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里眼---名作評論

원춘 등이 지은 등미燈謎 수수께끼 초롱에는 각각 어떤 우의寓意가 있나?

一字師 2023.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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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춘 등이 지은 등미燈謎 수수께끼 초롱에는 각각 어떤 우의寓意가 있나?

 

 

친정나들이 성친省親을 하고 궁궐로 돌아간 원춘元春은 정월 대보름에 사람을 시켜 수수께끼 초롱(등미燈謎)(등미灯谜는 음력 정월 보름이나 중추절 밤에 초롱에 수수께끼의 문답을 써넣는 놀이)를 하라고 아가씨들에게 보내왔다.

 

가모賈母는 매우 즐거워하며, 영춘迎春과 자매들에게 수수께끼를 맞춰보라고 하였다. 가정賈政도 가모를 즐겁게 하려고 그 자리에 참석하여 떠들썩하게 즐겼다. 작자 조설근은 이때의 등미놀이를 빌어서, 재차 작중인물들의 운명과 결말을 암시한다.

 

가모의 미어謎語(수수께끼)는 “猴子身輕站樹梢후자신경참수초”(원숭이가 몸도 가볍게 나무 끝에 서있다)이고, 그 수수께끼의 답은 여지荔枝이다.

 

“참수초站树梢” 즉 “입지立枝”(lìzhī)는 병음拼音​​(현대 중국어 음절 구성 규칙에 따라 자음과 모음을 조합하여 성조를 붙혀 한 음절을 구성함)이 “여지荔枝”(lìzhī)와 같다.

 

어째서 원숭이가 나무 꼭대기에 서있으면 옳지 않은 것인가? 지연재脂硯齋의 비어批語에는, “树倒猴子散수도후자산”(나무가 넘어지면 원숭이들이 흩어진다)라고 가부의 결말을 빗대어 표현한 것인데, “입지立枝”는 또 “이지離枝”(lízhī)의 발음에 가까워, 원숭이들이 나뭇가지를 떠나는 것이니, “나무가 넘어지면 원숭이들이 흩어진다”라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제 50 회에서 사상운史湘雲이 원숭이를 놀리는 말로 “名利猶虛,後事終難繼명리유허,후사종난계” (명예와 이익은 헛된 것이니, 후사를 잇기가 어렵다)라고 하였는데, “그 장난치던 원숭이가 꼬리가 잘려서 간 것이 아니던가”와 같이 관련지어서 본다면 더욱 그 의미가 심각하다.

 

가정의 미어는 “身自瑞方, 體自堅硬. 雖不能言,有言必應신자서방,체자견경.수불능언,유언필응”(몸은 상서롭고 네모지고, 단단하여 비록 스스로 말은 할 수 없으나, 할 말이 있을 때는 필히 응하고야 만다)인데, 답은 벼루이다.

 

앞의 두 마디는 벼루의 형체를 형용하고, 뒤의 두 마디는 벼루의 작용을 비유하였다. “필必”은 “필笔” 글자를 감춘 것이고, 벼루는 붓이 글을 쓸 수 있게 제공하여 주니, 그래서 “유언필응有言必應”이라고 한 것이다.

 

또 “연砚”(yàn 벼루)과 “험驗”(yàn 검증하다)의 병음으로 가모 등이 지은 등미놀이에 나오는 모든 예언의 말이 반드시 들어맞는 것을 가리키고 있다.

 

원춘의 미어는 “能使妖魔胆盡摧, 身如束帛氣如雷.一聲震得人方恐,回首相看已化灰능사요마담진최,신여속백기여뢰.일성진득인방공,회수상간이화회”(요마를 담대하게 쳐부술 수 있고, 비단 같은 몸매에 기세는 우뢰와 같다. 한번 소리치면 모두다 공포에 빠지지만, 고개를 돌려보니 이미 재로 변해 있구나)인데, 답은 폭죽이다.

 

첫 마디는 폭죽이 터지는 소리를 말하고, 두 번째는 폭죽의 형상과 제작에 대한 것이고, 세 번째 마디는 원춘이 황비皇妃가 된 것을 말하고, 네 번째는 원춘의 죽음이 내포되어 있다. 지연재의 비어에서는: “才得僥倖, 奈壽不長재득요행, 내수부장”(이제야 운이 트였는데, 수가 길지 못하네)라고 말하였다.

 

영춘은 주판(算盘)이라고 답을 했는데, 그 미어는, “天運人功理不窮, 有功無運也難逢, 因何鎭日紛紛亂, 只为阴阳数不同천운인공리불궁, 유공무운야난봉, 하진일분분란, 지위음양수불동”(천운을 타고난 사람은 업적이 적지 않은 데, 업적이 있으면서 운이 없는 것도 흔치는 않은데, 무엇으로 인하여 진종일 분란이 이는지, 다만 음양의 수가 다르기 때문이네)이다.

 

답으로 맞춘 주판은 현대인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물건인데, 점을 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점복술 중에는 주판으로 사람의 길흉화복을 추단하는 방법이 있는데, 타산자打算子라고 부른다.

 

영춘의 수수께끼의 대강의 뜻은, “천명天命의 안배와 인공人工의 추산推算 사이에는 이치가 무궁한데, 그러나 좋은 운명은 없으며, 추산을 더 이상 세밀하게 할 수는 없다. 이리저리 해봐도 결과가 왜 없는 것일까? 음양의 운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음은 여자를 가리키고, 양은 남자를 가리켜, 영춘과 남편이 맞지가 않음을 빗대어 보여주고 있다.

 

지연재脂硯齋는 비어批語에서: “此迎春一生遭際,惜不得其夫何!차영춘일생조제,석불득기부하!”(영춘의 이러한 일생의 처지는, 그 남편이 아껴주는 것을 얻지 못함에 있는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탐춘探春의 미어는, “階下兒童仰面時, 清明妝点最嵁宜. 游絲一斷渾無力, 莫向东風怨别離계하아동앙면시,청명여점최감의. 유사일단휘무력,막향동풍원별리”(계단 아래의 아이들이 위를 쳐다보니, 청명한 하늘 위에 점점이 찍어 아름답게 장식했네. 공중에 떠있던 실끈이 힘없이 끊어지니, 행여나 봄바람일랑 원망하지 말아라)이다.

 

독자는 곧 십이채十二釵의 한 사람인 그녀의 판결문 “清明涕送江邊望청명체송강변망”(청명한 날에 강변에서 눈물을 흘리며 환송하네)의 장면이 떠오르며, 연을 날리는 모습을 생각할 수 있다. 이 수수께끼의 답이 바로 연인데, 탐춘이 먼 곳으로 시집가는 것을 빗대고 있는 것이다.

 

지연재는 비어에서, “이것은 탐춘의 예언에 아주 알맞다”라고 말하였다.

 

석춘惜春의 수수께끼는, “前身色相總無成,不聽菱歌聽佛經. 莫道此生浸黑海, 性中自有大光明전신색상총무성,불청릉가청불경.막도차생침흑해,성중자유대광명”(전생에서 끝끝내 이루지 못하여서, 마름의 노래 대신 독경 소리를 듣는구나. 길이 없는 이생의 먹빛 바다를 원망하지 않으니, 타고난 성정이 대 광명을 품고 있구나)인데, 답은 불전佛前에 놓는 “해등海燈”이다.

 

해등은 불상 앞에 놓는 등으로 큰 사발이나 단지로 만든 기름등잔인데, 불상 앞에 켜놓는 것으로, 밤낮으로 켜놓고 끄지 않는다.

 

수수께끼의 대강의 의미는, 전생에서 속세에 연연하여 완성한 성과가 없어서, 이생에서는 다시는 음탕한 생활에 깊이 빠지지 않으려고 불문에 귀의하여 승복을 입은 것이다. 그녀의 일생이 캄캄하고 깊은 바다에 들어간다고 말하지 않은 것은, 불교 안에는 자연히 광명이 다 있기 때문이다.

 

지연재는 비어에서, “此惜春爲尼之讖也.公府千金至緇衣乞食,寧不悲夫!차석춘위니지참야.공부천금지치의걸식,영불비부!”(석춘은 비구니의 조짐이 있구나. 귀족 가문의 아가씨가 승복을 입고 시주를 하게 되다니, 어찌 슬프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보채寶釵의 수수께끼는, “朝罷誰携两袖烟,琴邊衾里總無緣,曉籌不用鷄人報,五夜無煩侍女添.焦首朝朝還暮暮,煎心日日復年年.光陰荏苒須當惜,風雨陰晴任變遷조능수휴양수연,금변금리총무연,효주불용계인보,오야무번시녀첨.초수조조환모모,전심일일복년년.광음인염수당석,풍우음청임변천”(아침에 두 소매로 향을 꺼주는 이 누구일까, 거문고 옆에도 이불 속 인연도 종내 없구나. 새벽이 온 것을 닭 울음으로 알릴 필요도 없고, 깊은 밤에도 하녀들을 번거롭게 할 것도 없구나. 날마다 시시때때로 제 머리를 불태우고, 날마다 세세년년 제 마음을 지지는구나. 세월은 유수와 같아 순식간에 흐르고, 풍우와 음지양지는 하릴없이 바뀌누나)이고, 답은 선향線香이다.

 

선향은 야간에 야경을 돌 때 사용하는 두 시간용으로 만들어진 일종의 향인데, 한 번 태우는데 두 시간정도 걸린다.

 

미면謎面(수수께끼 문제)는 첫 마디에서, 경향更香의 수를 헤아려보니 아침이 되었는데, 누가 소매로 경향의 불꽃을 꺼주겠는가? 은연중에 부귀영화가 지나가고 난 후에, 두 손이 다 빈 것을 빗대고 있다.

 

두 번째 마디는, 경향은 거문고를 탈 때 사용하는 것으로 냄새를 맡는 훈향薰香과는 다른데, 옛 사람들은 “거문고와 비파에 어울리고” 또 “은정恩情이 담겨 있어” 부부 애정의 형용에 자주 사용하는데, 여기서 거문고와 이불 속 인연은 모두 없다고 하였으니, 부처의 관계가 화목하지 못한 것을 보여준 것이다.

 

세, 네 번째 마디는 경향의 기능을 말하는데, 경향으로 시간을 잴 수 있으니, 닭이 새벽이 왔다는 것을 알릴 필요가 없고, 오경五更이 되어서 향이 소멸되었을 때에도, 시녀들을 더 이상 번거롭게 안 해도 되는 것이다.

 

다섯, 여섯째 마디에서는 경향이 연소되는 모양을 묘사하여, 주인공의 고뇌와 번민을 암시하고 빗대고 있다. 마지막의 두 마디는, 세월은 쉬 지나가는데, 경향은 날씨가 바람과 비와 맑고 흐림에 관계없이 변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다.

 

지평본脂評本에는 다만 일곱 수의 수수께끼만 있는데, 정고본程高本은 마지막에 대옥黛玉의 이름 아래에 보옥寶玉과 보채寶釵의 수수께끼 한 수가 더 있다.

 

보옥의 수수께끼 문제는, “南面而坐,背面而朝,象忧亦忧,象喜亦喜남면이좌,배면이조,상유역유,상희역희”(남쪽에 앉아, 북쪽을 향하고 있으니, 근심할 때는 또 근심하는 모양이, 즐거워할 때는 또 즐거워하는 모양이 보인다)이고, 답은 거울이다.

 

앞의 두 마디는 거울이 거울에 비치는 사람의 맞은편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뒤의 두 마디는 『맹자孟子·만장산万章上』에 있는 말인데, 순舜 임금이 그의 동생과 사이가 아주 좋아서, 동생이 근심하면 그도 근심하고, 동생이 즐거워하면 그도 즐거워했다고 한다.

 

여기에서는 거울 속에 비친 것과 거울을 비춰보고 있는 사람의 표정이 같다고 말하고 있고, 동시에 가보옥賈寶玉은 진보옥甄寶玉이 환신幻身한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보채의 수수께끼 문제는, “有眼無珠腹内空,荷花出水喜相逢。梧桐葉落分離别,恩爱夫妻不到冬유한무주복내공,하화출수희상봉.오동엽락분리별,은애부처부도동”(눈에 눈동자가 없고 뱃속이 비어 있는데, 연꽃은 물을 만나야 기쁜 것이다. 오동잎이 떨어져 이별하니, 사랑하는 부처는 겨울을 맞지 못하는구나)인데, 답은 죽부인이다.

 

죽부인은 여름에 서늘하게 하기 위하여 쓰는 도구로, 대쪽을 짜서 만드는데, 가운데는 비어 있고, 잠 잘 때에 껴안고 자는 것이다.

 

수수께끼의 첫 마디는 죽부인의 형상을 형용하고 있고, 두, 세 번째 마디는 그것은 여름에 사용하며, 날씨가 추워지면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고, 그래서 네 번째 마디에서 보채의 결혼 생활이 짧게 끝나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경진본庚辰本의 그 회回에는 비어批語 3 개가 들어있다.

하나는 “그 후에 깨지고 나서, 붙여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하나는: “보채는 수수께끼의 대답을 잠간 만에 적었다.”

하나는: “이 회는 작자 조설근이 완성하지 못하고 서거하고 말았으니, 안타깝도다!”

 

이 회의 원본이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는데, 보채의 시미詩謎(정본程本에서는 대옥이 지었다고 함)는 보충했지만, 보옥과 대옥의 시미는 미처 보충하지 못하고 작가 조설근曹雪芹이 서거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본문에서는 이어서 봉저鳳姐의 입을 빌려 보옥에게 이렇게 말한다.

 

“방금 내가 잊고 있었는데, 왜 나리는 안하시면서, 도련님께는 시미를 지으라고 종용하시는지, 이번에는 땀 좀 나겠어요.”

 

이것으로 보옥과 대옥의 등미가 없는 것을 알 수가 있는데, 나중에 다른 사람이 두 수의 시미를 보충하여 넣고 이 단락을 고친 것이다.

 

피리춘추皮裏春秋(입 밖으로 내지 않고 속으로만 하는 비평)

 

[명언이 나오는 『홍루몽』 본문]

 

寶釵接着笑道: “我也勉强了一首, 未必好, 寫出來取笑兒罷.” 說着也寫了出來. 大家看時, 寫道是: 桂靄桐陰坐擧殤, 長安涎口盼重陽. 眼前道路無經緯, 皮裏春秋空黑黃. 看道這里, 衆人不禁叫絶. (第三十八回)

 

[해석문]

보채寶釵도 웃으면서, “나도 억지로 한 수 짓는 것이라서 잘 된 것은 아니겠지만, 웃음거리나 안 되면 되지 뭐”라고 말하면서 써내자, 다 같이 감상했다. 모두가 보니, 쓴 내용은 :

 

桂靄桐陰坐擧殤계애동음좌거상 (계수나무 오동나무 그늘에 앉아 술을 마시는)

長安涎口盼重陽장안연구반중양 (장안 사람들 침을 흘리며 기다리네)

眼前道路無經緯안전도로무경위 (눈앞에 길이 막혀 씨줄 날줄을 알 길이 없는데)

皮裏春秋空黑黃피리춘추공흑황 (게딱지 뱃속에는 검고 노오란 장이 들어있네)

 

여기까지 본 사람들은 모두 칭찬해마지 않았다.

 

[명언고사]

사상운史湘雲은 가보賈母의 친정인 금릉金陵에서 대대로 공훈을 세운 사후史侯 집안의 아가씨로 어려서 부모가 다 죽어서 가모가 가르치며 키웠다.

 

그날 사상운은 우향사藕香榭 아래에 연회석을 마련하고 가모 등에게 계화桂..를 감상하라고 초대했다.

 

정오가 되었을 때, 가모가 왕부인王夫人, 왕희봉王熙鳳과 설이마薛姨媽 등을 데리고 오자, 함께 차를 마시고 나서 게 요리를 먹었다. 먹기를 마치고 손을 씻고 꽃을 구경하고 물속에 있는 고기들에게 장난을 치며 재미있게 즐기다가, 가모 등 어른들이 먼저 돌아가자, 상운 등은 시 짓기를 시작했다.

 

상운은 시제詩題를 쓴 다음에 벽에다 침으로 꽂아 놓고, 운韻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짓기를 마치고 옮겨 쓰고 나면, 다 같이 보고서 감상을 말하며 서로서로 칭찬을 그치지 않았다.

 

모두들 한참 논평을 하고 있을 때, 보옥寶玉이 또 오늘 먹은 게 요리와 계화에 대해서 시를 짓자고 하면서, 자신이 먼저 한 수를 써냈다.

 

대옥黛玉이 다 쓴 것을 본 보옥은 읽어보고 큰 소리로 좋다고 외치자, 대옥은 곧바로 찢어서 불태우면서, “내 것은 오빠 것만 못해서, 불살라버린 거예요”라고 종알거렸다.

 

보채寶釵도 웃으면서, “나도 억지로 한 수 짓는 것이라서 잘 된 것은 아니겠지만, 웃음거리나 안 되면 되지 뭐”라고 말하면서 써내자, 다 같이 감상했다.

 

“桂靄桐陰坐擧殤, 長安涎口盼重陽. 眼前道路無經緯, 皮裏春秋空黑黃.”

(계애동음좌거상, 장안연구반중양. 안전도로무경위, 피리춘추공흑황)

 

모두들 게 요리 시문으로는 최고의 수준이라고 칭찬을 그치지 않았다.

 

홍루몽에 나오는 명언

종령육수鍾靈毓秀(천지의 정기가 서린 곳에서 인재가 나온다)

 

[명언이 나오는 『홍루몽』 본문]

或如寶釵輩有時見機導勸,反生起氣來,只說:“好好的,一个淸淨潔白女兒,也學的沽名釣譽,入了國賊祿鬼之流.這總是前人無故生事,立言竪辭,原爲導後世的須眉濁物.不想我生不幸,亦且琼閨秀閣中亦染此風,眞眞有負天地鍾靈毓秀之德!” (第三十六回)

 

[해석문]

간혹 보채寶釵 또래가 기회를 틈타서 권고했지만, (보옥은) 오히려 화를 내며 투덜대기만 했다.

 

“예쁘고 깔끔하고 순결하게 생긴 아가씨도 명예를 낚으려는 기풍이나 배워서, 나라의 도적이나 봉록만 타먹는 그런 부류에 빠져들었단 말이지. 이것이야 말로 옛사람들이 쓸데없이 일을 만들어서 언사를 내세워 견지하여 후세의 수염 달린 남자들을 오도한 것이지. 내가 태어난 것이 불행이지만, 규중의 처녀들 역시 이런 기풍에 젖어들었으니, 정말로 천지에 정기가 서린 곳에서 인재가 나온다는 기대를 저버린 것이지!”

 

[명언고사]

보옥寶玉이 부친 가정賈政에게 질책을 당하며 매를 맞고 나자, 가모賈母는 가정의 시종에게 분부하기를, 앞으로는 만약 가정이 보옥을 부르라고 하면 바로 그녀의 분부라며 거절하라고 했다.

 

보옥은 본래 관료나 사대부 같은 부류와 접촉하는 것에 게으름을 피우고, 또 높은 관과 예복을 갖춰 입고 경조사에 왕래하는 등의 일을 가장 싫어했는데, 이런 말을 듣게 되자 더욱 득의에 차서 친지나 친구 모두 일괄해서 관계를 끊어버리고, 게다가 집안에서도 아침저녁으로 드리는 문안인사까지도 마음이 내키는 대로 했다.

 

그는 날마다 밖으로는 나가지 않고 대관원大觀院 안에서만 이리 저리 어슬렁거며, 매일같이 기꺼이 아가씨들과 어울리며 아무런 구속도 받지 않으며 지냈다.

 

간혹 보채寶釵 또래가 기회를 틈타서 권고했지만, 오히려 화를 내며 투덜댔다.

 

“예쁘고 깔끔하고 순결하게 생긴 아가씨도 명예를 낚으려는 기풍이나 배워서, 나라의 도적이나 봉록만 타먹는 그런 부류에 빠져들었단 말이지. 이것이야 말로 옛사람들이 쓸데없이 일을 만들어서 언사를 내세우고 견지하여 후세의 수염 달린 남자들을 오도한 것이지. 내가 태어난 것이 불행이지만, 규중의 처녀들 역시 이런 기풍에 젖어들었으니, 정말로 천지에 정기가 서린 곳에서 인재가 나온다는 기대를 저버린 것이지!”

 

그런 말을 한 뒤에 보옥은 사서四書(『대학大學』·『중용中庸』·『논어論語』·『맹자孟子』를 가리킴)를 제외한 다른 책들은 모두 불살라버렸다. 사람들은 그와 같이 정신 나간 그의 행동을 보고도 모두 그에게 바른 말을 하지 않았다. 임대옥林黛玉 혼자만 어려서부터 그에게 입신양명立身揚名 등등을 권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대옥을 자기의 지기知己로 받아들이며 십분 중시하며 대했다.

 

홍루몽에 나오는 명언

가인박명佳人薄命(아름다운 사람은 명이 짧다)

 

[명언이 나오는 『홍루몽』 본문]

想起『西廂記』中所云“幽僻處可有人行,点蒼태白露泠泠”二句來, 因暗暗的嘆道:“雙文,誠爲命薄人矣.然你雖命薄,尙有孀母弱弟, 今日林黛玉之命薄,一幷連孀母弱弟俱無.古人云佳人命薄,然我又非佳人, 何命薄勝于雙文哉!.” (第 三十五回)

 

[해석문]

『서상기西廂記』에서 “幽僻處可有人行,点蒼태白露泠泠”(그윽하고 한적한 곳에 그 누구의 발길이 닿을까. 푸른 이끼 낀 땅에 흰 이슬이 차갑구나)라고 말한 두 구절이 생각나서 가만히 속삭이듯 중얼거렸다.

 

“쌍문雙文이여, 쌍문이여. 그대는 참으로 박명한 사람이네요! 그대가 아무리 박명하다고 해도 홀어머니와 어린 동생이 있잖아요. 지금 나 임대옥은 박명하기가 홀어머니와 남동생조차도 없답니다. 옛사람이 미인박명美人薄命(아름다운 사람은 불행하거나 병약하여서 일찍 죽는 경우가 많음)이라고 했는데, 나는 미인도 아닌데도 박명하기는 어째서 쌍문보다 더하단 말인가!”

 

[명언고사]

임대옥林黛玉과 자견紫鵑은 함께 소상관瀟湘館으로 들어서니, 마당에는 온통 대나무의 그림자가 들쭉날쭉 드리워져 있고, 이끼가 얼룩덜룩하게 깔려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대옥은 자기도 모르게 『서상기』에 있는 “幽僻處可有人行,点蒼白露泠泠”(그윽하고 한적한 곳에 그 누구의 발길이 닿을까. 푸른 이끼 낀 땅에 흰 이슬이 차갑구나)라는 말이 생각나서, 가만히 탄식했다.

 

“쌍문雙文이여, 쌍문이여. 그대는 참으로 박명한 사람이네요! 그대가 아무리 박명하다고 해도 홀어머니와 어린 동생이 있잖아요. 지금 나 임대옥은 박명하기가 홀어머니와 남동생조차도 없답니다. 옛사람이 미인박명美人薄命(아름다운 사람은 불행하거나 병약하여서 일찍 죽는 경우가 많음)이라고 했는데, 나는 미인도 아닌데도 박명하기는 어째서 쌍문보다 더하단 말인가!”

 

그렇게 생각에 잠기면서 걸어 들어가는데, 골마루에 걸려 있던 앵무새가 임대옥을 보고 놀라서 푸드덕 날갯짓을 하며 “꽥”하고 소리를 질렀는데, 그 소리에 오히려 놀란 임대옥이 소리쳤다.

 

“죽일 놈의 새가 또 내 머리에다 먼지를 날렸구나!”

 

그래도 앵무새는 여전히 그네 위로 날아오르더니 큰소리로 외쳤다. “설안雪雁아! 어서 발을 걷어 올려라, 아가씨 오셨다!”

 

대옥은 발걸음을 멈추고 손으로 나무그네를 두드리며 앵무새에게 물었다. “먹이와 물은 잘 먹었느냐?”

 

그랬더니 그 앵무새는 신기하게도 임대옥이 하던 대로 장탄식을 하더니, 이어서 시를 읊는 것이었다.

 

儂今葬花人笑痴(꽃잎 묻는 나를 보고 남들은 비웃어도)

他年葬儂知是誰?(나중에 내가 죽으면 누가 나를 묻어줄 것인가?)

試看春盡花漸落(봄이 다 가고 꽃은 점점 떨어지면)

便是紅顔老死時(그것이 바로 홍안의 청춘이 늙는 때라오)

一朝春盡紅顔老(하루아침에 봄은 다하고 홍안의 청춘이 늙어지면)

花落人亡兩不知!(꽃이 지고 사람은 죽으니 둘 다 알 길이 없겠구나)

 

홍루몽에 나오는 명언

무법무천無法無天(법도 무시하고 하늘도 꺼리지 않다)

 

[명언이 나오는 『홍루몽』 본문]

寶玉也不知是何原故, 忙赶來時, 賈政便問: “該死的奴才! 你在家不讀書也罷了, 怎麽又做出這些無法無天的事來! 那琪官現是忠順王爺駕前承奉的人, 你是何等草芥, 無故引逗他出來, 如今禍及于我.” (第 三十三回)

 

[해석문]

보옥도 무슨 연고인지 몰라서 얼른 달려왔는데, 부친은 다짜고짜 호통을 쳤다.

 

“이 죽일 놈 같으니라구! 네가 집에서 공부 안하는 것은 그렇다고 치자, 어떻게 또 그런 무법천지 같은 일을 나쁜 짓을 저지를 수 있느냐! 그 기관琪官은 지금 충순왕부의 왕야王爺를 모시는 자이고, 너는 초개草芥 같은 하찮은 놈인데 까닭 없이 그를 유인하여서 지금 그 화가 나에게까지 미치게 하느냔 말이다.” (제 33회)

 

[명언고사]

그날, 충순왕부忠順親王府의 장사관長史官이 가부賈府에 와서 왕부에서 연극배우로 있는 기관琪官을 내놓으라고 했다.

 

기관은 충순친왕부에서 소단小旦(중국 전통극에서 젊은 여자 역) 역할을 하는 연극배우로, 원래 이름은 장옥함蔣玉函이다.

 

사랑스럽고 온유하게 생긴 그는 보옥寶玉과 친한 친구이다. 한 번은 설반薛蟠이 보옥을 속여서 술 마시러 나오게 했는데, 술자리에서 기관을 알게 되었다.

 

당시 보옥은 기관에게 옥으로 된 부채 손잡이 장식을 선물로 주었고, 기관은 자신의 홍색 수건을 보옥에게 주었다.

 

기관은 안정된 생활을 하기 위해서 자단보紫檀堡에 약간의 전답과 조그만 집을 구매했다. 그를 찾지 못한 충순왕부에서 곧 와서 보옥에게 내놓으라고 한 것이다.

 

가정賈政은 장사長史에게서 연유를 듣고서 놀랍기도 하고 화가 나서 곧바로 보옥을 불러오라고 명령을 내렸다. 보옥도 무슨 연고인지 몰라서 얼른 달려왔는데, 부친은 다짜고짜 호통을 쳤다.

 

“이 죽일 놈 같으니라구! 네가 집에서 공부 안하는 것은 그렇다고 치자, 어떻게 또 그런 무법천지 같은 일을 나쁜 짓을 저지를 수 있느냐! 그 기관琪官은 지금 충순왕부의 왕야王爺를 모시는 자이고, 너는 초개草芥 같은 하찮은 놈인데 까닭 없이 그를 유인하여서 지금 그 화가 나에게까지 미치게 하느냔 말이다.”

 

엄포에 놀란 보옥은 할 수 없이 기관이 성 밖 동쪽으로 20 리 떨어진 곳에 전답과 집을 마련한 일을 알려 주었다.

 

그 장사관이 가고 난 뒤에, 가환賈環이 또 가정에게 금천아가 보옥에게 희롱당하여서 우물에 뛰어 들어 자살했다고 비방하자, 가정의 분노는 불같이 더욱 타올랐다. 그리하여 떠돌아다니는 전통극 배우에게 선물을 준 것과, 집에서 어머니의 하녀를 희롱하고 또 오래도록 학업을 소홀히 한 것 등등의 죄명으로 보옥에게 심한 매질을 가했다. [출처] |작성자 중국 문화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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