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옥이 청문을 찬양한 부용여아뢰芙蓉女兒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她被赞50年难遇的美,《红楼梦》晴雯为夫还债千万,坦言死是解脱
청문晴雯이 요절하자, 가보옥賈寶玉은 세속의 예의를 안 따르기로 결심하고는, 새로이 독창적으로 다르게 겉치레를 했다. 한 글자를 쓰고는 오열하고, 한 구절을 쓰고는 훌쩍이며, 피눈물을 흘려가며, 특별하고 멋있게 ⌜부용여아뢰芙蓉女兒誄⌟를 지었다. ⌜부용여아뢰芙蓉女兒誄⌟ 중에 나오는 몇 구절을 소개하는데, 편의상 번호를 매긴다.
1. 가보옥은 ⌜부용여아뢰⌟에서, 청문을 대단히 열렬하게 찬양했다.
其爲質則金玉不足喩其貴 기위성즉빙설부족유기결
(그 몸은 보자면 금옥으로도 그 귀함을 표현하기가 부족하고)
其爲性則氷雪不足喩其潔 기위성즉빙설부족유기결
(그 성품을 보자면 빙설로 그 깨끗함을 설명하기에 부족하고)
其爲神則星日不足喩其精 기위신즉성일부족유기정
(그 비범한 것을 보자면 훌륭함을 말하기에 부족하며)
其爲貌則花月不足喩其色 기위모즉화월부족유기색
(그 용모를 보자면 꽃과 달도 그 모양을 따르기에는 부족하다)
2. 청문은 품격이 고결한 사람으로, 암울한 봉건제도의 사회에서 용납되지를 못했다. 그래서 청문은 실제로 죄가 없는데도 지레짐작 때문에 쫓겨나서, 그 치욕으로 그녀는 결국 죽고 말았던 것이다.
岂招尤则替,实攮诟而终 기초우즉체,실양구이종
(어찌 우수한 사람을 가려내어, 정말로 꾸짖고 밀어내서 죽게 했나)
3. 가보옥이 자신이 무력하여 청문을 상극相剋으로부터 구해내지 못한 것을 슬퍼하고 한탄했다. 그 내용은 취굴주聚窟洲(취굴주는 봉래산蓬萊山에 있는 낙원 가운데 하나)로 가는 길을 모르는데, 어떻게 죽음의 신의 냄새를 쫓아낼 수 있겠으며, 신선의 뗏목이 없으니 바다를 건너 봉래선도蓬萊仙島로 갈 수 없어서, 죽음에서 살아나는 선약仙藥을 얻지 못하여 죽음에 이르고 말았다는 것이다.
洲迷聚窟,何来却死之香?주미취굴,하래각사지향?
(굴주로 가는 길이 아득하니, 어찌 죽은 자를 살려내는 향을 찾을 수 있나?)
海失灵槎,不获回生之药 해실영사,불획회생지약
(바다에서 신선의 뗏목을 잃었으니, 어디에서 회생의 선약도 얻을 수 없겠나)
4. 보옥은 청문과 같이 즐겁게 장난하던 아름다운 시간들을 회상하면서, 환경은 좋았으나, 사람이 맞지 않는 것을 개탄했다.
桐阶月暗,芳魂与倩影同销 동계월암,방혼여천향동소
(오동나무 계단에 달빛은 어둡고, 꽃다운 영혼은 아름다운 그림자와 같이 사라져)
蓉帐香残,娇喘共细言皆绝 용장향잔,교단공세언계절
(부용꽃 휘장 안에 향기는 남았지만, 미녀의 가냘픈 숨소리와 가느다란 목소리는 모두 사라졌구나)
5. 예전에 그녀와 숨바꼭질할 때 병풍 뒤에 숨곤 했는데, 지금은 그녀의 발자국 소리는 들리지 않고, 그들이 정원 앞에서 풀싸움을 하고 놀았는데, 현재는 향기로운 기화요초들만 헛되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고 슬퍼했다.
捉迷屏后,莲瓣无声 착미병후,연판무성
(숨바꼭질하며 숨던 병풍 뒤에는, 너의 발소리를 들을 수가 없고)
斗草庭前,兰茅枉待 두초정전,란모왕대
(풀싸움을 하던 정원 앞에는, 난초의 새순만 기약 없이 너를 기다리고 있네)
6. 청문의 비참한 결말은 가보옥에게 죽을 때까지 원한을 품게 만들었다.
自爲紅綃帳里,公子情深 자위홍초장리,공자청심
(붉은 휘장 속에서, 귀공자의 정은 깊었는데)
始信黃土壟中,女兒命薄 시신황토롱중,여아명박
(황토 무덤을 대하고 보니 소녀가 박명한 것을 알겠구나)
7. 그는 청문을 죽게 만든 죄악의 세력에 대한 원한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간교하다고 노비의 아귀를 짓무르게 했는데, 어찌 자신의 규탄이 관대할 수 있겠으며, 악랄한 부인의 검은 속셈을 칼로 도려내도, 나의 분한 마음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钳?奴之口,讨岂从宽?감?노지구,토기총관?
(칼로 노비의 주둥이를 찢은 것을, 어찌 관대할 수 있나?)
剖悍妇之心,忿犹未释 부도부지심,분우미석
(악랄한 부인네의 심장을 가른다고 해도, 분하다는 변명조차도 못할 것이다!)
8. ⌜부용여아뢰⌟에서, 보옥은 옥황상제가 청문을 원궁苑宫의 부용화芙蓉花의 신으로 부른 것을 믿는다고 분명하게 표명했다. 그리고 상제께서 신중하게 그녀에게 중임을 맡기신 것은 정말로 적절한 것이며, 그래야 그녀가 가지고 있는 품격과 재능이 억울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始信上帝委託權衡 시신상제위탁권형
(상제께서 골라서 위탁한 것이)
可謂至治至協 가위지치지협
(가히 흡족하다고 말할 수 있는데)
庶不負其所秉賦也 서불부기소병부야
(너의 재능을 저버리지 않으셨다)
9. 그는 청문이 원궁에 부임하는 정경을, 운신雲神이 시종이 되어 수행하고, 그녀는 월신月神의 수레에 앉아 떠나는 상상을 했다.
驅豊隆以爲比從兮 구풍룡이위비총혜
(구름신을 시종으로 수행하게 하고)
望舒月以離耶? 망서월이리야 ?
(그대는 달의 신의 마차를 타고 가려는가?)
10. 보옥은 원궁에 이른 청문이 선녀신수仙女神獸의 성대한 환영을 받는 환상을 상상했는데, 달의 여신 소아素娥는 계화桂花가 있는 바위로 초대되고, 복비宓妃는 난저蘭渚에서 맞이하며, 농옥弄玉은 생황生簧을 불고, 한황寒簧이 축어祝敔를 치는 장면이다.
素女約于桂岩 소녀약우계암
(소녀는 계암에서 약속하고)
宓妃迎于蘭渚 복비영우란저
(복비는 난저에서 맞이하네)
弄玉吹笙 농옥취생
(농옥이 생황을 불고)
寒簧擊敔 한황격어
(한황은 축어를 두드리네)
(소녀는 달의 여신 소아素娥이고, 복비는 복희宓羲의 딸로 낙수洛水의 신神이다. 농옥은 진목공의 딸로 생황을 잘 불어서 봉황을 불러올 수 있었다고 하며, 한황은 월궁의 시녀가 되어 항아姮娥에게서 가무를 배웠다고 함)
청문은 그녀의 고결한 성품으로, 보옥에게 찬양을 받았다. 보옥은 그녀를 자기의 노복으로 보지 않고, 청문을 자기의 지기知己로 삼았다. 그는 청문이 마음은 하늘보다 높으나, 몸은 비천하고, 민첩하고 솜씨가 뛰어난 품성을 가진 하녀여서,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은 것이라고 강렬하게 칭송했는데, 청문을 박해한 악독한 세력에게 분노와 원한을 풀려고 한 것이다.
⌜부용여아뢰⌟에서 작가는 뜻을 명확히 하지 않고 복잡하게 얽히게 해서 암담한 현실에 대한 불만도 표현했다. 이 한 편의 추도문 앞에, 작가는 가보옥의 입을 빌려서 자신의 창작 의도를 “원사초입遠師楚入”과 “다유미사多有微詞”라고 말했는데, 바로 눈앞에 있는 물체를 빌려 풍자하고 비유한 굴원屈原으로부터 배운 것이다.
11. 高標見嫉,閨幃恨比長沙;直烈遭危,巾幗慘于羽野 고지견질, 규위한비장사;직렬조위,건괵참위우야
(고결한 품격은 악인의 질투를 받기 마련인데, 규중 소녀가 받은 타격은 장사長沙로 귀양 간 가의贾谊에 비교 할 만 하고; 강직하여 박해받은 소녀의 비애는 곤鲧이 우야羽野로 유배 간 것보다 더 참혹하다)
질책하는 투의 말이 보인 것은, 청문이 불행을 만나 슬퍼하고 놀라 탄식한 것에 대하여, 현실에 대한 작가의 감개感慨를 기탁한 것이다. 작가는 문자옥文字獄으로 인한 화禍를 피하기 위하여, 직설적으로는 쓸 수 없었기에 당연한 것이었다. “옛것을 존중하는 풍조”, “문장을 장난처럼 표현하거나”, “황당무계 하거나”, “왜곡하거나”, “근거나 출처가 확실치 못한 내용” 등등으로 덮어 숨기는 말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장신지張新之는 이 뢰문誄文을 비평하기를: “부용여아芙蓉女兒는 대옥黛玉인데, 청문을 제사지내서 대옥을 제사지낸 것이다”라고 했다. 이것은 보옥이 비단에 쓴 뢰문을 다 읽고 나서 그것을 태우고 난 다음, 이어지는 다음 장면에 대옥이 부용화가 무리지어 있는 곳에서 나오는 장면을 안배한 것으로 알 수 있다.
또 제 63회에서 산가지 뽑는 놀이를 할 때, 대옥이 뽑은 것에는 부용화가 그려져 있고, “風露淸愁”풍로청수(바람 불고 서리 내릴 때, 우러나는 맑은 근심)이라고 적혀 있었다. 바로 이 내용을 안배한 것임을 알 수 있다.
昔日芙蓉花,今成斷根草 석일부용화,금성단근초 (이백李白)
(예전에 부용화는 지금은 뿌리가 끊어졌구나)
看取芙蓉花,今年爲誰死 간취부용화,금년위수사 (맹교孟郊)
(부용화를 꺾으니, 금년에는 누가 죽을까)
芙蓉生在秋江上,不向东风怨未开 부용생재추강상,불향동풍원미개(고섬高蟾)
(부용화는 가을 강변에 피어나는데, 동풍을 원망하여 아직 피지 않나보다)
秋雨无情不惜花,芙蓉一一惊香倒 추우무정불석화,부용일일경향도(장남걸庄南杰)
(가을비는 무정하여 꽃을 애석해 하지 않아, 부용화는 단번에 놀라 떨어지고 말았네)
空有当年旧烟月,芙蓉城上哭蛾眉 공유당년구연월,부용성상곡아이(이욱李煜)
(옛날 연기와 달은 이미 간 곳 없고, 부용성에서 미녀는 울고 있네)
작가는 슬퍼하며 ⌜부용여아뢰⌟를 지으면서, 이런 부용화에 대한 시를 생각했을까?
홍루몽에 나오는 명언
관관상호官官相護(관리들끼리 서로 눈감아주다 / 관리들끼리 서로 비호하다)
[명언이 나오는 『홍루몽紅樓夢』 본문]
“如今就是鬧破了,也是官官相護的,不過認个承審不實革職處分罷.那里還肯認得銀子聽情呢.老爺不用想,等奴才再打聽罷.” (第九十九回)
[해석문]
“지금 잘못되었다고 하더라도, 관리들이란 서로 눈감아주기 마련이니까, 심사를 부실하게 했다고 하더라도 기껏해야 면직 처분이나 받고 말 것입니다요. 어찌 자기가 돈을 받아먹고 청탁을 들어줬다고 인정할 리가 있겠습니까요. 그러니 나리께서는 그런 생각하지 마시고, 소인이 다시 자세히 알아보겠으니 기다리십시오.” (제 99회)
[명언고사]
가정賈政은 강서양도아문江西糧道衙門 직분을 맡고 있었다. 그날 그는 관공서에서 한가하게 앉아 있다가, 탁자 위에 형부刑部에서 보낸 공문이 있는 것을 보고 들춰봤더니, 바로 설반薛蟠이 장삼張三을 때려서 죽게 만든 사건에 관한 것이었다.
가정은 설이마薛姨媽의 부탁을 받고 지현知縣에게 잘 봐달라고 청탁을 했으므로, 만약 상주한 것에 대해 재심리를 하게 되면, 자기도 연루될 것이므로 아무래도 마음이 심히 불안했다. 곧바로 다음 공문을 열어보기가 망설여지면서도, 그냥 이리저리 다 뒤적였는데, 내내 그에 관한 내용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마음속에 의구심이 생긴 그는 더욱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렇게 그가 안절부절 못하고 있을 때, 도성에서 그를 따라 온 하인 이십아李十兒가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이십아가, “나리, 관청官廳으로 어서 나오시랍니다. 절도사 나리의 아문衙門에서 벌써 이고二鼓까지 쳤습니다”라고 아뢰었다.
넋을 놓고 있었던 가정이 말을 미처 못 알아듣자, 이십아는 또다시 말씀을 드렸다. 가정은, “이걸 어쩐다지?”라고 말했다.
눈치 빠른 이십아는, “나리, 무슨 걱정거리가 있으십니까?”라고 묻자, 가정은 관보를 읽은 내용을 이야기했다.
“나리 마음 놓으십시오. 만약 부部에서 그렇게 처리 했다면, 설薛 나리께 이롭게 해준 셈입니다. 제가 도성에 있을 때 듣기로는, 설 나리가 술집에서 여자를 몇 사람이나 불러 술에 만취해서 말썽을 일으킨 적이 있었는데, 멀쩡하던 조아槽兒를 때려죽였다고 합니다. 제가 듣기로는 그때 설반 서방님은 그 일을 지현知縣에 부탁했을 뿐만 아니라, 또 가련가璉 서방님한테도 부탁해서 많은 돈을 써서 각 관아와 소통하여 무사히 뜻대로 보고서가 올라갔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형부刑部 안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지금 잘못되었다고 하더라도, 관리들이란 서로 눈감아주기 마련이니까, 심사를 부실하게 했다고 하더라도 기껏해야 면직 처분이나 받고 말 것입니다요. 어찌 자기가 돈을 받아먹고 청탁을 들어줬다고 인정할 리가 있겠습니까요. 그러니 나리께서는 그런 생각하지 마시고, 소인이 다시 자세히 알아보겠으니 기다리십시오.”
홍루몽이야기
『궤획사姽婳詞』는 조설근曹雪芹 자신의 시詩일까?
조설근曹雪芹의 시詩적 재능은 우인友人들에게 자못 칭찬을 받았지만, 『홍루몽紅樓夢』 이외에, 그의 우인 돈민敦敏의 『비파행전기琵琶行傳奇』에만 그의 시작품 두 구절이 남아 있을 뿐이다:
白傅詩靈應喜甚백전시령응희심(백부 시령이 매우 즐거워하며)
定教蛮索鬼排場정교만소귀배장(교만하고 무식한 귀신에게 겉치레를 시키네)
『홍루몽』에 나오는 시사곡부詩詞曲賦의 수량이 적지는 않지만, 그러나 그것들은 홍루몽에 나오는 인물을 위한 의작擬作이다. 예를 들면 우둔한 폭군 설반薛蟠의 노래는 조설근 자신의 시라고 할 수는 없겠다.
一个蚊子哼哼哼일개문자형형형(모기 한 마리가 앵앵앵),
两个苍蝇嗡嗡嗡양개창승옹옹옹(파리 두 마리가 붕붕붕)
그러나 천천히 읽어서 제 78회에 이르게 되면, 소설의 짜임새나 분위기와 필치와는 모두 심히 조화되지 않는 『궤획사姽嫿詞』(궤획姽嫿은 여성이 얌전하고 아름답다, 여성의 행동이나 태도가 음전하다의 뜻)가 돌연 우리의 눈앞에 뛰어든다.
바로 전회前回인 제 77회의 제목은, “俏丫鬟抱屈夭風流초야환포굴요풍류, 美憂伶斬情歸水月미우령참정귀수월”(예쁜 시녀(청문)은 풍류의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요절하고, 예쁜 방관은 정을 끊고 수월암水月庵으로 출가하네)이다.
보옥寶玉이 영국부榮國府에서 쫓겨난 청문晴雯을 몰래 병문안을 갔다가, 죽어가는 그녀와 이별을 하는 것과, 또 연극배우 방관芳官, 우관藕官, 예관蕊官 등도 영국부에서 쫓겨나 수월암水月庵으로 출가한 일이 쓰여 있다.
이어서 제 78회에는 보옥이 죽은 청문을 추도하기 위해 쓴 뢰誄(죽은 사람의 덕행과 공과를 열거하여 시호를 평정評定하는 조문) “痴公子杜撰芙蓉誄치공자두찬부용뢰”(다정한 공자는 청문에게 부용뢰芙蓉誄를 바쳤네)가 나온다. 사건의 줄거리와 그 경위와 분위기 등 글이 모두 거침없고 처음과 끝이 일관되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는데, 난데없는 『궤획사』 한 편이 끼워져 있으니, 이상하지 않은가?
『궤획사』를 읊은 일은 청대淸代에 많이 있는데, 예를 들면 임운명林雲銘의 『읍규루선고挹奎樓選稿』, 진유송陳維崧의 『부인집婦人集』, 왕사진王士禛의 『지북우담池北偶談』과 포송령蒲松齡의 『요재지이聊齋志異』 등이 있는데, 한때 문인들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
대략을 말해 보면, 명대明代 말년에 산동성山東省 청주靑州 형왕부衡王府에 임사랑林四娘이라는 이름의 애첩이 있었는데, 모든 첩들을 인솔하여 무술연습을 시켰다. 형왕衡王이 전사하자, 임사랑은 첩들을 이끌고 도적들을 토벌하다가 자신의 몸을 희생했다. 어떤 첩들은 조난을 당해 죽기도 하고, 또 어떤 첩들은 불행하게 요절했다.
그런데 어떤 학자가 역사적 사실로 따져보니, 형왕은 떠돌이 도적떼에게 죽은 것이 아니고, 명숭정明崇禎 15년(1642년)에 청군淸軍이 샛길로 산동山東 지역의 40여 성을 기습했을 때에 죽었다고 하는데, 상당히 도리에 맞는다고 하겠다.
그런데 그 당시 사람 양사총楊士聰의 『옥당회기玉堂薈記』에 기재된 내용은 이러하다.
“靑州被圍,衡王號泣召各官,出金銀于庭,恣其所用,靑州得以無事”
(청주가 포위되니, 형왕은 통곡하며 대신들을 소집하여, 조정의 금은을 필요한대로 써서, 청주는 무사했다)
『옥당회기』는 명나라 숭정 16년(1643년)에 쓴 것인데, 명나라가 아직 멸망하지 않았을 때이고, 숭정 15년에 아직 점령당하지 않았던 청주靑州의 성城에 청군이 샛길로 산동을 기습한 일이 발생한 것을 쓴 것이다. 그래서 그 당시 형왕은 아직 죽지 않았을 것이고, 만약에 죽었다면, 나라가 멸망한 숭정 17년(1644년)일 것이다.
그리고 청淸나라의 왕사진王士禛의 『지북우담池北偶談』에도, “몇 년이 되지 않아 나라가 격파되어, 북으로 갔다”라고 기재 되어 있는데, 형왕이 명나라가 멸망할 때에 청군에게 포로가 되었거나 북쪽으로 도망한 것을 암시하는 듯하다. 당시를 전하는 말들이 분분함을 알 수 있다.
위에서 말한 배경을 근거로 하여, 대담하게 추측해 볼 수가 있다. 명나라에서 청나라로 바뀌는 사이에, 산동성山東省 청주에 있는 형왕부에 임사랑이라는 첩이, 역사상으로 행동을 일으킨 일을 제목으로 한 것이 여러 가지로 전해내려 오고 있는데, 줄곧 문인들이 그 내용을 글로 쓴 것이다.
조설근의 선조 신변에도 이와 같은 문인들이 적지 않아서, 혹시 이 제목으로 읊은 것이 전해 내려와서, 정말로 조설근으로 하여금 한 수 짓게 했을지도 모른다. 조설근은 『홍루몽』을 창작할 때에 아쉬워서 버릴 수 없는 지난 일을 작품 중에 써넣었는데, 그 예로 제 15회에 나오는 조그마한 촌의 고이姑二 처녀의 일을 들 수 있다. 이렇게 소설의 줄거리와는 연관이 없는 것은 설명이 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우리는 『궤획사』를 조설근 자신의 시라고 말할 수 있을까 없을까?
임사랑과 관련지어서 읊은 것은 적지 않은데, 다만 『궤획사』와 관계가 가장 밀접한 전기傳奇인 『궤획봉姽婳封』을 일부 소개한다.
전기의 작가 양은수楊恩壽는 자가 봉해蓬海, 호는 탄원坦園이고, 별호는 봉도인蓬道人으로, 호남성湖南省 장사長沙 사람이다. 저술로는 『탄원육종坦園六種』이 있는데, 『궤획봉』은 그 중의 하나로, 제목은 “賢籓王死配忠臣廟현번왕사배충신묘,女將軍生膺姽婳封여장군생응궤획봉”이고, 극 전체는 6막이다.
작가는 말하기를, “궤획姽嫿에 이르면, 『홍루몽』을 보면, 전부가 자허오유子虛烏有(자허오유子虚乌有는 한대漢代의 사마상여司馬相如의 『자허부子虚赋』에 나오는 이름으로, 자허子虚선생과 오유烏有선생임)이다. 독자들은 차례로 그것을 감상하면서, 사실을 증명하지 않아도 좋다”라고 했다.
그런데 왕선겸王先謙은 서문序文에서, “속송사한담續宋稗之閑談에는 명번明藩의 유사遺事를 기재했다. 임사랑이 밖에 둔 그 가족은, 황가黄家에서는 사랑四娘으로 부른다”고 지적해서 말했다. 그래서 역시 명말의 형번衡藩의 일로 생각된다.
홍루몽에 나오는 명언
회광반조回光返照(사람이 죽기 전에 정신이 잠깐 맑아지는 현상)
[명언이 나오는 『홍루몽紅樓夢』 본문]
黛玉閉着眼靜養了一會子,覺得心里似明似暗的.此時李紈見黛玉略緩,明知是回光返照的光景,却料着還有一半天耐頭,自己回到稻香村料理了一回事情. (第九十六回)
[해석문]
대옥黛玉은 잠시 눈을 감고 조용히 있었는데, 마음속은 만감이 교차하는 것을 느꼈다. 이때 이환李紈은 대옥이 약간 호전된 것 같은 모습을 보고, 분명히 회광반조回光返照의 광경이라고 확신했지만, 반나절이나 더 기다리면서 이리저리 추측을 하다가, 일을 처리하러 자기 처소 도향촌稻香村으로 돌아왔다. (제 96회)
[명언고사]
보옥寶玉이 결혼하는 그날, 대옥은 낮에 이미 정신이 혼수상태에 빠졌지만, 숨은 아직 끊어지지는 않았는데, 이환李紈과 자견紫鵑의 비통함은 이루 다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밤이 되자, 또 정신이 든 대옥은 겨우 눈을 떴는데, 더운 물을 마시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이때 자견과 이환만 곁에 있었다. 자견은 곧 배즙을 탄 계원탕桂圓湯 한 잔을 작은 은수저로 두세 번 떠먹였다.
대옥黛玉은 잠시 눈을 감고 조용히 있었는데, 마음속은 명암明暗이 교차하는 것을 느꼈다. 이때 이환李紈은 대옥이 약간 호전된 것 같은 모습을 보고, 분명히 회광반조回光返照(해가 질 때, 빛이 반사되어 하늘이 잠시 밝게 비나는 현상 / 사람이 죽기 전에 정신이 잠깐 맑아지는 현상 / 사물이 소멸되기 전에 잠시 왕성해지는 현상)의 광경인 것을 직감했다. 반나절을 실마리를 가지고 이리저리 추측하다가, 일을 처리하러 자기 처소 도향촌稻香村으로 돌아갔다.
대옥은 자견의 손을 끌어당겨서 그녀에게 자기의 영구를 본적지로 보내달라고 당부하더니, 또다시 혼절하고 말았다. 마지막에, 대옥이, “보옥오빠, 보옥오빠, 잘 지내......”라고 절규하며 말을 채 다 하지도 못하고, 그만 숨이 끊어져 저 세상으로 가고 말았다.
홍루몽이야기
청문은 죽어가면서 자신의 손톱과 입고 있던 붉은 비단 적삼을 왜 보옥에게 주었을까?
조설근曹雪芹이 창작한 소설 『홍루몽紅樓夢』 제 77회에서, 보옥寶玉은 이홍원怡紅院에서 쫓겨난 청문晴雯이 병이 위중하다는 말을 듣고 병문안을 간다.
병이 중해져서 방구들의 삿자리에 누워 죽어가면서, 청문은 이 치정공자痴情公子 보옥를 향하여 속마음을 털어 놓는데, 나중에는 가위로 파같이 가느다란 왼손 손톱 두 개를 자른 것과, 또 속에 걸치고 있던 붉은색의 낡은 비단 적삼을 벗어서, 모두 보옥에게 주었다.
청문의 이런 거동을 어떻게 볼 것인가? 청문과 보옥의 관계는 순결했는데, 청문은 보옥을 향하여 억울함을 호소했다.
“단지 한 가지, 저도 죽는 것을 원하지는 않아요: 제가 비록 다른 애들보다 약간 낫게 생기기는 했지만, 남다른 생각을 가지고 도련님을 어떻게 해보려고 꾀이려 하지 않았는데, 어째서 제가 여우같다고 단언하시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정말 인정할 수 없어요!”
마치 이 말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작가는 등고낭燈姑娘이 몰래 보옥과 청문이 하는 얘기를 엿듣게 안배하고는, 최후에는 등고낭을 나타나게 하여 증명하게 한다.
“내가 들어오면서 창밖에서 자세히 들었는데, 실내에는 단지 당신들 두 사람뿐인데, 만약에 남녀관계를 가졌다면, 어찌 언급을 하지 않았겠어요? 뜻밖에 당신들 두 사람은 아직도 깨끗하군요.”
5 년이 넘게 함께 생활하는 동안에 청문은 보옥에 대하여 내내 사적인 감정이나 남모르는 생각을 품은 적이 없었다. 단지 그녀는 억울함을 품고 요절하게 될 때에야, 그녀는 평소에 동정하고 애호하고 존중하던 보옥을 향해 열화와 같은 애정을 폭발하여, 손톱을 자르고, 적삼을 벗어 주는 거동을 했던 것이다.
이것은 그녀가 보옥을 사랑한다는 것을 표명했을 뿐만 아니라, 그녀를 학대하는 어두운 세력에 대한 규탄과 투쟁도 나타내고 있다. 그녀는 보옥을 향하여 이렇게 말했다.
“돌아가서 그들이 보고서 물어보면, 거짓말 할 필요 없이, 바로 제 것이라고 하세요.”
그녀는 공연히 실제와는 다른 터무니없는 명성을 위하여 사랑의 내용을 충실하게 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청문의 가지고 있는 기개 있는 애정인 것이다.
손톱을 주고 붉은 적삼을 주면서, 재자가인才子佳人(재주가 출중한 남자와 용모가 아름다운 여자)이 하는 방식에 사로잡히지 않고, 비열하고 저속한 음란함이 없이, 솔직하고 비장한 장렬함이 매우 많았다. [출처] 작성자 중국 문화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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