 있으며 시대의 동떨어짐을 떠나 내가 접목시킬 수 있는 깨달음도 들어 있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고전을 읽는 재미이며 책을 통한 즐거움의 산물이 아닌가 싶다.

 

그렇기에 이러한 책을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이 책을 좋아하는 독자로써 무척 행복하다.

 

중국의 4대 기서(‘삼국지연의’, ‘수호지’, ‘서유기’, ‘금병매’)는 읽지는 않았다해도 제목은 다들 들어 알것이다. 나 역시도 ‘금병매’만 빼고는 읽거나 대충 아는 책이름들이다. 워낙 장편역사소설을 좋아하는 편인데다 같은 아시아권이기에 관심도 많았다. 하지만 중국인들이 4대기서보다 더 좋아하는 책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제목도 ‘홍루몽(紅樓夢)’, 즉 ‘홍루에서 꿈을 꾸다’ 이다. 홍루가 아녀자들이 사는 규방이라하니 내용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홍루몽]을 읽지 않으면 중국 봉건 사회를 이해할 수 없다.”고 단언한 마오쩌둥이나 [논어]는 몰라도 [홍루몽]은 안다고 할 정도로 오늘날까지 중국 남녀노소에게 널리 읽히는 소설이라하니 빨리 읽고 싶었다.

 

[홍루몽]은 4대가문(가씨, 왕씨, 사씨, 설씨)의 흥망성쇠와 주인공 가보옥을 중심으로 금릉십이채로 대변되는 열 두 여인들의 이야기이다. 중국 고전 소설답게 스케일도 크고 과장도 심하고 400여명이 넘는 개성이 뚜렷한 등장인물들이 나온다니 기대가 되기도 하지만 걱정도 되었다.

 

1권에서는 4대가문의 사람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사실 너무 많고 이름도 비슷비슷한 사람들이 있어서 마지막에 있는 4대 가문 가계도를 참조하면서 읽어야 했다. 그래도 자주 읽다보니 대충은 누가누구인지 알게되고 주요인물들이 앞으로 전개할 인생 파노라마가 무척 궁금해진다. 주인공 가보옥은 아직 철없는 미소년으로 그려지고 있다. 가보옥을 중심으로 허약한 대옥과 활발한 보채와의 앞으로의 삼각관계가 살며시 엿보이기도 하나 아직까지는 크게 별다른 이야기는 없지만 이 세 주인공들의 사랑이야기 역시 앞으로의 전개에 흥미를 주고 있다. 중간중간 쉽게 풀이된 싯구와 섬세한 그림들이 책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아직 시작에 불과하지만 한 권 한 권 읽을 때마다 그들의 세계에 빠질 준비를 해야겠다.

 

사람마다 자기만의 최고의 책이 있다고 한다. 감동과 흥미로 온 몸을 전율케하고, 인생을 바꿀수도 있는...난 아직까지 나의 최고의 책을 찿지 못했다. 지금까지 읽었던 많은 책들은 아주 짧은 동안만 내 안에 들어왔다 사라졌다. 그러던중 어떤 책을 보았다. 순간 난, 그 책이 내 최고의 책이 될거라고 확신했다. 그 책은 바로 홍루몽...더욱이 많은분의 도움으로 읽게 된 거라, 한장한장 더욱 소중히 아껴가며 읽었다.

 

추천의 글과 옮긴이인 안의운님의 '새 한국어판 발간에 부쳐'를 여러번 읽었다. 홍루몽에 대해 제반지식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기에, 본격적인 홍루몽 읽기 앞서 작품 홍루몽에 대한 전반적인 평이나 문학사적 가치를 조명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이 어떤 과정을 거쳐 출판되었는지도 궁금했다.

 

역시 홍루몽은 대작이었다. 단순히 분량을 뛰어넘어 1977년부터 시작한 옮긴이의 번역작업과 청계출판사를 비롯 책출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 이들의 공로덕에 우린 홍루몽을 만날 수 있었다. 홍루몽은 1740년경 조설근이 쓴 80회분량의 '석두기'란 소설에 고악이 40회분량을 덧붙여 탄생한 것으로 중국4대기서보다 더 높은 평을 받고 있다고 한다.

 

자. 그럼 홍루몽속으로 빠져보자! 이야기 초반부는 도적인 색채가 강하다. 도사와 중이 등장하고, 기이한 옥이 말을 한다. 이런 신비스러움은 이야기 몰입에 있어 긍정적 혹은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내겐 아주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고소지방 '호료묘'란 절 옆에 사는 '진사은'. 그는 신선같은 인물로 천성이 온화하고 벼슬에는 뜻이 없는 신선같은 인물이었다.(p.30) 또한 호로묘에 기숙하고 있는 가난한 선비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가우촌' 그는 원래 남부럽지 않은 문벌이었으나 때를 잘못만나 여기저기 떠돌고 있었다. 가우촌은 진사은의 도움으로 과거를 보러 떠나고, 영련은 보살피던 하인이 잠깐 한눈파는 사이 사라져 버리는데...이 부분은 등장인물인 가우촌,진사은에 대해 이야기하고, 도사와 중이 등장해 진사은의 외동딸 영련이 기구한 운명을 살게 될 것을 암시한다. 특히 가우촌이란 인물에 주목했는데, 앞으로 상당히 비중있는 캐릭터가 될거 같은 생각을 했다.

 

다음장엔 가우촌이 과거급제해서 진사은의 장인인 봉숙이 있는 고장으로 부임하고, 순염어사 '임여해'와 그의 딸 대옥이 등장한다. 앞으로 이야기를 이끌 인물들을 소개하는 초반부라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특히 녕국부와 영국부의 일가가 등장하는 부분에선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결국 옆에 노트를 펼쳐두고 인물들을 하나하나 체크하며, 뒤부분 등장인물 사전을 참고해 가며 읽었다.

 

행방불명 됐던 영련은 어떤 살인사건의 원인을 등장하며 등장한다. 뚜쟁이가 풍연에게 영련을 팔고, 다시 명문가 무뢰한 설반에게 이중으로 팔아, 결국 설반은 영련을 손에 넣기 위해 풍연을 때려죽인다. 무뢰한 설반에게 팔린 영련의 운명을 어떻게 될까? 영련의 운명은 참으로 기구하다. 어린시절의 유괴, 그 후 뚜쟁이에게 팔려다니는 신세. 그러나 더욱 가슴아픈건 그녀의 이 기구한 운명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 가보옥이 경환선녀를 따라 태허환경을 노니는 부분에선 각종 등장인물들의 운명을 시를 통해 이야기 하는데, 전체적인 이야기전개의 복선이 되는 부분이라 되세겨 읽었다. 여기에 나온 영련의 운명을 살펴보자. [한 송이 연꽃피어 향기롭더니/ 슬프도다, 한평생 기구한 운명/ 두 흙더미에 한 나무 생긴 뒤로는/ 연꽃은 죽고 혼만 울며 돌아가리라] (p.147) 영련은 후에 향릉이라 이름을 바꾸는데, 설반의 본처에게 모진 학대를 받음을 암시하는 것이라 한다. 가엾은 영련...

 

그럼 2권으로 넘어가도록 하자. 첫 이야기는 중심인물은 희봉이다. 희봉은 왕부인의 친정조카딸로 가부의 집안살림을 도맡는 매우 당당한 여성이다. 미모또한 아주 빼어나지만, 성격이 차갑고 모진면이 있다. 희봉의 저련 면모는 자기에게 흑심을 품은 가서를 죽게 만드는데서 잘 나타난다. 가서가 자기에게 음험한 마음을 품고 치근덕대자 그녀는 가서를 이리저리 농락한다.(똥구덩이에 빠지게 하고, 추위에 떨게 하고 하는등) 결국, 가서는 병을 시름시름 앓다 죽게 된다.

 

희봉,보옥등이 철함사로 가는 부분에선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이 등장한다. 특히 시골민가에 있는 물레를 보고 신기해 돌려보는 보옥에게 '돌려본다고 아무나 되는 줄 알아요? 내가 한번 자아서 보여줄테니!'(p.103) 쏘아붙이며 당당하게 물레를 돌려보이는 시골처녀. 그리고 진종과 지능의 애정행각. 이 부분에선 보옥의 천진난만함이나 활달한 성격이 잘 묘사되어 있고, 앞으로 이야기의 중심인물이 됨을 은연중 드러낸다. 희봉은 여전히 자신만만하고 당당한 모습이다.

 

가정의 생일을 맞아 축하연을 하고 있던, 녕국부,영국부집안에 육궁도태감 하수충이 찿아와서는 가정대감에게 황제께서 입궐하란다는 말을 전한다. 이는 바로 맏딸 원춘이 봉조궁상서로 봉해지고 현덕비로 삼는다는 것. 한편 아버지 임여해의 상을 치른 대옥과 희봉의 남편 가련이 돌아오고, 가련은 설반의 첩이 되버린 향릉(영련)에 대한 은근한 사모의 정을 비춘다. 이에 희봉은 '아아니, 소주,항주 같은데를 한번 다녀오셨으면 눈요기도 실컷 하셨으련만 아직도 성이 차지 않으세요? 그 계집애가 그처럼 마음에 드신다면 어렵지 않은 일이니 내가 우리집 평야와 바꿔 드릴까요? 그러면 만족하시겠어요?" (p.126) 라며 쏘아붙인다. 점점 등장인물들이 자기만의 개성을 부각하고 이야기는 흥미롭게 진행되는데...그럼 이제 3권으로 가보자.

 

초반부엔 현숙한 습인과 음란스러운 다혼충의 부인이 대조된다. 아내야 어쨌건 술과 고기만 있으면 만사불문인 다혼충, 놀아나길 좋아하는 여인네. 예쁘장한 이 여인에 침흘리는 사람들. 가련역시 이 여인을 보고 몸이 달아 어린하인에게 다리를 놓아달라 부탁한다. 그런데 이 여인네는 타고날 적부터 남다른 점이 있었다 하니, 저자의 말을 들어보자. '어떻게 된 셈인지 한번 몸이 사내의 살에 닿기만 하면 전신의 뼈와 살이 말랑말랑 녹아나서 남자에게 마치 폭신폭신한 솜 위에라도 누운것 같은 쾌감을 주는 것이었다.' (p.23) 이로부터 두사람은 칭칭 감기는 칡덩굴 같은 사이가 되었다. 아. 희봉이 알면 어찌하려고 저러는지. 내가 다 걱정이 되는 상황.

 

보옥의 등을 쳐주고 있던 채하를 보옥이 희롱하자, 평소 보옥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던 가환은 보옥의 얼굴에 촛농을 떨어뜨린다. 보옥을 기다리던 대옥은 보옥이 화상을 입었다는 놀라운 소식을 전해듣고 달려온다. 어찌된거냐며 묻는 그녀에게 자기가 실수해서 다친거라며 말하는 보옥. 그런던 중 보옥의 수양어멈인 마도파(도교절간에서 일하는 무당이라 함)가 보옥의 얼굴을 보고는 주술로 고쳐주겠다고 한다. 또한 희봉과 조씨를 이간질하여 희봉을 저주하도록 만드는데...희봉과 보옥은 어떻게 될까?

 

다시 한 번 이야기 하지만, 정말 대작이다.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면서도 난잡하지 않고, 수많은 에피소드가 잘 엮어져 한시도 눈을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거기다 각각 인물들의 사랑,질투,우정 너무나 흥미롭다. 지금 눈여겨보는 인물은 보옥,희봉,대옥,영련인데 앞으로 이들이 어떠한 사건을 맞이하게 될지 궁금증을 참을 수 없다.

 

설레임의 기분이 이런 것일까? 중국 문학의 정수로 손꼽히는 홍루몽을 그것도 12권이나 되는 장편을 접한다는 생각에 한껏 들떠 있었다.

 

책을 받고 그 자리에서 일, 이권을 단숨에 읽어 버렸다. 떨리는 손으로 한 장 한 장 넘길때마다 무언가에 홀린 듯 빠져드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사실 그전에 (몇 년전이지만) 민음사에서 나온 3권을 재미있게 읽은 터라 흥미도는 배가 됐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그로 인해 비극으로 치닫는 운명의 소용돌이...

 

하지만 3권으로 압축해서인지 생략이 많았으며 (청계출판사의 5회부터 시작한다) 가보옥과 임대옥의 사랑에만 초점을 두었다.

 

물론, 맛깔나게 잘 살려 읽기에는 편했지만 뭔가 부족한 듯 찝찝함이 느껴져 불만족스러웠었다. 석두기의 유래로 부터 출발하여 주인공들의 출생 비화가 눈앞에 펼쳐진다. 신화를 읽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빠져 들어 갔다.

 

4날때 유괴되어 이후 설반에게 팔려간 영련, 6살때 어머니를 여의고 외가인 가부에 몸을 의탁하는 임대옥... 이 얼마나 기구하고 가련한 인생인가. 이들의 인생역정에 가슴이 애려온다.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아님 우연의 장난이란 말인가. 그리고 이어지는 임대옥과 가부옥의 만남... 대망의 홍루몽은 시작된다.

 

다음 권이 기다려진다. 그전에 두번째 서평을 남겨야 하지만... 궁금증은 어쩔 수 없다. '다음 회를 보시라' 하는 간절한 부탁에 넘어가주련다.

 

'홍루몽'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일찍 듣긴 했지만 사읽을 돈이 없어 손가락만 빨고 있던 차에, 자주 들르는 모 북클럽에서 서평이벤트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냉큼 신청했다. 이벤트 신청을 하고서도 매일 들러 다른 사람들 신청글을 보며 몰래 내 글이 더 나아보이도록 손질한 보람이 있나보다. 지금 내 눈 앞에 홍루몽 1,2,3권이 있는 걸 보면. 요즘 도서관에만 들락거리면서 책을 읽던 차에 새 책을 손에 쥐니 마음까지 뿌듯해졌다.

 

1권을 읽어치운 지금은 뿌듯하기보단 그저 마음이 멋대로 뛰놀아 얼른 다음 권 이야기를 손에 쥐고 싶은 심정이다. 하지만 그렇게 냅다 2권, 3권까지 읽어버리면 1권에 대한 서평을 제대로 쓸 수가 없기에 잠시 진정하고 첫권의 서평을 먼저 쓰도록 한다. 하기사 아직 내용의 초반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내용에 대해 언급할 것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니 후딱 쓰고 다음 권을 읽을 수 있으리라. 그러니 긴 서두는 여기서 접고 바로 평에 들어가련다.

 

1권을 읽어가며 느낀 홍루몽의 미덕은 두 가지가 있었다. 그 중 하나는 글의 흐름이다. 아는 분이야 이미 다 검색하여 알고 있는 내용이겠지만 중국에서 손꼽히는 5대기서 중 한 작품으로 손꼽힌다는 작품답게, 그 글의 흐름이 유장하고 담백하여 어느 부분 하나 더 하고 덜할 부분이 없음을 초반부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소위 대중소설이라 하는 것에는 있어보이는 척 하는 현학적인 문체까지는 나올 수 있을지라도 그 글 자체가 뭔가 갖고 있는 경우는 찾아보기 드물다. 예를 들어 삼국지나 수호지는 워낙 영웅호걸들이 많이 나와서 문체 자체보단 그 이야기에 빠져 읽게 된다고 본다. 하지만 홍루몽은 이렇다 할 영웅 하나 없고 그저 나오느니 부잣집 도련님과 열두 미녀 뿐이련만 용케 삿된 느낌으로 빠져들지 않았는데, 이는 자칫하면 실수하여 원작의 느낌 자체를 버려놓을 수 있는 것을, 조심조심 문구 하나하나를 다뤄가며 번역한 번역자의 공도 크다고 하겠다. 때문에, 웬만큼 눈이 높아 대중소설 읽기 힘들다는 사람도 이 정도의 퀄리티라면 쉽게 손에 잡고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홍루몽'이 갖는 두 번째 미덕은 금방 읽어낼 수 있도록 적당한 양만큼 묶어 책으로 내었다는 점이다. 이 이야기를 읽고있는 사람은 웃음 웃을지도 모르나, 약 300쪽 가량씩 묶어내어 하루 100쪽씩, 3일만에 한 권을 뗄 수 있게 해준 것도 출판사의 배려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조금만 더 두꺼웠어도 들고다니며 읽기 어렵고, 좀 더 얇았으면 권수가 늘어나서 괜히 사읽는 사람 주머니만 같이 얇아지게 마련이다. 게다가 이 정도의 '주력상품'이라면 응당 노려볼 법도 한 양장제본을 하지 않고 일반제본을 해주어서 책의 가격은 더 내려가고 가방은 더 가벼워졌다. 책읽기 좋아하는 사람이 옆에서 조언이라도 했는지, 나같은 사람이야 편집자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요즘 범람하는 대중소설은 새싹돋지 못하는 고목림처럼 삭막하고 선동적인 제목의 처세서들에는 핏발선 긴장만이 남았다. 이럴 때 잠시 한숨 돌리고 싶다면 이 책 한 권, 손에 들어봄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이 안에는 불필요한 긴장도, 괜시리 자기방어 아닌척 내세우는 삭막함도 없다. 본인이야 원래 서평이벤트 뽑아주었다고 좋은 글만 남발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 책은 그 자체로 소장가치가 있다고 본다. 두고두고 꽂아두었다가 나중에 자식들이 어느정도 머리가 자라면 그 때 같이 읽어도 좋을 책이다. 실제로도 내 아끼는 조카가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삼국지랑 같이 한 번 권해줘도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홍루몽.

 

영국인들은 “셰익스피어는 인도와도 바꿀 수 없다”고 말하지만 중국에는 “<홍루몽>은 만리장성과도 바꿀 수 없다”는 말이 있다는 서두에 정말 두근두근 가슴의 흥분을 느끼면서,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홍루몽에 대한 어떠한 지식도 없이 거의 백지상태로 시작한 나에게 1권의 서두는 마치 성경을 읽듯이 누가 누구의 자식이며, 어떤 부인과의 사이에 누가 있고, 그 사람은 어떻다는 식의 가계보 정리와 끝없이 등장하는 많은 사람들의 이름에 정신이 없었다.

 

우선 읽자. 기억은 나중에. 그렇게 시작하였지만, 난 결국 펜과 종이를 가져와 계보를 그려가면서 이해하기 시작했다. 중후반으로 들어서면서, 이야기는 충격과 웃음으로 진행되었다. 역시 초반에 들인 공과 노력, 그리고 시간이 아깝지는 않았다. 술술 읽혀가면서, 나름 스토리의 전개도 즐길수 있게 되었다.

 

앞서 이야기 햇듯, 홍루몽의 1편은 주로 가보옥과 임대옥 그리고, 왕씨 집안의 대소사와 그들의 영향력, 그들의 관계에 집중되어 갔고, 간간히 가지치기를 하면서,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로 스토리를 풀어갔다.

 

특히 가보옥의 캐릭터는 참으로 홍루몽의 옥과 같은 존재였다. 책을 읽기 전 가보옥의 캐릭터 설명에 조인성이라는 배우가 생각났는데, 책을 읽고 또 읽어가면서 정말 조인성씨가 이 배역을 연기한다면 딱이겠다 싶었다.

 

귀여운 귀공자, 철이 없고, 가무와 여색을 좋아하는 그러면서도 진종과 같이 무게있는 캐릭터에 애정을 갖는 부유한 가문의 공자. 천성적으로 여자를 좋아하는 그리고, 적당히 관리하는 모습이 웃기면서도 바람기의 전형이다는 생각이 들게 하였다.

 

보옥과 경환선녀의 만남은 가장 인상적이 부분으로, 특히 금릉십이채정책, 부책, 우부책과 홍루몽의 노래는 홍루몽의 전체적인 이야기를 암시하는 듯 하였다. 개인적으로, 이 노래를 모두 기억할 수는 없지만, 이부분이 핵심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고, 12권의 홍루몽이 끝나는 시점에 다시 한 번 들을 수 있을리라, 혹은 다시 읽어보리라 맘먹었다.

 

<홍루몽>을 5번 읽었다고 했던 마오는 “<홍루몽>을 읽지 않으면 중국 봉건사회를 이해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고 하였다. 과연 내가 중국 봉건사회를 이해할 수 있을지는 미제지만, 나름 초반의 책 분위기에서 한국의 정서와는 다른 무언가를 발견하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임대옥이 나이든 아버지인 임여해를 두고, 영국공으로 들어가는 과정또한 한국의 정서와 좀 상충되었다. 우리나라 정서에 의하면, 나이든 아버지를 모시고, 효도를 한후, 아버지가 돌아가시거나, 혹이 아버지와 같이 친척집에 가는 것은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임대옥은 그러지 않았고, 아버지 임여해 또한, 딸이 가기를 청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의 가족이라는 엄격한 틀이 중국에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한국은 철저한 가부장 사회로, 주로 부계중심의 사회였으나, 홍루몽의 중심인물은 모두 여성이다.

 

솔직히, 초대라는 하인의 술먹고 하는 주정에도 등장하듯. 약간은 불륜과 성애가 판을 칠듯 싶은 스토리에 여성이 중심이라 조금은 안타깝기는 하지만, 집안의 대소사를 여성에 의해 해결하는 모습이 약간은 충격이며 의아했다.

 

여러가지 면에서 참으로 색다르면서, 재미있는 스토리 전개가 될듯 싶어 2권역시 기대된다. 조금은 아쉬운 면은 너무 구어적이며, 문어체적인 고전스타일이라 초반 적응이 쉽지 않았다는 점과, 장마다 등장하는 이야기 스토리, "다음회를 보시라"라는 구절은 궁금증을 더하는 효과도 있지만, 한창 흥을 깨는 듯 하는 듯하였다. 또한, 1권 맨 마지막에 등장하는 인물사전, 가부 및 대관원 평면도, 홍루몽 4대 가족 인물 관계도를 보고 약간의 배신감과 나의 종이를 번갈아 보게 되었다. 아~ 이것을 먼저 알았다면, 그리고, 앞에 잠깐의 언급이 있었다면, 아쉬움이 들었다.

 

드디어 홍루몽 1권을 읽었다. 간만에 장편대작을 읽는 기쁨에 게다가 중국에서는 만리장성과도 안 바꾼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 대단하고 유명한 <홍루몽>을 읽는다는 설레임과 흥분이1권을 다 읽은 지금까지도 계속 있다.

 

처음에는 12권이라는 권수의 압박과 삼국지만큼 무수한 등장인물이 등장한다길래 약간은 부담이 되었는데, 첫 장을 열고 점점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술술 읽히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전개되고 있다.

 

<홍루몽>을 처음 접하는 것이기에 솔직히 말해서 1권부터 쏟아지는 여러 인물들의 정체(?)를 파악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p.67 의 영국부와 녕국부의 가씨 가계도와 부록의 등장인물사전 (p.299~p.320)을 참조하면서 읽으니 훨씬 이해가 쉬웠고, 지금은 내 머릿속에 어느정도 자리가 잡힌 것 같다.

 

더욱이, 고전삽화분야의 세계적 권위가 대돈방의 삽화가 있었기에 인물들이나 상황상황이 정리가 잘 되는 것 같아서 좋았다.

 

주인공인 가보옥과 설보채, 임대옥의 등장과 가씨가의 여러부인들(대부인, 왕부인, 형부인, 설부인, 왕희봉 등등) 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런저런 사건들이 회를 거듭할수록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켜서 이야기속으로 점점 빠져들게 하고 다음회가 기대되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특히, 가보옥의 꿈속에서 만난 경환선녀와의 장면에서 금릉십이채(금릉에서 가장 뛰어난 12명의 미인들)와 여러 시녀들의 운명을 나타낸 시구들이 상당히 인상깊었는데, 앞으로 계속 전개될 내용이 궁금하게끔 만들어지는데 충분했다.

 

벌써 2,3권이 계속 기대된다. 빨리 읽고 싶다. 과연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가보옥과 설보채, 임대옥의 앞으로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등 여러가지가 궁금하기도 하지만, 더 넓게 보면 전통 중국인들의 내면세계와 그들의 문화를 들여다보고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에서 나에게는 더 소중하고 크나큰 의미로 다가온다.

 

중국의 고대 소설 중에서도 가장 위대한 작품을 꼽으라고 한다면 '홍루몽'이라고 할 정도로 유명한 이 작품은당시 한국과 미수교 상태였던터라 발행대상이 북한이었다고 한다. 따라서 번역에 있어서도 북한 말투가 표준어로 사용되었고 홍루몽의 핵심을 다루는 5회를 번역하는데도 반년, 1977년부터 5권이 1982년에 최종 출판되기까지 6년이란 시간이 흘렀다고 한다. 그리고 개정판이 나오기까지의 열정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거 같다. 중간에 나오는 삽화또한 읽는 즐거움과 보는 즐거움이 대돈방 화백의 작품을 통해 책의 품격이 높아진거 같다는 생각이다.

이에 마오쪄둥은 다섯번은 읽어야 홍루몽의 진가를 알 수 있다고 했다. 그의 말에 2번째 읽는 내게도 아직은 부족하다는걸 느낀다.

 

등장인물이 수도 없이 많은지라 약간은 혼동되고 정신이 없기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읽어야 하는 집중력이 요구되기도 한다. 1권의 중간까지는 너무도 혼란스러웠다. 홍루몽에 대한 주워들은 이야기가 너무 많은지라 그 부분을 떠올리다보니 머리가 복잡해져서일까라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이 책을 읽고자 하시는 분들은 너무 많은것을 알고 시작하지 않는것이 읽는 즐거움을 배로 느낄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해주고 싶다.

 

홍루는 붉은 누각 즉 아녀자들이 사는 규방을 뜻하고 몽은 꿈이라 한다. 따라서 홍루몽은 규방 속의 꿈이란 뜻이다. 풍월보감은 애정 이야기의 본보기를 뜻함이며 금릉은 남경의 옛이름이고 채는 미녀를 말한다. 따라서 금릉십이채는 남경의 열두 미인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정리요약을 해가면서 읽어야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시작되는 줄거리는 뒤로 가면 갈수록 흥미진진하게 열린다.

 

1권은 보옥이 태어나고 가우촌이 대옥의 가정교사가 되고 누가누가 세상을 떠나고 오고가고 하는 그런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보옥이 이제 세상밖으로 나오려는 움직이랄까? 보옥과 보채 그리고 대옥? 대옥은? 같고 보채는 여성스럽다고 할까..보옥은 조금 배우 이준기 같은 분위기랄까~..음..다음 회를 기대하시라~

 

<홍루몽>은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4대기서 (나관중의 '삼국지연의', '수호지', 오승은의 '서유기', 난릉소소생의 '금병매')보다 중국인들에게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이 작품에 대한 연구에 전 세계 수천 명에 달하는 전문가 집단(홍학)이 매달려 있다고 하니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홍루몽>이라는 작품이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할 수 있다.

 

<홍루몽>은 조설근이 1740년경에 지은 작품으로 원래 <석두기>라는 제목이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면서 <홍루몽>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홍루몽>은 ‘여와보천’이라는 신화에서 출발한다. 하늘이 무너져 내려 여와라는 신이 오색의 돌을 불에 달구어 하늘의 벌어진 틈을 메운다. 이때 여와가 미처 사용하지 못한 돌이 있었다. 어느 날 스님과 도사가 이 돌의 신세한탄을 듣고 먼 훗날 인간 세상에 태어나게 한다. 바로 이 돌이 <홍루몽>의 주인공인 가보옥이다. 입에 옥을 물고 태어났다고 해서 보옥이란 이름이 붙여졌는데 과거에 급제하여 입신양명하길 바라는 아버지와는 반대로 누이나 시녀들과 놀기를 더 좋아하였으며 늘 비딱했다. 그리고 할머니 대부인과 어머니 왕부인의 보호 속에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였다.

 

또 다른 주인공인 임대옥과 설보채는 가보옥의 친척이다. 어릴 때부터 병약했던 임대옥은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외가댁에 가서 몸을 의지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가보옥과 무척 친하게 지낸다. 설보채 또한 어머니와 오빠 설반과 함께 친척인 가보옥의 집에 들어와 살게 된다. 글 중간중간에 나오는 싯구는 우리말로 쉽게 풀이되어 있어 읽기에 무척 편리하고 이해가 쉬웠다. 그리고 보옥이 꿈에서 만난 경환선녀에게서 '금릉십이채정책'안에 들어있는 내용을 읽게 되는데 그 책의 내용은 보옥이 살고 있는 금릉성에서 가장 뛰어난 여성 열두 명의 운명이 기록되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뒤 경환선녀가 '홍루몽곡'이라는 노래를 들려주는데 그 노랫말과 '금릉십이채정책' 내용 속에서 보옥 주위의 여성들의 불행한 운명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여러 등장인물들이 끊임없이 나와 4대 가문 가계부를 몇 번이고 들여다보았다. 가보옥의 가족과 친척들 그리고 그 외의 인물들이 너무 방대해 <홍루몽>의 큰 스케일을 엿볼 수 있었다. <홍루몽>의 중요한 줄거리인 보옥과 대옥, 보채의 사랑이야기가 아직까진 등장하진 않았지만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무척 흥미진진하다.

 

나는 이렇게 대작을 읽어본 적이 없으며 읽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흔히들 말하는 삼국지도 읽어보지 않았다. 권수도 많지만 특히 한문으로 된 문장들이 많아서 어려워서 이기도 했던거 같다. 내가 이 홍루몽을 읽게 된 건 올해의 가장 커다란 행운이다.

 

청나라시대 조설근작품이다. 10년동안 홍루몽을 80회분을 창작하였으나 결국은 끝내 완성하지 못하고 고악이 이어서 40회를 쓴것으로 알려져있다고 한다. 홍루몽은 마오쩌둥이 최소한 다섯번이상 읽어야한다고 할 정도로 중국을 이해하고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중국 4대 가문(가씨 설씨 왕씨 진씨)에 관한 이야기이다. 1권이라그런지 사건의 전개를 위해서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인물의 각각의 이름도 외우기 힘들어 몇번이나 앞장뒷장을 뒤척였다. 전체 책에 나오는 출연진들만 400여명이 된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고 거대한 작품이다. 처음 읽기 시작전에는 두려움이 있었다. 내가 어찌 읽어내려갈지.. 의외로 술술 읽히면서 상당히 재미있는 내용이다.

 

홍루몽

 

붉은 누각 즉 아녀자들이 사는 규방이요. 몽은 꿈이다. 즉 홍루몽은 규방속의 꿈이다. 1권에서는 주인공 가보옥과 임대옥, 설보채의 만남과 가족의 소개내용이 있으며. 주인공인 보옥이 태허환경의 경환선녀를 만나 홍루몽선곡의 열두가락도 들었고. 금릉십이채라는 12명의 여자들의 운명을 보게 되지만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한다. 12명의 여자들이 바로 보옥과 의 집안 여자들이다. 각 여자들의 운명이 다들 기구하다.

 

각 회의 마지막줄에는 "다음회를 보시라" 라는 말이 있다. 참 재미있는 표현이다. 이말이 있어서 그런지 더 궁금해진다. 1권에서는 보옥과 대옥 보채의 사랑이야기는 없다. 다만 앞으로의 일들을 주석이나 인물들 설명에서 대충 감이 온다. 벌써부터 2권이 궁금해진다. 기대하시라 2권... 앞으로의 홍루몽여행이 기대된다~~

 

대장정을 향한 시작. 정말 순식간에 휘리릭 늘어나는 등장인물들과 비슷비슷한 이름들덕에 가계도에 책갈피를 꽂아넣고 몇번이나 들여다보았는지 모른다. 가계도를 삽화처럼 넣어놓는 센스에 완전 감동 ^^

 

홍루몽은 중국문학수업에 몇번 거론되어 이름외엔 알고있는게 거의 없었다. 책표지에 가보옥와 임태옥의 사랑이야기라고 써있는데 소설은 진사은과 가우촌으로 시작되기에 이들의 자식인가 하였더니 그들에게서 시작되어 얽히고 섥혀 거미줄처럼 뻗어 들어가게 되어있었다. 초반 1/3 은 묘사가 많아 지루한 감이 좀 있었는데( 특히 건물을 묘사하는 부분은 그 단어들이 싹 와닿는게 아니라 더욱) 이야기가 풀리면서는 눈이 빠질듯 아파도 책을 놓지 않고있는 나를 볼수 있었다.

 

궁금한점은 진사은과 가우촌이 그들의 운명에 어떤 역활을 더 하게되는 것이냐다. 진사은은 그들 연의 시작을 꿈에서 보았고 가우촌은 둘을 간접적이나마 둘을 연결짓는 고리가 되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것이기에 그들이 이 방대한 이야기의 시작을 맡게되었는지....이제 겨우 한걸음 떼었을 뿐인데, 앞으로 펼쳐질 그들의 여정이 기대돼서 벌써 슬그머니 웃음이 나온다. 나이마다 시대마다 손에 잡히는 소설이 있고 읽혀지는 소설이 있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삼국 연의, 서유기, 수호지는 초등생의 만화로부터 시작하여 읽지 않으면 이상하리 만치 저변적으로 확대되고 다양하게 구전되어 오고 있다.

 

광활한 대지와 황하 문명을 중심으로 한 중국 문명,

 

동아시아 저변의 한민족도 조선의 유가를 중심으로 한 중화사상을 뿌리깊게 받고 있었기에 우리 역시 중국의 문화에서 그리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은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세상은 너무도 빠르게 변하고 변하여 21세기 우린 다소 이질적인 중국문명을 접한다.

 

중국을 다녀 와보신 분들의 한결 같은 이야기는 ‘앞으론 중국 시대’라는 말을 하시곤 한다. 세계 최고의 인구와 경제 성장률을 자랑하는 중국의 이면엔 어떤 정서가 감추어져 있을까? 4대 기서가 그들의 외면적인 성공과 팽창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우린 너무도 잘 알고 있고 수많은 시간을 들여가며 공부를 했었다. 하지만 이젠 그들의 생활관습과 삶의 투명한 내면 세계를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내면적인 중국인의 모습.

 

홍루몽을 접해야 하는 이유는 수없이 많다. 비록 그것이 학문적 이라도….홍루몽은 익명이 아닌 저자가 분명한 소설이다. 석두기란 제목으로 1740년경 80회가 필사되어 오다가 50년이 흐른 후 40회를 더해 홍루몽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소설과 마찬가지로 신화적인 요소가 등장하는데 주인공역인 가보옥의 분신으로 여와가 사용하다 만 돌과 태허환경의 신영지사와 강주선녀의 잊을 수 없는 사랑으로 시작된다.

 

몇 겁의 시간이 흐른 후 금릉 가씨 집안엔 입에 옥을 물고 보옥이 태어난다. 가씨 집안은 황제로부터 영국공과 녕국공이란 칭호를 하사 받고 뿌리를 탄탄히 한 채 지역적으로 명망을 얻어가고 있는 권문세가의 집안이다. 보옥은 위로 누이들과 할머니 어머니의 품에 둘러싸여 오직 노는 것만을 일로 삼은 채 부귀공명과 공부에는 뜻이 없는 소년시절을 보내고 있다. 임대옥은 보옥과 사촌이 되는데 아버지의 죽음으로 가씨 집안에서 살게 되고 설보채 역시 집안의 어려움으로 가씨에 눌러 앉게 된다. 가씨를 중심으로 모든 친인척들이 모여들고 저마다의 캐릭터를 발휘하면서 대망의 홍루몽은 시작된다.

 

보옥은 처조카 되는 진가경의 집에서 낮잠을 자다 태허환경에서 자신을 비롯한 금릉 십이채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경환선녀는 홍루몽의 서곡을 알리며 보옥에게 비밀을 가르쳐 준다.

 

특히 제2곡 왕응미는 보옥과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을 암시하는 대옥이의 간절한 소망이 그리워져 있으며 제 3곡 한무상은 황제의 부귀영화를 누리나 평생 부모님을 그리워하며 잊지 못한 채 결국엔 대관원이란 정원을 만들 게 한 가정의 큰 딸 원춘을 지극히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앞으로 전개될 홍루몽의 비밀을 아는지 모르는 지 우리의 보옥은 그저 생글생글 꿈속에서 헤매고만 있는 것이다.

 

중국소설 중에서 가장 유명한 건 역시 삼국지이다. 대학시절 결심하고 삼국지를 읽기 시작했다. 처음 읽었을 때는 너무 많은 인물들과 과장된 듯한 내용들이 어이없었지만, 읽다보니 매력에 푹 빠져들어서 결국 10권을 꾸준히 읽게 되었다. 다 읽고 나니 역시 중요인물들은 반복적으로 출현하고,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이름을 외우게 되니, 많은 인물들을 하나하나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았다. 중국 소설은 스케일이 큰 만큼, 과장 또한 어마어마하다. 부잣집이란 표현을 갖가지 보물과 음식으로 한 페이지 정도를 할애하는 것도 일반적인 일이다.

 

홍루몽 역시 아직 1권밖에 보지 못했지만, 역시 중국 고전 소설답다 라는 생각이 든다. 읽다보면 그 과장된 매력에 빠져서 웃음을 짓게 되고, 오...라든지 역시..라든지 하는 감탄사가 나오기도 한다. 1권에서 소개된 내용들은 여성들에 대한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많은 인물들이 소개되었지만, 역시 몇몇 인상에 남는 인물들로 좁혀지기 시작하고, 그 들의 삶이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하게 만든다.

 

1권의 책 내용은 영국부와 녕국부 가문의 사람들의 삶을 소재로 하는 것 같다. 이 부유한 가문에서는 수많은 집안 사람들과 수백명의 하녀들까지 해서 많은 사람들이 출연하게 되니, 그와 연관되는 친척들까지 해서 일화들이 계속 생겨난다. 따로 등장인물 사전까지 있을정도로 많은 사람이 있지만, 역시 보옥, 대옥, 보채, 등의 인물이 중점적으로 내용이 전개 된다. 가장 마지막에 홍루몽 연표라든지 4대 가문 가계도가 있어서 이해가 쉽고, 앞으로 전개될 내용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금릉십이채정책이라고 하여, 금릉성에서 가장 뛰어난 여자 열두 명의 운명을 기록한 책 속 내용들과, 홍루몽곡이라는 가사를 통해서 앞으로 전개될 여인들의 운명을 살짝 알 수가 있었다. 아래에 각주들이 그 노래와 내용들 풀이해주고 있는데, 1권에 이를 실은 이유처럼, 내용이 짐작이 되면서 더욱 궁금해지고 있다.

 

중국 사람들은 홍루몽을 5번 읽어야 한다고 하지만, 아직은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1권이니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가 되고, 많은 사람들이 출현한만큼 그들의 인연이 어떻게 될지 많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화려한 묘사와 중국 사람들 특유의 유머로 책 전개는 아주 재미있게 되고 있다. 지겹지 않고, 한자리에 앉아서 쭉 읽어볼 수 있어서 아주 편하고 좋았다.

 

특히, 책 속 화자가 독자들에게 이야기 하고 있는 형식들이 종종 보여서 미소를 짓게 했다. 각 회마다 마지막엔, 어찌된 일인지 다음회를 보시라..하는 등등의 멘트가 있고, 또한 책 줄거리 속 중간에.. 그런데 독자들은 이야기가 자주 곁가지로 뻗어 가는 것이 귀찮고 또 내용이 촌스럽고 속된 것이 따분하다면 이 책을 얼른 집어던지고 마음에 드는 다른 책을 골라 들고 밀려드는 졸음을 떨쳐 버리는 것이 좋을 듯 싶다. 하지만 그런대로 읽어볼 만하다고 여겨진다면 계속 참고 읽어보는 것도 해롭지는 않을 것이다. 라고 되어 있어서 웃음이 나오게 만들었다. 독자와 함께 호흡하려고 하는 흔적이 보여서 좋았다.

 

그리고, 중간중간 삽입된 그림이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 그림이 섬세하고, 사람들의 표정또한 특이해서 좋았 던 것 같다. 한자어나 싯구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아래에 모두 각주가 있어서 보기 쉽게 풀이해 놓아서, 이 역시 책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어서 좋았다. 보기 편하고, 내용도 이해가 되기 시작했으니,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된다.

 

가장 대표적인 장편소설을 꼽으라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삼국지"를 지명하지 않을까. 비록 중국의 역사서이고, 남의 나라 이야기지만, 삼국지가 끼친 영향은 국내 여타의 소설에 비해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이와 비슷하게, "수호지"나, "서유기" 역시 여러 형태로 변형되어 우리에게 친숙하다. 그런데, "홍루몽"은 그리 익숙한 이름이 아니다. 중국에선 4대 기서라고(혹자는 "금병매"를 넣기도 하지만..) 해서 대단히 유명함에도, (아마도) 그 내용이 중국 문화에 깊이 연관되어 타 문화권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워서인지 널리 퍼지지 못했다. 나 역시 제목과 대강의 내용만 알고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책을 읽기 전에 이런 저런 자료들을 찾아보았다. 장편 소설을 읽을 때 가장 먼저 해보는 일이 바로 이런 "대강의 줄거리" 및 "주요 등장인물"에 대한 정보 습득임에도, 사실 자료가 많지가 않았다. 4대 가문(가씨, 왕씨, 사씨, 설씨)의 흥망성쇠와 주인공 가보옥/임대옥/설보채 의 얽히고 설킨 인연이 주요 내용이라는 정보만 가지고 홍루몽의 긴 여정을 시작했다.

 

항상 장편소설을 읽으며 느끼는 점이지만, 처음엔 가장 힘든 점이 등장인물의 압박이다. 누구의 아들 누구, 누구의 딸 누구, 누구와 누구는 부부고, 누구는 또 누구와 몇 촌이며, 누구는 어디 출신이고, 누구는 벼슬이 뭐고, 누구는 어떤 직업이고.. 누구는 하녀이고, 누구는 며느리고.. 하여간 1권의 1/3 정도는 이런 내용 파악에 다 흘러버린 느낌이다. 이 부분을 넘기기가 가장 힘든 법인데, 나같은 경우엔 이 부분을 되도록 쉽게 흘려보내듯 넘어가는 편이다. 어차피 중요한 인물은 계속적으로 반복해서 나오기 마련이고, 비중이 적은 인물은 몇 번 통독하다보면 익숙해지기 마련이고..(이런 맛에 장편소설은 여러번 읽어봐야하는 법.)

 

1권의 백미는 역시 금릉십이채로 대변되는 열 두 여인의 운명에 대한 싯구들이다. 물론 열 두명을 하나하나 구별조차 하기 힘든 지금이지만,(누가누가 등장했는지 알기 힘든상황..) 그래도 앞으로의 내용전개에 대한 일종의 실마리가 되리라 생각하고, 최종회 까지 완독한 뒤에는 분명 이 부분을 되살려 볼 생각이다. 이제 주인공 3인은 모두 등장하였고, 각각의 주인공들과 주변인들에 대한 특징이 하나하나 드러나는데, 무서운 것 없이 자란 철없는 공자 "가보옥", 요즘 말로 기가 쎈 여인 "임대옥", 현숙한 "설보채". 아직 그들 사이에는 구체적인 갈등이나 감정이 일어나고 있지 않은데....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반응형

댓글

💲 추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