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 속 당승은 삼장법사로 천축국에 가서 불경을 배워 중국에 전하다
당대(唐代)는 경제적 풍요, 군사적 승리, 종교적 다원주의, 그리고 예술과 과학의 번성함을 누리던 시대였다. 이 때문에 중국의 문화적 황금기로 일컬어진다. 불경(佛經)을 찾아 서역으로 가는 여정을 담은 서유기는 1,300년 전 시작된다. 바로 당대의 수도, ‘영원한 평화’를 뜻하는 장안에서 말이다.
당시 당 태종은 젊은 승려에게 어려운 임무를 맡긴다. 서쪽 험준한 산맥을 넘어 오늘날 인도로 알려진 땅으로 가서 불경을 수집하고 중국으로 이를 가져오는 일이었다. 당승은 기꺼이 황제의 명을 받든다.
서유기는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 역사적인 여정은 17년에 걸쳐 완성된다. 당승은 산스크리트로 쓰여진 불교 경전 657권을 중국으로 가져왔고, 그리고 여생을 경전을 번역하는데 바쳤다. 역사서에서와 마찬가지로 당승은 경건한 불심의 상징으로 그려진다. 인도로 가는 길에 당승은 81가지 난관을 만나는데, 바로 수행의 길에서 인간이 만나게 되는 고험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면, 한번은 당승이 아름다운여왕으로부터 청혼(請婚)을 받는다. 청혼을 받아들이면 여성들만 사는 땅을 다스리며 남은 생에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게 된다. 하지만 당승은 이를 거절하고 다시 여행길에 오른다. 이런 식의 고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는지 온갖 괴물과 요괴가 끊임없이 당승을 탐한다. 그의 살점을 한 번 베어 먹기만 해도 영생을 얻는다는 소문 때문이다.
삼장법사
불경의 3요소, 즉 경장(經藏), 율장(律藏), 논장(論藏)을 모두 통달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과거에도 그렇지만 현재도 삼장에 통달한 삼장법사(三藏法師)는 매우 드물다. 불교를 국교로 하는 대부분의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삼장법사는 대단한 석학으로 존경받는다.
인도에 있는 저 3개의 불경을 배우고 그리고 번역하고 중국에 전파하기 위해 서역 천축국(天竺國)으로 떠나는 승려는 대단한 학식을 지닌 삼장법사들이었다. 그중 가장 알려진 사람은 당나라 당태종 시절의 유명한 고승인 현장법사이다. 쿠마라지바 역시 유명했다. 서역까지 여행하고 다시 수년~수십 년간 공부하고 다시 중국으로 와야 했으니 당시에는 그냥 죽으러 가는 것이나 다름없는 여행이었다. 따라서 현장법사는 로또 맞은 사람이다. 실제 현장은 불경을 들고 중국으로 돌아와 한문으로 번역하여 후세에 길이 남을 업적을 남겼다. 그래서 지금도 삼장법사 하면 사람들은 자동적으로 '현장법사'를 떠올린다.
물론 서역 사람이 중국으로 와서 중국말을 배워 불경을 번역한 경우도 있다. 쿠마라지바가 여기에 해당한다.
실존인물인 현장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다. 성은 원래 진씨였고 어릴 적 법명스님이 지어준 아명은 강류였다. 법명은 현장. 삼장은 불경에 통달하였다는 의미로 당태종이 붙인 것으로, 현장법사와 의형제를 맺으며 나라의 이름을 따 "당"이라는 성을 주어 '당삼장'이라고도 부른다.
설정상 외모며 학식이며 뭐 하나 딸리는 게 없다...고는 하는데, 정작 서천길에서는 툭하면 제자들(특히 손오공) 발목을 잡아대는 행보 탓에 반 농담삼아 서유기의 메인빌런(...) 소리를 듣기도 한다.
전생에는 부처의 제자인 금선동자였다. 하지만 부처님의 설법 중 꾸벅꾸벅 졸다 깜짝 놀라 쌀 한 톨을 밟은 죄로 삼장으로 환생했다. 장원급제자인 진광예와 현 당나라 재상의 딸인 은온교의 자식으로 환생하는데, 출신만 보면 죄짓고 환생하는 것치곤 좋은 집에서 태어나는 것 같지만 아니었다. 애초부터 인간이 된 이상 경전을 받아올 운명이었던지라 고난은 예정되어있었고, 역시 태어나기도 전부터 재앙을 맞는다.
해주 출신인 그의 아버지 진광예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지만 장원 급제를 한 능력자다. 그리고 급제 후 장안을 행진하는데 그걸 본 은재상의 딸 은온교가 비단공을 던져서 맞혀 재상의 사위가 되기까지 한다. 그러고는 강주 자사로 발령받아 어머니와 아내와 함께 강주로 떠난다.
그런데 강을 건너기 직전 어머니가 갑자기 몸이 안 좋아지고, 정해진 기간 안에 발령지에 가야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근처에 유소이라는 사람이 운영하는 여관 만화점에 돈을 두둑히 주고 어머니를 맡긴 다음 강을 건넌다. 그런데 문제는 하필이면 그들이 타고 있던 배의 뱃사공인 유홍, 이표가 흉악한 본성을 숨기고 있던 악인들이었던 것. 유홍이 노를 저으면서 은온교를 보니 절세 미인이라 흑심을 품고, 이표와 짜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배를 으슥한 곳으로 몰고가고 한밤중이 되자 진광예와 동자를 때려죽여 물에 던져버린다. 그러고는 동업자 이표에게 배를 줘버리고, 자신은 진광예의 짐을 뒤져 누군지 알게 되자 은온교를 끌고 강주로 가 진광예 행세를 하며 강주자사가 된다. 은온교는 남편이 죽을 때 따라죽으려 했지만, 이대로 죽으면 복수고 뭐고 아무것도 못하게 되는 데다 뱃속엔 이미 진광예의 아이가 있었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살아남는다. 하지만 이 때 유홍에게 몸을 더럽혀지고 이를 일평생 마음의 짐으로 안고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관청 뜰에서 탄식을 하던 은온교는 급작스런 진통을 느끼다 아들을 낳게 되고, 돌아온 유홍이 당장 죽여버리려는 걸 애원하며 하룻밤만 지내게 해달라고 애원한다. 그리고 다음날 유홍이 아침 일찍 갑자기 일이 생겨 떠난 사이, 그간의 사연을 혈서로 써서 아기와 함께 널판지에 묶어 강에 흘려보낸다. 이때 혹여 나중에 다시 볼 기회가 있으면 알아보기 위해서 넷째 발가락 한 마디에 깨문 자국을 내놓았다. 그리고 강물에 흘러가던 아기는 금산사의 위대한 고승이자 주지스님인 법명선사가 발견, 사연을 읽고 안타까워하며 아기 이름을 강에서 흘러왔으니 '강류'라 짓고 절에서 키우게 된다. 그가 바로 현장법사다.
그렇게 절에서 자란 강류는 18살이 되던 해 법명선사에게서 정식으로 스님의 계를 받았고, 어릴 때부터 남다르게 총명했던 그는 얼마 안가 다른 스님들에게 칭찬받는 훌륭한 스님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현장이 평소 행실이 좋지 못해 주육(酒肉)화상이라고 불리던 땡중과 논쟁하던 도중, 현장에게 논리로 완벽하게 밀려 할 말이 없어진 주육화상이 대뜸 '어디서 부모도 모르는 녀석이 큰 소리냐.'고 패드립을 친다. 이에 너무 놀라고 분해서 말문이 막힌 현장은 울면서 스승인 법명선사를 찾아가 자신의 부모에 대해 알려달라 한다. 때가 됐다고 생각한 법명선사는 그날의 진실이 담긴 혈서를 꺼내주고, 그걸 읽은 현장은 눈물을 흘리며 복수를 다짐한다.
그리고는 곧바로 강주자사의 저택으로 가 은온교를 만나고, 자기 자식인 걸 알게 된 은온교는 일단 돌아가라 한 뒤 유홍에게 적당히 핑계를 대고 금산사로 가서 아들과 감격의 재회를 한다.[6] 그리고는 아들에게 남편의 일과 함께 자신의 시어머니, 장안의 부모님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장안에 있는 아버지에게 전할 편지를 건네준다. 현장은 그 길로 서둘러 떠난다.
장안으로 가던 현장은 진광예의 어머니, 즉 자기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만화점의 주인 유소이에게 그녀에 대해 물어본다. 그는 겨우 기억해내고는 한 삼사년 정도는 있게 해줬지만 계속 돈을 내질 못하니 결국 어쩔 수 없이 내보냈고, 지금은 거지가 되어 성 내에서 구걸하며 사는데다가 눈까지 멀어버렸다고 알려준다. 그 길로 찾아간 현장이 슬피 울면서 하늘에 축원을 드리고 눈꺼풀을 핥아주니 갑자기 눈이 뜨이고, 자기 아들이 자신을 배은망덕하게 버린 줄 알고 있던 할머니는 손자에게 진상을 듣고는 대성통곡한다.
일단 다시 만화점에 가서 돈을 두둑히 주고 할머니를 모시고 있어달라 부탁한 다음 서둘러 장안으로 간 현장은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인 은재상 부부를 만난다. 처음엔 자신한테 무슨 스님 친척이 있냐고 황당해하던 은재상과 아내는 딸의 편지를 갖고 있단 말에 서둘러 현장을 안으로 들어오게 한다. 그리고 현장이 가져온 딸 은온교의 편지를 읽고 그간의 사연을 알게 되자 기절초풍한 다음 외손자 현장을 얼싸안고 대성통곡한다. 그러고는 분노로 이를 갈면서 곧바로 황제에게 보고한다. 당연히 대노한 황제는[8] 강주로 6만의 병력을 보내 유홍을 체포하게 하고, 더불어 아직 뱃사람 일을 하고 있던 이표도 붙잡아온다.
그 뒤 두 사람은 태형 100대를 때린 다음 공범인 이표는 나무 나귀에 못박아 조리돌림 후 육시 처참, 머리는 효수했다. 그리고 주범 유홍은 진광예를 죽였던 강가로 가서 제문을 읽은 뒤 산 채로 배를 갈라 간을 꺼내 제단에 바쳐 복수를 끝낸다. 이표 쪽이 더 고통스럽게 죽은 것 같다. 그런데 그 순간 진광예가 물속에서 떠오르더니 갑자기 살아나 모두에게 인사를 한다. 알고보니 사실 과거 진광예가 강주로 가던 중 어머니가 아팠을 때 그녀의 몸보신을 위해 금빛 잉어를 샀었는데, 잉어가 눈꺼풀을 깜빡이는 걸 보고 영물이라 생각해 놓아준 적이 있었다. 그 잉어가 사실은 그 강의 용왕이었고, 진광예가 유홍, 이표에게 맞아 강물에 빠져죽은 것을 보고 은혜를 갚기 위해 입에 정안주를 물려 썩지 않게 하고 혼백은 용궁의 업무를 보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현장이 제를 지내는 걸 보고는 때가 되었다 여겨 다시 뭍으로 올려보내준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가족들은 감격의 상봉을 하게 되고, 현장은 그 뒤로 스승 법명선사가 입적한 뒤 새로운 주지가 되고 금선사에서 가장 덕망 높은 큰스님이 된다. 다만 완전한 해피엔딩은 아닌 게, 그의 어머니 은온교는 아버지 은재상이 그녀의 잘못이 아니라며 잘 달래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도적에게 몸을 더럽힌 것에 대한 수치심을 이기지 못해 얼마 안 가 조용히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참고로 이 이야기는 서유기 최초 판본에 없고, 청나라 때의 판본에 부록 형식으로 추가된 내용이다. 단, 완전한 오리지널 설정은 아니고 출생 관련 설정 자체는 본편에서도 거의 동일한 내용으로 간략하게 언급된다.
당태종은 경하 용왕에 얽힌 일로 인해 죽었다가 살아나, 지옥에서 고통 받는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해서는 설법을 열어야 한다고 여기게 되어 그 당시 가장 고명한 스님이었던 삼장법사에게 설법을 맡긴다.
그런데 삼장이 막 설법을 하려던 중, 문둥이 중으로 변장한 관세음보살이 왜 대승경전은 설법하지 않냐고 지적한다. 삼장이 경전이 없다면서 통탄스러워하니 갑자기 관세음보살이 모습을 드러내고, 놀란 그에게 서천으로 떠나 경전을 가져오라는 명을 내리고 사라진다. 당태종은 그 길로 삼장과 의형제를 맺고, 고향을 잊지 말라는 뜻에서 술잔에 흙을 넣어 한 잔 권한다. 삼장은 평소엔 술은 불가에서 가장 금하는 것이라면서 누가 술을 권해도 거의 마시지 않지만, 이것만큼은 당태종의 뜻에 감격하여 단숨에 받아마셨다. 그리고는 백마와 종자, 공양을 받을 때 쓸 구리 발우 하나를 주어 삼장법사를 떠나보낸다.
그러나 당장 시작부터 삼장은 고생만 한다. 숲을 지나던 중 요괴의 함정에 빠져 종자들은 전부 잡아먹혀버리고, 나중에는 백마도 갑자기 물속에서 튀어나온 용에게 잡아먹힌다. 그러나 서유기 내 거의 최강자에 가까운 손오공에 이어 저팔계, 사오정이 제자가 되고, 용도 관세음보살의 명에 따라 서천으로 가는 스님을 기다리고 있던 터라 자신이 잡아먹은 백마보다 더 훌륭한 백마가 되어 삼장법사를 태워준다. 그렇다고 요괴의 습격이 줄어들지는 않았다.
갖은 고생 끝에 삼장법사는 결국 서천에 도달하게 되고, 그토록 원하던 진경을 받는다. 게다가 이때 밑바닥이 없는 배에 타면서 더러운 육신도 벗어버린다. 그 덕에 구름을 타고 갈 때에 비해 순식간에 당나라로 돌아오게 된다. 이후 진경으로 설법을 하려던 중 부름을 받고 그대로 승천, 다시 서천으로 돌아와 전단공덕불로 승격된다.
부처나 보살에게 지명받을 정도로 법력은 강하지만, 이게 무협에서 나오는 법력과는 거리가 먼 정신적인 법력이라 써먹을 일이 별로 없다. 시조 또한 줄줄히 외울 정도로 문학과 불교에는 통탈했으며, 미남이기까지 하다. 요괴들이 '통통하게 살찐 중'이라고 부르는 등 묘사상으로는 다소 후덕한 편이지만, 이게 당시에는 매력적인 남성상이었다. 실제로 사람이든 요괴든 잘생겼다고 하는 자는 있어도 못생겼다는 자는 없었다.
이 점이 시너지를 일으켜 몇몇 인간 여성들에게 대쉬를 받을 정도의 인기를 누리지만, 요괴들에게 받는 열화와 같은 관심과는 비교를 불허한다. 삼장법사 같은 고승의 인육을 먹으면 불로장생할 수 있다는 소문이 요괴들 사이에 널리 퍼졌기 때문. 여요괴들도 삼장법사의 동정을 노리는데, 열 번 환생하면서 수행을 쌓고 동정을 깨뜨리지 않았으니 그 원양진기를 얻으면 단숨에 신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덕분에 작품 내내 완벽한 붙잡힌 히로인의 역할을 수행, 삼장법사가 납치당하면 손오공을 필두로 저팔계, 사오정 등 수하의 제자들이 개고생을 한다.
고승이라 무뚝뚝한 인상을 떠올릴 수 있지만, 사실 굉장한 울보다. 산짐승이 덮쳐도 울어, 요괴에게 납치당해도 울어, 지나가는 길이 험해 보여도 울어… 게다가 살생이라는 행위에 병적인 거부감을 보이는데, 스님이니 당연한 것이지만 이것 때문에 제자들을 너무 갈군다. 자신들을 해치려던 도적떼를 때려 죽인 손오공을 벌하려고 긴고아주를 외울 정도다.
또한 의외로 고승답지 않게 입이 걸걸한 면이 있다. 물론 시도때도 없이 패드립(내가 니 할애비...)을 일삼는 제자들 수준은 아니지만. 제자들에게 화가 났다고 방정맞은 주둥아리, 냄새나는 아가리, 처먹을 줄만 아는 미련한 식충이 같은 말을 하질 않나. 물론 정말 화가 뻗쳤을 땐 긴고아주를 외우거나 손오공이 나서 여의봉으로 잘 쓰다듬겠다고 겁박을 주니 화를 격하게 내는 모습이 자주 나오진 않는다.
게다가 어떻게 고승의 칭호를 얻었을까 싶을 정도로 학습능력이 딸린다. 저팔계의 꾐에 넘어가 손오공을 불신하고 쫓아낸 지 얼마 안 가 고난을 겪고 손오공이 구해주면 사과하긴 하지만, 곧 손오공을 다시 갈군다. 작중에서 손오공은 두 번의 파문을 받는다. 그때마다 일행에 위기가 닥쳐서 돌아오지만. 저팔계를 많이 편애하며, 저팔계의 선동에 넘어가 함께 손오공을 욕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손오공이 웃으며 "사부님이 저팔계의 말만 믿고 제 계책을 듣지 않으실까 걱정입니다."라고 투덜대는 대목이 나올 정도. 다만 나중에 가면 자신도 팔계에게 속아 넘어간다는 걸 잘 아는 건지 팔계를 갈구기도 한다.
그리고 고승인데도 의외로 학문 관련으로 딸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비구국에서 도사로 변신한 흰사슴을 상대로 각자의 종교가 우월하다고 설전을 벌였는데 말문이 막혔다. 그러니까 일개 축생을 상대로 키배에서 졌다는 말이다.
그래도 학식 자체는 있다. 오계국 편에서는 청모사자 때문에 3년간 썩지 않은 시체 상태로 우물 속에 갇혀있던 진짜 오계국왕을 살려낼 때 태상노군의 단약을 구해온 손오공이 효험이 신속히 듣지 않자 낙심했을 때 3년간 물 속에 시체처럼 기력이 약할 뿐 약을 삼켰다는 사실 자체로 이미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원기회복을 위해 인공호흡을 해 주는게 필요해보이니 신통력이 있는 제자들이 할 때라고 정확히 판단하며 이에 요괴 시절에는 인육을 자주 먹은 저팔계가 나서자 저팔계 대신 천궁을 뒤엎을 때조차 채식을 주로 하여 기가 더 맑은 손오공에게 인공호흡을 시켜서 오계국왕을 부활시키는데 성공하는 등 나름의 학식과 침착함에서 손오공보다 앞서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높게 살 만한 점이 있다면 의지가 강하다는 점이 있다. 서천으로 가는 길에 셀 수 없는 고생을 하는데도 그만두자라거나 돌아가자는 말은 하지 않으며, 미녀나 여괴들이 몸으로 어택해도 옷깃 하나 흐트리지 않는다. 결국 이런 강인한 의지가 결실을 맺어 서천에 도착해 경을 얻고, 석가여래에게 인정받아 육신을 버려 부처의 반열에 오르고 전단공덕불(傳檀功德佛)이라 불리게 된다. 작 중에서 딱 한 번 놀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서 그에 대한 인과응보마냥 요괴에게 잡혀간 적이 있긴 한데, 그것도 별거 아니고 그 고장에서 마침 열리고 있던 축제에 관심이 생겨서 구경하느라 며칠 더 머문 것뿐이다. 즉, 삼장은 여정 내내 한 번도 목적을 잊어버린 적이 없다.
그리고 전생과 현재에 덕을 많이 쌓아서, 온갖 신들이 보살펴주고 있다. 말만 그런 게 아니라 실제로 경을 가지러 가는 동안 오방개체, 육정육갑, 사치공조, 호교가람 등 수많은 천신들이 돌아가며 당번을 서서 그를 암암리에 보호해주고 있다. 물론 진짜 강력한 요괴들에게 잡혀가거나 목숨을 위협받거나 하는 일까지 막아주진 못하지만 때리거나 찔러서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는 일은 막아주고 있다. 이게 딱히 삼장 본인의 능력인 건 아니지만.
삼청관 도사편에서는 오랫동안 참선하는 능력으로 정말 보기 드물게 활약을 하긴 한다. 비록 손오공 도움을 받긴 했어도 어쨌든 이겼다. 아무래도 고승은 고승인 만큼 참선 실력은 허풍이 아니다. 또한 앞서 말했듯 시쓰는 실력도 상당한 편이라, 형극령이라는 곳에서는 나무 요괴들이 삼장을 요청 해다가 밤새 시를 읊으며 즐기기도 했다.
그리고 전승에 따라서는 자신을 죽이려 한 나찰녀를 설득하여 역으로 감화시켜 도에 귀의하게 하고 파초선을 받기도 한다.
천웨이동 서유기에는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이 모두 죽는 악몽을 꾸기도 하는데 손오공은 이를듣고 자신은 절대 안 죽는다고 했다. 서유기 내에서 삼장이 보여주는 무능하고, 아는체 하고, 허세 부리는 모습은 당시 타락한 지식인과 승려 계층을 풍자하기 위해 저자가 의도적으로 삽입한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물론, 중생구제를 위해 실제로 인생 바쳐 인도 다녀온 현장 입장에서야 화가 나겠지만.
일본에서는 원전에서의 무능력한 모습 및 심심하면 잡혀가는 포지션 때문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서유기 및 서유기를 모티브로 한 작품에서는 대부분 삼장법사가 히로인으로 나온다. 은하철도 999의 제작자인 마츠모토 레이지의 다른 작품 SF 서유기 스타징가(한국에서는 별나라 손오공)에서는 아예 삼장법사 대신 모에한 요소가 가득한 초미소녀 오로라 공주를 등장시켰다. 드래곤볼 초반부에서 삼장의 포지션을 맡았던 부르마가 여자아이인 것도 이와 관련 있어 보인다. 거기다가 원작에서의 에피소드 때문인지 임산부 기믹도 종종 있다. 꾸러기 수비대에서도 서유기 에피소드에서 삼장법사가 여자로 나온다. 다만 이쪽은 사령몬스터에 의해 수녀가 되어있었다. 그래서인지 일본인들은 중화권 본토의 서유기 관련 매체나 한국의 날아라 슈퍼보드 내지는 자국의 최유기를 보고 삼장법사가 남자로 나오는 것에 충격을 받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도 예외가 아닌지, 날아라 슈퍼보드에선 당초엔 삼장법사 역의 캐릭터를 미로라는 여캐가 맡고 있었다. 동시기에 발행된 드래곤볼과의 표절시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였는지 은근슬쩍 멤버에서 탈락하고 삼장법사 본인이 직접 오지만. 그리고 비교적 최근에 연재되고 있는 마법천자문에서의 삼장도 여캐로 나온다.
닌자 시오리에서 만든 인슬레이브드에서도 여자로 나온다. 이름은 산스크리스트어로 삼장을 뜻하는 트리피타카에서 따온 트립. 여기서는 전투능력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마냥 무능력하진 않고, 각종 기계장치와 프로그래밍에 해박한 공순이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며 활약을 한다.
오히려 최유기처럼 삼장법사가 남자로 등장하는 경우가 희귀한 케이스로 받아들여질 정도. 특히 최유기의 삼장법사들이 대부분 남성이고 대요괴전 한정으로라도 상당한 능력을 가진 데다가 한성깔하는 인물로 등장하는 것은 아마 원전에서의 무능한 모습에 대한 작가의 반감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도 남자로 나오든 여자로 나오든 원작 묘사처럼 후덕한 체형은 아닌 게 다행이다.
중화권 매체에서는 원전에 충실하게 남자로 나온다. 대표적으로 주성치의 서유기에 나오는 삼장이 있다. 말 많고 시끄러워 손오공이 삐뚤어지는 계기를 만들었고 심지어 관세음보살도 수다에 질려 해코지를 할 뻔했다. 그러나 그 뿌리는 심지가 굳고 이타적이여서 자신을 배반한 오공을 용서해주고 대신 희생한다. 그밖에 다른 중화권 서유기 드라마에서는 삼국지의 조자룡 같이 남자답고 선 굵은 미남 배우들이 삼장 역을 맡는다. 중국 본토를 포함한 중화권 창작물에서는 전형적인 중국 승려의 모습으로 나오는데, 중국인들은 한국이나 일본(특히 일본)에서 묘사되는 원작에 비해 심하게 각색된 삼장법사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한중일 3국에서 묘사되는 삼장법사가 이렇게 많은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한중일 3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삼장법사의 스테레오타입은 제각기 다르다. 중화권에서의 스테레오타입은 고증에 맞게 전형적인 중국 승려의 모습이고, 한국에서의 스테레오타입은 날아라 슈퍼보드의 영향으로 한국 승려에 가까운 모습이며, 일본에서의 스테레오타입은 일본 비구니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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