硏究篇---綜合文學

‘역사가 된 신화’를 시작하며

一字師 2023.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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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된 신화를 시작하며

 

 

아주 먼 옛날, 나라가 생기기도 전, 우주에는 거대한 달걀모양의 존재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속은 상반되는 음()과 양()의 기운이 서로 뒤섞여 완전한 혼돈상태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다양한 물질들과 에너지의 상호작용으로 반고(盤古, pán gǔ)라고 불리는 털 많고 뿔 달린 거인이 잉태됐다.

 

반고는 만 8천 년간 잠을 자며 성장했다. 그러던 그가 어느 날 갑자기 잠에서 깼다. 그런데 눈을 떠보니 주위엔 칠흑 같은 어둠만 있을 뿐이었다. 그는 또 귀를 기울여보았지만 불안한 적막만 흐를 뿐, 주위환경이 무척 어지럽고 음울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엄청난 알

당황한 반고는 마법의 도끼를 강하게 휘둘러 달걀을 깨트렸다. 그러자 우레 같은 소리를 내며 알이 둘로 쩍 갈라졌다. 천천히 음양이 분리되기 시작했다. 모든 어둡고 무거운 것들은 전부 아래로 내려와 땅을 형성했고, 남아있는 밝고 맑은 부분은 위로 올라가 하늘을 만들었다.

 

하지만 갈라진 둘이 다시 합쳐질까 염려가 된 반고는 그 둘이 다시 붙지 못하도록 그 사이를 떠받쳤다. 하루하루 시간이 갈수록 하늘은 3미터씩 높아졌고, 땅은 3미터씩 두꺼워졌다. 그리고 반고 자신도 벌어진 사이를 떠받치기 위해 3미터씩 커졌다.

 

참 외롭고 고된 일이었다. 그래도 이 성실한 거인은 657만 일, 그러니까 자그마치 만 8천년 동안 두 영역이 안정된 것이 확실해질 때까지 쉼 없이 버티고 또 버텼다. 그리고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쓰러져 숨지고 말았다.

 

극한의 희생

반고가 지쳐 쓰러진 후, 놀라운 변화가 발생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내뱉은 숨이 바람이 되고 구름이 되었다. , 목소리는 우르릉 쿵쾅 천둥소리가 되었다. 그의 왼쪽 눈은 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이 되었고, 오른쪽 눈은 어슴푸레 빛나는 달이 되었다. 머리카락과 수염은 은하수를 가득 메운 별이 되었으며, 팔과 손과 발은 큰 산이, 혈관에 흐르는 피는 강줄기가 되었다. 그의 살은 비옥한 토양이 되었다. 뼈는 값비싼 보석과 광물이 되었고, 치아와 손톱은 반짝이는 금속이 되었다. 피부의 솜털은 무럭무럭 자라 무성한 초목이 되었다. 그리고 지치도록 일하며 흘린 땀방울은 인간 세상에 내린 비가 되었다.

 

어떤 이들은 반고는 죽었지만 그의 정신은 사라지지 않고 인간으로 변했다고 한다. 이는 인간이 만물의 영혼이라는 고대 중국인들의 믿음을 설명한다.

 

반고는 온 일생을 다해 세상을 창조했고, 온 몸을 바쳐 그 세상을 풍부하게 하고 아름답게 만들었다. 반짝이는 천체가 밤하늘을 빛내고, 산과 강과 동식물들이 대지를 메운다. 그리고 알에서 나온 거대한 신 반고는 이제 아무데도 없다. 그렇지만 또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다.

 

고대 중국은 신과 인간이 공존하던 땅으로 신성한 문화가 창조된 곳이다. 때문에 초기의 중국역사와 신화는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새로운 코너 역사가 된 신화시리즈는 놀랄만한 중국 신화 속 주요 인물을 소개하는 시리즈물이다.

 

역사가 된 신화: 위대한 우()임금, 물을 다스리다

기원전 3천 년, 중원 땅에 대홍수가 들이 닥쳤다. 물이 범람하면서 골짜기에서 언덕 높이까지 온 땅이 물에 잠겼다. 해가 갈수록 집을 잃고 산으로 피신 가는 백성 수는 늘어만 갔다.

 

참모들의 간언이 끊이지 않자, () 임금은 먼 친척인 곤()에 명을 내려 홍수를 다스리도록 했다. 곤은 홍수를 막기 위해 9년 동안이나 둑과 제방을 쌓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수위는 갈수록 높아졌고 물을 막을 방법이 없어 보였다.

 

그 사이 요 임금은 나이가 들어갔고, ()을 후계자로 선택했다. 왕위를 계승한 순은 곤이 물을 다스릴 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곤의 관직을 박탈하고 같은 자리에 그의 아들 우()를 임명한다.

 

헌신

치수를 맡은 우는 부친이 썼던 종전 방식을 완전히 바꾼다. 우는 출중한 보좌관들을 데리고 직접 여기저기 온 나라를 다니며 지형을 익히고, 수위를 측정하고, 물길을 살폈다. 우는 일반 백성들과 함께 강 바닥을 파냈다. 물길을 열어 물이 바다로 흘러 나가도록 한 것이다. 또 수로 체계를 만들어 밭에 물을 댈 수 있도록 했다.

 

우는 이 일을 13년 간 꾸준히 해나갔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우가 흙탕물에서 계속 일하다 보니 다리 털이 모두 빠져버렸다고 한다. 또 뜨거운 햇살 아래서 장시간 일해 피부는 짙은 갈색이 되었고, 강바닥 파내는 일을 너무 오래하다 보니 굳은 살로 인해 손 모양이 일그러져 버렸다. 하지만 13년 간 쉼없이 계속된 노력에 2대에 걸쳐 계속된 물난리를 해결할 수 있었다.

 

전설에 따르면 우는 결혼한 지 4일 만에 임무를 맡아 집을 나섰다고 한다. 온 나라를 다니는 동안 세 번이나 집 가까이 갔지만 집에 들르지 않았다. 가족을 만나는 일로 작업이 지연될까 걱정했던 것이다. 갓 태어난 아들의 울음소리를 들었을 때조차 말이다.

 

사람들은 우의 헌신을 높이 존경했고 그에게 위대한 우, 대우[大禹]라는 호칭을 붙였다. 순 임금 또한 우의 헌신에 깊이 감명했고 우에게 왕위를 물려줬다. 위대한 우 임금은 중국 역사 최초로 국왕 통치 방식을 정립하여 왕조를 설립했는데, 바로 하나라[夏朝].

 

고대 중국은 신과 인간이 공존하던 땅으로 신성한 문화가 창조된 곳이다. 때문에 초기 중국 역사는 신화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새로운 코너 역사가 된 신화는 중국 신화 속 주요 인물을 소개하는 연재물이다.

 

역사가 된 신화: 네 개의 얼굴을 가진 황제(黃帝)

중화 민족의 시조는 헌원 황제(軒轅 黃帝)로 알려져 있다. 황제는 먼 옛적 중국 땅을 다스린 최초의 통치자다. 황제의 통치 시기는 황하 기슭에 사는 부족들을 통일해 하나의 조정을 세웠던 기원전 2697년부터 시작된다.

 

황제는 한 번에 사방을 살펴볼 수 있는 네 개의 얼굴을 가졌다. 또 황제가 어디를 가든 동물들이 그를 따랐다. 도가의 수행자였던 황제는 나중에 왕위를 물려주고 국사를 신하들에게 맡긴 후 그토록 바랐던 깨달음을 구하고자 떠난다. 마침내 그는 도를 얻었고 모든 백성들이 직접 볼 수 있도록 대낮에 용을 타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이것이 바로 환상과 역사가 만들어 낸 황제(黃帝)에 대한 전설이다. 황제는 통치자이자, 발명가, 나라를 세운 시조, 그리고 도가의 신선이었다. 현대 학자들은 전설이 역사에 편입되면서 황제가 마치 실존 인물인 것처럼 그려졌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고대 중국 학자들은 황제를 역사적 실존 인물이 전설이 된 경우라고 적고 있다.

 

그렇다면 황제는 전설적인 중화민족의 시조였을까? 자신의 딸이자 가뭄의 여신인 발()과 함께 바람과 비의 신을 물리친 전설의 인물이었을까? 아니면 여러 왕국 사이 교류의 길을 텄던 인물로 현재 산시성에 묻혀 있는 옛 통치자? 아니면 고대에 최초로 기록된 도가 수행자의 한 사람이었나?

 

어쩌면 황제는 이 모든 것의 어디쯤에 있을 것이다. 전설에 따르면 황제는 신하 예수(隸首)를 시켜 계산법을, 창제(倉頡)를 시켜 가장 오래된 한자 체계를 만들도록 했다. 그의 첫 부인 누조(嫘祖)는 비단과 양잠법을 알아냈다. 네 번째 부인 모무는 거울을 발명했다.

 

황제 자신도 달력과 나침반 등 생활에 유용한 수많은 발명품을 만들어냈다. 2006시즌 션윈무용 우렁찬 북소리는 황제가 북을 발명한 전설을 바탕으로 창작되었다. 당시 북은 악기이자 전쟁 도구였다. 우렁찬 북소리는 군사들의 사기를 높였고 적의 대열을 흩뜨려 놓았다. 전설은 또 자신의 군대가 흔들리고 있을 때 황제는 거문고를 닮은 고금(古琴)을 만들어 군인들을 위로했다고 한다.

 

고대 중국에서 음악과 약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 때문에 황제가 여러 저서 중 특히 의학서인 황제내경의 저자로 알려진 것도 놀랄 일은 아니다. 황제내경은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의학서로 여겨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황제가 중화민족의 시조임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증거가 있다. 중국의 위대한 역사가 사마천은 황제가 25명의 아들을 두었으며 이 중 14명이 황제의 성을 이어받았다고 했다. 이 아들들은 이후 수천 년 간 황하에 살면서 중국의 혈통을 이루었다고 사마천은 기록했다.

역사가 된 신화: 옥토끼의 전설

하얀 털이 복슬복슬 귀여운 옥토끼는 보통 토끼가 아니다. 동양 전설에서 달에 사는 옥토끼는 신비하고 놀라운 존재다. 불로장생의 영약을 만드느라 늘 바쁘지만 한가할 때면 월궁에 사는 아름다운 달의 여신 항아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추석의 유래를 전하는 여러 전설 중에 항아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그렇다면 항아의 벗에 대해서는 무슨 이야기들이 있을까?

 

동아시아 지역에서 옥토끼는 널리 알려진 문화적 상징이다. 각 나라마다 옥토끼에 대한 각기 다른 이야기들이 전해진다. 이 중에는 중국 불교에서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다.

 

옥황상제가 굶주리고 가난한 노인으로 변해 원숭, 수달, 자칼, 토끼에게 음식을 구걸했다. 원숭이는 나무에서 과일을 따서 모았고, 수달은 물고기를 잡아 왔다. 자칼은 도마뱀과 응고된 우유를 훔쳐왔다. 하지만 토끼는 풀 한 움큼을 겨우 모았을 뿐이었다. 사람이 풀을 먹을 수 없다는 것을 안 토끼는 자신을 희생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는 노인이 피운 불 속으로 뛰어 들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토끼는 털끝 하나 타지 않는다. 이때 노인이 갑자기 옥황상제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토끼의 이타적 희생에 깊이 감동한 옥황상제는 토끼를 달나라로 보내 불멸의 옥토끼가 되게 한다.

 

이 신비로운 옥토끼가 바로 2014년 션윈 무용극 손오공이 두꺼비 요괴를 제거하다에서 데뷔했다. 작품에서 덩치 큰 못된 두꺼비가 당승을 잡아 먹으려 한다. 손오공이 나타나자 두꺼비는 하늘을 날아 달나라 궁전, 월궁에 숨어들어간다. 거기서 두꺼비는 옥토끼가 방아를 찧으며 불로장생의 영약을 만드느라 바쁜 모습을 보게 된다.

 

달의 여신 항아가 나타나 옥토끼를 찾자 숨어 있던 두꺼비가 옥토끼로 변신한다. 그리고는 영약을 부상당한 다리에 바르고는 옥토끼의 절굿공이를 무기로 삼고자 훔쳐서 달아난다. 사악한 두꺼비가 이제는 무장까지 한 채 달아나자 사태는 더욱 나빠진다. 다행히 손오공은 요괴 변신술을 꿰뚫어 보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손오공이 결국 두꺼비를 물리치고 절굿공이를 옥토끼에게 돌려주면서 사태가 마무리된다.

 

달을 보면 옥토끼가 방아 찧는 모습이 보인다고 전해진다. 옥토끼는 단순히 하얀 털이 복슬복슬한 귀여운 토끼만이 아니라 이타, 헌신, 희생의 상징이다. 어쩌면 이 때문에 옥토끼가 달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지구 어디에 있든 항상 올바름과 자기희생이라는 가치를 올려다볼 수 있도록 말이다.

 

다음번에 달을 바라볼 때 타인을 위해 자기 이외에는 줄 것이 없었던 옥토끼를 떠올려보면 좋겠다.

 

고대 중국은 신과 인간이 공존하던 땅으로 신성한 문화가 창조된 곳이다. 때문에 초기 중국 역사는 신화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새로운 코너 역사가 된 신화는 놀랄만한 중국 신화 속 주요 인물을 소개하는 연재물이다.

 

신화이야기: 용왕

옛적 중국은 신과 인간이 공존하며 신성이 깃든 문화가 탄생했던 땅이었다. 그래서 초기 중국 역사는 신화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새로 시작되는 연재물 신화이야기(Myth-istory)’는 중국 전설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을 소개하기 위해 기획됐다.

 

. 중국 전설에서 용은 갖가지 모양과 크기로 묘사된다. 착한 용이 있는가 하면 사악한 용들도 등장한다. 용들은 하늘 높이 날아오르기도 하고 바다 깊숙이 들어가기도 한다. 봉황과 어울리고 여의주를 갖고 놀기를 좋아하며, 지혜, 황제를 상징하는가 하면 인간 세상 너머에 존재하는 세계를 상징하기도 한다.

 

중국의 착한 용들은 9가지 동물의 특성을 지니는 상서로운 존재다. 또 다양한 초능력을 갖고 있는데, , , 바람, 눈을 다스리고 육· · 공 모두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변신을 하고 구름을 몰고 오는 등 갖가지 능력을 보유했다.

 

이제 곧 소개하겠지만 용왕들은 새우 군사, 대게 장군, 거북이, 잉어를 자기 휘하에 두고 있다.

 

용왕에 대해 알아보기

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드넓은 대양에서 작은 개울, 폭포, 심지어 우물까지용이 관할하고 있다. 전설에 따르면 세상을 창조한 여와는 4마리 용에게 대륙을 둘러싸고 있는 사해를 다스리게 했다고 한다. 그후 용왕들은 해저에 위치한 수정궁에서 궁중 회의를 가졌다.

 

수정궁은 육지에 건립된 황궁을 본뜨긴 했지만 이국적인 바다의 특색을 함께 담고 있다. 마노 보석으로 장식된 거대한 문을 지나면 반투명인 수정궁이 나타난다. 무지개 빛 대합과 성게들이 비스듬한 지붕을 장식하고, 돋을 새김을 한 용 장식이 진주가 박힌 기둥을 감싸고 있다. 용왕은 화려한 보석 장식을 한 옥좌에 앉아 바다를 다스린다. 전복이 깔린 길은 분홍빛 산호가 가득한 정원으로 통하고 사치스러운 해초 잔디는 물결을 따라 항상 흔들린다.

 

동해, 서해, 남해, 북해의 용왕들은 사람 몸에 용 머리를 하고 황포를 입고 나타난다. 용왕들은 사해 바다와 그곳에 사는 생명들을 지키는 수호자이다. 천상에 사는 옥황상제의 명을 받아 육지의 날씨와 비를 다스린다.

 

많은 역사서들이 사해 용왕들에 대해 전하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이야기들은 봉신연의(封神演義)와 서유기(西遊記)에서 찾아볼 수 있다.

 

책에 따르면

거의 매년 이 책들에 등장하는 일화가 션윈 무용작품의 소재가 되어 왔다. 하지만 원전의 이야기는 어떤 무용극으로도 담아내기 어려울 만큼 아주 자세하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하지만 좋은 점은 모든 이야기가 신성이 깃든 중국의 전설에서 나왔고 모두가 하늘, , 바다를 아우르는 하나의 환상적인 이야기로 귀결된다는 점이다.

 

무대를 넘어

션윈 2016년 작품 용궁의 보물을 빼앗다에는 동해 용왕이 등장한다. 장난기 많은 우리의 주인공 손오공이 특별한 무기를 찾아 나선 것이다. 원로 원숭이가 손오공에게 동해 용왕이 좋은 물건을 갖고 있다고 알려준다. 바다로 간 손오공은 용궁에서 한바탕 소동을 벌이고는 결국 6톤이 넘는 여의봉을 얻어낸다. 그리고는 재빨리 화과산 폭포 뒤에 숨겨진 자신의 동굴로 돌아간다.

 

이것이 이야기의 끝? 사실 그렇지는 않다. 원문을 보면 손오공은 여전히 만족할 줄 몰랐다. 완벽한 무기를 얻자 이제는 한술 더 떠서 그에 걸맞는 갑옷까지 요구한다. 손오공이 계속 조르자 용왕은 종을 울리고 북을 쳐 다른 바다를 다스리는 자신들의 형제 용왕들을 불러들인다. 용왕들은 결국 황금으로 만든 갑옷, 봉황의 날개가 달린 투구, 연꽃 구름 위를 걷는 신발을 주었다. 사치스럽고 눈부신 것들이었다. 그제서야 이 버릇없는 원숭이가 물러난다.

 

4번째 제자

션윈 작품 손오공이 세상에 나오다’, ‘손오공이 저팔계를 굴복시키다’, 그리고 서유기(西遊記)’는 모두 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세 제자들이 어떻게 당승 현장법사를 따라 불경을 구하는 신성한 여정에 합류하게 되었는지를 그리고 있다. 그런데 고전 소설에서 현장법사 일행은 또다른 조력자를 만나게 되는데 백룡마이다.

 

관음보살이 현장법사를 호위할 인물들을 구할 때 서해 용왕의 셋째 아들이 처형될 위기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부왕이 귀하게 여기는 진주를 실수로 깨뜨렸기 때문이다.

 

관음보살은 이 열의 없는 녀석을 말로 변신시키고는 여행이 끝나면 원래 모습으로 되돌려 놓고 풀어주겠다고 약속한다. 나중에 이 용왕자가 변한 말은 신기한 물 속에 몸을 담갔고 마침내 뿔이며 금빛 비늘, 은빛 수염을 되찾고 멋진 칭호까지 하사 받는다.

 

얼음의 왕이 구하다

용왕들이 손오공, 현장법사, 그리고 그의 일행과 화해를 한 후에는 몇 번이나 이들 일행을 구해준다. 한번은 일행이 사자산에서 요괴들에게 잡혀 커다란 솥에 처넣어졌다. 현장법사의 살점을 먹으면 영생을 얻는다는 말 때문에 가는 길마다 그의 살점을 탐하는 온갖 요괴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다행히 손오공은 얼음과 눈을 다스리는 북해 용왕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었다. 신비로운 구름을 타고 날아온 용왕은 차가운 바람으로 변해 활활 타는 불 속에서 당승 일행을 빼내어 요괴의 저녁식사가 될뻔한 위기에서 이들을 구출한다. 하지만 서역으로 가는 길에 이들의 시련은 계속된다.

 

바다를 뒤흔들고 난 후

션윈 2014년 무용극 중국 신화에 등장하는 범상치 않는 아이- 나타(哪吒)’는 봉신연의에 등장하는 100여개 이야기 중의 하나에 바탕을 두고 있다. 몇 번의 반전이 있는 후에 나타가 사악한 용을 죽이고 그 용이 알고 보니 동해 용왕의 아들로 밝혀지면 극은 막을 내린다.

 

그런데 원전에서 이야기는 계속된다. 용왕과 그의 형제 용왕들이 나타가 사는 마을을 홍수로 쓸어버리겠다고 협박을 한다. 그리고 이 일을 옥황상제에게 고해 나타 가족으로부터 보상을 요구하겠다고 한다. 양심에 가책을 느낀 이 슈퍼보이는 모두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희생한다. 나타의 효심에 감동한 용왕은 복수심을 거두고 수정궁으로 돌아간다.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마침 한 도인이 연꽃즙으로 나타를 부활시키고 더욱 강력한 힘까지 부여한다.

 

항아분월(嫦娥奔月)

후예(后羿)9개의 태양을 쏘아 떨어뜨렸다는 이야기는 산해경(山海經)’회남자(淮南子)’에서 볼 수 있다. 전설에 따르면 요()임금 시대에 하늘에 10개의 태양이 나타나 강과 바다가 마르고 풀과 나무가 메말랐으며 각종 괴수들이 나타나 사람을 잡아먹었다고 한다.

 

10개의 태양은 본래 모습은 모두 삼족오[三足烏 다리가 세 개 달린 신조(神鳥)]로 천제(天帝)의 아들이었다. 천제는 하계(下界) 중생들이 도탄에 빠진 것을 보고 후예를 세상에 내려 보냈다. 예가 활을 이용해 9개의 태양을 쏘아 떨어뜨리고 또 사람을 잡아먹는 각종 괴수들을 죽이자 대지는 다시 생기를 되찾고 백성들도 편안히 생업에 종사할 수 있었다.

 

천제는 원래 예를 보내 자신의 아들들에게 교훈을 주려 했으나 예는 오히려 10명의 아들 중 9명을 쏘아 죽였다. 비록 만백성을 구원하긴 했지만 방법이 적당하지 못했기 때문에 천제는 후예의 선적(仙籍)을 박탈하고, 아내 항아와 함께 인간세상으로 쫓아냈다.

 

후예의 아내 항아(嫦娥)는 세속에서 살면서도 늘 천상의 생활을 동경했다. 후예 또한 모든 인간의 운명인 죽음을 피하고 사랑하는 아내와 천상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마침내 후예는 천신만고 끝에 서왕모(西王母)를 찾아가 선약(仙藥)을 구해왔다. 서왕모는 후예에게 약을 주면서 두 사람이 나눠먹으면 불로장생할 수 있고 한 사람이 혼자 먹으면 하늘을 날아올라 신선이 될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항아는 혼자 선약을 먹고는 월궁(月宮)으로 날아갔지만 그곳에서 줄곧 고독하게 살아야 했다. 후예는 속세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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