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공자 유상련은 왜 방탕아 설반을 호되게 때렸는가
조설근曹雪芹의 소설 『홍루몽紅樓夢』에 나오는 유상련柳湘蓮으로 말할 것 같으면, 『사세동당四世同堂』에 나오는 젊은 문공자文公子를 떠오르게 한다.
두 사람 사이에는 매우 비슷한 점이 있다. 두 사람 모두가 신분이 고귀하고, 또 중도에 가정이 몰락하고. 둘 다 마음이 넓고, 시를 짓고 술을 마시는 것을 즐기며, 기백이 타락하지 않은 사람으로, 가무와 여색을 즐긴 적이 있지만, 나쁜 물이 들지는 않았다. 평상시에는 아무래도 좋은 듯이 넘어가주지만, 그러나 누군가 그들 자신의 결백을 모욕하려고 하면, 그들은 어떤 것도 아끼지 않고 항쟁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문공자는 우아하고 조용하고, 유상련은 야성적이다.
유상련은 선비집안의 자제로, 부모가 일찍 세상을 떠났다. 학문을 이루지 못한 그는 늘 정처 없이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며, 도처에서 속임수를 쓰고 칼춤추기, 도박과 음주, 기생들과 놀기, 피리와 아쟁을 연주하는 등 못하는 것이 없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젊고 잘 생긴 그가 신분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모르므로, 그의 생김새와 품행을 보고, 왕왕 그는 연극배우 같은 사람으로 여겼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는 솔직하고 호방하며, 나쁜 일이나 나쁜 사람을 원수처럼 증오한다. 유상련은 친구에 대하여 매우 의협심이 있다. 요절한 진종秦鐘의 묘가 비로 인해서 무너진 것을 보고, 그 자신도 가난하지만, 수 백전의 돈으로 사람을 사서 수리했다. 연회에서는 참을 수 없는 모욕감을 느꼈지만, 가보옥賈寶玉이 만류하며 요청해서 남아있었던 것이다.
그의 교우관계는 매우 복잡하여, 보옥, 가진賈珍과 뢰상영賴尙榮이 모두 그의 친구인데, 악한 사람과 착한 사람 중에 섞여 있으면서도 세속에 물들지 않고 자신의 순결을 지키면서 생활했다.
연회에서 방탕아 설반은 젊고 잘생긴 유상련을 보고, 풍류적인 글짓기를 한 것은, 유상련이 소위 말하는 “방탕아”라고 생각하여 더욱 유상련에게 치근덕거리려고 한 것이다. 유상련은 그런 설반에게 대단히 분노가 치밀었지만, 뢰赖씨의 체면을 생각하여 화를 누르고 남모르게 참았던 것이다.
그런데 저속하고 참을성이 없는 바보패왕 설반薛蟠은 진퇴를 알지 못하고, 끝내 유상련을 참을 수 없게 만들었다. 그래서 유상련은 설반을 속여서 교외에 있는 갈대 늪으로 오게 하여, 통쾌하게 한차례 때려주었다. 매를 맞은 것은 설반이나, 이 내용을 본 사람은 아마도 오히려 유상련을 동정하는 마음이 생긴다. 조설근은 독자에게 야만野蠻을 보게 하려는 것이 아니고, 야만에 대한 징벌을 보게 하려고 한 것이다.
이렇게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한데 섞인 환경에서, 유상련의 냉담하고 준엄한 무정한 성격이 만들어진 것인데, “냉랑군冷郎君”, “냉이랑冷二郎”이라는 호칭을 얻게 된 것이다. 그를 모욕한 사람에게는, 그는 무정하게 전혀 봐주지 않고 주먹으로 배부르게 대접한다.
그와 서로 친교를 맺은 사람에게 일단 속임을 당하게 되면, 체면도 중히 여기지 않고 질책했다.
“당신네 동부東府에는 대문 앞에 있는 돌사자 두 마리만 깨끗하고, 고양이나 개도 모두 더럽다.”
그렇게 이미 이 세상을 다 꿰뚫어본 그는 마음은 다 얼어붙었는데, 다만 한 강렬한 소녀, 즉 우삼저尤三姐의 열렬한 애정을 만나고서야, 갑자기 차디찬 얼음에 뼈에 닿은 것같이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의 진면목을 알아보지 못한 자신을 후회하며, 공허하고 막막한 세상으로 순정파 아가씨의 훌륭한 혼을 찾아 가버리고 말았다.
姿色绝美的浪子柳湘莲最终归宿何处?他曾动手暴打薛蟠
《红楼梦》中的女子大多花容月貌、姿色绝美,而谈及有同样姿色的男子,大概只有柳湘莲一个了。大多数红迷认识柳湘莲都是从他与尤三姐的爱情故事中开始的,在这段故事里,他扮演了一个“渣男”的角色。
《红楼梦》中的女子大多花容月貌、姿色绝美,而谈及有同样姿色的男子,大概只有柳湘莲一个了。
大多数红迷认识柳湘莲都是从他与尤三姐的爱情故事中开始的,在这段故事里,他扮演了一个“渣男”的角色。原本因着尤三姐的绝色面容已将随身佩戴的鸳鸯剑当作彩礼送出,后来从宝玉处打听到尤三姐的情况,便主观臆断尤三姐是个不洁之人,遂又赶去退亲。而满怀期望的尤三姐受到如意郎君这般怀疑,内心悲愤不已,便用这把鸳鸯剑刎颈自杀了。
那刻柳湘莲才意识到自己的错怪,但也为时已晚,他终究错付了一人,徒留一地揉碎的桃花红。然而在那样的封建背景下,男子对女子的贞洁十分看重,而柳湘莲又是那样一个“洁净”的男子,他最大的错误便是轻信,而他也决心为自己的过失付出代价:最终遁入空门。
再来说一下柳湘莲本人。他原本是名门世家,可父母双亡,家道中落,遭遇变故的他开始浪迹天涯,变得任意自我。他喜欢喝酒赌博,耍刀弄枪,出入烟花之地,还经常去戏班客串风花雪月的戏文,加上生得绝美,便被许多人错认为是优伶。
在赖尚荣家登台表演时,柳湘莲被呆霸王薛蟠一眼看中,还一口一个“小柳儿”的调戏他:“好歹坐一坐,就算疼我,凭你的什么要紧的事,交给哥哥,只别忙。你有这个哥哥,你要做官发财都容易。”看在赖家的面子上,柳湘莲默不作声,却在私下将薛蟠约出狠狠打了一顿,惹得薛蟠大怒,扬言要杀了柳湘莲。
随后柳湘莲便再次浪迹天涯了。临走的时候宝玉哭成个泪人儿一般,多次询问柳湘莲的去处,却遭到他“冷笑”着说道:“我有我的心事”。
许多红迷认为柳湘莲表现的太过冷漠,其实不然,曾经蒋玉函将去处告知了宝玉,却被宝玉尽数出卖,陷入困境。柳湘莲自然是知道的,他不是不把宝玉当朋友,而是不信任宝玉。柳湘莲的冷也是体现在他的这份头脑清晰的冷静上。
虽然柳湘莲被许多人称作“冷面郎君”,可他内心却是个十分重情义的人。他与宝玉、秦钟、蒋玉函素来交好,秦钟过世多年,可柳湘莲仍每年都会来看望他的这位好友,这种坚持不也是他重情义的体现吗?
再说到他和薛蟠,痛改前非的薛蟠扛起了家庭的重担,外出贩货的途中遇上强盗,危难之际被柳湘莲所救。薛蟠十分感动,遂与柳湘莲结为异性兄弟,并一路回京。柳湘莲的这种不计前嫌也正是他颇有风度的一面。
柳湘莲面容绝美又行事浪荡,骨子里的“痞”气吸引了无数人的垂爱。而他又是个对感情十分认真的人,认定自己的另一半要是个“绝色”之人,因此而结识了尤三姐。他这一生犯下唯一的过错就是错付三姐,三姐的死也将他的浪荡人生画上了句号。
명시일분화,암시일파도明是一盆火,暗是一把刀(겉으로는 불같이 뜨겁게 반가워해도, 속으로는 몰래 칼을 품고 있다)
[명언이 나오는 『홍루몽紅樓夢』 본문]
興兒連忙搖手說: “奶奶千萬不要去. 我告訴奶奶, 一輩子別見他才好. 嘴甛心苦, 兩面三刀, 上頭一臉笑, 脚下使絆子, 明是一盆火,暗是一把刀, 都占全了.” (第六十五回)
[해석문]
흥아興兒가 얼른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아씨, 절대로 들어가려고 하지 마세요. 아씨께 말씀드리는데, 한 평생 그 사람을 안 만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입으로는 달콤하게 말하고 마음속은 쓰디쓴 사람입니다. 칼날과 칼등처럼 앞뒤가 전혀 다른 사람으로 음흉하고 교활하기 짝이 없어요. 얼굴에는 웃음을 띠면서, 다리로는 걸어 넘어뜨리는 사람이라고요. 겉으로는 불같이 뜨겁게 반가워해도, 속으로는 몰래 칼을 품고 있다고요. 온갖 못된 것을 다 갖고 있어요. (제 65회)
[명언고사]
가련賈璉은 몰래 우이저尤二姐를 첩으로 취했지만, 왕희봉王熙鳳이 알까봐, 녕국부寧國府와 영국부榮國府가 있는 거리에서 멀지 소화지小花枝 골목 안에 집 한 채를 사들이고, 또 시중들 하녀를 안배해 놓고, 날을 택해 오도록 했다.
그날 우이저는 요리 두 접시를 내오게 해서 가련의 심복인 어린 남자 종 흥아에게 온돌 가에 앉아 먹으라고 하고, 그에게 집안 사정을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흥아는 좋아하며 온돌 아래에서 먹으면서, 영국부의 일을 상세하게 그녀에게 알려주었다. 얘기가 왕희봉에 이르자, 흥아는 이렇게 얘기했다.
“우리 작은 마님은 하나를 말하면 하나를 하고 둘을 말하면 둘을 행하는 분이라서, 아무도 감히 막지를 못해요. 또 돈을 아주 아껴서 산처럼 쌓아 놓으려고 안달을 하는데, 그래야 노마님이나 마님한테 살림 잘한다는 말을 듣게 될 테니까요. 아랫사람들을 괴롭혀서 자기 혼자 호감을 얻으려고 한다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고 잘 보이려고만 해요. 좋은 일이 있으면, 다른 사람이 먼저 말하게 내버려두지 않고, 자기가 먼저 선수를 치고, 나쁜 일이나 자기가 잘못한 일이 있으면, 목을 움츠리고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고는, 자기는 오히려 옆에서 공연히 화를 낸다니까요.”
우이저가 말했다.
“너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나는 네 아씨 마님을 찾아가야겠다.”
흥아興兒가 얼른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아씨, 절대로 들어가려고 하지 마세요. 아씨께 말씀드리는데, 한 평생 그 사람을 안 만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입으로는 달콤하게 말하고 마음속은 쓰디쓴 사람입니다. 칼날과 칼등처럼 앞뒤가 전혀 다른 사람으로 음흉하고 교활하기 짝이 없어요. 얼굴에는 웃음을 띠면서, 다리로는 걸어 넘어뜨리는 사람이라고요. 겉으로는 불같이 뜨겁게 반가워해도, 속으로는 몰래 칼을 품고 있다고요. 온갖 못된 것을 다 갖고 있어요.”
우씨는 웃으면서, “내가 예로써 너희 아씨 마님을 대한다면, 그녀가 감히 어쩌겠느냐!”라고 말했다.
나중에 왕희봉은 가련이 몰래 첩을 집 밖에다 취한 것을 알게 되자, 곧 흥아를 불러 호통을 치며, 흥아에게 자기 손으로 자기 뺨을 때리게 하고 자초지종을 캐물었다. 흥아는 할 수 없이 양손으로 번갈아 가며 십여 번이나 자기 뺨을 때리고, 가련이 우이저를 몰래 첩을 삼은 일을 일일이 다 고하고 말았다.
홍루몽에 나오는 명언
천화란추天花亂墜(말만 번지르르 하다/너스레를 잘 떤다)
[명언이 나오는 『홍루몽紅樓夢』 본문]
賈蓉復進城來見他老娘, 將他父親之意說了. 又添上許多華, 說賈璉做人如何好, 目今鳳姐身子有病, 已是不能好的了, 暫且買了房子在外面住着, 過个一年半載, 只等鳳姐一死, 便接了二娘進去做正室. 又說他父親此時如何聘, 賈璉那邊如何娶, 如何接了你老人家養老, 往後三娘也是那邊應了替聘. 說得天花亂墜, 不由得尤老娘不肯. (第六十四回)
[해석문]
가용賈蓉은 다시 성으로 들어와서 우尤씨 모친(외조모)를 뵈러 가서, 그의 부친의 뜻을 말했다. 또 많은 말을 덧붙여서 가련賈璉의 사람 됨됨이가 얼마나 좋은 지를 말하고, 지금 봉저鳳姐가 병이 났는데, 이미 나을 수 없게 되었으니, 잠시 집을 밖에다 한 채 사서 살다가, 일년 남짓 지나 봉저가 죽게 되면, 우이저尤二姐를 정실로 맞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의 부친이 나서서 우이저를 어떻게 시집보내려 하는지, 가련 쪽에서는 어떻게 혼례를 취해 맞아들일 것인지, 앞으로 외조모를 어떻게 모실 것인지, 장차 동생인 우삼저尤三姐도 나서서 시집을 보내주겠다는 등등 번지르르하게 늘어놓자, 우씨 모친은 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제 64회)
[명언고사]
가련은 평소 우씨 자매의 이름을 들은 지 오래되었는데, 가경賈敬의 장례식 때문에 보게 되자, 점차 우이저에게 눈짓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나중에 가련은 가용을 만나자, 우이저의 용모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사람 됨됨이가 어디가 좋은지, 행동거지가 대범하고 말도 부드럽게 한다는 등 존경하고 사랑하지 않을 데가 없다고 말했다.
그리하여 가용은 중간에서 중매해주겠다고 했다. 그는 먼저 아버지 가진에게 말씀을 드려서 마음을 움직이게 한 다음에, 가용賈蓉은 다시 성으로 들어와서 우尤씨 모친(외조모)를 뵈러 가서, 그의 부친의 뜻을 말했다.
또 많은 말을 덧붙여서 가련賈璉의 사람 됨됨이가 얼마나 좋은 지를 말하고, 지금 봉저鳳姐가 병이 났는데, 이미 나을 수 없게 되었으니, 잠시 집을 밖에다 한 채 사서 살다가, 일년 남짓 지나 봉저가 죽게 되면, 우이저尤二姐를 정실로 맞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의 부친이 나서서 우이저를 어떻게 시집보내려 하는지, 가련 쪽에서는 어떻게 혼례를 취해 맞아들일 것인지, 앞으로 외조모를 어떻게 모실 것인지, 장차 동생인 우삼저尤三姐도 나서서 시집을 보내주겠다는 등등 번지르르하게 늘어놓자, 우씨 모친은 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비록 우이저는 부모가 뱃속의 태아의 혼사로 미리 장張씨 집 아들 장화張華의 첩으로 정했지만, 장씨 집안이 현재 기울어서, 우씨 모친은 벌써부터 퇴혼退婚을 생각하고 있던 차였다. 게다가 이 일은 또 가진이 나서서 혼인을 주선하는 것이고, 가련은 또 아직 젊은 공자이기 때문에 얼른 우이저에게 와서 상의했다.
우이저는 마음이 여린 사람인데, 이미 형부인 가진과는 진작부터 떳떳하지 못한 관계에 있었고, 장화에게 허혼하여 신세가 망쳐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더군다나 형부가 그녀의 혼인을 주선한다고 하니 거절할 리가 없었다.
이렇게 하여, 가진과 가용 부자는 계략을 써서 가련이 우이저를 첩으로 취하도록 도와주었다.
홍루몽이야기
원앙鴛鴦은 왜 결사적으로 가사賈赦의 첩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나?
원앙鴛鴦은 가부賈府의 대대로 내려오는 노비의 “노비의 자녀”로, 단아하고 수려하게 생기고, 세심하게 일을 잘 처리하여, 모든 시녀 중의 “으뜸”이다. 그녀는 가부의 가장 어른인 가모賈母의 시중을 드는 일등 시녀이다.
제 46회에서, 가부의 큰 나리인 가사賈赦가 그녀에게 반하여, 반드시 첩으로 삼으려는 장면이 나온다. 시녀들이 주인나리의 첩이 된다는 것은, 비열하게 권력과 이득을 탐하는 소인에게는 신분이 상승될 절호의 기회이다. 원앙의 올케는 심지어 바로 “하늘이 준 큰 경사”라고까지 말했다.
그러나 포부가 큰 시녀 원앙은 미모로 일을 도모해서, 자기의 청춘을 지위가 반은 노비이고 반은 주인이 되는 비참한 처지인 첩과 바꾸고 싶지 않은 사람이다. 특히 가사는 수염이 허옇게 세어서도 여전히 하루 종일 집에서 첩과 술이나 마시고 있고, 게다가 용모가 좀 예쁘면 그냥 놔두지 않아 노상 음탕했기 때문에, 그녀는 노골적으로 싫어했다.
그래서 그녀는 가사의 정실부인 형부인邢夫人의 중매를 거절하고, 평아 등에게도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나한테 큰 나리의 첩이 되라고 말하지 말아요. 노마님이 돌아가셔서, 나리가 정식결혼으로 나를 정실부인으로 데려간다고 하여도, 나는 갈 수가 없어요.”
원앙은 가모賈母의 옷시중을 비롯하여 가모의 모든 일상생활을 뒷바라지를 하는데, 가장 신임을 받고 있다. 가사가 형부인을 통해 억지로 위협하여 첩으로 삼으려 하자, 원앙은 자기를 억지로 첩으로 보내서 그 덕을 보려는 그녀의 올케를 가모의 면전에 끌고 왔다. 그리고 왕부인王夫人과 설薛이모 등 여러 사람이 있는데서, 가모를 향하여 가사가 그녀를 압박하여 첩으로 삼으려 했다고 울면서 고하고 나서, 자기의 결심을 밝혔다.
“저는 결심했는데, 여기 모든 사람들이 있는 가운데서 말씀드릴 게요. 제 평생 동안, ‘보옥寶玉’도련님을 말할 것도 없고요. 설사 보금寶金이나 보은寶银이거나, 심지어 보천왕寶天王이나 보황제寶宝皇帝라고 하더라도 어쨌든 시집을 안 갈 거니까요. 만약에 노마님께서 억지로 그러라고 하시면, 저는 이 칼로 목을 그어 죽는 한이 있더라도 그 말씀에는 따르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그렇게 말하면서 자기의 결심을 표시하기 위하여, 그녀는 들어 올 때에 옷소매에다 넣어서 가지고 온 가위로 왼손으로 머리를 풀고 오른손으로 가위를 잡아 머리카락을 싹뚝 잘랐다. 원앙은 그렇게 자신의 생명을 내놓고 항쟁하여, 가사에게 유린당하는 것을 피하고, 자기의 청춘을 지키려고, 그녀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잔혹하게 자기 청춘의 종결을 앞서서 선포했던 것이다.
물론, 원앙의 단호함 하나만으로는, 그녀는 가사의 음란한 위협을 피할 수 없고, 여기에는 자신을 의지하고 신임하며 총애하는 가모가 힘을 보태주어야 할 것이다. 이미 나이가 많은 가모는 매일 그저 손자손녀들과 재미나게 소일하며 지내고 있었는데, 이러한 생활에서 크고 작은 일들은 모두 원앙의 지휘와 조절을 떠날 수 없었다.
봉저의 말을 빌리면, “노마님은 원앙이 옆에 없으면, 진지조차 잡수실 수가 없지요”라고 했다. 그래서 가모는 갑작스러워서 미처 생각할 여지가 없는데도, 원앙이 울면서 아뢰는 말을 다 듣지 않고도, 화가 나서 전신을 부들부들 떨었다.
“내가 얘 하나만을 의지하고 있는데, 너희가 수작을 부려서 얘마저 뺏어가려고 하는구나.”
그녀는 아들 가사의 불효한 마음으로 해서 분노가 치밀자, 형부인과 가사의 아들賈璉을 질책했는데, 마침 가까이 앉아 있던 왕부인을 보고 그녀까지도 꾸짖는 바람에 뜻밖의 횡액을 당했다.
그녀는 형부인에게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네 남편이 어떤 사람을 원하든지 간에, 여기 돈을 줄 테니 팔천 량이 들든지 일만 량이 들던지 간에 사라고 하고, 다만 얘만은 안 된다고 해라! 이 아이가 내 곁에 있으면서 시중들게 하는 것이 너희가 효도하는 길이다.”
그렇게 가모의 비호아래, 원앙은 가사의 마수를 벗어난 셈이 되었다.
홍루몽에 나오는 명언
별개생면別開生面(새로운 길을 열다)
[명언이 나오는 『홍루몽紅樓夢』 본문]
寶釵亦說道: “....... 今日林妹妹這五首詩, 亦可謂命意新奇, 別開生面了.” (第六十四回)
[해석문]
보채寶釵도 말했다.
“....... 오늘 대옥黛玉의 이 다섯 수의 시는 역시 주제가 참신하다고 말할 수 있는데, 새로운 길을 열었네요.” (제 64회)
[명언고사]
보옥寶玉은 녕국부寧國府에서 돌아와 대옥黛玉의 방으로 들어와서, 대옥에게 스스로 몸을 소중히 여기고 못쓰게 만들지 말라고 권했다.
초조한 생각이 든 보옥이 연민으로 눈물을 주르륵 흘리자, 대옥도 아무 말 없이 눈물을 흘렸다.
나중에 그는 대옥이 새로 지은 시를 보고, 칭찬해 마지않으며 말했다.
“동생이 이 시를 다섯 수만 지었으니, 『오미음五美吟』이라고 이름 짓는 게 마땅할 거야.”
말을 마치고, 변명이나 반박할 여지를 주지 않고, 뒤로 가서 붓을 들어 썼다.
그걸 본 보채가 말했다.
“시를 지을 때 제목을 논하지 말고, 다만 옛사람의 뜻을 잘 반영해야 하는 거예요. 만약 다른 사람들을 흉내 내어 따라 해서 글귀가 아무리 정교하다 해도 결국은 이류 밖에 안 되고, 좋은 시가 될 수는 없는 거죠. 예를 들면 옛사람들이 왕소군王昭君을 노래한 시가 굉장히 많기는 하지만, 그 중에서 그녀의 운명을 함께 슬퍼한 시도 있고, 모연수毛延壽를 원망하고 미워한 것도 있지요. 또 한무제漢武帝가 화공畵工에게 어진 신하나 미인을 그리게 한 것을 풍자한 시도 있어요. 내용도 가지가지더군요. 나중에 왕안석王安石이 지은 시에 이런 것이 있어요.
意態由來盡不成 (마음의 자태는 그려낼 수 없는데)
當時枉殺毛延壽 (그때 모연수毛延壽가 억울하게 처형되었구나)
또 구양수歐陽脩의 시에는 이런 구절이 있어요.
耳目所見尙如此 (눈앞에서 보는 바가 겨우 그러하거늘)
萬里安能制夷狄 (만 리 밖 먼 북방오랑캐를 어떻게 제압하겠나)
두 사람의 시를 보면 좀 남다른 데가 있어요. 오늘 대옥의 다섯 수의 시도 정말 지금까지는 없던 새로운 발상이라고 할 수 있으니, 독특하게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할 수 있어요.” [출처] |작성자 중국 문화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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