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里眼---名作評論

돌원숭 손오공 미후왕 필마온 제천대성 금모원후 화안금정 손행자 성불 얻고 투전승불이 되다

一字師 2023.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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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원숭 손오공 미후왕 필마온 제천대성 금모원후 화안금정 손행자 성불 얻고 투전승불이 되다

 

图片来源 王者荣耀孙悟空西游记新皮肤,高清图片,游戏-回车图片

 

중국의 고전소설 서유기의 주인공인 원숭이 수인.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원숭이 캐릭터로 꼽힌다.

 

돌에서 태어나 '돌원숭'이라고 불리다가 화과산에서 원숭이들의 우두머리 노릇을 하게 되며 스스로를 미후왕(美猴王)이라 칭했다가, 잠깐 동안 필마온 호칭을 들은 뒤 이후 제천대성(齊天大聖)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손오공은 수보리조사에게서 받은 법명이며, 이후 삼장법사에게서 손행자(孫行者)라는 별명도 받는다. 서천에 도달한 공적으로 부처님에게서 투전승불(鬪戰勝佛)이라는 호칭 역시 받았다. , 엄밀히 말하면 손오공도 부처는 부처다. 요약하자면 수보리조사에게 받은 법명(法名)이자 본명은 '손오공', 화과산을 다스리는 원숭이들의 왕으로서 쓰는 왕호(王號)'미후왕', 자호(自號)였다가 천계의 관직명으로 인정받은 것이 '제천대성', 삼장법사에게서 받은 별명이 '손행자', 깨달음을 얻어 성불한 이후 얻은 부처로서의 이름이 '투전승불'이다. 그 외에도 처음 천계에서 받은 직책인 '필마온'도 있지만, 손오공이 이때를 흑역사로 여기는지라 이건 거의 멸칭 취급이다. 그에 더하여 불타는 눈에 금빛 눈동자라하여 화안금정(火眼金睛), 금빛털을 가진 대장 원숭이라는 뜻의 금모원후(金毛猿候)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손오공의 신체적 특징이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불사신이라는 점이다. 저승에 끌려가서 생사부를 봤을 때 생사부에 적힌 자기 이름과 수명을 지워버렸다. , 절대로 안 죽는다. 이것만 해도 저승에 갈 일 없는, 수명이란 게 없는 존재가 됐는데 이후 손오공은 천상의 음식과 태상노군의 수많은 선약까지 훔쳐 먹어 몸이 엄청나게 단단해졌고 결국 죽을 일이 없는 불사신의 운명 + 사실상 불사의 몸을 갖게 된다. 때문에 옥황상제는 손오공 토벌에 성공한 이후에도 정말로 손오공을 죽이거나 갈아버릴 수 없어서 오행산으로 500년 동안 구속 수감시킨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오히려 죽질 못하니 요괴의 공격에 계속해서 고통받아 괴로워하는 묘사도 종종 나온다. 손오공의 경우 어디까지나 수명이 무한할 뿐 외부적 요인으로는 죽을 수 있으나 동두철액의 몸을 가진 돌원숭이라 죽이기도 어려울 듯하다.

 

모티브가 된 종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황금들창코원숭이라는 설도 있지만[5] 히말라야원숭이나, 아예 현실의 원숭이가 아니라 인도 신화의 원숭이 신 하누만이 모티브라는 설도 있다. 어쨌거나 일단은 원숭이 요괴라는 것은 확실하며, 손오공이 사람들 앞에 나서면 사람들이 '원숭이처럼 생겼네, 뇌공처럼 생겼네' 수군거리긴 해도 일단 사람 대접을 해 주는 것으로 보아 옷을 입으면 그럭저럭 사람처럼은 보이는 모양이다.

 

손오공(孫悟空)은 중국의 4대 기서 가운데 하나인 서유기의 주인공인 원숭이로, 오공, 제천대성(齊天大聖, 하늘(제왕)과 같이 높은 성자(신선), 하늘나라 옥황상제와 동등한 위대한 신선을 이름), 혹은 미후왕(美猴王, 잘생긴 원숭이 왕), 투전승불(鬪戰勝佛, 싸움의 부처)이라고도 불린다.

 

손오공은 당나라 삼장법사인 현장의 첫째 제자가 되어, 저팔계, 사오정 등과 함께 삼장법사를 보호하며, 현재의 인도, 즉 천축에 있는 뇌음사에 불경을 구하러 간다.

 

손오공은 도술의 달인으로 특히 분신술과 변신술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무기로는 여의봉을 사용하고, 근두운 술법으로 단번에 108천리를 날아갈 수 있다.

 

손오공의 성격과 행위를 크게 세 단계로 분류할 수 있는데, 첫째는 미후왕의 시기이다. 이때의 손오공은 단지 돌원숭이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원숭이 특유의 호기심과 리더십으로 화과산 원숭이의 왕이 된다. 이 시기에 그는 우마왕, 편편 등과 형제의 예를 맺게 된다.

 

두 번째는 제천대성이라 불리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손오공은 72가지 변법를 익히고, 근두운과 여의봉 등을 가지게 된다. 또한 천궁과 용궁 그리고 염부를 오가며, 자신의 존재를 온 세상에 드러낸다. 그러나 마지막에 가서는 석가여래와의 법력 대결에서 져서 오행산에 갇히게 된다. 손오공은 감히 석가여래에게 싸움을 건 대가로 오행산에서 무려 500년 동안이나 갇히게 된다.

 

세 번째는 삼장법사와 함께 불경을 구하러 가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그는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제멋대로 살던 이전의 모습과는 다른, 책임감과 인내심을 겸비하게 되며, 더 이상 독불장군의 모습이 아닌, 다른 이와의 협력과 협동을 추구하게 된다. 관세음보살이 삼장법사에게 준 긴고아또한 앞에서 말한 이유가 된다. 이러한 성정의 변화는 고 고우영 화백의 만화 서유기에도 나온다.

 

훗날 삼장법사가 불경을 무사히 구한 이후에 손오공은 그 보상으로 투전승불(鬪戰勝佛, 싸움의 부처)이 된다. 삼장법사를 모시러 다니는 도중 만난 요괴들을 거의 전부 손오공 혼자 해치운 공로로 손오공은 부처의 전사로서 거듭나게 되었다.

 

중국의 경극에서도 이런 손오공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데, 시기마다 손오공의 얼굴 분장이 다르다. 손오공은 이미 고대 중국 문학의 한 주인공이 아닌, 동아시아 문화에 많은 영향을 미쳐, 오늘날에는 '손오공 같은'이라는 전형적인 인물 성격을 상징하는 문화적 키워드가 되고 있다.

 

손오공은 중국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로서 전 세계에서 가장 이상적으로 성공한 캐릭터 상품이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손오공은 원숭이의 대명사가 되기도 하고, 서유기에 대한 수많은 아류작이 나오기도 했으며, 손오공이라는 캐릭터를 모티브로 하여 드래곤볼이라는 만화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국내에서 역시 허영만 원작의 날아라 슈퍼보드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인기를 끌었다. 갓 오브 하이스쿨, 마법천자문에도 등장.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에도 등장하게 되었다. 그리고 모바일 게임 세븐나이츠에서는 손오공이 사황에 포함되어 있다. 꾸러기 수비대에서 서유기 에피소드에서 장난꾸러기 원숭이 몽치가 강다리의 여의봉과 드라고의 구름을 받고 주인공 손오공처럼 블랙전사를 멋지게 쓰러뜨린 활약을 선보였다. 레고 몽키키드에도 등장하였다.

 

'오공'이라는 이름은 실제로 존재했던 당나라 시대 승려 오공(731-812)의 법명과 연관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수계를 받기 전에 서역으로 순례를 갔으나, 건강을 해쳐서 간다라에 머물렀다. 그곳에서 현장과는 별개의 삼장법사인 사리월마를 만나서 수계를 받았다고 한다. 이후 카슈미르, 북천축국, 중천축국 등을 돌아다니며 불법을 구했고, 고생해가면서 산스크리트를 배웠다고 한다. 아마 현장만큼 어학에 재능이 있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노력파였던 모양이다. 그는 향수병이 도져서 4년 만에 스승에게 고향으로 돌아가겠노라고 선언했고, 스승은 이를 받아들이면서 부처의 치아 사리 1구를 건네주며 중국으로 가져가라 했다고 한다. 그는 당나라로 돌아가는 여정에서 '십지경'을 번역하거나, 북정 절도사 양습고(楊襲古)의 부탁을 받아 '용흥사'라는 절을 세우거나 했다. 고생 끝에 오공이 고향인 운양으로 돌아오고 보니 그의 나이는 이미 60세가 넘어 있었고, 그렇게 그리워하던 가족들은(부모, 조카 등 친지) 모두 세상을 떠나 있었다고 한다. 그가 번역한 불교 경전들은 '정원석교록'이라는 제목의 8권짜리 전집으로 간행되었다.

 

서유기의 주인공이자 삼장법사를 호위하는 세 요괴 중 첫 번째 제자며 수제자. 동승신주(東勝神州) 오래국(傲來) 화과산(花果山) 출신의 원숭이 요괴다.

 

천지일월의 기운을 머금은 화과산 꼭대기에는 신기한 바위가 하나 있었는데, 이 바위가 세월이 지나면서 차츰 영기가 서리더니 마침내 쪼개지면서 알이 나왔다. 그리고 그 알은 바람을 쐬자 곧바로 돌원숭이가 되었다. 돌원숭이는 태어나자마자 동서남북으로 절을 하고, 그 후 눈에서 엄청난 안광이 비쳐 옥황상제를 깜짝 놀라게 했다. 옥황상제는 천리안, 순풍이 두 신하를 보내 조사하도록 하였고, 그들은 돌원숭이에 대해 보고하면서 하계의 더러운 물과 음식을 먹으면 자연히 그 빛은 사라질 것이라고 하였다.

 

돌원숭이는 다른 원숭이들과 어울려 지냈는데, 어느 날 원숭이들이 물가에 모여 강을 거슬러올라가면 뭐가 있을지 궁금해하자 다들 강을 따라가다가 나온 폭포를 보게 된다. 이에 어느 원숭이가 누구든 저기 뛰어들어서 뭐가 있는지 보고오면 자기네 왕으로 삼자고 하니, 돌원숭이가 나서서 한 번 뛰어들었더니 폭포같은 물줄기 뒤로 숨겨져 있던 수렴동을 발견한다. 입구가 물줄기로 숨겨진 동굴인데, 널찍한 데다가 안에는 집들이 늘어서있고 저마다 돌책상, 돌그릇 등 온갖 살림살이들이 갖춰진 신기한 곳이었다. 이 곳을 발견한 공로로 그는 원숭이들의 왕이 되어 미후왕(美猴王)이라는 직위를 스스로 지어 붙인다.

 

그렇게 미후왕은 이, 삼백여년 동안 화과산을 다스렸는데, 어느 날 문득 자신도 언젠가는 늙고 죽을 것이라는 생각에 고뇌한다. 이에 부하 원숭이가 불로불사의 술법을 배우면 된다고 하자 미후왕은 곧바로 도술을 배우러 배를 타고 떠난다.

 

동승신주에서 바다를 건너 처음 도착한 곳은 남섬부주로, 미후왕은 이곳에서 인간들을 만나 말이나 인간생활 등을 배우나 그가 원하는 건 찾지 못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배를 타고 여행을 떠나 이번엔 서우하주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누군가 부르는 노래를 듣고 자신이 찾고 있던 것을 발견했다고 기뻐했다. 그는 자신은 평범한 나무꾼으로 산에 있는 어떤 도인에게서 배운 노래라고 가르쳐주고, 그 길로 찾아간 돌원숭이는 수보리 조사를 만나 그의 제자가 된다. 참고로 수보리 조사는 석가모니의 제자, 그것도 직계 십대제자 중 한 명이다.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불제자가 된 셈이다. 다만 작중의 수보리 조사는 불교와 도교가 뒤섞인 인물이다.

 

수보리 조사는 미후왕에게 원숭이를 닮았으니 원숭이 손()자에서 개사슴록변을 뗀 자를 성으로 삼고 그의 제자 열 두 항렬 중 오()자 항렬에 해당하기에 이름을 '오공'으로 지어주니 마침내 '손오공'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그리고 손오공은 그의 밑에서 가르침을 받는다.

 

어느 날 수보리 조사가 그에게 본격적인 도술을 가르쳐주겠다 하며 이것저것 제시해봐도 불로불사에 관심있는 손오공은 다 싫다고 한다. 이에 수보리 조사는 욕심많은 놈이라고 버럭 화를 내며 머리를 세 대 때리고 들어가 문을 잠가버린다. 사형들은 괜히 욕심을 부려서 사부님이 화가 나게 했다고 손오공을 타박하지만, 머리 좋은 손오공은 그게 한 밤 중 3경에, 중문이 아닌 뒷문으로 몰래 와서 가르침을 청하라는 뜻임을 곧바로 눈치채고 그날 밤 찾아간다. 이에 수보리 조사는 손오공의 총명함에 감탄하고 몰래 비전을 전수해서 손오공은 72가지 변신술 지살수를 배우고 구름을 타는 근두운의 술법까지 배우게 된다.

 

하지만 어느 날 그걸 사형들 앞에서 자랑하는 광경을 본 수보리 조사는 뻐기는 걸 좋아하니 장차 큰일을 저지를 놈이라는 걸 알아보고 파문한다. 이때 자신에게도 화가 미칠 것이니 절대 어디가서 자신에게 도술을 배웠다고 소문내지 말라고 하며 완전히 연을 끊어버렸다.

 

별 수 없이 화과산 수렴동으로 돌아온 손오공은 그가 없는 사이 원숭이들을 괴롭히던 혼세마왕을 깨부순 뒤 장대한 깽판질을 시작한다. 우선 부하들이 무기나 장비가 없다고 하자 오래국에 가서 도술을 부려 한가득 도둑질해 부하들을 무장시킨다. 하지만 그중에서 정작 자기가 쓸만한 건 없다고 한탄한다. 이에 부하 원숭이가 '용궁에는 보물이 많다더라'라고 하자 냅다 동해 용궁을 찾아가서는 무기를 달라고 떼를 쓴다. 용왕은 난데없이 나타나 이런 요구를 하는 손오공이 어이가 없었지만 손오공의 비범함을 알아보고는 어쩔 수 없이 무기를 꺼내주는데, 손오공은 하나같이 영 마음에 안든다고 퇴짜를 놓는다. 특히 무게가 가벼운 게 불만이라고 하는데, 무게가 무려 7,200, 대략 4.3톤이나 하는 방천화극을 갖다줘도 가볍다 한다. 이 때 용왕의 아내가 슬쩍 와서 여의금고봉을 언급하는데, 용왕이 그 크고 무거운 쇳덩어리가 무슨 무기냐 하니 어차피 보물이긴 해도 쓸 곳 없는 애물단지고, 저렇게 다 가볍다고 불만이니 소원대로 무거운 걸로 하나 주고 어떻게 쓰든 알아서 하게 냅두는 게 좋지 않겠냐고 하자 이에 수긍한다. 그리고 그걸 가져올 엄두도 못내고 직접 데려가 보여준다. 손오공은 그걸 번쩍 들어보고는 무게는 묵직하니 참 좋은데 너무 커서 불만이라 하다가, 그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것처럼 크기가 줄어들어 휘두르기 딱 좋은 크기가 되자 흡족해한다.

 

그런데 이걸로도 모자라서 손오공은 '세 집 돌아다니기보단 한 집 머무는 게 좋다'느니 '외상 세 냥보단 맞돈 두 냥이 낫다'느니 하면서 이 집에서 갑옷도 얻어가야 겠다고 떼를 쓴다. 용왕은 황당해하지만 저 여의금고봉을 무기로 써대는 손오공이 두려워 어쩔 수 없이 형제들인 다른 사해(四海) 용왕들을 부른다. 처음엔 다른 용왕들도 황당해하며 화를 냈지만 손오공의 능력이 두려워 어쩔 수 없이 봉황의 깃이 달린 자금관(투구), 황금쇄자갑(갑옷), 보운리(신발)를 내어준다. 손오공이 돌아간 뒤 이들은 천계에 그의 만행을 보고한다.

 

부하 원숭이들을 훈련시키며 제대로 요괴 마왕 꼴을 갖춘 손오공은, 이후 온세상을 돌아다니며 우마왕을 필두로 한 악명 높은 여섯 요괴왕과 의형제를 맺는다.

 

그러던 어느 날, 만취해서 잠들어있던 손오공은 수명이 다 되어 저승사자에게 끌려가는데, 술기운이 좀 깨자마자 여의금고봉을 꺼내 냅다 저승사자 둘을 패죽이고 난동을 피워 저승을 엉망으로 만든다. 그리고 염라대왕을 협박하여 생사부를 보여달라 한 다음 자기를 포함한 원숭이 족속들과 의형제 요괴들의 이름을 죄다 지워버리는 대형사고를 친다.

 

용궁이랑 명부에서 차례로 올라오는 상소를 받고 기가막힌 옥황상제는 대뜸 천병을 보내서 손오공을 잡으려고 하지만, 태백금성이 그정도면 쉽게 제압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며 굳이 힘으로 제압하기보다는 그냥 천계로 불러들여 적당한 일을 시키면 평화롭게 해결되지 않겠냐고 제안했고 옥황상제도 수락하여 천궁으로 불러 필마온(弼馬溫)이란 직책을 줬다. 처음엔 그저 천계에서 직책을 얻었다는 것 만으로도 좋아서 굉장히 성실하게 잘 일했지만, 보름 째 되는 날 부하들과 회식을 하던 중 부하에게 필마온이라는 직책의 급이 얼마나 높은지 물어봤다가 이름만 번지르르할 뿐 품계조차 없는 그냥 마굿간지기인 걸 알게 되자 격분해, 오만 깽판을 다 부리고 천계에서 뛰쳐나와 화과산으로 돌아와버린다. 이 때 독각귀왕 두 놈이 부하가 되겠다며 찾아왔다가 손오공 정도 되면 제천대성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고 바람을 넣으니 이에 맘에 든다고 자기 직위로 삼고 깃발을 내건다. 제천대성이란 그 격이 하늘과 같은 큰 성인이란 뜻으로, 천계에서 우두머리인 옥황상제와 맞먹을 휘황찬란한 직위인 것이었다. 이에 화가 난 옥황상제는 탁탑 이천왕과 나타 삼태자가 지휘하는 천병을 보내 손오공을 치게 한다. 하지만 선봉 거령신은 단숨에 패배하고 주력인 나타 삼태자마저도 계략에 걸려 패퇴한다. 이에 천계에서는 다시 한번 증원하여 치려 하나 태백금성이 다시 한 번 불러들여서, 손오공 스스로 내건 제천대성이라는 허울만 좋고 할 일은 없는 낙하산 관직을 내려서 무마하자고 설득하여 그렇게 한다. 이것 때문에 손오공은 이후로도 누가 필마온이라 부르는 걸 제일 싫어한다. 본인의 흑역사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천계출신의 요괴들은 손오공을 조롱하기 위해 굳이 저 직함을 들먹이기도 한다.

 

그 뒤로 손오공이 천계에서 할 일 없이 놀며 권력자들과 사귀고 다니는데, 가만 두고보니 아무래도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 같아 불안해져서 허정양 진인이라는 신선이 다시 한 번 건의하여 반도(蟠桃) 복숭아나무 과수원 관리직을 맡는다. 반도 복숭아가 엄청난 보물인 걸 알자 신이 난 손오공은 처음에는 열심히 잘 돌보는데, 얼마 못 가서 마음이 근질거려서 결국 서리를 해 먹기 시작, 맛보기로 시작하던 게 결국 아예 상습범으로 전락한다. 그것도 제일 귀한 것만 따먹었다. 반도 복숭아는 삼천 년, 육천 년, 구천 년 만에 익는 것들 세 종류가 있는데 손오공은 이 구천 년 만에 익는 것만 잘 익은 걸 골라 죄다 먹어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서왕모가 천계에서 연회를 주최하면서 복숭아를 대접하려 하려고 선녀들을 보냈다. 손오공은 그날도 복숭아를 실컷 따먹고는 옷을 벗어두고 나무 위에서 낮잠이나 자고 있었다. 선녀들은 손오공이 보이지 않자 어쩔 수 없이 먼저 복숭아를 따가기로 하는데, 삼천 년, 육천 년 만에 익는 복숭아들은 잔뜩 땄지만 구천 년 만에 익는 것은 손오공이 어찌나 많이 따먹었는지 제대로 익은 것이 보이지를 않았다. 그래서 반쯤 익은 것 한 개라도 따려고 하다가 나뭇가지를 건드리자 거기서 자고 있던 손오공이 놀라 깨어나서 누구냐고 호통쳤다. 선녀들이 사정을 설명하자 연회에 자신도 초청되었냐고 묻고, 선녀들이 손님 명단까지는 모르겠다고 하자 자기가 확인하겠다며 도술로 선녀들의 발을 묶어놓고 연회 준비하는 곳으로 갔다. 때마침 연회 준비가 거의 끝나서 음식들을 다 차려놓고 요리사들이 자리를 비운 상황이었는데, 손오공은 거기서 온갖 음식이며 술을 죄다 훔쳐먹었다. 심지어 나오다가 술김에 잘못 들어간 태상노군의 거처에서 때마침 거의 다 구워놨던 태상노군의 귀한 금단도 죄다 먹어버린다. 금단을 먹고 술이 확 깨자 그제서야 겁이 난 손오공은 화과산으로 돌아갔는데, 그러고도 거기서 원숭이들이랑 연회를 열다가 지상의 술이 입에 안 맞는다고 다시 천계로 돌아와서 술을 더 훔쳐와 부하들에게 나눠주기까지 한다.

 

지은 죄가 이렇게 엄청나니 당연히 옥황상제는 폭발하고, 탁탑 이천왕, 나타 태자, 구요성관, 이십팔수, 사천왕 등을 선봉으로 훨씬 큰 규모의 천군을 보내 화과산을 쓸어버리라 명한다. 그러나 손오공도 가만있지않고 휘하의 화과산 원숭이 부하들과 독각귀왕 등 동맹 요괴들을 지휘하여 저항하자 구요성관, 이십팔수, 사천왕의 천군이 오히려 패하고 만다. 다음날 관음보살의 제자인 목타가 출전하지만 여전히 이기지 못하고 이에 관음보살은 지원군으로 이랑진군을 추천한다.

 

둘의 실력은 막상막하였지만 그 사이에 천병들이 손오공의 본진을 털어버리는 바람에 싸울 마음이 없어진 손오공은 도망친다. 이를 이랑진군이 끝까지 추격하면서 변신술 대결까지 벌이며, 결국 다시 한 번 이랑진군의 무리와 맞붙게 된다. 이랑진군이 포위는 했지만 잡지는 못하고 있는 것을 보고 태상노군이 금강탁을 던지고, 손오공이 여기에 뒤통수를 맞고 넘어졌다가 이랑진군이 기르는 개에게 물려 일어서지 못하는 사이에 포박당해 마침내 붙잡힌다. 화과산은 매산 6형제가 불을 질러 숨겨져 있어서 몰랐던 수렴동을 제외하곤 싸그리 태워버리고, 여섯 요괴왕도 패퇴한다. 다만 솔 출판사 판본에 따르면 하늘과의 전쟁 때 손오공의 의형제 여섯 요괴왕은 등장조차 하지 않으며, 다른 판본에서도 후일 재등장하는 우마왕을 제외하면 이 전투 때 딱히 활약을 보이지는 않는다.

 

이 정도 깽판을 쳤으니 당연히 손오공은 사형에 처하는데, 문제는 처형을 하려 해도 일단 본체부터가 돌원숭이에 수보리 조사에게서 72가지 도술을 익힌 데다가, 생사부까지 조작했고 온갖 천계의 명주에 그 귀한 반도 복숭아, 태상노군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금단까지 훔쳐 먹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도저히 죽일 수가 없었다. 칼이나 창으로 찌르고 베어도 흠집 하나 나긴 커녕 오히려 칼이 부러지고 창이 휘어졌으며, 번개를 내리치고 불로 태워도 멀쩡하며 죽지를 않으니 형리들을 경악하게 만들었고 옥황상제도 방법을 몰라 막막해한다.

 

그러자 태상노군이 금단마저 녹이는 자신의 팔괘로에 넣어 구워죽이자고 건의하고, 그럴듯해서 팔괘로에 넣고 49일간 불을 지펴 죽이려 하는데 그것마저도 팔괘의 원리를 잘 알던 손오공이 여덟 방위 중 바람을 의미하는 손() 방으로 가서 살아남고 49일 후 뚜껑이 열리자 그대로 뛰쳐나와 천계의 황궁에서 죄다 때려부수며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손오공이 어찌나 악에 받쳐서 날뛰는지 천계에서는 그에게 맞서 싸우는 상대가 아무도 없었고 옥황상제마저 숨을 정도로 난동을 부렸다. 그런데 때마침 천계에 잠시 와있던 석가여래, 즉 부처님이 직접 나선다. 부처님은 손오공에게 자신의 손바닥을 벗어난다면 옥황상제 자리를 넘겨주겠다며 내기를 제안하고, 손오공은 코웃음치며 근두운 술법으로 내뺀다. 그렇게 한참을 날아가던 중 웬 기둥 다섯 개가 보이자 세상의 끝에 왔다고 생각하여 그걸 인증하는 낙서를 하고 오줌까지 싸놓고는 돌아온다. 그러나, 이 기둥들은 부처님의 손가락이었다. 결국 부처님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난 것으로 여기에서 "네가 뛰어봤자 부처님 손바닥 안이다"라는 관용어가 나왔다.

 

손오공이 다시 확인해보겠다며 날아서 내빼려는 순간 석가여래가 그대로 손으로 내리치자 찍 소리도 못하고 깔려버리고, 손은 거대한 산, 오행산이 된다. 석가여래는 손오공이 그것마저 빠져나오려는 걸 보곤 부적을 붙여 딱 고정시켜버리고, 배고프다 하면 무쇠알을 먹이고 목마르다 하면 구리 녹인 물을 먹이라고 명한다. 딱 규환지옥에서 먹이는 것들.

 

그렇게 산에 봉인되고 500년 후, 천축국으로 불경을 찾으러 떠나는 당나라 승려 삼장법사에게 구출된다. 그리고는 삼장법사의 첫 제자가 되고 행자(行者)라는 별칭을 받는다. 처음엔 삼장의 답답함에 질려서 도망갔지만, 제일 먼저 방문한 용궁에서 용왕의 일침을 듣고 얌전히 삼장법사에게 돌아간다. 그런데 그 새 관세음보살에게 긴고아(緊箍兒)를 받은 삼장법사는 손오공을 속여 머리에 긴고아를 씌운다. 코가 꿰인 손오공은 얌전히 삼장법사를 따라 여행을 시작, 삼장법사를 지극정성으로 모시며 서천으로 가는 길을 뚫는다.

 

14년의 고단한 여행이 끝나고 서천에 도착한 후에는 석가여래로부터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아서 스승 삼장법사와 마찬가지로 부처로 임명되면서 투전승불(鬪戰勝佛)이라 불리게 된다. 그러나 이 공식 직함은 서유기 이후를 다룬 작품에서 제천대성에 비해 상당히 보기 힘들다.

 

여러분에게 솔직히 말씀드리겠소만, 이 손선생이 만약 황제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온 천하 만국 구주의 황제 노롯을 다 해보았을 것이오.

 

너희들은 모를 것이다만, 여기 찍어눌린 사람은 오백 년 전에 천국을 한바탕 뒤집어놓았던 제천대성 손오공, 손행자다... 손대성이 언젠가 빠져나오기라도 하는 날이면 너희들을 용서해줄 듯싶으냐! 설령 죄를 가볍게 해서 목숨만은 살려준다 해도 토지신은 통째로 깎아 장승으로 만들어버릴 테고, 산신령도 직책을 강등시켜 까마득한 하늘 끝에 쫓아보내 졸병으로 귀양살이나 하게 만들 것이다. 어디 그뿐인 줄 아느냐, 우리 오방 게체와 호교 가람, 일치 공조들 역시 호된 꾸지람을 받고 무슨 곤욕을 치르게 될지 모른단 말이다!

 

삼장법사는 상궤를 벗어난 트러블 메이커라서 자의든 타의든 간에 귀찮은 일에 휘말리는 데다가 전투력은 0이다. 제법 강하다는 저팔계, 사오정도 거의 도움이 안 된다. 저팔계는 툭하면 손오공이 하는 일에 딴죽을 걸고, 사오정은 짐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요괴는 그 고장에 오래 산 토박이로 나름대로 한 실력 하고 한두 개 씩은 뭔가 비범한 물건도 가지고 있는데다가 부하 요괴 또한 상당히 많이 부린다. 사타동의 세 마왕 같은 경우는 만 단위로 세어야 할 정도였다. 따라서 평상시에는 짐을 하나도 지지 않고 한가롭게 걸으며 삼장법사의 말상대 역할을 하지만, 서천행 일행에게 재난이 들이닥치기 시작하면 가장 바쁘게 움직인다.

 

때문에 손오공 혼자 고생을 해야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능력은 굉장히 뛰어나다. 단순히 뛰어난 것을 넘어서 신이라 할 수 있을 정도다. 사실 도교적 세계관을 베이스로 하는만큼 서유기 안에서도 무수한 신들이 나오지만, 그들 중 손오공에 필적하는 존재는 별로 없다. 첫째 인용문에 나왔듯이 손오공은 서천행 내내 자신의 능력을 자랑한다. 자기 말마따나황제가 되겠다고 마음만 먹었다면 온 나라의 황제 노릇을 다 할 수 있다. 죽은 사람을 살려내는 건 일도 아니다. 목이 잘려도 금방 재생되며 말을 할 수 있다. 손오공의 능력으로 요괴 따위는 순식간에 때려잡을 수 있기에 요괴들에겐 그야말로 재앙이며, 어지간히 강력한 보패나 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은 요괴라면 하루도 지나지 않아 토벌당한다. 요괴뿐만 아니라 천계의 신들과 옥황상제, 바다 용왕들, 명계의 염라대왕도 손오공을 이기지 못하며 공포에 질렸다.

 

후술할 세세한 능력 부문을 보면 알겠지만 서유기 세계관의 최상위 강자로, 손오공보다 확실하게 강하다고 할 수 있는 존재가 거의 없다. 아주 만약에라도 손오공이 진짜 작정하고 우마왕을 포함한 다른 칠대성들과 손을 잡아서 함께 세상을 뒤엎었다면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었을 것이다.

 

요술이나 도술이 엄청나기 때문에 육체적 능력은 별로 부각되지 않긴 하지만, 육체적 능력만 봐도 굉장히 강력하다.

 

육체는 강철 이상으로 단단하다. 오죽하면 구리 머리에 쇠 이마, 동두철액(銅頭鐵額)이라고 부를 정도. 태생부터 도교의 최선()인 자존(스스로 존재함)으로 비범한 몸에다가, 서왕모의 천도복숭아까지 셀 수 없을 정도로 훔쳐먹었다. 이건 보통 복숭아가 아니라 3천년, 6천년, 9천년만에 익고 먹으면 수명이 늘어나거나 아예 신선이 되는 보물들인데, 손오공은 9천년만에 익는 걸 잘 익은 것만 골라다 실컷 따먹었다. 거기에 덤으로 천상의 온갖 진미에 술도 훔쳐먹었는데, 일일이 효능이 설명되진 않지만 그 천계에서 잔치 때 내놓는 음식과 술이니 하나같이 귀하고 비범한 것들. 게다가 술 먹고 취한 상태에서 멋대로 태상노군의 거처에 가서는 그가 열심히 굽던 귀한 금단까지 죄다 훔쳐먹었다. 심지어 여기서 끝이 아니라 삼장법사 일행이 된 뒤로도 진원대선과 엮였을 때 세상에 단 한 그루 뿐인 나무에서 열리는 보물인 인삼과도 먹었고 나찰녀랑 싸울 때 정풍단까지 먹었다.

 

이렇게 단단한 몸을 지녔기에, 천계에 잡혀왔을 당시 온갖 창칼 같은 냉병기는 물론 불로도 태울 수도 없었고, 벼락으로도 흠집 하나 내지 못했고, 칠성검이나 파초선 등 온갖 보구를 가진 태상노군도 무기로는 절대 못 잡을 거라 했다. 그나마 태상노군이 자기가 금단을 굽는 팔괘로면 죽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해서 거기 집어넣었는데, 손오공은 팔괘의 이치를 알기 때문에 바람이 빠져나가는 안전한 곳에 냉큼 자리잡아 무사했다. 태상노군의 역작이자 저팔계의 병기인 상보심금파라는 무기는 보통 요괴가 맞으면 아홉 구멍이 나 진기가 몽땅 빠져나가고 돌문을 일격에 무너트리는 강력한 병기이지만, 손오공의 머리통을 내려쳐도 상처조차 입히지 못했다. 신선이라도 한 순간에 녹는 금각은각의 호리병에서도 멀쩡했고 오히려 도술을 써서 대피할 시간을 벌었다.

 

그 긴 여행 내내 손오공에게 경미하게나마 상해를 입힌 건 황풍대왕의 삼매신풍[52]이나 다목괴라는 요괴의 술법, 서량여국의 전갈 요괴의 도마독 정도였으며, 손오공을 정말로 죽일 뻔한 건 홍해아의 삼매진화나 사타동의 세 마왕 중 붕마왕이 가지고 있던 음양이기병밖에 없다.

 

팔괘로에 갇혔을 때 재빨리 바람이 부는 쪽으로 가 열기는 피했지만 피어오르는 연기는 계속 쐬어 재채기를 하고 눈물을 흘렸고, 이 때문에 눈이 충혈돼서 화안금정(火眼金睛), 즉 새빨간 눈에 누런 눈동자를 얻었다. 화안금정은 손오공을 처음 본 행인들이 식겁하는 주 원인 중 하나지만, 변신술이나 도술 등을 꿰뚫어 볼 수 있는 강력한 눈이다. 손오공에게 도움을 주거나 일행을 시험하기 위해 변장하고 나타나는 신은 알아봐도 큰 의미는 없지만, 삼장법사 등 다른 일행을 속이려고 둔갑해서 나타나는 요괴는 곧바로 알아보기 때문에 꽤나 유용하다. 손오공을 변신술로 속이는 경우는 손오공이 어지간히 방심한 경우밖에 없다.

 

체구는 매우 작다고 묘사된다. 손오공의 능력을 모르는 행인이 손오공을 보고는 몸집이 그래서야 요괴를 잡을 수나 있겠냐며 걱정하고, 손오공을 처음 본 요괴가 비웃으며 날 상대할 수는 있겠냐고 놀리는 건 클리셰 수준. 하지만 그 작은 체구로도 싸우는 데에는 아무 문제 없으며, 굳이 하려거든 거대해질 수도 있다.

 

역발산기개세를 진짜로 실현시킬 수 있다. 마음만 먹는다면 산을 뽑아내고, 기운으로 하늘을 뒤덮는 것이 손오공에겐 어려운 일이 절대 아니다.

 

천궁에서 깽판칠 때는 십만 천병, 사대천왕, 탁탑천왕, 나타태자, 관세음보살의 제자인 혜안(목타) 등을 모조리 패퇴시켰다. 특히 탁탑천왕과 나타태자, 사대천왕 6명과 싸울 때에는 분신술을 이용해서 거의 동시에 쓰러트렸다. 이십팔수, 구요성관 등 도교의 신장들이 덤볐으나 줄줄이 알사탕으로(...) 발린 것은 덤. 천계에서 알아주는 최고의 명장인 이랑진군 정도는 되어야 맞먹을 수 있었다. 이랑진군과는 정말 호각으로 싸웠기에 천군은 끼어들지도 못하고 단지 응원만 할뿐이었다. 이때 태상노군이 금강탁을 던져 손오공의 머리를 맞추지 않았다면 호각을 다투던 이랑진군조차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이랑진군도 이때 단독으로 싸운게 아니라 '매산육괴'와 같이 협공을 하여 손오공을 몰아붙인 것이기에, 진짜 일대 일로 맞붙으면 승부를 가릴 수 없는 걸로 나온다. 참고로 변신술 대결에선 손오공이 열세였다.

 

마음만 먹고 날뛰면 석가모니, 관세음보살, 태상노군, 진원자, 수보리 조사(손오공의 첫 번째 스승)급의 극소수 최강자가 아니라면 제어 자체가 불가능한 녀석. 잘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지만 천궁의 왕령관이라는 장수도 잠시 손오공과 호각으로 맞붙었던 적이 있는데, 모르는 사람이 보면 손오공이 웬 듣보잡 인물과 무승부로 싸웠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이 왕령관은 도교 제일의 호법신으로 추앙받는 신선이다. 이 정도는 돼야 그나마 손오공과 맞상대가 가능하다는 얘기, 막 팔괘로에서 뛰쳐나와 길길이 날뛰는 손오공을 상대로 30여 합을 대등하게 겨루었다. 이후 뇌부 우레장수 36명이 몰려와 왕령관과 같이 손오공을 협공하자 손오공은 36비 형상으로 변해 맞받아치는데, 이때도 서로 간에 승부는 가리지 못한 상태에서 석가여래가 등장해서야 일단락된다.

 

근력 또한 장난이 아니다. 삼장법사 때문에 노인으로 변신한 은각을 업어야 했는데, 은각이 산을 옮기는 태산압정(泰山壓頂) 술법으로 수미산과 아미산을 끌어와 깔아뭉개자, 몸무게를 불리는 술법을 썼다고 생각하면서도 태연하게 두 산을 양쪽 어깻죽지로 받쳐들고 뛰어가는 기행을 보였다. 이를 보고 놀란 은각은 벌벌 떨며 태산(泰山)까지 끌어와 깔아뭉개자 결국 칠공에서 피를 쏟으며 뻗었지만, 산 두 개를 등에 얹고 아무렇지도 않게 넘긴 시점부터 육체적 능력만은 알아줘야 한다. 산 다섯 개가 이어진 오행산도 삼장법사가 그 부적을 제거하자 깔린 상태에서 바로 부수어버리고 나올 정도이다. 하지만 이런 손오공도 사해와 온갖 물의 근원이 다 담긴 정병은 들지 못하는데, 관음보살은 그 병을 가볍게 들고 다닌다. 이건 사실 근력보다는 일종의 법력같은 것으로 보이지만.

 

어쨌든 설정상으로 강하긴 하지만, 막상 서천행을 하는 동안엔 요괴에게 당하거나 죽을뻔한 일을 겪고 허구한 날 지원병을 요청하는 모습이 부각되는 바람에 저평가되기도 한다. "왜 천계에서 거의 무적의 포스를 자랑하던 손오공이 서천행에서는 힘쓰지 못하는가."하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였다. 스토리 외적으로 해석하자면 손오공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활약했으면 서천행이 너무 쉬워지며 스토리가 재미없어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다.--근데 허구한날 삼장은 끌려가고 저팔계는 싸우다가 붙잡히고 사오정은 존재감없이 이미 당해있으며 대왕들은 전부 만명대군과 신기들을 가지고있어서 왠만해서는 손오공은 만명대군과 대왕을 상대로 혼자서 싸운다

 

스토리 내적으로 보면 손오공의 메인 목적이 요괴 소탕이 아닌[65] 삼장법사 구출이라는 점도 한 몫 한다. 테러범 사살과 인질 구출은 난이도가 당연히 다르다. 게다가 삼장 뿐만 아니라 다른 일행도 잡혀서 인질이 늘어나는 경우도 제법 있다. 실제로 손오공은 일행을 납치한 요괴의 은신처 앞에서 온갖 악다구니를 쓰고 공격해 들어가는 척 하면서 뒤로 잠입해 천신들과 함께 일행을 구해내는 지략을 선보이기도 한다.

 

게다가 서천행에서는 템빨에 의지하는 요괴들도 상당히 많다. 그 중에는 정말로 손오공을 죽일 수 있거나 꼼짝 못하게 무력화시키는 것도 많다. 그리고 템빨을 제외하면 손오공이 싸우다가 전투력으로 밀렸다는 묘사는 요괴들 상대론 없으며, 신계나 불가 인물들을 포함해도 매우 드물다. 좀 기량이 딸리는 요괴는 몇 합 겨루더니 손목이 시큰시큰해졌다는 묘사가 나오며 버티질 못하고, 그래도 좀 강하다 싶어도 몇백합 정도 겨루다가 밀리기 시작하거나 초조해하더니 냅다 가지고 있던 비밀병기를 꺼낸다. 나타태자의 경우엔 꽤나 대등하게 싸우는 듯 했지만 손오공이 일부러 빈틈을 보이는 속임수로 낚아서 한 방 먹여 이겼다. 진짜 막상막하로 싸운 건 우마왕이나 사타동의 세 마왕 중 대붕이나 가짜 손오공 등 드문 경운데, 이때도 진짜 막상막하일 뿐 손오공이 지치거나 밀리진 않았다.

 

그리고 말이 템빨이지, 천지개벽때부터 존재하던 물건이거나 한 말도 안되는 사기적인 보배들이라 손오공이 밀린다 해도 이상한 것도 아니다. 게다가 그런 사기템을 들고 다니는 요괴들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그 정체가 초월자들이 타고 다니는 신수거나 옆에 데리고 다니던 시종들이거나 하는 등 꽤나 까다로운 존재들이다. 물론 천계를 뒤엎어놓았던 손오공보다는 못하지만 상대하기 쉬운 대상은 아니며, 관세음보살의 정병과 비슷한 자격의 문제도 한몫하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서천행에서 겪는 고난 자체가 삼장이 불경을 얻기 위한 공덕을 쌓는 과정이다. 원작에서도 손오공이 자신은 하루에도 몇 번씩은 다녀올 수 있고, 팔계쯤 돼도 홀몸이면 며칠 정도로 가뿐히 다녀올 수 있다고 하지만 매번 위험에 노출되면서도 굳이 삼장을 말에 태워 느릿느릿 여행을 한 이유가 이것. 심지어 불경을 받고 돌아가는 도중에도 시련이 하나 모자란다며 통천하 물에 한 번 더 빠뜨리는데, 이 공덕이 모자라면 불경을 전한 땅에 커다란 재앙이 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 손오공이 앞서나가서 길을 치워놓아도 삼장의 공덕을 위해 또다른 시련이 나타난다는, 손오공으로서는 환장할 결론이 나온다.

 

주요 장비는 크기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여의봉. 중량 13,500, 8.1톤의 병기. 평소에는 바늘과 비슷한 크기로 만든 뒤 귓바퀴에 넣어 둔다. 주 용도는 요괴 척살, 각종 중하급신 협박, 그리고 저팔계 군기 잡기. 저팔계가 일하기 싫다고 뻗댈 때 달래고 얼러도 안 되면 결국 여의봉으로 패겠다고 협박하여 일하게 하는 건 일상다반사 수준이다. 무게만도 저 정도인 물건이기에 어지간한 일반인이나 요괴 졸개는 슬쩍 스치기만 해도 살가죽이 벗겨져버리고, 한 대 정도 툭 건드리면 고깃떡이 되어버린다고 한다. 여의봉을 장비한 손오공은 옥황상제도 협박하는 양아치지만, 독각시대왕과 싸울 때 여의봉을 빼앗기자 옥황상제에게 구원병을 요청할 때는 평소와 달리 예의범절도 꼬박꼬박 차리고 말투도 공손해진다. 이를 신기하게 여긴 천국의 신들이 대놓고 쑥덕거리자, 손오공이 대놓고 순전히 철봉이 없어서 이렇게 얌전해진 거라고 맞받아친다. 창조신이 땅을 다질때 쓰고 나중에는 바다의 추 역할을 한, 어찌보면 플래닛 킬러로도 쓰일수 있는 무기로 서유기에서 이걸 제대로 다루는 게 가능한 존재는 손오공 외에는 없다. 그런데 결국 크기변환이 자유롭고 아주 무거운 쐬몽둥이 수준이고, 다른 능력은 없어서 본격적인 보패 이능력 템빨 배틀에선 크게 도움이 안된다.

 

장비라고 하기에 민망한 머리의 고리인 긴고아는 일종의 제어장치다. 평범한 인간인 삼장법사가 손오공을 어찌 할 수 없으므로 관세음보살님이 모자 안에 숨겨놓고 승복과 함께 삼장법사에게 주면서 긴고주를 가르쳐 줘, 그걸 외우면 손오공이 말을 따르게 될 것이라고 일러줬다. 손오공이 삼장법사에게서 떠나려다가 돌아온 직후 짐을 보니 못 보던 깨끗한 승복이랑 모자가 있어 탐이 나자 삼장 법사에게 안 입는 거면 자기 달라고 했고, 받아서 입은 걸 본 삼장법사가 한 번 시험삼아 긴고주를 외우는데 너무 아파 모자를 죄다 뜯어놔 결국 고리만 남게 된 것. 이 긴고주라는 주문을 외우면 대상의 머리를 엄청나게 조여 엄청난 고통을 준다. 너무 오래 외우면 머리를 호리병처럼 만든다는 묘사가 나올 정도. 손오공의 괴력으로도 이건 부수지 못하며, 변신술을 써도 상대의 머리 크기에 따라 조정된다. 단순히 감긴 게 아니라 머리에 뿌리를 박았기 때문. 나중에 손오공이 모험을 끝마치고 정식으로 빼서 여의봉으로 부숴버린다고 했을 때는 이미 부처가 된 상태라 긴고아가 있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진작에 풀어졌었다.

 

원래 용왕들에게서 여의봉을 받을 때 같이 받았던 투구, 갑옷, 신발이 있었지만, 오행산 아래 갇혀있는 동안 다 삭아버렸고, 호랑이를 만났을 때 죽여서 가죽으로 옷을 해 입었다가 그것마저 싸우다가 찢어져서 새로 해 입은 후로는 옷에 대한 묘사는 긴고아와 같이 준 승복을 마지막으로 별로 나오질 않는다. 중간중간에 옷이 낡아서 시주를 받아 새 옷을 입기는 한다. 드라마에선 잠깐 갑옷위에 황룡포를 입기도 했다.

 

전투력뿐만 아니라 도술도 최상위급이다. 수보리조사의 밑에서 도술을 익혀서 불로불사의 술법과 둔갑술인 72가지 지살수를 알고 있다.

 

지살수 72가지 둔갑술에 통달하여 무엇으로든 변신할 수 있다. 식물, 동물, 곤충 자유자재로 가능하며, 과일로 변했다가 요괴 몸 속에 들어가서 난동을 부릴 수도 있고, 어린아이와 똑같은 모습으로 변신해서 요괴를 속이기도 하며, 온갖 신선이나 요괴의 모습으로도 변신한다. 도술을 쓸 줄 모르는 삼장법사도 진흙을 개어 만든 가면을 씌워놓고 변신시킬 수 있고, 역으로 요괴의 도술에 걸려 호랑이로 변신한 삼장을 삽시간에 원래 모습으로 돌릴 수도 있다. 둔갑술로 작은 생물로 변신해 요괴의 소굴로 잡입하 요괴의 상황이나 약점을 파악한 후 싸우는 것이 손오공의 기본 전법 중 하나다. 작중 둔갑술만큼은 따라올 자가 별로 없어서, 이랑진군이 그나마 막상막하고 우마왕도 비슷한 수준이지만 약간 정밀성이 떨어진다고 나온다. 저팔계는 자신과 덩치가 비슷한 배불뚝이나 코끼리 같은 큰 것들로만 변신할 수 있다.

 

다만 동물로 변신할 경우, 해당 지식이 부족하면 이도저도 아닌 실존하지 않는 종류의 모습으로 변하기 때문에 헛점을 드러내기도 한다. 또한 요괴나 사람으로 변신할 경우, 얼굴만 변하고 몸은 그대로라는 설정도 있다.

 

또한 일단 몸을 변신시키는 거니 몸에 맞게 변신시켜야 한다. 이랑진군과 싸울 때 사당으로 변신해 있다가 이랑진군이 문으로 변한 자기 입을 넘어서려 하면 콱 물어버리려 했는데, 온 몸을 바꿀 때 꼬리는 어째야할지 몰라 어쩔 수 없이 깃발로 바꿔놨다. 그랬더니 이랑진군은 "내가 살다살다 사당 뒤에 깃발이 있는 건 처음보네? 그럼 이 창문()을 찔러볼까?"라고 해서 허둥지둥 도망쳐야했다. 그리고 생물로 변신해도 꼬리가 잘 드러나서 저팔계가 눈치를 챌 정도다. 대단하긴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은 능력이다.

 

가장 최강급의 변신술은 하늘과 땅의 형상을 흉내내는 술법인데, 이 경우 하늘 끝까지 닿을 듯한 거인으로 성장하며 여의봉도 그에 맞게 늘어나서 위로는 33천에 닿고 아래로는 18층 지옥에 닿을 정도가 된다. 이 변신술을 쓰자 호랑이, 표범, 이리, 파충류를 비롯해 온 산의 괴물들과 72 동굴의 요괴왕들이 모두 놀라 땅에 머리를 박고 절을 하기도 했다. 그 외에 36비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경우도 있다. 이 상태에서 마찬가지로 36비로 변신한 나타와 싸우는데 땅이 울리고 산이 흔들렸고 여의봉도 3개로 늘어나 싸웠다고 한다. 이후로도 손오공이 진짜 호적수와 싸울 때면 이런 모습(법상이라 한다)을 드러낸다.

 

간판 도술은 근두운. 재주를 넘어 구름을 타는 술법이다. 수보리 조사가 너는 원숭이니 재주넘기를 하여 구름을 불러서 타라고 했더니 연마한 끝에 이룬 재주. 삼장이 천축국까지 도보로 여행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데, 도술을 익히지 않은 인간을 업으면 술법을 제대로 쓸 수 없기 때문이다. 부처가 되지 않은 범인(凡人)인 삼장이 근두운을 타면 그냥 빠진다. 최속으로 가면 108,000리를 단숨에 뛰어넘을 수 있다. 초속 약 42,415km 정도다.

 

근두운처럼 자주 사용되지만 은근히 무시되는 도술이 있으니 바로 주어. 주어만 외우면 사해 용왕, 토지신, 삼장법사를 호위하는 신령들을 비롯한 중하급 신을 불러내 자유자재로 부릴 수 있다. 실제로 일단 손오공이 삼장을 납치당한 걸 알면 그곳 토지신을 불러서 요괴에 대해 물어보는건 일종의 서유기의 클리셰. 근두운 외에도 지상에서 축지법 사용도 가능하다.

 

또 유명한 것이 분신술이다. 털을 뽑아서 '변해라!' 라고 외치며 뿌리면 자신과 똑같이 자유자재로 변할 수 있다. 조그만 손오공으로 변해서 공격하기도 하고 둔갑술과 연계해서 칼이나 송곳 같은 연장도 되며 아예 절반은 조그만 손오공, 절반은 가위로 변해서 각자 가위를 들고 움직이게 할 수도 있다. 다만 그다지 정밀하게 움직이진 못해서 대화같은 건 힘든 듯. 그래서 분신을 세워두고 자리를 떠날 땐 저팔계 등한테 귀띔으로 자기 분신한테 말 걸지 말아달라고 해놓는다. 몸에 있는 84천 개의 털이 전부 변신 가능하지만, 본질이 털인지라 바람이 불면 쉽게 휘말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굳이 자기 털이 아니어도 나무토막이나 석상 같은 걸로도, 그것도 자기 모습이 아닌 다른 사람 모습으로 바꾸는 것도 가능해서 진원대선 편에서는 제대로 골탕먹이기도 했다. 그리고 등에는 관세음보살님이 준 '구명털', 즉 목숨을 구해줄 털이라는 이름의 크고 뻣뻣한 털 세 가닥이 박혀있는데, 이 털을 둔갑시킨 건 특히 강력한 듯하다. 사타동의 세 마왕 편에서 음양이기병에 갇혔을 때 이걸로 탈출했다. 다만 황미대왕 에피소드에서 바라에 갇혔을 때는 실패했다.

 

목을 베어도 그 목이 저절로 굴러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가 하면, 목이 다시 돌아가지 못하도록 붙잡고 있으니 새 목이 다시 솟아나기도 한다.[83] 몸을 뚫어 창자를 꺼내고서도 다시 말끔히 집어넣을 수 있고, 펄펄 끓는 기름솥에 들어가서는 오히려 신이 나서 헤엄치기까지 한다.

 

피화결, 피수결 등으로 불 속이나 물속도 타거나 젖지 않고 들어갈 수 있고 순식간에 돌풍을 일으키는 것도 가능하며 술 한 잔을 뿌리는 것으로 멀리 성문에 난 불을 순식간에 꺼트리기도 하는 등 못하는 것이 없다. 하늘과의 전쟁에서 패해 이송되었을 때는 내공이 정점에 달한 상태였는지라 피화결 없이도 화부 장수들의 불을 맨몸으로 견디어 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상대방의 몸을 멈추게 만드는 정신법(定身法)이란 도술도 있는데, 서왕모의 명을 받고 복숭아를 따러 온 일곱 선녀들의 발을 묶는데 사용한다. 이 선녀들은 하루가 지나서야 술법이 풀려 겨우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도술이라 하긴 애매한데 '잠벌레'라는 것도 쓴다. 천계에 있을 무렵 내기에서 따낸 것이라는데, 이 벌레가 사람 얼굴에 왔다갔다하면 잠에 빠져버린다. 맞상대하긴 좀 그런 상대(진원대선의 동자들 등)나 일일이 처리하기 귀찮은 문지기 졸개 요괴들 등한테 주로 써먹는다. 계속 쓰면서 점점 줄어들다 두 마리만 남은 걸 아껴두려다가 결국 마저 써버렸는데, 이후로는 그냥 자기 털을 잠벌레로 둔갑시켜서 써먹는다.

 

또 투전승불 부처님이 되면서 육신통까지 겸비하게 되었다.

 

서유기의 황금 법칙은 바로 까다로운 요괴가 등장하면 열받은(두려운 게 아니라는 점이 포인트) 손오공이 여기저기서 원군을 불러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진언을 외워 요괴가 사는 땅의 토지신을 강제로 끌어내는 건 기본 중의 기본. 이 불쌍한 토지신들은 손오공이 여의봉으로 팰까봐 벌벌 떨며 요괴의 근본이나 약점 등을 술술 말하는데, 인맥이 아니라 협박이 아닌지 여기서 이미 반 이상 이기고 들어간다. 거기다 천계, 바다, 명부, 서천 등 각지에서 깽판을 부리며 안면을 익힌 신들에게 조력을 요청하는데, 여기서 빛을 발하는 손오공의 인맥은 그야말로 최고 수준. 도움을 요청한 선인이 사정 때문에 가지 못하면 도구라도 빌려온다. 가끔 손오공이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도 스스로 오는 경우도 있다. 손오공의 요청을 받고 오던 스스로 오던 간에 요괴들에게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인 건 마찬가지. 그야말로 동서남북, 천상, 지하, 어느 곳으로 가든 누군가는 원군으로 부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손오공이 삼장법사의 명을 받들어 경을 가지러 가는 덕이 크다. 좋은 일을 하려는 과정에 생기는 문제도 해결해 주고 공덕도 쌓는다는 심사에 손오공의 지원 요청을 승낙하는 것. 비람파는 손오공의 요청으로 지네 요괴 다목괴를 잡은 후 중독된 삼장법사, 저팔계, 사오정을 치료하며 공덕을 하나 더 쌓는 셈 친다고 하였고, 타룡을 잡는 대목에선 모든 신이 삼장법사의 여정을 호의적으로 본다는 점이 언급된다.

 

순전히 손오공의 인덕이 좋아서 도와주는 게 아니라는 걸 암시하는 대목이 몇 번 나온다. 독각시를 잡을 때 천병을 빌린 손오공이 옥황상제의 면전에서 예의도 차리지 않자 각종 천신들이 뭐 저런 놈이 다 있냐며 수군거리지만, 옥황상제는 점잖게 손오공이 얌전히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한다는 투로 신하들을 타일렀다. 육이미후와 싸울 때 누가 진짜 손오공인지 가리러 유명계로 쳐들어 갔을 때, 저승의 시왕과 옥황상제가 손오공을 보낸 후 부하들을 시켜 유명계와 천상계의 문을 걸어 잠근다는 묘사도 나온다.

 

사실 손오공은 넉살좋고 붙임성 있으며 다혈질적인 면이 있어서 그렇지 그렇게 나쁜 놈은 아닌 것으로 그려진다. 호기심, 깐죽거리기만 빼면 다들 잘 어울린다. 다른 이들에게 신세를 질 때 빌린 물건은 제대로 돌려 주어야 다음에 일이 있을 때 수월하다고 하기도 하는 등, 오행산에서 풀려난 후에는 제법 철이 든 묘사가 나온다. 옥황상제 같은 고관대작들은 손오공의 화려한 옛 전적 때문에 '저 놈이 또 무슨 사고를 치려나.'라 꺼림칙하게 여기는 대목이 나오지만[92], 대다수는 공덕을 쌓는 손오공에게 상당히 호의적이다. 현장으로 직접 지원을 나오는 나타태자와 같은 천장들이 손오공의 과거 전적을 농담거리로 이야기하고, 손오공이 민망하게 뭔 옛날 일을 들추고 있냐고 겸연쩍어 하는 대목도 있는데[93] 초반부 망나니와 이후의 성승의 제자인 손행자로서의 손오공 캐릭터와 위치의 변모를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작품 내내 워낙 무력이 강조되고 심사가 뒤틀리면 앞뒤 가리지 않고 난동을 부려서 잘 부각되지는 않지만, 도를 닦으면서 깨달음을 얻었던데다, 나이도 많아 연륜도 상당히 있어서 학식이 풍부하고 교양도 깊다. 화과산의 통치자에다 천계에서 제천대성으로 있었을 때는 다른 신선이나 신들과 잦은 교류를 하고 친구도 사귀었다 하는 것을 보면 무식할래야 무식할 수가 없다.[94] 수보리 조사에게서 쫓겨난 것도 동기들보다 술법을 잘 부렸고, 그래서 동기들이 보여달라고 할 때 재능을 뽐냈기 때문이다. 달을 보며 삼장에게 불교와 서천행의 이치를 논할 때는 고승이라는 삼장법사가 손오공의 통찰력에 존경을 표하며 많이 배웠다고 할 정도다.

 

의학에서도 조예가 있어서 주자국에서는 왕이 몇 년 동안 앓던 병을 하루 만에 낫게 한다. 심지어 병을 알아내려 맥을 짚는것도 그냥 맥을 짚는 게 아니라 실에 묶어서 그 실 끝을 잡아 맥을 짚고, 바로 약을 만들어 왕의 병을 치료한다. 일국의 태의원이 감탄할 정도. 본인 말로는 시골의 약방문 몇가지 아는 정도라고 하는데, 실제 행동거지나 하는 말을 보면 여러 가지 약재의 특성을 숙달하고 있는 게 거의 프로 수준이다.

 

여기서는 약을 쓰는데 편법을 썼다. 자신의 처방이 들통나면 안 된다고 성내의 모든 약재를 종류별로 두 냥씩 사오도록 했다. 그 이후 환약을 빚는데 백마의 오줌으로 반죽했다. 백마가 본래 용이니 바로 용의 오줌을 약재로 쓴 것. 백마는 자신의 오줌을 미꾸라지가 먹으면 용이 되어 승천한다며 아무데서나 오줌을 쌀 수 없고 원한다고 나오는 오줌이 아니라며 거절했지만 손오공이 설득에 설득을 거듭하자 안간힘을 써서 간신히 몇 방울을 내보냈다.

 

여기에 단순히 아는 것만 많은게 아니고 머리도 잘 쓴다. 후술하겠지만 손오공은 필마온이라는 말에 게거품을 무는데 그렇지만 손오공이 필마온이었다는 것은 손오공이 워낙 흑역사로 여겨 꽁꽁 숨기고 다녀 천계에서만 아는 사실이라서 누가 손오공에게 필마온이라고 하면 게거품을 물면서도 그 와중에 대상자가 천계 출신임을 파악하게 된다.

 

서천행 일행에서 불심과 법력이 가장 깊은 삼장법사 다음으로 불법의 이치를 잘 알고 있는 일원이다. 일행이 요괴와 맞닥뜨리기 전에 다른 일원들과 만담을 하며, 불법에 대한 이해력을 보인다. 상기했다시피 달을 보며 삼장에게 설법한 것도 있고, 진원자의 거처에 도착하기 전에는 빨리 서천에 도착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 일행에게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이런 불심이 여행을 하며 깊어진 것인지는 몰라도, 천축국에 도착할 때쯤이면 손오공도 부처의 경지를 보이기 시작한다. 천축국에 도착하기 직전에는 삼장법사와 말다툼을 하다가 경을 해석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고는 입을 꾹 다물고 걷는다. 이 모습을 본 사오정과 저팔계는 폭소하며 손오공을 놀리자, 삼장법사가 둘을 나무라며 손오공이 하고 있는 설법은 무언어 무문자, 즉 말과 글로도 전할 수 없는 진정한 참된 설법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뇌음사에 도착하기 전에 겪은 마지막 난관인 구원외 사건에서는, 구원외를 부활시키기 위해 자리를 뜨자 상서로운 기운이 하늘과 땅을 뒤엎었다는 묘사가 나오며, 손오공이 지옥에 도착하자 지옥의 칼숲과 칼산이 무너지고, 도깨비들은 모습이 바뀌고, 고통받는 영혼들은 고통에서 벗어나며, 손오공의 왕림 자체가 하늘의 대사면과 같아 지옥에 밝은 빛이 비쳤다고 언급된다.

 

마지막 고난에서 불경이 손상되자 탄식하는 삼장법사에게 천지가 불완전한데 불경인들 오죽하겠냐며 불완전함 속에서 완전을 추구하는 게 불법의 이치라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손오공의 능력만큼이나 그 성격도 알만한데, 그야말로 개차반이다. 상술했듯 그 지성과 불성도 범인의 경지를 뛰어넘은, 따지고 보면 매우 지적인 캐릭터인데, 그런 면모에 '의외'라는 접두사가 붙는 것이 당연할 정도로 그 성질머리가 다른 이미지를 다 덮어버린 것이다. 그 성깔이 절정에 달했던 화과산 제천대성 시절에는 저승과 천계를 오가며 자기 성질대로 온갖 깽판을 도맡는 트러블메이커로, 어느 나라의 신화나 설화에 비교해보아도 빌런으로 손색이 없는 수준이었다.

 

그나마 오행산에 한번 깔리고 나서는 성깔이 좀 죽어 신화적인 빌런에서 거만한 까불쟁이 정도로 가라앉긴 했다만, 그래도 여차하면 말보다 손이 나가는 그 고약한 개차반 성미는 어디 안 가서 사해 용왕이나 천국의 관리, 옥황상제나 염라대왕도 손오공 대하기를 조심스러워하며, 산신이나 토지신 등 계급 낮은 신은 손행자의 지랄병이 도질까 전전긍긍하며 과거 제천대성이라고 자칭했던 것을 일컬어서 대성님이라고 깍듯이 존칭하며 기분을 맞춘다. 특히나 이렇게 손오공이 다른 신을 불러세우거나 찾아갔을 때는 보통 서천길 가다가 괴이한 사건을 마주쳤거나, 요괴의 해괴한 술법에 한방 먹었거나 해서 서천행 여행길에 지대한 애로사항이 꽃피고 있는 상황이고, 말인즉슨 그렇잖아도 개차반인 성미가 약까지 단단히 올라 있다는 뜻이었다.

 

여행 후반에 지용부인이라는 요괴를 토벌할 때는 천계의 군신인 탁탑 이천왕을 고소하고, 전후 사정을 듣지도 않은 이천왕이 홧김에 손오공을 죽이려 들었던 걸 가지고 심통이 나서 바닥에 데굴데굴 구르며 온갖 악을 다 썼다는 표현이 나온다. 사정이 어찌 된 거냐 하면 암컷 쥐 요괴 지용부인이 삼장법사와 혼인하겠다고 그를 납치해가자 뒤쫓던 손오공이 요괴의 소굴에서 '아버지이신 이천왕과 오라버니이신 나타태자에게 향을 올린다'는 내용의 위패를 발견한 것. 이에 안 그래도 열 받을 대로 받아 있던 손오공은 "그럼 딸 단속을 못 한 이천왕에게 책임을 묻겠다!"면서 천계에 올라가 고소를 했는데, 이천왕은 고소장을 받고는 "내 딸(친딸) 정영이는 고작 일곱 살짜리고 하계에 내려간 적도 없는데 무슨 소리냐?"면서 자신의 선참후주 특권으로 손오공을 묶었다. 이때 나타태자가 큰일나겠다 싶어서 얼른 끼어들어 "아버지, 잊으셨습니까? 예전에 퇴치하려다 목숨만 살려준 쥐 요괴가 있었는데, 그 요괴가 그 뒤로 수양딸 노릇을 하겠다면서 향을 올리곤 했잖아요. 정영이가 아니라 그 아이 짓이 틀림없습니다"라고 말렸다. 그제야 아차 싶어진 이천왕은 얼른 손오공을 풀어주려 했지만 손오공이 "필요없소, 억울해서 못 살겠네! 내 이 상태로 데굴데굴 굴러서 상제께 갈 테니까!"라면서 강짜를 부려댄 게 바로 이 장면이었다. 사실 이미 몇백 년 전에 팔괘로에 들들 볶아도 안 죽었던 손오공이 이천왕의 칼질 정도로 죽을 리가 없음에도 저렇게 성질을 부렸던 것이다. 게다가 이천왕을 고소하기 전에, 손오공에게 용무를 묻는 사대천사에게 누군가를 고소하려고 한다고 말하자 사대천사가 깜짝 놀라며 이 개망나니가 또 누굴 고소하려는지 모르겠다며 불평하기도 한다.

 

다만 이런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손오공은 지상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나타나 이랑진군 등의 신적 존재들과 무승부를 낼 정도로 강한 요괴이다. 이러다보니 우마왕이나 홍해아 등의 수위급 요괴가 아닌 한 지상출신 요괴들은 손오공에게 있어 몸풀기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때문에 손오공조차 고전하게 만드는 요괴는 금강탁을 들고 나온 독각시, 자금홍호로와 양지옥정병을 들고 나온 금각은각형제와 같이 천계에서 신령한 물건, 보패 등을 훔쳐 나와 지상에서 요괴 행세를 하는 영물들인 경우가 대다수다. 이런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보니 손오공이 고소하니 어쩌니 하면서 날뛰어도 천계에서는 유구무언이고, 서천행 자체가 석가여래와 관세음보살 등 천계세력의 권유로 이루어진 상황에서 천계쪽 과실로 인해 자꾸 골탕을 먹는 것이다 보니 손오공은 화가 치밀수 밖에 없는 셈이었다.

 

특히 요괴를 대면할 때 이 성격이 확연히 드러난다. 요괴에게 욕만 좀 먹으면 화가 치밀어 올라 흉악한 기세로 덤빈다. 후반부로 가면, 저팔계가 "OOO라는 놈이 형님을 무시한다던데..."라고 운을 띄우며 손오공의 성격을 이용해 이간질을 하기도 하는데, 손오공에게 있어 사실확인은 중요하지 않은지 자극 받으면 냅다 튀어나와 싸움을 건다. 물론 이런 자극 중에서 가장 약발이 잘 듣는 것은 지금까지 몇 차례 서술한 필마온 드립이었다.

 

자비심이 거의 없다. 일단 상대가 요괴라면 절대 봐주지 않고 때려죽여버린다. 이는 저팔계도 마찬가지고, 사오정 정도만이 어지간해서는 살생을 하지 않는다. 상대가 인간이더라도 악인이면 자비없이 죽여버리는데, 그나마 삼장의 제지로 인해 좀 나아졌다. 삼장과 처음 만나 성격이 제일 막나갔을 때는, 자기네 일행을 덮치려 했다는 이유로 산적 하나를 목을 잘라버린 다음 그걸 삼장법사 앞에 들이대며 깔깔 웃었다. 물론 이는 손오공이 '징악(懲惡)'의 상징이기 때문이고, 상대는 벌을 받아 마땅한 경우가 많기도 했다. 가령, 앞에 언급된 목이 잘린 산적은 살인강도였으므로, 당나라 시절의 법률을 적용해도 사형으로 다스렸을 것이다. 심지어 삼장법사에게 파문당해 수렴동으로 돌아왔을때 사냥꾼들을 죽이고 그 고기를 먹기도 했다.

 

이 성격이 불살주의자인 삼장법사와 자주 갈등하며 마찰을 일으킨다. 그래도 긴고아에 매인 탓도 있고, 본인이 한 번 결정한 것은 우직스럽게 지키는 일면도 있어 불살주의 때문에 충돌하지만 않으면 기본적으로 삼장의 말은 잘 따르는 편이다. 중간에 남산대왕이라는 요괴의 부하가 꾀를 내어 삼장을 잡아먹어 죽인 것으로 꾸몄을 때에는 눈을 뒤집고 복수하려 들었다. 사실 요괴라면 다 때려눕히려는 성깔이 문제긴 해도 애꿏은 사람을 저세상으로 보내진 않았다.

 

다만 차지국에서 법술을 겨룰 때 심판을 담당한 감참관을 때려죽인 일이 있다. 이쪽에서 손오공의 심기를 건드리는 말을 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죽을 죄는 아니지 않는가. 문제는 이 부분에서 왠지 삼장법사도 추궁하지 않고 뭔가 어물쩍 넘어가버린 것처럼 잊혀져 버렸다. 차지국은 세 명의 요괴에게 완전히 민심이 장악당한 상태였기에, 그 감참관도 요괴들의 말에 충실히 따르는 부하였기 때문에 죽어도 싸다 라고 하면 그럭저럭 되기는 한데 이것도 사실 좀 억지다. 무엇보다 원작에서 이에 대한 명백한 언급이 없기도 하고 특별히 편향적이었다는 서술도 없다.

 

또한 출신이 원숭이라서 장난기가 심하다. 싸우는 상대방에게 깐죽거리는 것은 기본이요, 도술을 써서 갖가지 수작을 부려 골탕 먹이고는 잘 먹히면 깔깔 웃어젖힌다. 손오공 외의 일행들이 붙잡혀 있는 다급한 상황에서도 당장 죽을 것 같지만 않으면 툭하면 장난을 친다. 가장 큰 피해자는 늘 옆에 있는 저팔계인데, 저팔계가 당하는 건 대체로 자업자득이지만 가끔 아무것도 안 했는데 당하기도 한다. 사타동의 세 마왕 에피소드에서는 위험할 땐 줄을 당겨 구해달라는 저팔계와의 사전 약속를 어기고 붙잡히게 하질 않나, 그리고 물에 불려서 먹겠다고 연못에 담궈져 있는 걸 구하러 갔을 때는, 갑자기 장난기가 도져서 저승사자를 사칭한 후, 적당한 성의만 보이면 좀 나중에 데리러 가겠다고 거짓말을 해서 저팔계가 시주 받을 때마다 몰래 조금씩 빼돌려서 몇 년 동안 모은 은 한 덩이를 받아낸다. 다만 마지막 경우는 저팔계 혼자 비자금을 만들어놨다는 게 괘씸해서인지 "넌 임마, 우리 다같이 고생하는데 너만 혼자 딴 주머니를 차?"라고 꾸짖고 저팔계도 억울해하면서도 "나중에 승복이나 하나 새 거 맞춰 입으려고 그랬소, 빨리 나 좀 풀어주기나 해요"라며 변명한다.

 

그래도 마지막에 서천에 도달하여 투전승불, 즉 부처가 되었으니, 아마 성격도 온화해졌을 테지만, 역시 원래 성격 쪽이 워낙 유명하다보니 다른 매체에서 다룰 때도 여전히 한 성깔 하는 것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예시로 하이퍼 유니버스의 손오공은 성불이후 전보다 나아졌지만 순한양은 아니라고 했다.

 

의외로 초반에는 (본인 피셜로) 성질머리가 그렇게 더럽지 않았다. 수보리조사가 네 성(성씨)이 어떻게 되냐고 묻자 손오공은 자신의 성질머리를 묻는 줄로 알고 자신은 성질머리가 없어서 남들이 욕하고 때려도 좋은말로 사과한다고 하였다. 근데 성이 어떻게 되냐는 질문에 성질머리로 알고 답한 거 보면 자기도 찔려서 변명한 거 아닐까

 

이 호화찬란한 스펙에 비하면 진짜 별것 아니지만, 필마온이라는 경력 덕에 지상의 말은 손오공에게 고삐 잡히면 순한 양이 되어버린다. 심지어 본래 용왕의 아들인 백마도 손오공이 슬쩍 여의봉을 꺼내들면 혼비백산해서 도망가버린다. 타고 있던 삼장법사가 고생했다.

 

외모는 굉장히 무섭게 묘사된다. 언뜻 봐도 뇌공같이 생겼다고 묘사되는 녀석이 팔괘로에서 탈출한 후로 화안금정을 얻어 더더욱 흉악한 용모로 변했다. 묘사해보자면 눈은 시뻘겋고 눈동자는 누런 원숭이다. 이런데다가 툭하면 험상궂은 표정으로 난폭하게 굴며 큰 소리를 내니 지나가던 행인들이 손오공을 보고 놀라는 건 클리셰 수준. 이때 사람들이 뇌공님이라고 언급하면 자신은 뇌공의 할아버지라고 받아친다. 서유기 내에서 뇌공은 탁탑천왕 휘하에 있는 일종의 천병으로 묘사되고 명백히 나타보다도 약한데, 손오공은 그 나타와 싸워서 이길 정도다. 그러니 손오공의 입장에선 가소로울만 하다.

 

수중전에서는 몹시 약해진다.

중국에서는 서유기가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 민간층에서 그 이야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서, 손오공을 신으로 받드는 사당을 세웠을 정도. 삼장법사 자신은 실존인물로 유명한 고승이었으니, 고승을 도운 실화처럼 생각했던 듯하다. 옛 기담 모음집인 요재지이에 어떤 장사꾼 형제가 손오공 사당을 발견했는데 형은 공경하게 손오공 사당에 제를 올렸지만 동생은 소설에 나온 원숭이를 왜 숭배하냐고 까댔는데 그의 형이 갑자기 중병을 앓게 되었고 마을 사람들은 이게 다 손오공님을 화나게 해서 그런 거니 손오공님에게 사죄하라고 해도 그깟 원숭이에게 왜 절을 해?라고 동네 의원을 불러서 치료를 했지만 형은 그냥 죽고 말았다. 이에 열받은 동생이 손오공 사당에 난입해서 행패 부릴 때 사당에서 외친 말이 재미있다.

 

우리 형 안 살려주면, 네놈이 천상의 상제궁을 뒤엎었듯이 나도 네놈의 사당을 모조리 뒤엎고 불질러버리겠다!

 

이에 그날밤 손오공이 그의 꿈에 나타나서 지금까지 너 작살내려다가 네 형보고 참았는데 네가 돌팔이 의원 데려와서 형 죽은 걸 왜 나에게 지랄이냐? 확 조져버릴라. 하고 혼쭐을 내곤 저팔계를 보내서 염라대왕에게 말해 형을 살려준다. 이후 동생은 열성적인 손오공 신도가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도 원신이라고 해서 민간에 관제신만큼이나 친근한 신의 하나다. , 투전승불이긴 해도 부처로는 별로 안 모신다.

 

서유기를 기반으로 한 창작물에서는 백이면 백 손오공 포지션이 주인공. 삼장법사 포지션이 여성 캐릭터로 나오는 작품[에서는 대부분 둘이 엮인다.

 

서유기의 손오공의 모델로는 힌두교 신화에서 나오는 원숭이 신 하누만이라는 설이 있다. 여담으로 손오공과 하누만은 강함이나 포지션은 엇비슷한데 성격이 정반대인지라 그 둘을 비교하며 흥미를 가지는 사람들도 있는 듯 하다. 그 외에 중국의 무지기라는 요괴가 손오공의 탄생에 영향을 주었다는 설도 있다. 중국의 채철응이라는 학자는 지역별로 떠돌아다니던 원숭이 관련 설화들이 합쳐져서 손오공이라는 캐릭터와 서유기라는 이야기가 탄생하였다고 여긴다. 손오공이 요괴로 있어서 천계와 대항하던 시절의 이야기는 중국 남부의 설화, 손오공이 불경을 가지러 가는 이야기는 중국 북부와 서역의 설화에서 각각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손오공의 원형으로 볼 수 있는 원공이라는 캐릭터가 삼국지연의의 작가 나관중이 쓴 평요전이라는 소설에 나온다. 여기서 원공은 춘추시대 초나라에 살던 원숭이 왕으로 도술을 깨우쳐 구천현녀에게 도전했다가 패하고 구천현녀의 제자가 되고, 옥황상제 밑에서 잡일을 하다가 천도복숭아를 훔쳐먹거나, 구천현녀가 남긴 천서를 읽었다가 수천년 동안 천서를 지키는 파수꾼으로 바위산에서 살게 되는 등 손오공의 캐릭터 특성들을 이미 대부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평요전에서는 초반으 조연에 불과하다.

 

American Born Chinese라는 그래픽 노벨에선 대우가 좀 다르다. 여기서의 손오공은 미국 사회에 끼지 못하는 동양인에 대한 알레고리로 천계에서 신발을 안 신는다는 이유로 비웃음당하고 멸시당하고 이는 미국 사회에서 멸시당하는 동양인 주인공과 교차된다. 그래서 망나니적인 모습보다는 방황하는 주인공에게 다가가서 도와주는 역을 맡는다.

 

2011126, 중국 광둥성에서 전라(全裸)의 남자가 다리 위에 올라가서 "나는 손오공이다!"라고 외치며 난동을 부리자, 구조대원이 올라가 "나는 삼장법사다. 제자로 받아들이고 싶으니 내려와라."라고 설득하여 무사히 구출하였다고 한다.

 

돌원숭이임에도 가족이 존재한다. 오승은의 서유기에선 나오지 않지만, 서유기에 영향을 준 원나라 오창령의 잡극에서 손오공의 여동생으로 무지기라는 원숭이 요괴가 나오며, 남유기에는 월패라는 딸이 영관마원수와 싸운다. 월패는 해골을 지녔는데 이걸 두드리면 상대는 반드시 죽었다. 때문에 마원수는 심한 고통을 겪으나 화염왕광불의 중재로 목숨을 건진다. 여담으로 손오공은 마원수의 화광에 패했다. 재밌는 건 원전에선 영관마원수가 손오공에게 패했다. 2010년 드라마판에선 손오공 이전의 화과산 왕인 흑후왕과 그 왕비가 손오공의 양부모로 나오는데 손오공이 왕이 되기 전에 죽었고 이후 손오공이 생사부를 조작한 후 의형제들에게 양부모님도 살아계셨으면 이름을 지웠을 거라고 했다.

 

우리나라 제주도의 무가 중 당태종전을 각색한 세민황제본풀이에 조역으로 등장. 여기서는 '빠른개비'라는 이름의 사람으로 나온다. 당태종 이세민의 명령을 받아 팔만대진경을 가지러 극락세계로 가던 호인대사(삼장법사에 해당)가 봉인을 풀어주자 답례로 용궁에서 배를 빌려와 극락으로 가는 동안 지켜준다. 여기서는 빠른개비를 봉인한 존재가 석가여래가 아닌 옥황상제로 나온다. 현장보다 1세기 이후에 활동했던 스님인 오공(悟空, 731-812)의 이름으로부터 모티브를 얻어 탄생한 캐릭터라는 설도 있다. 이 스님도 인도로 가서 산스크리트를 배우고 불교 경전을 한역하는 업적을 남겼다.

 

동아시아에서 으뜸가는 사실상 원숭이 캐릭터의 정점이며 서구에서도 인지도가 상당한 캐릭터이다. 손오공/기타매체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아직까지도 수많은 작품들에서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원류이자 모티브가 되었다. 손오공을 따온 캐릭터들은 대부분 강하고, 성격이 천진난만하다는 특징 있으며 비중이 낮은 경우는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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