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육이 물로 만들어진 홍루 금릉십이채金陵十二釵 세외선주世外仙姝 임대옥林黛玉
『홍루몽紅樓夢』에 나오는 인물은 맑은 날 밤하늘에 크고 작게 멀리 가까이 촘촘하게 떠 있는 무수한 별과 같다. 그들은 각기 각자의 인과因果를 가지고 있는데, 각자 자신의 업業을 해결하려고 한다. 부귀하거나 비천한 사람으로 태어나 애증愛憎이나 이별을 겪으며 모두 총총히 인간 세상을 다녀간다.
장훈蔣勳이 말하기를, 황당하고 이치에는 맞지 않지만 의식意識이 잠복되어 있는 신화이고, 영하靈河의 고사故事이며, 삼생석반三生石畔의 고사인데, 그 고사는 풀 한 포기에 물을 준 것에 대해 눈물로 일생동안 보답한 고사라고 했다.
바로 그 풀포기가 임대옥林黛玉인데, 서방西方 영하靈河 기슭에 있는 삼생석반三生石畔에 있던 강주선초絳珠仙草이고, 오로지 신영시자神瑛侍子가 자기에게 물을 부어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 인간 세상에 온 것이다.
임대옥은 가부賈府의 딸 가민賈敏과 아버지 임여해林如海의 무남독녀로, 6 살에 어머니를 일찍 잃고 가부賈府의 가장 어른인 외조모 가모賈母가 데려와 길렀다. 외조모 집에서, 그녀는 자기와 사상과 지향하는 바가 같은 한 살 위의 오빠 가보옥賈寶玉을 만나게 되는데, 첫 대면에서, 대옥은 보옥으로부터 “빈빈顰顰”이라는 별명을 받는다. 두 사람은 밥을 함께 먹고 같은 곳에서 잠을 자며 생활하여, 그 관계가 자연히 비할 데 없이 가까웠다.
대옥은 설보채薛寶釵가 가부의 영국부榮國府에 왔을 때부터 그녀가 속이 깊고, 또 보옥이 목에 두르고 있는 통령보옥通靈寶玉의 대구對句가 새겨 있는 금목걸이를 하고 있는 것을 알고, 마음속으로 약간 심사가 뒤틀리는 것을 면치 못한다.
그런데다가 보채는 명문대가인 설薛씨 집안의 딸이고, 어머니(설이마薛姨媽)와 오빠도 있지만, 대옥은 부모가 모두 죽고, 외갓집에 얹혀사는 비참한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고 더욱 눈물을 흘리며 생활했다. 이렇게 큰 영국부榮國府 중에서 그녀를 가장 이해해주는 사람은 오직 보옥뿐이고, 또 유일한 지기知己로 생각했기 때문에, 대옥은 언제나 보옥에 관한 일에는 특별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영국부에서 보채를 위해 생일잔치를 열어 연극 공연을 했을 때, 사상운史湘雲이 한 어린 연극배우의 생김새가 대옥과 닮았다고 말하자, 보옥은 대옥이 공연한 걱정을 할까봐 곧바로 상운에게 눈짓을 했다. 그러나 대옥은 오히려 그런 호의를 감사히 여기지 않고, 보옥에게 쏴붙였다.
“비웃지 말라고 눈짓할 필요 없어요.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라고 하는 게 더 나쁘거든요!”
홍루紅樓 여아: 임대옥
임대옥林黛玉은 빈빈顰顰, 소상비자瀟湘妃子라는 별칭이 있다. 그녀의 내력은 서방영하西方靈河 기슭의 삼생석반三生石畔에 있는 강주선초絳珠仙草였다. 소설에서 그녀의 배위排位는 금릉십이채金陵十二釵의 정책正冊에 들어있다.
대옥의 생김새는 양 미간을 잘 찡그리고, 그 두 눈은 기뻐할 때도 슬픔을 품고 있고, 보조개에도 수심이 가득해 있다. 몸에 병이 있어 체력이 매우 연약하여, 툭하면 눈물을 방울방울 흘리며, 약간 숨을 할딱거린다. 한가할 때에는 물속에 비친 아름다운 꽃처럼 조용히 있고, 행동할 때는 연약한 버드나무가 바람에 나부끼듯이 했다. 마음은 천 갈래 만 갈래로 생각이 많고, 약간 병든 서시西施(춘추시대 월越나라의 미인)과 같은 생김새이다.
대옥은 어려서 자기 집에 가우촌賈雨村을 선생으로 모시고 공부를 배웠는데, 널리 많은 책을 읽고, 시사詩詞를 잘 짓고, 거문고에도 정통했다. 소설에서 대옥이 지은 주요작품은 『장화음葬花吟』, 『도화시桃花詩』, 『제파삼절題帕三絶』, 『추창풍우석秋窓風雨夕』, 『영국咏菊』, 『문국問菊』, 『국몽菊夢』 등이 있다.
대옥의 성격은 고결하고 자존심이 강하며, 민감하고, 집착이 강하고, 말솜씨는 유창하나, 병약하고 눈물이 아주 많다. 그녀의 명운命運은 애정의 장애를 받게 되자, 한없이 눈물을 흘리다가 눈물이 다해 죽는다.
보옥과 대옥 두 사람의 관계
보옥寶玉과 대옥 두 사람을 현실세계와 신선세계에서의 관계로 나눠 살펴보면, 현실세계에서의 관계는 보옥은 가모賈母의 아들 가정賈政의 아들이고, 대옥은 가모의 딸이며 가정의 누이동생인 가민賈敏의 무남독녀로 보옥과는 외사촌 오빠동생의 관계이다.
두 사람의 신선세계에서의 관계를 보면, 보옥은 하늘을 메우다가 남은 완석頑石(잡석)으로 통령보옥通靈寶玉으로 변해서 인간 세상에 입에 옥을 품고 태어났다. 본래 보옥은 서방영하의 신영시자로 강주선초에게 물을 주어서, 강주선초는 그 은혜를 갚으려고 속세에 대옥으로 태어나 눈물을 흘려서 신영시자에게 보답한다.
대옥은 가장 보옥을 잘 이해해서 보옥에게 봉건사회의 벼슬길로 나가라는 권고를 전혀 한 적이 없다. 한 번은 보옥이 몰래 나무 밑에 앉아서 『서상기西廂記』(원元나라 때에 왕실보王實甫가 지은 희곡戱曲)를 읽고 있을 때, 대옥이 와서 무슨 책이냐고 물었다.
보옥은, “착한 동생아, 너하고 논하더라도 나는 전혀 겁이 나지 않아. 정말로 이것은 훌륭한 글이야!”라고 말하며, 그리하여 두 사람은 함께 나무 밑에서 “금서禁書”를 읽기 시작했는데, 내용이 그지없이 좋았다.
임대옥의 시詩에 대한 재능은 사람들이 대단히 부러워할 정도였다. 가비賈妃 원춘元春이 성친省親(귀성歸省하여 부모를 문안하다)를 왔을 때, 보옥은 대관원大觀院의 건물에 오언률시五言律詩(근체시近體詩의 일종으로, 여덟 구로 이루어지며, ‘오언五言’과 ‘칠언七言’이 있음)를 짓게 되었다. 보옥은 겨우 3 수首를 짓고, 남은 『행렴재망杏帘在望』 한 수는 아무리해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때 대옥은 보옥을 대신해서 한 수를 지었는데, 가비 원춘은 보옥이 지은 앞의 3 수보다 제일 낫다고 평했다. 탐춘探春이 조직한 “해당시사海棠詩詞” 모임에서, 대옥은 소상비자瀟湘妃子라는 아호雅號로 참가했다. 그녀가 지은 『영국咏菊』을 시제詩題로 한 시사詩詞는 여러 많은 국화시菊花詩 중에서 으뜸을 차지한다.
그런데, 임대옥은 결국은 단지 신영시자에게 눈물로 은혜를 갚으려고 속세에 온 강주선자로 이미 운명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결국 마지막 결말은 그저 눈물이 다하여 죽고 말게 될 것이었다. 고악高顎이 쓴 후後40회回의 속서俗書의 내용을 보면, 보옥과 대옥의 애정은 가모賈母, 왕희봉王熙鳳, 왕부인王夫人 등에게 잔인하게 눌림을 당해 극도로 상심하여 결국 죽는다. 보옥과 보채寶釵의 혼례婚禮 소식을 들은 대옥은 극도의 절망에 빠져 치정癡情이 가득한 시詩 원고를 다 태워버리고, 설보채와 보옥이 결혼하는 바로 그 날, “보옥오빠, 보옥오빠, 잘 지내....”라고 입속으로 소리치며 한을 품고 혼魂이 되어 돌아간다.
대옥黛玉의 장화음葬花吟
『홍루몽』 제 27회에 대옥은 지난밤에 보옥의 시녀 청문晴雯이 문을 열어 주지 않은 일로 보옥을 오해하여 의심이 생겼으나, 제대로 화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다음 날은 망종절芒種節(음력 4월 26일)로 화신花神을 전송하는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기 때문인데, 망종芒種(24 절기의 하나)이 지나면 곧 여름이기 때문에, 모든 꽃이 다 지게 되어 화신花神도 물러가므로 전별 행사를 해야 했다.
대관원大觀院의 아가씨들은 모두 일찍 일어나서, 꽃밭에서 놀았다. 유독 대옥만이 몰래 사람들을 피해서, 꽃주머니를 건 괭이를 어깨에 둘러메고, 손에는 꽃빗자루를 들고 걸었다. 불어오는 춘풍에 꽃잎들은 살랑살랑 춤을 추며 천천히 허공을 날아 마지막에 땅에 쌓이는데, 온 땅에 꽃향기가 진동했다.
시일이 오래 지나면 꽃들이 흙으로 변하는 것이 깨끗하다고 생각한 대옥은 꽃을 비단주머니에 넣어 땅에 묻으려고 그 꽃잎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지난밤에 보옥을 오해했던 일과, 오늘은 또 꽃과 전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자, 그녀는 스스로 슬픔을 금치 못하며 봄날의 감상에 젖어 있었다. 대옥은 떨어진 꽃들을 땅에 묻으면서, 입으로는 『장화음葬花吟』을 읊는다.
한편 보옥은 꽃잎이 땅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 곧 고개를 숙여 그 꽃잎들을 모아 꽃 무덤을 만들었다. 바로 그때 산기슭 쪽에서 누군가 오열하며 슬프게 우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자세히 보니 대옥이 고개를 끄덕이며 찬탄하며 읊고 있었다.
儂今葬花人笑痴 농금장화인소치(꽃잎 묻는 나를 남들은 비웃겠지만)
他年葬儂知是誰 타년장농지시수(나중에 내가 죽고 나면 누가 나를 묻어줄까?)
一朝春盡紅顔老 일조춘진홍안노(하루아침에 봄은 지고 홍안의 청춘이 늙게 되면)
花落人亡兩不知 화락인망양부지(꽃잎 지고 사람도 가니 둘 다 알지 못하네)
그러면서 대옥은 더욱 슬프게 읊으며 산비탈에 엎어졌는데, 가슴에 품고 있던 낙화가 모두 땅바닥에 흩어졌다.
간파홍진看破紅塵 (속세를 달관하다/속세의 덧없음을 깨닫다)
[명언이 나오는 『홍루몽紅樓夢』 본문]
寶玉本來穎悟,又經点化,早把紅塵看破,只是自己的底里未知,一聞那僧問起玉來,好像當頭一棒,便說道:“你也不用銀子了,我把那玉還你罷.” (第一百一十七回)
[해석문]
보옥寶玉은 워낙 총명하고 영리하며, 또 이미 점화點化(도교道敎에서 말하는 신선이 법술法術을 사용하여 사물을 변화시키다)로 계시를 받아, 일찍이 이 풍진 속세를 간파하고 있었는데, 다만 자기의 속사정은 알지 못하고 있다가, 그 중이 옥玉에 대해 묻자, 마치 몽둥이로 얻어맞은 것 같았다. 곧 이렇게 말했다.
“스님도 은자는 필요 없으실 것 같으니, 저는 이 옥을 스님께 돌려드리겠습니다.”(제 117회)
[명언고사]
보옥의 고질병이 발작하여 정신을 잃고 쓰러졌는데, 한 화상이 “통령보옥通靈寶玉”을 돌려보내며 그의 병을 치료하게다고 하면서, 은자 1만 량을 요구했다.
병이 다 나은 뒤, 보옥은 이때부터 마치 딴 사람으로 바뀐 듯했는데, 과거를 봐서 벼슬길로 들어서는 것도 싫어하지 않고, 남녀 간의 그 인연을 좋지 않게 생각하게 되었는데, 보채寶釵 등에게도 냉랭하게 대했다.
그날, 그 화상이 또 가부賈府에 와서 1만 량의 은자를 요구했다. 보옥은 그 말을 전해 듣고 밖으로 나가서, 화상을 들어오게 했다. 그 화상을 본 보옥은 그의 생김새가 그가 거의 죽어 있는 상태였을 때 본 모습과 똑같아서, 마음속으로 그가 틀림없다고 생각하며, 곧 앞으로 나아가 절을 올리며 말했다.
“스님, 제가 늦어서 기다리시게 했습니다.”
그 화상은 “나는 당신들이 접대는 필요 없으니, 오직 은자만 주면, 곧 가지고 가겠소”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보옥은 그 말을 듣고 수행자 같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 화상은 머리가 온통 부스럼투성이에다 전신에 누더기를 걸치고 있었다.
그러나 보옥은 예로부터 “진인眞人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진인이 아니다”라는 말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스님, 급히 서두실 필요가 없습니다. 어머니께서 지금 돈을 준비하고 있으니, 사부님은 잠시만 앉아계십시오. 스님께서 혹시 태허환경太虛幻境에서 오시지 않으셨습니까?”
그 화상은 “환경은 무슨, 오던 곳에서 왔고 가는 곳으로 가는 것뿐일세. 나는 그저 너의 옥을 돌려주러 온 것이네. 내가 오히려 자네에게 묻는데, 자네의 그 옥은 어디에서 온 것인가?”
보옥이 바로 대답을 못하자, 그 화상은 “자기가 온 곳도 모르면서, 나한테 묻다니!”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보옥은 본래 영민하고, 이미 점화點化를 거치면서, 일찍이 이 풍진 속세를 간파하고 있었지만, 자기의 속사정은 알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 화상이 옥에 대해 묻자, 마치 몽둥이로 얻어맞은 것 같았다. 그래서 곧 이렇게 말했다.
“스님도 은자는 필요 없으실 것 같은데, 저는 이 옥을 스님께 돌려드리겠습니다.”
홍루몽에 나오는 명언
빙탄불투氷炭不投(사물이나 관계가 서로 정반대가 되어 조화되지 못하다/ 물과 불의 관계)
[명언이 나오는 『홍루몽紅樓夢』 본문]
寶玉自那一見了甄寶玉之父,知道甄寶玉來京,朝夕盼望.今日見面原想得一知己,豈知談了半天,竟有些氷炭不投.悶悶的回到自己房中,也不言,也不笑,只管發怔. (第一百一十五回)
[해석문]
보옥寶玉은 진보옥甄寶玉의 부친을 만나 그(진보옥)이 경성京城에 온다는 소리를 듣고부터, 아침저녁으로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오늘 만나 한 사람의 지기를 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만나서 한참 동안 얘기를 나누어보니 마치 얼음과 숯처럼 서로 생각이 정반대여서 어울리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몹시 우울한 마음으로 자기 방으로 돌아온 보옥은 말도 하지 않고 웃지도 않으며, 그저 방에 멍하니 있었다. (제 115회)
[명언고사]
보옥寶玉은 진보옥甄寶玉의 부친을 만나 그가 경성京城에 온다는 소리를 듣고부터, 아침저녁으로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만나보니 두 사람이 생김새는 똑같으나, 마치 얼음과 숯처럼 서로 생각이 정반대여서 어울리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가보옥은 본래 한 사람의 지기를 얻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뜻밖에 반나절이나 얘기를 나누었지만, 결국은 배짱이 맞지 않았다.
몹시 우울한 마음으로 자기 방으로 돌아온 보옥은 말도 하지 않고 웃지도 않으며, 그저 방에 멍하니 있었다.
그리하여 보채寶釵가 그에게 “그 진보옥이란 분은 정말로 당신을 닮았어요?”라고 물었다.
보옥은 “생김새는 오히려 그래도 똑같아. 다만 말하는 것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같이 보이던데, 명리名利나 쫓는 국록이나 축내는 버러지에 불과하더라고”라고 대답했다.
보채는 “당신은 또 사람을 모함하네요. 그런데 어떻게 국록이나 축내는 버러지 같이 보였어요?”라고 대답했다.
보옥은 “한참 동안 얘기는 했는데도, 그는 마음속의 얘기는 전혀 하지 않고, 그저 무슨 문장이니 경륜이니, 충忠이니 효孝니 그럼 것만 잔뜩 늘어놓고 있으니, 그런 사람이 국록이나 축내는 버러지가 아니면 뭐겠어! 그런 잘 생긴 얼굴을 가지고 태어난 것이 애석할 뿐이야. 그가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그와 똑같이 생긴 내 모습이 갖고 싶지 않더라고”라고 말했다.
홍루몽이야기
홍학紅學 연구 유파: 신홍학新紅學의 고증파考證派, 소설비평파와 그 분파
고증파考證派
신홍학新紅學으로 분류되는 고증파考證派의 창시자는 호적胡適이다. 호적胡適을 대표로 하여 대량의 사료史料를 수집하고, 필기筆記 등의 문자나 실물재료實物材料를 토대로 엄격한 고증방법을 운용하여 『홍루몽紅樓夢』 작자의 생애와 가세家世와 판본板本 등의 문제를 연구한 학파이다.
주요 관점을 살펴보면, 호적의 『홍루몽고증紅樓夢考證』은 조설근曹雪芹의 가세와 생애의 사료를 수집하고 고증을 통해 연구했는데, 『홍루몽』은 조설근의 “자서전自敍傳”이라는 관점을 제기했다.
그 후, 유평백兪平伯의 『홍루몽변紅樓夢辨』은 주로 『홍루몽』 전前80회回의 원본原本과 후後40회回의 속본續本에 관한 문제를 고증하여,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관념은, 『홍루몽』이 작자의 저자전底自傳, 즉 작자의 내막을 쓴 자서전이다”라고 생각했다.
고증파 연구의 의의意義는 그 학술관점과 연구방법으로 구홍학舊紅學이 천하를 통일한 국면을 타파한 것인데, 홍학연구에 하나의 과학적이고 정확한 방향과 경로를 제공했다. 그것은 작자의 가정배경, 생애의 경력 및 그 사회와 연계하여 대량의 고증을 진행하여, 이전에 사람들이 알기 드문 재료를 제공했다. 80 회의 뒤는 고악高鶚이 보충한 속작續作이라고 지적하고, 아울러 지연재脂硯齋와 지연재비어脂硯齋批語에 대해 연구하여, 사람들이 『홍루몽』을 깊이 연구하는데 견실하고 믿을만한 기반을 다져놓았다.
그런데 결함도 있는데, 지나치게 “자전설自傳說”을 강조하여, 소설을 완전히 작자의 가세와 자서전으로 동일시해서, 가부賈府와 조가曹家, 가보옥賈寶玉과 조설근을 일일이 일치시켰다. 사상을 지극히 깊게 내포시키고, 가부賈府와 대관원大觀院의 넓은 생활 장면을 조가曹家 일가一家의 집안일로 간주하여, 사회 전체를 농축했는데, 따라서 『홍루몽』의 사회적 인식가치와 예술적인 심미審美 가치를 낮아지게 했다.
소설비평파小說批評派
소설비평파는 왕국유王國維가 대표한다. 왕국유의 『홍루몽평론紅樓夢評論』이 시작인데, 이 책은 처음으로 서방철학과 미학사상을 운용하여 『홍루몽』을 해석하여, 획기적인 의의意義를 지니고 있다.
왕국유는 『홍루몽』의 내용은 바로 인생의 욕망이 만족을 얻지 못하여 생긴 고통을 쓴 것으로 생각했다. 그는 비극에 대한 관념 등의 문제를 분석하는데 상당히 이론적인 깊이를 구비하여, 일종의 유리한 정세에 처하는 문화적인 안목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조학曹學
조학은 고증파考證派와 소설비평파小說批評派의 분파로, 홍학紅學의 중요한 분파의 하나인데, 전문적으로 『홍루몽』의 작자 조설근曹雪芹을 연구했다.
그 연구 범위에는 주로 조설근 및 그 선조의 생애와 경력, 조설근 가정家庭의 문화적 배경과 조가曹家와 오랜 교분을 나눈 친우親友의 정황, 조설근이 처했던 당시의 정치와 생활환경 및 『홍루몽』을 창작할 때의 상황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밖에, 또 당연히 포함된 사람들로는 지연재脂硯齋, 기홀수畸笏叟, 당촌棠村 등이 있는데, 생활 소재를 제공하고, 소설 내용의 검토와 수정, 그리고 글자의 교정, 원고를 옮겨 쓰는 데 참여한 작자의 동년배의 친족이자 조설근 생전의 좋은 친구로, 작가의 생활 경력과 생존 상황 등에 서로 관계가 있다.
20 세기이래로, 일부 중요한 공문서의 잇단 발견과 그리고 많은 여러 홍학가紅學家의 꾸준한 노력으로, 조학 연구에는 비교적 큰 진전이 있게 되었다.
탐일학探佚學
탐일학도 고증파考證派와 소설비평파小說批評派의 분파인데, 홍학의 새로운 분파의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홍루몽』 전前80회回는 조설근의 원작原作이고, 후後40회回는 고악高鶚이 계속해서 보충했다고 하는 이 관점은 이미 홍학가들이 공식적으로 공인公認에 일치한 바 있다.
원작자 조설근과 속작자續作者 고악의 일생과 경력, 정치적 경향 방면의 차이는 원작과 속작의 창작에서 사상과 예술적 표현력 및 예술 풍격 방면에 매우 커다란 차이를 야기했는데, 건륭乾隆과 가경嘉慶 시기이래로, 후40회는 현저하게 전80회보다 못하다고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지적되어 왔다. 이 때문에 많은 학자는 후40회 속작의 묘사에서 인물 운명의 결말과 줄거리의 결말에 대해 만족하지 못했다.
그들은 전80회에서 뚜렷하게 드러난 작자의 구상에 근거하여, 이미 다져진 인물의 성격적 특징을 기조基調로, 전80회에 이미 매복된 복선과 금릉십이채金陵十二釵의 도책圖冊, 판사判詞, 판곡判曲 및 허다한 시사詩詞, 수수께끼, 주령酒令, 화주花籌, 세부 줄거리, 칭위稱謂 등의 은유隱喩로 인물과 줄거리의 최종 결말의 암시를 시도했다.
또 지연재가 비어批語를 통해서 누설한 80회 뒤의 내용과 아울러 80회 뒤의 원고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이 남긴 한 두 마디의 간단한 말에서 조설근의 없어진 본래의 면모를 추측하여, 함께 전80회의 원작과 후40회의 속서의 인물 성격의 형상화, 줄거리의 구상, 사상적 경향, 심미적 의지와 취향, 예술 풍격, 표현 수법, 인물 명운命運의 결말, 시사곡부詩詞曲賦, 언어의 풍격 등등의 방면의 차이를 연구하고 토론했다. 이런 연구가 바로 탐일학探佚學이다.
홍루몽에 나오는 명언
초범입성超凡入聖(범인凡人의 영역을 벗어나 성인의 경지로 들어가다)
[명언이 나오는 『홍루몽紅樓夢』 본문]
今日第幸會芝范,想欲領敎一番超凡入聖的道理,從此可以淨洗俗腸,重開眼界.不意視第爲蠢物,所以將世路的話來酬應. (第一百一十五回)
[해석문]
오늘이 귀하의 가르침을 받을 좋은 기회입니다. 저는 귀하에게 범인의 영역을 벗어나 성인의 경지로 들어가는 도리를 배워서, 앞으로는 속된 마음을 깨끗이 씻어서 새롭게 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귀하께서 저를 어리석은 인간이라고 생각했는지 처세에 관한 이야기만 응대해 주시는군요.
[명언고사]
진보옥甄寶玉은 세가대족世家大族(여러 대에 걸쳐 국가의 요직에 있거나 특권을 누리는 명문 가족) 출신으로 용모가 수려하게 생겼는데, 할머니의 사랑을 넘치게 받고 있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장난이 심하고, 날마다 학업을 게을리 했는데, 가령 공부를 하려면, 반드시 여자 아이 둘이 함께 있어야 응했다.
그 언행과 행동거지는 가보옥賈寶玉과 어슷비슷해서, 언제나 자질구레한 일을 좋아하고, 아무 구속도 받지 않고 자유자재로 행동하며 세상일을 피했다. 다 자란 뒤에 그는 자못 변화가 있어서, 점차로 공명功名에 열중했다.
과거를 보려고 도성으로 온 진보옥은 가보옥과 만났다.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었는데, 진보옥이 세속적인 경제經濟에 관한 일 등의 안신입명安身立命(근심 없이 생활하다)에 관한 것만 논하자, 가보옥은 이렇게 말했다.
“오늘이 귀하의 가르침을 받을 좋은 기회입니다. 저는 귀하에게 범인의 영역을 벗어나 성인의 경지로 들어가는 도리를 배워서, 앞으로는 속된 마음을 깨끗이 씻어서 새롭게 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귀하께서 저를 어리석은 인간이라고 생각했는지 처세에 관한 이야기만 응대해 주시는군요.”
이 말을 들은 진보옥은 마음속으로 가보옥은 자신이 일부러 얼버무리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차라리 터놓고 말을 분명하게 하면, 마음을 알아주는 지기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말했다.
“귀하의 고견은 정말로 옳습니다. 저도 어릴 때는 진부하고 케케묵은 생각들을 아주 혐오했습니다. 그러다가 커가면서 몇 년이 지나고 또 관직을 그만 두고 집에 계시게 된 아버님께서 자연히 사람들과의 교제를 싫어하시게 되면서, 저에게 손님접대 하는 일을 맡기셨습니다. 그래서 그 후로 여러 훌륭한 어른들을 만나볼 기회가 있게 되었는데, 그분들은 모두 부모의 이름을 드높이고 자기 명성도 드날리고 있었습니다. 책을 저술하여 자기주장을 펼칠 때도 언제나 반드시 충과 효를 말함으로써, 덕을 세우고 말을 세우는 큰일을 이루었는데, 그렇게 해서 태평성대에 태어난 보람과 부친과 스승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은혜도 저버리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어릴 때 지녔던 그런 그릇된 생각들이나 어리석은 감정을 점점 버리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훌륭한 스승과 벗을 찾아 저의 우둔함을 깨우치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데 운이 좋아서 오늘 이렇게 귀하를 만났으니, 반드시 많은 가르침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말은 결코 거짓이 아닙니다.”
가보옥은 들을수록 더욱 짜증이 났지만, 냉담할 수도 없어서, 그저 얼버무리며 대꾸 했다. [출처] 작성자 중국 문화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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