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里眼---名作評論

홍루몽 제6권 리뷰6

一字師 2023.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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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 제6권 리뷰6

 

                                                                           图片来源 | 红楼梦 - 堆糖,美图壁纸兴趣社区

 

그동안 카리스마를 한껏 발휘하던 왕희봉이 제 화를 이기지 못하고 몸져눕고 만다. 시녀들과 하인들은 아마도 숨죽여 웃었을 것이다. 깐깐한 주인이 당분간은 자신들을 호되게 다루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껏 여유를 부리고 기고만장해 있었는데 만만하게 생각한 어린 탐춘 아가씨에게 된통 당한다. 그래서 역시 사람은 잘 나갈 때 겸손해야 한다고 했던가. 아무튼 한 때 잘 나가가던 영국부는 이제 서서히 저물어 가는 해와 같은 모습이다.

 

계속되는 흉년으로 인해 각 지방에 있는 영지에서 올라오는 소작료 수입은 해마다 줄고 있었음에도 여기 저기 대소사에 쓰는 지출은 늘어나기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부의 남자들은 태평스럽기만 하다. 틈만 나면 여색을 탐하고 놀고먹는데 세월을 허송한다. 답답하기 짝이 없는 남정네들의 모습이다. 그에 비하면 이 집안 여인들은 좀 나은 편이다. 물론 자신들의 앞가림 밖에 생각할 줄 모르는 갇혀 사는 새와 같은 신세지만 말이다.

 

한심한 것은 보옥이란 녀석이다. 나이는 날로 먹어 가는데 철이 들기는커녕 염세와 응석받이만 늘었다. 제깟 녀석이 인생을 안다면 얼마나 안다고 공부에는 뜻이 없고 누이들 치맛폭에 싸여 산다. 나약하고 눈물 많은 대옥과는 서로 마음을 속 시원하게 털어 놓지 못하고 애만 태운다. 영악한 시녀들은 그 눈치를 채고 놀려 주기까지 한다. 한마디로 집안은 망해가는데 긴장하는 이는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마치 폭풍우가 몰려오기 전날 고요함 같은 느낌이 든다.

 

홍루몽! 왜 마오쩌뚱(毛澤東)이 5번이나 읽었는지 그 이유를 알 만하다. 홍루몽은 등장인물이 많은 만큼 에피소드도 매 회마다 새롭게 생겨난다. 보옥이 넘어졌어도 하나의 에피소드로 대부인, 왕부인, 희봉 모두가 몰려와 보옥을 걱정해주고 습인등 아가씨들 역시 보옥의 걱정을 하며 하나의 이야기로 형성이 되니. 말그대로 일상, 사소함, 사람 사는 냄새가 가득한 정겨운 마을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마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큰 것 같지만.

 

언뜻보기에는 우리네 모습과 같이 명절을 보내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비슷해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상은 그렇질 못한다. 그 삶과 서민들과 같다 말한다면 유노파가 당장이라도 튀어나와 호통을 칠 것 같다 이말이다.

 

명절을 보내고 밤 잔치를 열고, 희봉과 대부인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돌아가는 듯 싶더니 희봉이 유산을 해 몸져 누으면서 이야기는 또 다른 사람이 바톤을 받아 전혀 다른 이야기로 흘러간다. 영민한 탐춘의 활약으로 희봉의 빈자리를 조금씩 채워가기 시작한다. 희봉이 그간 살림살이를 맡아 고생했었다면 이제부터는 희봉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것이리라.

 

보다 보면 조금은 그 정서와 맞지가 않달까? 오죽하면 '옥'이란 이름을 붙였겠냐만은. 보옥이 엎어져도 대부인이 뛰쳐나와 손주 손을 붙잡고, 어머니가 눈을 까뒤집고 달려오는 것 같으니. 하긴 내가 그 시절을 살아온게 아니니 완벽하게 이해를 할 순 없는게 아닌가. 대옥이 임씨집안으로 다시 갈지도 모른다는 자견의 말에 울다 병까지 난 보옥을 보니, 철이 없다고 해야할지 아니면 순수하다고 해야할지 갈피를 잡기가 힘들다. 잠시 보옥과 이름과 외모가 같다는 도련님이 나오는데 꿈결처럼 흐지부지 흩어지더라. 방대한 양인만큼 많은 스토리가 있고, 각 회마다 사소한 일들이 꼬리를 물듯이 일어나 늘 그 뒤가 궁금해진다. 아, 오늘은 무슨 일이 있을까? 어쩌겠는가. 다음권을 볼 수 밖에.

 

5권까지 읽고 잠깐 뗐다 읽기 시작한 6권이 어색할까봐 조금 걱정이 되었다. 웬걸,,,기우였다. 책은 바로 어제 읽은것처럼 친숙하게 다가왔고 많은 사람에게 두루 읽히는 명작이라 역시 다른가..하는 생각을 했다.

 

6권도 역시 사람들간의 대화며 다툼이며 오해며 그걸 해결하는 방법이며 여러가지가 나와있어서 흥미롭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줄기는 중국의 명절이 아니었나 싶다. 우리나라도 옛부터 명절 설과 대보름 추석을 크게 지내지만 점점 변해 대보름은 사실 작게 지나가고 그 의미만 되새기게끔 되었는데 중국은 그렇지 않았다. 설도 큰 명절로 분주하고 떠들썩하고 너도나도 모두 즐겁게 보내지만 보름후 오는 대보름도 매우 크게 생각하고 즐기는 장면이 인상깊었다. 집안에 가장 큰 어른부터 가장 어린 아이까지 그 밖에 시녀, 할멈등 집안일을 돕는 사람들까지 모두 큰 격식을 가지고 차별하여 대하기 보다는 제 할 몫을 다하면서도 서로간이 즐거운 명절을 만끽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떠들썩하고 즐거운 명절 뒤엔 국상이 생겨 제를 받드는 중국인들의 모습까지... 혼인도 미루고 연극놀이를 즐기며 떠들썩한 모든걸 얼마간 금지시키는 중국..모든 일이 다 대단스러운 중국이 아닐 수 없다.

 

6권은 여태까지의 다른 권보다도 더욱 중국의 색깔이 짙은 것 같았다. 거북스럽지 않게 읽어나가면서 군데군데 감탄하고 재밌어하는 내 모습이 신기하다. 청문이 아파 계속 약을 지어먹었지만 병은 여전히 낫지 않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청문은 보옥을 위해 추아를 내쫓고, 공작털 외투를 기워 준다.

 

병이 깊어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보옥을 위한 마음 씀씀이가 눈물겨워 진다. 비록 보옥을 위한 중한 일은 아니다 하나... 보옥도 이런 마음을 아는지 지극히 간호하고 다행히 청문의 병은 점점 호전되어 간다. 이어 53회부터 많은 페이지를 중국의 명절 풍습으로 할애하고 있다. 섣달 그믐날 녕국부에서 가묘에 제례를 지내고, 대보름날 영국부에서 잔치를 벌인다.

 

사치와 화려함의 극치... 돈을 안 쓰면 안달하는 사람들처럼 어마어마한 비용을 쏟아부으며 연회를 베푼다.

 

중국은 명절이 우리네보다 훨씬 긴 걸로 알고 있다. 흠냐! 그런데... 그 중에서 큰광주리에 돈을 한가득 담아 뿌리는 장면은 가장 압권이었다. 그렇게 흥청망청 쓰다니... 결말을 아는 사람으로서 부담이 간다.

 

명절병인 걸까? 너무나 무리한 탓에 희봉은 자리에 몸져 눕게 되고 결국 유산을 하게 된다. 언제나 안방마님처럼 굳건하게 있을 것 같은 희봉이... 아...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젠 달콤함이 다 한 걸까? 집안의 몰락을 예견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해 진다.

 

희봉이 몸져 눕자 집안 일을 맡게 된 탐춘의 영민함이 발휘된다. 집안의 사정을 알아 씀씀이를 줄이고, 이로운 일로 폐단을 줄이는 등 현명하게 살림을 처리해 간다. 우와... 꼭 예전의 희봉을 보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런 탐춘의 현명함에도 불구하고 집안에는 내분이 들끓고, 그로 인해 얼룩진 우환이 드리워진다. 시기와 질투, 다툼 역시 이 곳에서도 존재한다.

 

한편, 주인공인 대옥과 보옥. 이둘의 진행이 더디게 보이지만 대옥이 떠난다는 자견의 거짓말에 보옥은 몸져눕게 되고, 결국 거의 반 광인 상태까지 이르며 대옥 또한 그런 보옥을 걱정하는 등 보옥과 대옥은 서로에 대한 감정만 깊어간다. 이제 정혼 시기를 앞둔 보옥과 대옥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해진다. 음...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소설의 백미는 재미다. 그러한 면에서 홍루몽의 재미는 가씨 집안을 중심으로 대관원에서 거처하는 보옥을 비롯한 자매들이 흥미진진하게 제공한다. 한 사람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드라마가 아닌 모두가 주연이며 실질적인 홍루몽의 주인공들이다.

 

이러한 상황은 가씨 집안의 큰 행사인 가묘의 제에서고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섣달 그믐날 녕국부에서 지내는 가묘의 제는 중국 귀족 사회의 실질적인 풍토와 풍습을 세세하게 설명해주는 좋은 배경을 보여준다. 하나에서 열까지를 일일이 챙기고 가르쳐야 하는 부인들의 역할과 각자 정해진 바에 의해 소심을 다하는 보옥을 비롯한 자매들의 역할들은 예전에 볼 수 없었던 홍루몽의 또 다른 상황의 전개를 맛보게 해준다.

 

가씨 집안엔 한명의 귀족에 수 명의 하인들이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도와주는데 보옥을 돌보아주는 습인, 청문들을 비롯하여 탕아, 영아등 수 많은 시녀들이 등장한다. 특히 그들을 어려서부터 키워온 노파들은 이제 나름의 기세를 펼 모양으로 희봉이 아픈 틈을 타 노름이나 거드름을 피우기 시작한다.

 

가씨 집안의 문제는 모든 권력(?)이 희봉에게 집중되어 있다는 것인데 매사에 철두철미하고 시녀들에게 강한 인상을 풍기는 희봉은 자신의 화에 그만 병이 나고 만다. 왕부인은 그러한 전후 사정을 챙기고 이환을 비롯한 탐춘에게 희봉의 일을 맡기는데 나이 어리고 유약한 이들은 얕잡아보고 시녀들은 그들에게 예전과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지만 영민한 탐춘은 그러한 낌새를 알아차리고 폐단을 없애고 슬기롭게 일을 처리해 나간다.

 

홍루몽의 처음 시작을 알리는 글귀에서 금릉십이채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보옥을 비롯한 가씨 집안의 귀족들의 행동은 곧 홍루몽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세세하게 묘사 된다. 그들의 모습과 인격 심지어는 품성까지를 견주어 앞으로의 상황을 예견하게 하는데 큰 틀을 잡아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사에 소소한 일은 없을 것이다. 특히 홍루몽을 리드하는 줄거리는 곧 인간사의 이야기를 말해주고 다난한 중국의 생활상을 이야기 해주고 있다. 이제 다음 권을 기대해 본다.

 

보옥과 대옥이가 참 질기게도 연이 길다^^사실 이 두사람의 이야기만 쭉 이어진다고 해도 재미질텐데 워낙 녀남이 많이 튕겨 나오는지라 쉴새없이 내맘은 바뻐졌다.하인들 이름조차 보석이다ㅎ 익숙해진 등장인물들은 역시 희봉과 보옥,대옥,탐춘,보채 정도이고 나머진 이상하게 조연급 같다는 느낌이 드는건 왜일까? 잔치에 들어가기전 매무새를 단정하며 묘사돼는 옷들과 장신구 그리고 음식들의 준비과정과 많은수가 반복 되거나 등장인물등이 과하게 내뱉는 말들에 재미를 느꼈다.행동도 물론 난 이들의 행동거지와 삶을 보면서 배울거라곤 관계속에서 익숙해진 뻔뻔함이랄까? 아양도 떨고 눈치도 주고 받고 집안을 위해 희생하거나 권위의식으로 도배를 한 맘을 갖거나...

 

앵아에게 정이가는 대목이 산꽃들을 꺾어 깜찍한 꽃바구니를 만들어 대옥이에게 주는 맘이 참 뭐랄까...고왔다.이름에 맞는 행동이지 않은가?앵아...근데 대옥이가 꽃을 받아들고서 하는 말이 "산보"를 하려던 참이야...여기서 일본식 표현 보"보다는 "산책"이라는 표현을 썼으면 좋았을것을...아쉬운 대목이었다.

 

다른 장에서도 그렇듯 서서히 사람이 몰리면서 여자들의 다툼이 시작된다. 춘연의 어머니는 방관의 일때문에 화가 나있던터라 울화가 치밀어 올라 딸의 뺨을 후려갈겼다.경박한 갈보년들을 따라 배우냐면서 버들가지로 때리는 모습이 참...발단은 앵아의 장난삼아 한말이 점점 큰화를 만든것이다.춘연의 이모가 버럭 화가 춘연의 어머니까지 건너간 것이다.한급 높은 시녀들을 미워했고 권세가 있었기 때문에 쉽게 덤빌수 없었지만 또 그만큼 화가 났기 때문에 그런것이다.더구나 우관이까지 그자리에 있어서 더 홧덩이가 커진것이다.

 

계급이 계급인지라 습인게까지 하소연하는 모양새가 어찌나 측은하던지..적선을 해달라고까지한다.이건 아닌데~상전과 아랫것들의 구도가 볼만하다.싸가지 없지만 베푸는 미덕을 발휘하며 체면치레하고 위신을 세운다.격식에 어긋나는 시녀들의 행동과 격식을 중요시하고 결벽증 환자라고 할만큼 이것저것 따지는 귀부인들과 대립은 어쩔수 없는 것이지만 이런게 알콩달콩 섞이는게 사람사는것 같다.

 

제사준비에 바쁜 가진이 물목을 보고나서 오진효를 불렀는데 도대체 이양반의 성정은 알수가 없다.땅바닥에 머리를 조아리며 인사를 하는 오진효를 보며 부축해 일으키게 하면서 건강걱정까지 하는 말을한다.여기까지는는 참 되먹은 사람이구나 했다. 그러나 작황이 좋지않아서 많이 댈수가 없다고 하자 무슨 수작이냐며 난리다.돈많고 높은 지위에 있을수록 상대방을 더 배려하고 그래야 하는데 기상악화로 어쩔수 없다는 말에도 게의치 않는 싸가지...홍루몽에는 이런 인물들이 즐비하다.각각의 심리와 묘사를 잘만봐도 수백사람을 사귈수 있다.

 

홍루몽은 볼거리가 특히 많은데..이번 6권에서 또한 화려한 볼거리를 빠뜨리지 않고 제공한다. 설날과 정월대보름..잔치가 많았다. 그 화려함은 말할 것도 없고..여기에서도 어김없이 사치와 낭비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 중에서..큰 광주리에...돈을 한가득 담아 .. 뿌리는 장면이 있는데...헉 ...이러다가..정말..남는 게..없지 싶다. 그리고 시끌벅적한 명절이 다지나고 나서..희봉은 자리에 몸져 눕게 되는데...그것보다 더 큰일은 너무나 무리한 탓에...희봉은 결국...유산을 하게 된다. 그리고, 자견은 보옥에게 장난을 치는데..."대옥이 내년쯤에 집으로 돌아간 다는 말을 듣고 보옥은 충격에...거의 실성한 듯...몸져 눕게 되고...대옥 또한.. 이번 6권에서는 거의 몸이 아파 누워있다. 조금씩...대옥에 대한 보옥에 감정이 깊어짐을 엿볼수 있으나..아직까지..잔잔하게..조금씩... 아주 미묘하게 감정이 드러남을 볼수있다. 그리고 이번 권은 거의 명절 잔치분위기와 탐춘의 시대?라고 보면 된다. 탐춘이라는 캐릭터가 긍정적으로..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고. ...비중도 좀 있었다. 살림꾼 희봉이 몸져 누운 탓에.. 왕부인 자신이 집안의 큰일을 맡고..집안의 자질구레한 일들은 잠시 이환에게 맡기도록 하였으나..이환은 덕은 있으나 수완이 부족한 사람이라.. 아랫사람들이 주인을 얕보고 제멋대로 구는통에...왕부인은 다시 이일을 희봉의 병세가 호전될때까지..이환과 함께 하도록 탐춘에게 맡기게 된다.

 

예상외로...탐춘은 어린나이인데도 불구하고..영민하게...일을 처리해나간다. 지금까지 해왔던.. 폐단들을 하나씩 신속하게...똑부러지게..없애나간다. 이로운일로 더욱 노력하는 모습이 좋게보였고..탐춘은 실력을 톡톡히 발휘한다. 이제 이야기의 중반부(6권) 까지 왔는데...처음엔...등장인물들이 많아서... 뭐..아직 한참 남았지만..뒤에..가계표 보느라 정신없었는데.. 이젠 어느정도 성격과 스토리가 파악되고....큰 사건..갈등등... 크게 상황이나 변함은 없으나..잔잔하게.. 각 인물마다.. 그리고 조금씩 한권씩 가다보면..나름..비중이 좀 있는 인물들의 자세하게 캐릭터를 묘사해놨으며.... 비록 대옥과 보옥..이둘의 진행은 많이 더뎌 보이나...등장인물..들이 많은데...이들 각각의 캐릭터를 개성 있게 잘 표현해놓은 것에...신기하고..놀라울 따름이고.. 글을 읽는재미가 더해지는 것 같아..날마다 홍루몽 읽을 생각만 하면... 즐겁고..빨리 읽고 싶단 생각밖엔 안든다.매번...나오는 시 또한 감칠맛 나게 잘 쓰여져 있어.. 시 읽는 재미또한 솔솔하다..

 

요새 홍루몽에 푹 빠져지 낸다고 해야하나. 참 많은 이야기를 지나쳤다라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중반이다. 아직도 갈 길이 바쁘다. 회가 더하면 더할수록, 느껴지는 거지만. 정교하고 사실적이다라는 것 굉장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구운몽과 조금 비슷한 내용이면서, 남녀 가옥과 보옥이 관계가 궁금하고, 조금 더 자극적이면 하는 맘도 잇긴 하나, 그래도, 맘에 드는 것 한 가지는 남녀사랑이 주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집안 곳곳, 전체적인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어 좋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설날과 정월 대보름 잔치이야기가 잔뜩이다. 물론, 큰 집안이어서 그런지, 사치스럽기까지 한. 화려하고, 아- 돈을, 뿌리는 장면에선, 조금, 씁쓸하기도 하면서 부럽기도 하고, 그 시대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았다. 부와 권력이 슬픈 단면의 모습에, 있는 자와 없는자. 그때의 시대배경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교과서 같기도 하고, 그 시대 그 사회를 떠올려 보는것 또한 중간 중간 등장하는 시를 읽는 재미와 더불어서, 홍루몽을 읽는 재미에 포함이 될것이다.

 

또한, 궁금하면 다음회를 보시라~이 고전문체 속에, 다음에 이야기를 상상하느라 머리속이 어지럽고 바쁘기만하다. 머리가 아파오기 전에 얼른 7권을 펼쳐들어야겠다.

 

홍루몽 대단원의 중반으로 들어선 이번 권은 특히 중국의 명절풍습이 자세히 나와 있어 그에 관련한 사료로서의 가치가 대단하리라 여겨진다. 제사의 순서뿐 아니라 사람들의 위치와 상에 오른 음식과 정당의 장식, 그리고 제를 지내기 전,후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상세히 묘사하고 있어 후세사람들이 재연하기에도 수월할 뿐더러 중국고유의 양식을 지키고 알리는데도 큰 도움이 될것이다.

 

그리고 6권의 이야기들은 아마 홍루몽 12권 중 소란스러운 이야기들을 뽑으라면 세손가락안에 꼽히지 않을까 한다. 호랑이없는 곳에 토끼가 왕노릇하려든다고 어른들이 자리를 비운새에 다들 긴장이 풀려 여기저기서 들고일어나는 기싸움들이 대단하다. 사실 이 소란들은 6권의 마지막부분에 가서야 국상으로인해 생겨난 것인데 이번 권을 생각해 볼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일이 되었으니 그 정도를 짐작할 수 있으리라. (나는 어찌나 정신이 없던지 '배가 산으로 가는구나' 싶었다 ㅡㅡ;) 하지만 이 아수라장속에 또 빛나는 존재를 발견할 수 있으니, 이름하여 탐춘! 그녀는 은근한 카리스마로 사람들을 휘어잡고 시끄러운 가씨집안을 꾸려나간다.

 

점차 홍루몽을 읽어갈수록 보옥, 대옥, 보채같은 주인공들이 큰 줄거리를 끌어나가면 각권마다 부각되어지는 인물들이 그들을 도와 이야기를 밀어주면서 홍루몽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활들을 하고 있는것이 보인다. 그래서 자칫 긴 호흡으로 심심해 보일 수 있는 강줄기를 이곳 저곳에서 모여드는 샛강과 시내들이 합쳐져 더욱 풍성하고 쉴 새없이 재미있게 만든다고나 할까.

 

7권에선 또 누가 새로운 별이 될 것인지 다음을 기대하시라~ 사람은 혼자 있을 때 누구도 신경쓰지 않고 자유로이 행동한다. 둘셋이 있을 때, 적당히 신경쓴다. 그리고 하나의 집단이 되면 예와 다른 사람의 눈을 신경쓰기 시작한다. 하물며 다른 사람들이 우러러 보며, 3대가 함께 사는 대가문이야 오죽할까. 신경써야 할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예식과 상차례, 옷차림, 말투, 글짓기 능력까지 골고루 갖춰야 아랫것(본문에서 쓰기를;;)들에게 우습게 보이지 않는다. 그런 허례허식 속에서 살다보면 얼마나 갑갑할까. 하지만 보옥은 당시 사회상을 파격적으로 깨뜨린다. 보통 그 안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은 그 폐해를 잘 알지 못하는데 보옥은 어렸을 적부터 그 태생만큼이나 특이한 사고관을 가지고 있었다.

 

이를테면 이런 것들. '남편이 아내를 잃었을 때 후처를 맞지 않으면 안 될 사람이 있거든. 그런 사람은 반드시 후처를 취하는 게 옳은 일이야. 다만 고인을 잊지 않고 있다면 그거야말로 정분이 두터운 거지. 만일 덮어놓고 죽은 사람에 대한 의리 때문에 재취를 하지 않고 일생동안 홀로 지낸다면 그건 예가 아니거니와 죽은 사람도 도리어 불안을 느끼게 될 거란 말이야.'

 

이 말을 들은 보옥은 이렇게 말했다.

"하늘이 이미 저런 인간을 내놓았을 진대 무엇 하려고 또 나같이 못난 추물을 만들어 세상을 더럽히는 걸까?" 이런 파격적인 사고관을 가진 보옥은 자신을 추물이라 생각한다.

 

비록 한 몰락해가는 큰 가문의 이야기지만, 나는 여기에서 하나의 큰 중국을 볼 수 있었다. 작가는 약간 다른 사고관을 가지면, 추물이 되는 중국사회를 비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작은 물줄기가 모이면 강이 되고 강이 모이면 큰 바다가 된다. 보옥의 파격적인 생각들 - 수염달린 추물들이라 남자를 칭하는 것이나, (중국도 지금까지 남아를 선호한다.) 벼슬자리 하나 얻는 것이 세상의 전부 인양 난 척하는 것들, 짝이 죽으면 평생 홀로 지내야 하는 어그러진 세상의 법도... 가문이 쇠퇴해가는 데도 여전히 흥청망청 돈을 써대는 어리석은 무리들. 시대의 변화에 적응해 나가지 못하는 소위 말하는 귀족이라는 것들에서 나는 작가의 비판정신을 엿본다.

 

이제야 이 긴 이야기 속에서 작가가 하고 싶은 얘기가 무엇이구나, 하는 감이 잡힌다. 내가 엿본 이 비판정신은 이야기 속 일부에 불과하다. 7권이 기대된다.

 

홍루몽 6권에서 주요 사건은 정월 대보름을 맞이하여 영국부에 대대적인 잔치를 하게되고, 희봉이 몸이 아픈 사이에 이환과 탐춘이 집안일을 맡아 보게 된다. 이 때, 탐춘은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로운 일로 폐단을 없애려고 노력하게 되고, 실력을 발휘한다. 또한 보옥이 대옥이 집으로 돌아갈 꺼라는 자견의 농담에 진실로 믿고, 병이나게 된다. 보옥은 대옥에 대한 애정이 실로 커지고 있는 듯 하다. 그리고, 연극하는 아이들이 대관원에 들어오게 되는데, 양어머니들과 문제를 일으켜 집안을 시끄럽게 한다.

 

6권에서도 역시 큰 일은 없었지만, 영국부의 회계를 담당하던 탐춘과 일행의 이야기를 보면, 쓰임은 많고, 들어오는 돈은 점점 줄어드는 형편인 듯하다. 책을 읽다보면 여기저기서 아낌없이 돈을 주라고 하는 문구들을 많이 보게 된다. 체면을 위해서 많은 돈을 사용하고 있고, 시녀들에게도 생각보다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었다. 또한,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몇 백명은 족히 되니 매월 들어가는 돈의 양이 어마어마 한 듯 하다. 결국 영국부가 어려워지는 데, 이런 이유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 또한 주인들이 인심이 좋다보니, 꼭 많이 주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도 많이 주라고 하는 부분이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다.

 

또한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것 처럼, 사람이 워낙 많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작은 사건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게 된다. 6권에서는 대옥이 계속 아픈 상태이고, 보옥 또한 아프게 되고, 집안 어른의 생신도 두번이나 나오게 된다. 사람이 많다보니, 생일 잔치가 계속 되고, 정월 대보름의 잔치는 어마어마한 규모로 이뤄지게 된다.

 

젊은이들이 글을 읽는다던지 공부를 하는 장면은 많이 보이지 않고, 그저 무위도식하는 사람이 많은 듯 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들 혼인시기에 접어들면서 혼인이야기도 서서히 드러나게 되고.

 

6권이면 이미 반 정도를 홍루몽을 읽었다. 점점 읽으면서 결말이 어떻게 될지 점점 짐작이 되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본 홍루몽의 단점으론 사치스럽고, 스케일 큰 귀족들의 삶이 섬세하게 반영되고 있다. 절약할 줄 모르고, 즐기는 삶을 택한 영국부와 녕국부의 젊은 세대를 통해서 홍루몽의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는데, 몇몇을 제외하고 나면, 정말 미래가 없는 젊은이들인 듯 하다. 책의 결말이 좋지만은 않음이 예상되면서, 한심한 생각까지도 들게 되었다.

 

장점으론 함께 어울려사는 대가족제도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 할머니의 예쁨을 받는 손자와 작은 일부터 큰 일까지 의논할 상대가 곳곳에 있다는 생각에 가족의 소중함이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또한 계급이 뚜렷하지만, 주인들이 상상하는 것 만큼 냉정하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아프면 살뜰히 보살펴 주고, 가족행사에 이것저것 챙겨보는 등, 한 가족처럼 대해준다. 현명한 시녀들의 경우는 웬만한 사람들 월급보다도 훨씬 많이 받게 된다.

 

앞으로 펼쳐질 큰 줄거리는 짐작이 가는 것도 있지만, 역시 세세한 일들과 함께 뒷 이야기가 점점 궁금해진다.

 

이제 홍루몽 12권의 절반을 읽었다. 많은 인물들의 성격은 어느 정도 파악한 상태이나 아직까지 많은 이들의 이름이 헤깔린다. 중국의 문화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고 하는 이책의 모습속에 특별히 기억나는 것은 그들의 놀이 문화이다. 뭔가 특별한 날만 되면 가족 전체의 모임이 되고 연극을 즐기고 여인네들 또한 술을 즐기는 모습이 많이 비쳐져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젊은이들은 시짓기를 좋아하는 모습. 장례문화등 각각의 모습또한 기억이 새록새록 나기도 한다.

 

연초에 본 티비의 중국인들의 설 풍습을 본 기억이 난다. 일년동안 벌어서 연초있을 설에 모든것을 다 쏟아 붓는모습, 엄청난 양의 폭죽등. 정말 너무 한다 할 정도의 모습으로 즐기고 있었다. 그것을 보면서 정말 중국인들은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구나 했었다.

 

6권에서도 중국의 연말부터 정월대보름까지 즐기는 모습이 나온다. 일년농사를 지은 소작농들에게서 농작물을 받고, 손님이 찾아들고 여기 저기 집집마다 돌아가면서 음식을 먹으면서 즐기는 모습이 정겹기는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즐기다 보면 시녀들이 너무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 우리 며느리들은 그저 3일만 명절을 보내도 집에오면 축~~늘어지는 모습이니.....명절을 치룬후에 희봉은 무리한 탓인지 유산을 하게 되고 오랜기간 앓아 눕게 된다. 집안일은 탐춘과 이환이 왕부인을 돕게 된다. 탐춘의 영민함으로 이제껏 해왔던 폐단들을 하나둘 없앤다. 한편 대옥과 보채는 친자매간처럼 좋게 지내고 설부인은 이를 흐믓해 한다.

 

6권에서는 자견. 우관.앵아등 많은 이들의 시녀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불구경과 싸움구경이 구경중에 제일 재미있는 구경이라 하지 않았던가 시녀들의 시기와 질투 또한 6권을 읽는 재미이다.

 

7권은 뭔가 새로운 이야기가 나올듯한 느낌이 든다...

보통 대하소설이나 장편역사소설의 경우 큰 흐름이 있다. 이를테면 삼국지는 삼국의 기틀을 잡아나가는 과정이라던가, 여러번의 전쟁이라던가, 인물간의 갈등상황이라던가.. 아무튼 커다란 흐름과 결말을 향해 모든 사건들이 유기적으로 연관을 가지고 있다. 그런 작은 부분들이 모여 커다란 그림을 맞춰가는, 마치 퍼즐과 같은 것이 장편소설의 재미라고 하면 나름의 재미이다. 그런데 홍루몽은 6권에 이르는 지금까지 그런 흐름은 잘 보이지 않는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이 수십(혹은 수백)에 이르고, 또 그 중에 주인공이라 부를 수 있는 몇몇 사람들(가보옥, 설보채, 임대옥..)의 존재 역시 여타의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은(적어도 내가 느끼기엔 말이다.) 이 소설을 이해하는 데 더더욱 어려움을 가져다준다.

 

6권이면 12권에 이르는 전체 이야기 중 중간에 해당되는데, 역시 전체적인 흐름은 잘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일일연속극과 같이 매 회 새로운 에피소드가 등장하며, 또 그에 맞춰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고 있다. 물론 주요 인물들은 그 중심에서 활약하고는 있지만,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는 것에 맞춰 내 기억을 재 조립하는 것은 상당한 지적 고민을 안겨준다. (아.. 내 머리가 이렇게 나빴던가,.. 이 사람이 아들인가. 조카인가.. )하지만, 이 이야기에서 눈을 뗄 수 없는 것은 바로 그 이야기속에 나오는 에피소드들이 마치 존재하는 사건들처럼 다가오기 때문이다.

 

6권에서는 섣달 그믐을 맞이한 영국/녕국부에서 제례를 지내고, 잔치를 벌이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등장 인물들(대부분이 여인네들.)은 세상 물정과는 상관없이 화려하기만 한 잔치를 베풀고, 어마어마한 비용을 쏟아부으며 정초를 축하한다. 이는 앞으로 다가올 이 집안의 몰락을 역설적으로 예견하는 게 아닐까란 느낌이 든다. (역시 결론을 알고 보면 그런데까지 신경이 쓰인다..) 물론 인물들이 모두 못난 것은 아니다. 가탐춘은 폐단을 바꾸고자 노력하고, 설보채는 나름의 지혜로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또, 보옥은 따스한 마음가짐으로 법도를 어긴 아랫사람을 돌보아준다. 이렇듯 등장 인물들 중에 악인은 없다. 전형적인 선/악의 갈등은 여기에선 통하지 않는다.

 

56회에 탐춘이 집안의 사정을 논리적으로 분석하는 모습을 보인다. 지금 당장은 그나마 견딜만 하지만, 집안 씀씀이를 줄이지 않으면 큰 일이 생길것임을 암시하는 그 이야기들은 탐춘의 영민함을 이야기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결국 이 집안이 흘러갈 모습을 보여주는게 아닐까. (기실 이 집안에서 돈이 들어오는 구석은 설명이 거의 없고 매번 나가는 모습만 주로 언급된다.. 안 망하는게 이상할 정도다..)

 

57회를 보면 뜨끔한 부분이 등장하는데, 바로 자견이 보옥을 놀리는 장면이다. 대옥이 떠나갈 것이라는 말을 농으로 전하자, 보옥은 거의 실성을 해버린다. 물론, 금이야 옥이야 키운 보옥이니 그 집안은 난리가 나지만.. 여기서 앞으로 있을 보옥과 대옥의 슬픈 사랑이야기가 조금 짐작이 된다. 그 둘은 이미 너무도 서로를 연모하는 상태이며, 만일 둘 사이가 좋은 인연이 아닐 경우 아주 슬픈 상황이 벌어질 것임을 직감하게 하는 것이다. 실제로 벌어지지도 않고 그저 농으로 전해들은 이야기에 정신을 놓을 정도이니..

 

보옥의 연정은 어느새 저만치 커져 있다. 본인은 잘 느끼지 못할지 모르지만... 이미 주변 사람들도 다 알고 있을것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둘은 (보옥과 대옥은) 서로 이어지지 못한다. 기실 그들이 어떻게 헤어지고, 또 슬픔을 맞이하며.. 결과를 어떻게 보게 될 지.. 자못 기대가 크다. 이제 7권으로 가보자..

 

이번 책에서는 우리들의 일상을 되돌아보게 하는 스토리가 주를 이룬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함께 어우러져 맛있는 음식을 먹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것처럼 가씨네 풍습 또한 그러하였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이 명문가라고 해서 소위 우리들과 다른 명절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는 것. 여자들은 서로 어울려 연극을 감상하고 준비한 음식을 서로 나누어 먹으며 보내고 남자들은 그들끼리 술을 마시며 한때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명절을 보내면서 그들의 훈훈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명절 휴유증이 그들에게도 있을까. 문득 이런 우스운 생각을 해보게 되는데 역시 이들도 우리의 삶과 하등 다를 바가 없다. 일상으로 돌아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예상치 못한 일들이 연이어 벌어진다. 왕부인 네 일을 도맡아 해온 희봉은 아이를 유산하게 되고 어쩔 수 없이 갖가지 일들을 다른 이들에게 내맡긴다. 우리들의 삶 곳곳마다 도사리고 있는 일들은 중국 그네들의 삶에서도 여지없이 이어진다.

 

그간 잠잠하던 보옥과 대옥의 이야기는 어떻게 진전되고 있을까. 직접 내 귀로 듣고 보지 않은 것을 믿지 않는 나에게는 이해되지 않는 말이지만, 한 낱 가벼운 소문도 그 시대에는 큰 영향을 끼친 듯하다. 시녀의 말 한마디에 보옥이 병을 얻어 눕게 되고 마는 일이 생겼으니 어찌되었든, 말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이후의 이야기는 또 어떻게 진행될까. 중반부에 들어선 홍루몽의 다음편이 궁금해진다.

 

홍루몽 6권에서는 4, 5권에서 많이 했던 시회나 가족 나들이는 거의 없었다. 그 대신 명절을 맞아 가씨네 가족들이 명절을 보내는 모습이 나온다. 천자께 문안드리러 가고 가족끼리 모여 식사를 하고 연극을 보면서 지낸다. 그 모습들을 보면서 옛날 중국의 명문가 귀족들의 명절을 보내는 모습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여자들은 여자들끼리 연극을 보고 음식을 먹으면서 놀고 남자들은 그들끼리 술과 여자들을 불러다가 노는 모습을 보고 옛날 우리나라 사람들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도 그러하긴 하지만...

 

아무튼 명절 또한 호화롭게 보내고 나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무리를 해서인지 희봉이 유산을 하게 되고 몸져눕게 된다. 영국부 집안일을 다 해오던 희봉이 자리에 눕자 집안일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그 많은 일을 혼자 할 수 없던 왕부인은 이환과 탐춘에게 집안의 잡무를 처리하게 한다. 영민한 탐춘은 쓸데없는 곳에 돈이 낭비되는 것을 막고자 폐단을 없애고 그 과정에서 어머니인 조씨와 다투게 된다. 하지만 탐춘은 이환과 보채, 평아에 도움을 받아 대관원의 일과 여러 잡무를 잘 처리한다.

 

여기저기서 분주하게 보내고 있던 이때, 보옥은 대옥의 시녀 자견이 농으로 한 말을 듣고 병을 얻는데 그 말인즉, 대옥이 임씨 가문의 사람이기 때문에 곧 그쪽에서 대옥을 데려갈 것이라는 말이었다. 이 말을 믿은 보옥은 대옥과 헤어질 생각에 놀라 잠깐 동안 앓게 된다. 그리고 헛소리도 자주 해서 집안사람들을 놀라게 만든다. 이 장면은 보옥이 대옥에 대한 마음이 정말 진실하다는 것을 보여 주었던 대목이었다.

 

마지막 즈음에는 시녀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갑자기 불어난 시녀들 때문에 이름부터가 너무 헛갈렸다. 그리고 싸우고 험담하고 고자질하는 모습이 많이 나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종 그런 흉한 모습들을 서로 감싸주고 위로해주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 아무튼 홍루몽에서는 가씨 가족뿐만 아니라 시녀들까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다. 하지만 보옥과 대옥, 보채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질 않아 조금은 서운했다. 7편엔 그들의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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